<소심한 아이, 어떻게 도와줄까요? >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고 격려하는 방법
“다른 아이들보다 유난히 소심하고 예민한 우리 아이,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의사 표현도 뚜렷하게 하질 않아요. 활발한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보면 속상하기만 합니다. 이런 성격, 고쳐줘야 할까요?”

소심한 기질이 나쁜 것 만은 아닙니다.
새 학기를 맞아 여러 주가 지났는데도 선생님에게 제대로 인사를 못하는 아이를 보면 부모는 걱정스럽다. 옆으로만 어색하게 고개를 숙이며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 선생님이 아이를 버릇없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염려도 된다.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새로운 사람과 친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경우, 이를 소심하다고 생각한다. 또 소심한 기질은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든 아이들은 자신만의 리듬과 호흡이 있다. 익숙해지는 데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아이도 있지만 그렇다고 이 아이들이 부모의 걱정처럼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사실 소심한 아이들이 가진 기질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위험에 대한 회피가 강하다. 모험을 선호하지 않고 조심스럽다. 반면 결정을 내릴 때 충분한 시간을 들여 이모저모를 살피는 장점이 있다. 매사에 신중하며 사려 깊은 태도를 가진다.
뿐만 아니라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창의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소심하고 내성적이지만 위대한 창의성을 발휘한 바 있다. 예술가뿐 아니라 과학자인 아인슈타인도,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조용하지만 모험을 피하지 않았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소심한 아이들 중 다수는 두려움이 많은 성격으로 변화한다. 그러나 사교적이지는 않지만 한번 사귄 사람과는 더 깊은 수준의 관계를 가져가는 어른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어차피 인생에서 맺을 수 있는 깊은 관계의 수는 제한적이다. 사교적인 사람들이 아무래도 아는 사람은 많겠지만 그렇다고 진실한 친구가 많은 것은 아니다. 덜 외로운 것도 아니다.

소심함의 두 가지 길
이처럼 조심스러운 기질을 가진 아이에게는 두 가지 미래가 있다. 한쪽은 세심하고 깊은 우정을 나눌 수 있는 긍정적인 성격으로 발전하는 것, 다른 한쪽은 두려움이 많고 사람을 피하는 부정적인 성격으로 발전하는 것. 이 두 가지 길 모두가 열려있고 어느 길로 향할지는 양육 환경에 달려 있다. 기질은 타고나지만 성격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재미난 점은 소심한 기질의 아이가 부정적인 성격으로 자라는 이유인데 역설적이게도 부모가 아이의 소심함을 싫어해서 과도하게 반응할 때 아이는 더욱 위축된다. 소심하다 걱정하는 마음이 아이를 더 소심하게 만든다.
아이들은 세상과 부딪치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겪게 되고 그러한 자신의 옆에 든든한 부모가 있기를 바란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의 겁먹은 듯 보이는 반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래서 용기를 내라며 일방적인 방향을 강요한다. 아이는 어쩔 수 없이 부모의 의견을 따르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이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정말로 소심한 아이가 되어 버린다.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아이가 능동적으로 행동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부모가 이렇게 도와 주세요
소심해 보이는 아이라면 그 아이가 스스로 소심함을 이겨낼 수 있도록 아이에게 시간을 주고 기다려야 한다. 아이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아이뿐 아니라 부모 역시 때로는 겁을 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하고 그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것을 말해 주며 스스로 극복하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 “너는 왜 그러니” 하는 시각은 아이를 더 불안하게 만들 뿐이다.

아이가 두려움을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어떤 점이 걱정인지, 무엇이 겁이 나는지 말하게 하자. 그것들이 너무나 사소한 내용이라도 진지하게 들어주자. 두려움은 말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만만해진다. 머릿속에서 한번 소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두려움을 이겨낸 경험들을 아이에게 반복적으로 말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물론 ‘내가 겪어봐서 아는데’ 식의 이야기는 좋지 않다. 두려움이란 겪고 있는 사람에겐 다 절실하고 구체적이다. 부모도 비슷한 경험을 해봤다는 말에 아이는 잠시 동안은 위안을 받는다. 그렇지만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곧 내가 경험하는 것과 부모의 경험은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부모를 원망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래서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하는 편이 좋다. “내가 경험한 것과 너의 경험은 다르겠지만 말야.” 그러면서 두려움에 힘들었던 시간들, 그리고 극복한 과정, 또한 거기에는 꽤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이야기해주자.
마지막으로 평소에 소리 지르기, 노래 부르기, 맘껏 웃기 등, 자신을 이완하고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놀이를 아이와 자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두려움을 느낄 때 이 순간을 기억하면 두려움을 이기는 것이 조금은 더 쉬워지기 때문이다.
또한 잠자기 전에 아이와 장난을 치며 놀다 심호흡을 가르쳐보자. 누워서 눈을 감은 채 코로 숨을 쉬고 입으로 천천히 내쉬는 것을 반복한다.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준다. “두렵고 겁이 나는 건 나쁜 건 아냐. 하지만 그것 때문에 네가 잘할 수 있는 걸 못하면 아빠는 많이 속상할 거야. 그럴 때 심호흡이 용기를 내는데 도움이 돼.”
그리고 꾸준히 틈나는 대로 연습한 후 기회가 왔을 때 같이 심호흡을 하면서 용기를 낼 수 있게 격려한다. 한두 번만 심호흡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면 그 다음에는 아이가 스스로 해낸다. 이 경험은 분명 소심한 아이에게는 다른 어떤 것보다 값진 인생의 선물이 될 것이다.
<출처 : 네이버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