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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이다. 그러나 다음날이다.
아직 산 갈라진 틈 안에 들어간 채로 무릎을 세우고 두 팔로 감싸고 있는 위에까지 거의 닿을 정도로 머리를 숙이고 잔뜩 웅크리고 앉아 있는 야고보는 깊은 묵상에 잠겨 있거나 잠이 들어 있는 것 같다. 잘 알 수가 없다. 분명히 그의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즉 어떤 특별한 동기로 작은 풀밭에서 싸우고 있는 큰 새 두 마리의 싸움에는 무감각하다. 그놈들은 멧닭이나 뇌조(雷鳥)나 꿩인 것 같다. 그것은 그놈들이 크기가 어린 수탉만하고 깃이 여러 빛깔이지만, 볏이 없고, 다만 머리 꼭대기와 양쪽 뺨에 산호처럼 붉은 살의 작은 투구 모양의 돌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머리는 작지만 정말이지 부리는 강철로 된 칼끝과 같을 것이 틀림없다. 깃들이 공중으로 날아 올라가고, 피가 땅에 흘러내리고, 그놈들이 내는 격렬한 소리에 나뭇가지에서 들려오던 휘파람 같은 소리와 떨리는 소리와 룰라드(Roulade,한 첫음을 가지고 빨리 가볍게 노래하는 음의 연속) 소리가 잠잠해진다. 어쩌면 새들이 이 사나운 싸움을 구경하는지도 모르겠다.…
야고보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다. 반대로 예수께서는 들으시고, 올라가셨던 산꼭대기에서 내려오시며 손바닥을 쳐서 싸우는 놈들을 떼어놓으신다. 그 놈들은 피투성이가 되어 한 놈은 산비탈 쪽으로 달아나고 한 놈은 떡갈나무 꼭대기로 날아 올라가서 마구 곤두서고 엉클어진 깃을 다듬는다. 야고보는 예수께서 내시는 소리에도 고개를 들지 않는다. 예수께서는 몇 걸음 더 걸어셔서 작은 풀밭 한가운데에서 멎으신다. 예수의 횐 옷은 황혼의 붉은 빛이 어떻게나 강한지 오른쪽에 빨간 물이 드는 것 같다. 정말 하늘에 불이 난 것 같다. 그러나 야고보는 자고 있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것은 예수께서 “야고보야, 이리 오너라” 하고 속삭이시자, 정확히 말해서 속삭이시자, 무릎에 대고 있던 머리를 들고 무릎을 안고 있던 팔을 풀고 일어나서 예수께로 향하여 가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야고보는 예수 앞에 두 걸음 떨어져서 걸음을 멈추고 예수를 쳐다본다. 예수께서도 그를 바라다보시는데, 정색을 하셨지만, 그래도 미소로써 야고보를 격려하신다. 그 미소는 입술이나 눈길에서 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뚜렷하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사촌이요 사도인 야고보의 가장 작은 반응과 감정을 읽으시려는 듯이 그를 뚫어지게 들여다보신다. 야고보는 어제와 같이 곧 계시를 받게 되리라는 것을 깨닫고 얼굴이 창백해지는데, 예수께서 팔을 들어 그의 어깨에 두 손을 얹으시고 이렇게 팔을 뻗으신 채로 계시자 그의 얼굴이 그의 아마포 옷 빛깔과 같이 될 정도로 한층 더 창백해진다. 그때에 야고보는 제물이 된 것같이 보인다. 다만 그의 짙은 갈색 머리와 밤색 수염만이 그 주의깊은 얼굴에 색채를 띠게 한다.
“내 사촌 야고보야, 내가 왜 너를 나와 단둘이서 여기 오라고 해서 여러 시간 기도와 묵상을 한 다음 네게 말을 하려고 했는지 아느냐?”
야고보는 어떻게나 흥분했던지 대답하기가 어려운 것같이 보인다. 그러나 마침 입을 열어 낮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제게 특별한 지시를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미래를 위해서이거나 또는 제가 모든 제자들 중에서 가장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무라기 위해서라 하더라도 지금부터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선생님이시요 주님, 저를 믿어 주십시오, 제가 느리고 능력이 없다 하더라도 그것은 능력이 모자라서 그런 것이지 악의로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나무라는 것이 아니라 지시이다. 그렇다. 내가 너희와 같이 있지 않을 때를 위한 지시이다. 너는 내가 어느 날 이 산 밑에서 너와 같이 여기 오겠다고 약속하면서 말한 것을 지난 몇 달 동안 마음속으로 많이 생각하였다. 그런데 그것은 엘리야 예언자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 또 저기 무한히 펼쳐지며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다보기 위해서 뿐 아니라 오늘은 더없이 고요한 물같이 보이지마는 어쩌면 몇 시간 뒤에는 게걸스러운 허기에 배와 사람을 집어삼킬지도 모르는 저 바다보다도 한층 더 크고 변덕스럽고 더 위험한 다른 바다에 대해 네게 말해 주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너는 내가 그때 네게 말한 것에 대한 생각과 여기 오는 것이 네 장래 운명과 관계가 있다는 생각과를 결코 분리시키지를 않았다. 그래서 지금 너는 그것이 매우 부담스러운 운명이고, 영웅까지도 벌벌 떨게 한 만큼 그렇게 큰 책임 가득한 유산이라는 것을 알고, 즉 하느님의 뜻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하여는 사람에게 있어서 가능한 모든 성덕을 가지고 수행해야 하는 책임과 사명이라는 것을 알고 점점 더 얼굴이 창백해진다. 그러나 야고보야, 두려워 말아라. 나는 네 파멸을 원치 않는다. 내가 네게 이 일을 맡기기로 하는 것은 네가 여기에서 손해를 보지 않고, 오히려 초자연적인 영광을 얻으리라는 것을 내가 안다는 표이다.
야고보야, 내 말을 들어라. 내 말을 듣고 잘 기억하기 위해 너를 내게 맡기는 아름다운 행위로 네 마음을 평안하게 하여라.
우리가 이렇게 서로 말을 들을 준비가 된 정신을 가지고 이렇게 단둘이서만 있는 일은 다시는 절대로 없을 것이다. 이 세상에 얼마 동안 머무른 모든 사람이 그러는 것과 같이 ‘나도 언젠가는 갈 것이다. 내가 이 세상에 머무르는 것은 사람들이 머무르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끝나겠지마는 끝나야하고, 그래서 내가 영으로만 너희 곁에 있지 달리는 있지 않게 될 것이다. 내 영이 너희를 절대로 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는 보증을 너희에게 준다.
나는 내 가르침을 세상에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너희에게 주고, 희생을 완수해서 너희들에게 은총을 얻어주고 나서 떠날 것이다. 지금은 상상하는 것조차 터무니없는 짓이고 자만인 것같이 보일 것을 이 은총과 일곱가지 지혜의 불로 너희들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가고 너희들은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를 이해하지 못한 세상은 그리스도의 사도들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이스라엘의 안녕에 가장 위험한 사람들처럼 박해를 당하고 쫓길 것이다. 그러나 너희들은 내 제자이므로 너희 선생과 같은 비탄을 겪는 것을 기뻐해야 한다.
나는 니산달의 어느날 네게 이런 말을 하였다. 너는 주의 예언자들 중에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하고 네 어머니는 영적인 작용으로 이 말의 뜻을 거의 알아들으셨다. 그러나 이 말이 내 제자들에게서 확인되기 전에 네게 관하여는 확인될 것이다.
야고보야, 너만 빼놓고는 모든 사도들이 흩어질 것이다. 그리고 이 상태는 하느님께서 너를 당신 하늘로 부르실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너는 하느님께서 네 형제들의 입을 통하여 임명하신 임지에 남아 있어야 한다. 왕족의 후예인 네가 내 왕권을 높이고 진짜 왕에 대해서 말하기 위하여 왕도(王都)에 남아 있어야 한다. 그것을 계시받은 사람들 외에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숭고한 왕권에 의한 이스라엘과 세상의 왕이다. 그것은 끝없는 힘과 꾸준함과 참을성과 총명이 네게 필요한 시기일 것이다.
너는 사랑을 가진 의인, 어린이의 믿음과 같이 순진하고 순수한 믿음을 가진 의인이어야 할 것이고, 동시에 참 스승으로서 박식한 신앙을 가져서,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서 믿음에 반대되는 많은 것으로 공격을 당하는 믿음을 지탱해 주고, 가짜 그리스도인들의 오류와 묵은 이스라엘의 번쇄(煩?)한 교리를 반박해야 할 것이다. 묵은 이스라엘은 지금도 벌써 소경이지만 빛을 죽인 다음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소경이 될 것이고, 예언자들의 말과 내가 그분에게서 나온 아버지의 계명까지도 왜곡해서 성조(聖祖)들과 예언자들이 말하는 사람이 내가 아니라고 자신도 설득해서 자기의 마음을 평안하게 하고 세상도 설득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나는 묵은 이스라엘의 가장 착한 사람들이 보아도 보잘 것 없는 사람이고, 몽상가이고 미친 사람이며, 가장 좋지 못한 사람들이 볼 때에는 마귀들린 이단자라고 설득하려고 할 것이다.
제발 그때에는 네가 다른 나 자신이 되어 다오. 아니, 이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그렇다. 너는 머리 속에 네 예수와 그의 행위와 말과 업적을 간직해야할 것이다. 주조공(鑄造工)들이 금속에 어떤 돋을무늬를 넣기 위하여 사용하는 진흙 거푸집에 적응하듯이 내 거푸집에 부어져야 할 것이다. 나는 충실한 내 사람들인 너희와 같이 있고, 하도 생생하게 현존해서 너희가 나와 일치하여 다른 나 자신이 될 수 있을 정도일 것이다. 그렇게 되기를 원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주 어릴 때부터 나와 같이 있으면서 내 손에서 그것을 받기 전에 내 어머니 마리아의 손에서 지혜의 양식을 받은 너는, 이스라엘이 가졌던 가장 의로운 사람의 조카인 너는 완전한 그리스도가 되어야 한다….”
“주님, 저는 할 수 없습니다! 이 책임을 제 형에게 주십시오. 요한에게 주십시오, 시몬 베드로에게 주십시오. 또 다른 시몬에게 주십시오. 주님, 제게는 주지 마십시오! 왜 제게 주시렵니까? 이 책임을 맡을 만한 무슨 일을 제가 했습니까? 저는 한가지 일밖에 할 줄 모르는, 즉 주님을 아주 많이 사랑하고 주님이 말씀하시는 모든 것을 굳게 믿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아주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십니까?”
“유다는 너무 대쪽같은 기질을 가지고 있다. 유다는 이교를 쓰러뜨려야하는 곳에서는 썩 잘 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하느님의 백성이어서 자기들이 절대적으로 올바른 길에 있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을 그리스도교로 데려와야 할 여기서는 안 된다. 나를 믿으면서 여러 가지 사건 전개로 실망할 모든 사람을 설득해야 할 여기서는 안 된다. 내 나라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니고, 이 나라는 순전히 영적인 것으로 하늘 나라이며, 이것을 준비하는 것은 그리스도인 생활이라는 것을, 즉 영의 가치가 탁월한 가치가 되어있는 생활이라는 것을 설득해야 할 여기서는 말이다.
확신은 결단력을 갖춘 온유로 얻어진다.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그들의 멱살을 잡는 사람은 불행하다.
습격을 당한 사람들은 목졸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당장은 ‘예’하고 말하겠지만 그리고 나서는 타락한 사람이 아니고 다만 탈선한 사람이기만 하더라도 돌아다보기도 원치 않고, 토론을 받아들이기도 원치 않고 도망칠 것이다. 또 그 사람들이 타락한 사람이거나 그저 광신적인 사람이기만 하더라도 무장을 해서 그들의 교리와 다른 교리로 설득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죽이려 도망할 것이다.
그런데 너는 그리스도인들 가운데 있는 광신자들과 이스라엘 사람들 가운데 있는 광신자들에 둘러싸일 것이다. 전자들은 네게서 폭력 행위를 원하거나 적어도 폭력 행위를 받기를 원할 터인데, 그것은 고집과 제한사항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묵은 이스라엘이 그들 안에서 독이 들어 있는 꼬리를 아직 흔들 것이기 때문이다. 또 후자들은 성전(聖戰)에서처럼 옛날 신앙과 그 상징들과 의식들을 지키기 위하여 너와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여 전진할 것이다. 그래서 너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이 바다 한가운데에 있게 될 것이다.
지도자들의 운명은 이러하다. 그런데 너는 네 예수에 의해 그리스도화된 예루살렘에 있을 사람들의 지도자가 될 것이다. 너는 거룩하게 지도자가 될 수 있기 위하여 완전히 사랑할 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유다인들의 무기와 저주에 네가 대항시켜야 할 것은 무기와 저주가 아니라 네 마음이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본받아서 이방인들을 지저분하고 하찮은 것으로 생각하는 일은 결코 하지 말아라. 나는 그들을 위해서도 왔다. 사실 다만 이스라엘만을 위해서라면, 하느님이 죽음을 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비천하게 되는 것은 균형이 잡히지 않는 일이었을 것이다. 내 사랑은 다만 한 영혼만을 구원하기 위해서도 나로 하여금 기꺼이 사람이 되게 했을 것이라는 것이 사실이지만, 하느님의 속성인 정의는 무한한 존재가 무한을 위하여, 즉 온 인류를 위하여 비천하게 되도록 명한다.
너는 그들을 멀리 물러가지 않게 하기 위하여 그들에게 대하여도 친절해야 한다. 교리에 있어서만 흔들리지 않는데 그치되, 우리의 생활양식과는 같지 않은 전혀 물질적인 다른 생활양식에 대하여도 관대해야 한다. 그러나 정신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이스라엘은 그들의 관습에 완전히 굳어있기 때문에 너는 이 때문에 형제들과 많이 싸워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의 관습이란 것은 정신을 바꾸어 놓지 못하기 때문에 전혀 외부적이고 아주 무익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너는 오로지 정신에만 전념하여라.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가르쳐라.
이방인들이 즉시 그들의 습관을 바꾸기를 바라지 말아라. 너도 네 습관을 대번에 바꾸지 못할 것이다.
네 암초에 닻을 내리고 머물러 있지 말아라. 바다에서 표류물들을 건져 그것들을 새로운 생활로 개조하기 위하여 작업장으로 끌고 가려면 항해를 해야지, 한군데 남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는 표류물들을 찾아 나서야 한다. 표류물은 이교도 나라들에도 있고, 이스라엘에도 있다. 무한히 넓은 바다 저 끝에는 당신이 만드신 모든 사람에게, 이스라엘 사람들같이 거룩한 그들의 기원으로 인하여 부유하든지, 이교도이기 때문에 매우 가난하든지 모두에 팔을 벌리시는 하느님께서 계시다.
나는 ‘이웃을 사랑하여라’ 고 말하였다. 이웃은 친척이나 동국인뿐이 아니다. 너희가 그 모습을 알지 못하는 북극지방의 사람도 너희 이웃이고, 지금이 시간에 너희가 알지 못하는 나라에 새벽빛을 바라다보거나 아시아의 전설적인 산맥들의 눈을 누비고 다니거나, 중앙아프리카의 알지 못하는 삼림 가운데를 흐르는 강물을 마시는 사람도 너희 이웃이다.
그리고 태양숭배자나 탐욕스러운 악어를 신으로 섬기는 사람, 또는 자기가 진리를 볼 줄 안 재생한 현자라고 믿으면서, 그러나 진리의 완전에 도달하지 못했고 그의 신자들에게 진리를 구원으로 주지도 못한 어떤 사람이 네게 오던가, 또는 로마나 아테네의 지긋지긋해진 어떤 주민이 하느님을 알게 해달라고 네게 청하러 오면, 너는 그들에게 ‘물러들 가시오, 당신들을 하느님께로 데려가는 것은 하느님을 모독하는 것이 될 터이니까’ 하고 말할 수도 없고 말해서도 안 된다.
이스라엘은 알지만 그들은 알지 못한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여라. 그런데도 정말이지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야만적인 우상숭배자보다도 더 우상숭배자이고 더 잔인하며 장래에도 그러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러저러한 우상에 인간 희생을 바치지 않고, 세상 마칠 때까지 지속할 가라앉힐 수없는 갈증이 그들 안에서 생겨난 뒤에 피에 굶주린 그들 자신과 그들의 교만에 제물로 바칠 것이다. 그 갈증을 일으킨 것을 다시 그리고 믿음을 가지고 마시는 사실만이 그 혹독한 갈증을 가라앉힐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에는 세상도 끝날 것이다. 그것은 ‘우리는 선생님이 하느님이시고 메시아이심을 믿습니다’ 하고 맨 마지막으로 말할 사람들은, 내 천주성에 대해서 내가 주었고 또 줄 모든 증거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사람들이겠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이 보람없는 것이 되지 않도록 살피고 주의하여라. 믿음이 위선적인 말이나 실천에 지나지 않으면 보람없는 것이 될 것이다. 생명을 주는 것은 정신이다. 참된 믿음이 아니고 가장한 믿음에 지나지 않는 기계적이거나 위선적인 실천에는 정신이 들어 있지 않다. 신자들의 모임에서 하느님 찬미를 노래하더라도, 그러고 나서 그의 모든 행동이 하느님께 대한 모욕이면, 그것이 사람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하느님께서는 신자들의 놀림감이 되지 않으시고, 자애로우신 가운데서도 하느님과 왕으로서의 특권을 항상 보존하신다.
아무도 자기의 것이 아닌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게 신경을 쓰고 보살펴라. 하느님께서 너희 지위에 따라 빛을 주실 것이다. 죄로 인하여 너희 안에 은총이 꺼지지 않는 한, 하느님께서는 너희에게 빛이 부족하게 하지 않으실 것이다.
‘선생님’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선생은 한 사람밖에 없다. 지금 네게 말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여선생도, 하나뿐이다. 즉 선생을 영속시키는 교회이다. 교회 안에서는 특별한 책임으로 가르치는 일에 할당된 사람들이 선생이다. 그러나 신자들 가운데에도 하느님의 뜻과 그들의 개인적인 뜻, 즉 그들의 착한 뜻으로 지혜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 말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자기 자신으로서는 지혜롭지 못하지만 예술가의 손에 들려 있는 연장과 같이 순종해서 그들이 말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전부는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충실한 어린이들과 같이 아버지께서 그들에게 말하라고 하시는 것을 되풀이해서 예술가의 이름으로 말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끝으로 마치 자기들이 선생인 것처럼, 그리고 순진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번드르르하게 말하지만, 마음이 냉혹함과 동시에 교만하고 질투하고 성 잘 내고 거짓말쟁이이고 음란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주님 안에서 지혜로운 사람들과 성령의 숭고한 어린 아이들인 사람들의 말을 받아들이라고 네게 말하고 하느님의 말씀의 깊은 뜻을 알아듣도록 그들을 도와주라고까지 말하겠다. 그것은 그들이 비록 하느님의 목소리를 전하는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내 사도들인 너희는 언제나 내 교회의 교직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희들은 하느님께서 형제들에게 갖다 주라고 그들 안에 맡기신 황홀하게 하고 무거운 재물로 인하여 초자연적으로 기진맥진한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네게 이런 말도 하겠다. 즉 내 가르침에 일치하지 않는 생활을 하는 거짓 예언자들의 거짓말을 물리치라고 현자들과 하느님의 작은 목소리들에는 훌륭한 생활, 관용, 순결, 사랑 그리고 겸손이 절대로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것들이 항상 부족할 것이다.
신자들의 모임에 질투와 중상이 없도록, 또 원한과 복수심도 없도록 신경을 쓰고 보살펴라. 육체가 정신보다 우세해지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보살펴라. 육체를 지배하는 정신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박해를 견디어내지 못할 것이다.
야고보야, 나는 네가 이렇게 하리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네 사촌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여라.”
“그러나 주님, 주님 ! 저는 한 가지 두려움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할 능력이 없다는 것 말입니다. 주님, 제발 이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주십시오.”
“아니다,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요나의 시몬이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도 그를 사랑하십니다….”
“요나의 시몬은 다윗의 후손 야고보가 아니다.”
“요한! 유식한 천사인 요한이요. 요한을 이곳의 주님의 봉사자로 만드십시오.”
“안 된다.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시몬도 요한도, 아무것도 아니면서도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그것, 즉 친척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 너는 내 친척이다.
나를… 나를 인정하지 않은 다음, 이스라엘의 가장 착한 부분은 그들이 사탄의 시간에 저주하였던 주님을 찾으려고 힘씀으로써 하느님께와 혈족 자체에게서 용서를 얻으려고 애쓸 터인데, 내 대신에 내 혈족의 어떤 사람이 있으면 용서를 받는 것으로, 따라서 내 길에 들어설 힘을 얻는 것으로 생각될 것이다. 야고보야, 이 산위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일들이 일어났다. 여기서 하느님의 불이 번제물과 나무와 돌들만 태워버리지 않고, 먼지와 도랑에 있던 물까지도 태워 없앴다. 야고보야, 하느님께서 이제는 그런 일을 하실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느냐? 인간 -야고보 안에 있는 모든 물질적인 것을 불 질러 태워버려서 하느님의 분인 야고보로 만드셔서 말이다. 우리는 황혼이 우리 옷을 불꽃처럼 새빨갛게 물들이는 동안 말을 하였다. 이와 같이 엘리야를 데려간 수레가 다소간 빛났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그 수레는 하늘의 불로 만들어졌었기 때문에 훨씬 더 빛났을 것입니다.”
“그러면 하느님을 안에 모셨기 때문에 불이 된 마음이 어떻게 되겠는지를 생각해 보아라. 하느님께서는 구원의 소식을 전하는 일에 마음이 당신의 말씀을 영속시키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님, 하느님의 말씀이시고 영원한 말씀이신 주님은 왜 남아계시지 않습니까?”
“나는 말씀임과 동시에 육체를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말씀으로서는 가르쳐야 하고, 육체를 가진 사람으로는 구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 내 예수님, 아니 어떻게 구속하실 것입니까? 무엇을 향해 가시는 것입니까?”
“야고보야, 예언자들의 말을 기억하여라.”
“그렇지만 그들의 말은 우의적(寓意的)인 것이 아닙니까? 하느님의 말씀이신 주님이 사람들에게 학대를 받으실 수 있습니까? 예언자들의 말은 혹 주님의 천주성과 주님의 완전에 고통이 주어질 것이라는 뜻이고, 그 이상의 것은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제 어머니는 저와 유다 걱정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주님과 마리아 아주머니 걱정을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도 약한 저희들 걱정을 합니다. 예수님, 예수님, 만일 사람이 주님을 이긴다면, 저희들 중의 많은 사람이 주님께 탓이 있다고 생각하고 주님께 실망을 느끼고 떠나리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확실히 그럴 것이다. 내 제자들의 모든 층에 혼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다음에는 평화가 돌아올 것이고, 제일 훌륭한 부분들의 단결이 오기까지 할 것이고, 이 가장 훌륭한 부분에는 내 제헌과 내 승리 후에 힘과 지혜의 영, 즉 하느님의 성령께서 내려오실 것이다.”
“예수님, 그 무서운 시간에 제가 약해지지 않고 실족하지 않게 그들이 주님께 어떻게 할지 말씀해 주십시오.”
“네가 묻는 것은 대단히 중대한 일이다.”
“주님, 말씀해 주십시오.”
“그것을 정확히 아는 것은 네게 고통이 될 것이다.”
“상관없습니다. 우리를 결합시킨 그 사랑의 이름으로…”
“이것이 알려져서는 안 된다.”
“제게 말씀해 주십시오. 그리고는 그 일이 이루어지게 되는 시간까지는 그 기억을 잃게 해주십시오. 그때에 가서 지금처럼 그 일을 제 기억해 다시 넣어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아무것에도 걸려 넘어지지 않고, 제 마음속으로 주님의 원수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아무 소용에도 닿지 않을 것이다. 너도 돌풍에 휩쓸릴 것이기 때문이다.”
“주님, 말씀해 주십시오! “
“나는 고발을 당하고, 배반당하고, 붙잡혀서 고문을 당하고 십자가의 죽음을 당할 것이다.”
“아이고! 안 됩니다. 안 돼요!” 하고 야고보가 부르짖으며 그가 죽임을 당하는 것처럼 몸을 뒤튼다.
“안 됩니다!” 하고 야고보는 되풀이한다.
“만일 그들이 주님께 그렇게 하면, 저희들에게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저희가 어떻게 주님의 사업을 계속하겠습니까? 저는 못합니다. 주님께서 제게 마련해 두시는 책임을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저는 못합니다! 주님이 돌아가시고 나면, 저도 아무 힘도 없어져서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예수님, 예수님! 제 말씀을 들으세요. 주님없이 저를 혼자 남겨 두지 마세요. 약속해 주십시오. 이것만이라도 약속해 주십시오!”
“내가 영광스러운 부활로 물질의 제한에서 풀려나면 내 영으로 너를 인도하러 오마. 나와 너는 네가 내 품에 안겨 있는 지금과 같이 다시 하나가 될 것이다.”
과연 야고보는 몸을 내맡기고 예수의 가슴에서 울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울음을 그쳐라. 죽는 것이 어떤 것인지만 빼놓고 모든 것을 기억 하면서 죽음의 골짜기에서 나오는 사람처럼 빛나면서도 괴로운 이 황홀한 시간에서 나가자. 죽는다는 것은 우리의 가슴을 서늘하게 하는 공포인데 그것은 1분밖에 지속하지 않지만, 기정사실로서는 몇 백 몇 천년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리 오너라. 인간으로서의 내 운명의 짐을 내가 잊어버리도록 도와주기 위해서 너를 이렇게 껴안는다. 필요한 때가 되면, 네가 청한 것과 같이 그 기억을 다시 찾을 것이다. 자,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내 말을 되풀이해야 할 네 입에 입맞춤하고, 내가 말한 것과 같이 사랑해야 할 네 마음에 입맞춤하고, 내게 대한 믿음의 마지막과 동시에 생명이 멎을 이곳 네 관자놀이에 입맞춤한다. 사랑하는 내 사촌아, 이와 마찬가지로 신자들이 모일 때, 묵상을 할 때 위험을 당할 때, 그리고 죽을 때에 네 곁으로 오마! 아무도, 네 ‘수호천사까지도 네 영혼을 거두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이렇게 입맞춤을 하면서…”
두 분은 껴안은 채로 오랫동안 그대로 있다. 그리고 야고보는 그의 고통을 잊게 하시는 하느님의 입맞춤을 받는 기쁨으로 거의 잠이 드는 것같이 보인다.
그가 머리를 다시 쳐들 때에는 다시 알패오의 야고보가 되었다. 성모마리아의 정배인 요셉을 몹시 닮은 조용하고 착한 야고보가. 그는 예수께 미소를 보낸다. 더 성숙하고 약간 서글픈 미소이지만, 여전히 매우 다정스러운 미소이다.
“야고보야, 우리 식사를 하자. 그리고 별을 이고 자자. 내일 첫새벽에 계곡으로 내려가서…사람들 있는 데로 가자….”
그러면서 예수께서는 한숨을 쉬신다.…그러나 미소를 지으시면서 “그리고 어머니 곁으로” 하고 말을 끝마치신다.
“그런데, 예수님, 제 어머니께는 뭐라고 여쭐까요? 또 동료들에게는요? 그들은 제게 질문을 하지 않고 그냥 놔두진 않을 것입니다….”
“엘리야가 산에서 아캅과 백성에게 한 대답을 고찰하라고 하면서 네게 말해 준 것과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 그가 백성들과 모든 기본요소에서 원하는 것을 얻는 데 얼마나 칠이 있느냐 하는 것과 주님께 대한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열성에 대하여 네게 말해 준 것은 모두 말해도 된다. 그리고 평화로써 평화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을 섬긴다는 것을 어떻게 네게 고찰하게 했는지도 말할 수 있다. 내가 너희들에게 ‘오너라’ 하고 말했기 때문에, 마치 엘리야가 엘리세오에게 자기의 겉옷을 덮어서 그렇게 한 것과 같이, 너희들도 사랑의 겉옷으로 주님께 새로운 봉사자들을 얻어드릴 수 있으리라고 말했다는 말도 하여라. 그리고 그래도 여전히 걱정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엘리세오가 소와 쟁기를 떠남으로써 보여준 과거의 일에서의 즐거운 해방을 네게 지적했다는 말도 하여라. 벨제붓(사탄의 별명)에 의해 기적을 얻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엘리야의 말에 의해 오코시아에게 일어난 것과 같이 손해가 돌아오지 이익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내가 어떻게 상기시켰는지 말하여라. 끝으로, 죽을 때까지 충실한 사람에게는 깨끗하게 하는 사랑의 불이 와서 결점들은 불살라 없애고 그를 직접 하늘로 데려갈 것이라고 내가 어떻게 약속했는지도 말하여라. 나머지는 너만 알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