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분절(백중) 나복(羅卜)은 아버지께서 돌아가시자
정성스럽게 삼년상을 치르고 재산을 셋으로 나누어,
하나는 어머니인 청제 부인께 드려 집안을 이끄는데 쓰게 하고,
다른 하나는 또한 어머니께 드려 아버지를 위해
스님들을 모셔다가 공양을 올리며
지극한 천도재를 베풀도록 부탁드리고,
나머지 하나는 자기가 장사 밑천으로 쓰고자 했다.
그러나 어머니인 청제 부인은 아들이 먼 지방으로 장사를 떠나자
탁발 나온 스님들을 시주 대신 몽둥이로 때려서 내쫓고,
동물들을 죽여서 그 피와 내장으로 귀신에게 재를 지내고,
고기로는 매일 잔치를 벌이며 놀고 먹는데만 열중했다.
나복이 몇 년간의 장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자
마을 사람들이 어머니의 극악한 그간의 행태를 알려주었다.
하지만 청제 부인은 나복에게
“만일 내가 스님들께 공양하지 않고 나쁜 짓을 했다면
중병을 얻어 이레도 못 살고 죽을 것이다.”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
그런 일이 있은지 얼마 후 청제 부인은 자신의 말대로
이레도 되기 전에 원인모를 병으로 죽고 말았다.
나복은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뒤 재산을 모두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는 부처님의 제자로 출가하여
열심히 수행한 끝에 신통제일 목련존자(목건련/목갈라나)가 되었다.
효성이 지극했던 목련 존자는 어머니가 죽은 뒤
어디로 가셨는지 찾아보았으나 그의 신통력으로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이에 부처님의 도움으로 찾아보니
어머니는 구제되기가 기약 없는 무시무시한 지옥에서 고통을 받고 있었다.
목련 존자는 눈물을 한없이 흘리며
세존께 어머니를 구원할 수 있는 방법을 간절히 청했다.
“너의 어머니는 죄의 뿌리가 너무 깊어
너 혼자의 힘으로는 구제할 수가 없구나.
하지만 스님들이 안거를 마치는 음력 칠월 보름에 부모와 조상을 위해
밥과 여러 가지 음식, 과일 등으로 재(齋)를 지내고,
그 음식으로 시방의 대덕 스님들을 공양하게 하라.
지극한 정성으로 공양을 올리면 불보살과 여러 스님들의 위신력으로
모든 조상들이 구원을 받아 지옥의 고통에서 벗어나리라.”
목련 존자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정성을 다해
갖가지 음식과 과일등을 마련해 여법하게 재를 올렸다.
이 공덕으로 청제 부인은 물론 함께 지옥에 있던 뭇 대중들이
모두 지옥에서 벗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불자들은 매년 음력 칠월 보름이 되면
큰 재를 마련해 살아계시거나 돌아가신
부모와 조상들을 위해 천도의식을 마련했는데,
이것이 곧 백중(百中, 百衆, 우란분절)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