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장신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과 신학을 전공하고 있는 3학년 양시내입니다.
처음 향상행복한센터에 지원했을 때 저는 단기사회사업을 배우러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당사자를 도와야 하는지,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지, 무엇을 해 드려야 하는지를 배우게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말아톤복지재단 합동연수를 통해 제가 알고 있던 사회복지사업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 다. 복지요결을 공부하며 '사람다움, 사회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고, 사회사업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하는 일이라는 것을 조금씩 배우기 시작했습 니다.
그리고 실습이 끝난 지금 돌아보니, 저는 누군가를 도운 시간보다 오히려 더 많이 배우고 사랑받은 시간 이었습니다.
이번 단기사회사업에서 저는 자영님과 함께 '할아버지와 잊지 못할 추억 만들기'를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여행을 계획하고, 사진을 찍고, 앨범을 만들고,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것이 제 과업인 줄 알 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깨닫게 되었습니다.
과업은 추억을 만드는 것이었지만, 진짜 목적은 자영님의 삶을 함께 살아 보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요양원에서였습니다.
할아버지는 자영님의 손을 꼭 잡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데..."
그 말씀은 지금도 제 마음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자영님은 할아버지의 눈물을 닦아 주며 조용히 말했습니다.
"할아버지, 자영이 지금 행복해요."
그 짧은 대화를 보며 저는 사회사업도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배웠 습니다.
여행도 잊을 수 없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계획했던 일정은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만리포도 가지 못했고, 바지락칼국수도 먹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자영님은 바다를 바라보며 "좋아요."라고 말했고, 까미를 쓰다듬으며 웃었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는 조용히 물었습니다.
"까미... 오늘이 마지막이에요?"
그 모습을 보며 좋은 여행은 많은 곳을 다녀오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실습을 하며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복지요결의 '묻고, 의논하고, 거든다.'였습니다.
예전의 저는 좋은 사회복지사는 계획을 잘 세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자영님은 저에게 다른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사회복지사는 앞에서 이끄는 사람이 아니라, 당사자의 걸음에 맞추어 함께 걷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입 니다.
무엇을 먹을지, 어디를 갈지, 누구와 함께할지, 언제 출발할지...
하나하나 자영님에게 묻고 함께 의논했을 때 비로소 여행은 '제가 만든 여행'이 아니라 '자영님의 여행' 이 되었습니다.
또 하나 감사했던 것은 향상행복한센터였습니다.
실습을 하며 지난해 자영님과 함께하셨던 선생님들의 기록을 읽었습니다.
그 기록 속에는 자영님을 향한 사랑이 참 많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글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 벌써 이미 하고 계셨구나.'
저는 자영님의 마음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들께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 마음을 따 뜻하게 열어 주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새롭게 시작한 사람이 아니라, 선생님들께서 오래도록 이어 오신 사랑의 바통을 잠시 이어 받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실이 참 감사했습니다.
저는 단기사회사업을 배우러 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가는 지금은 배움보다 더 큰 사랑과 환대를 담아 갑니다.
무엇보다 이번 실습은 당사자가 자신의 삶을 주인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배우는 시간이었을 뿐 아니라, 저 또한 제 삶을 주인답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바라보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하나님께서 저를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하실지는 아직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향상행복한센터에서 배운 '묻고, 의논하고, 거드는 사회사업'만큼은 오래도록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언젠가는 오늘 제가 받았던 환대와 사랑을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 줄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습니다.
함께해 주신 자영님과 가족분들, 그리고 향상행복한센터 모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저는 좋은 사회복지사가 되는 법을 배운 것이 아니라,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 가는 법을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