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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팔짱을 끼고 있고
난 쑥쓰러움에 머리를 긁적인다.
내가 네 마음을 읽지 못해서다.
대청호.
대전과 청주, 두 큰 도시를 품고 있는 마음 넉넉한 호수.
그러나
이 번 여행에서는 옥천 길이 유독 마음에 많이 와 닿는다.
역시 대청호를 끼고 있는 작은 도시다.
정지용 문학관에서
그의 시 세계와 마음 세계를 잠시
들여다 본 후
다음 여행지로 향했다.
이 번에 찾아 간 곳은
대청호가 남몰래 곱게 품고 있는
대자연이 빚은 천연 절경
호수 위에 떠 있는 병풍바위 부소담악 이다.
부소담악으로 가는 길이 몇 있고
주차장도 몇 있지만
우리는
둥그나무가 있는 작은 공터에 차를 주차 시키고는
호수를 따라 정비가 잘 되어 있는
둘레길을 찾아 갔다.
둘레길을 따라 부소담악을 찾아 가는 길에는
커다란 바위 위에 동전만한 돌들이
위태하게 보이지만
단단하게 붙어 있다.
마치 동전을 붙이는 신비한 소원바위 처럼.
주차장에서 대략
20분 정도 가면 추소정이 나오는 데
사실 추소정이 마지막 목적지이기도 하다.
추소정에서
150미터 정도 가면 더 이상 출입이 불가능 하다.
위험하다는 이유로
통해로를 막아 놓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여기에서
부소담악의 전체 모습을 조망할 수가 있다.
다만
조금 애잔하고 안타까움은
대청호 여기 저기에
녹조가 심하게 자리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녹조가 부소담악을 찾아 가는 길을
망쳐 놓는 것은 아니다.
갖가지 작은 들꽃들이
길손을 편안하게 맞이 해 주는 까닭이다.
한 시간 가량
부소담악 주변을 천천히 탐방을 하고
큰 길로 나오자
갑자기 허기가 찾아 온다.
마침 길옆에 식당 하나가 눈에 들어 온다.
들어 오기 전 까지는 잘 몰랐는 데
길 건너 카페를 보고 있으니
지난 여행 때도 지나 온 길이고
차를 마시고 간 카페다.
갑자기 옛 벗을 만난 듯 반갑다.
점심 시간이 살짝 지났음에도
주인은 반가이 맞아 주었다.
주인이 얼마나 노릇노릇하게 잘 구웠는 지
금방 군침이 돈다.
맛도 좋다.
이 순간이 바로
여행이 주는 맛이기도 하다.
음식 맛
길 맛.
식사를 한 후
다음 목적지로 들어 가기 전에
입구에 있는 카페에 들어 갔다.
커피 맛을 기대하면서.
오늘만 벌써
세 번 째 카페 나드리다~~^^
p.s:
곁에서 여행길 내내 길벗이 되어 주는
고운 여우가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