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이란?
한자로는 함께 한다는 의미지만 영어로 된 의미로는 accomany , escort
하지만 진정한 우리말의 동행의 의미로는 적합한 단어 같지는 않다 동행의 의미는 목적을 가지고 한곳으로 가거나 온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동행을 생각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반려자를 생각한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는 평생의 반려자란 의미도 많이 빛이 바랜 느낌도 있지만, 오래도록 변치 않는다는 의미를 포함하며 죽음이나 천재지변이 아닌 일반적인 상황에서 일생을 함께하는 것을 평생의 반려자라고 한다, 물론 인간이 아닌 동물들에게 반려 견이나 동물 이란 말도 있다
정해지지 않은 삶의 마지막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동행이 있다면 가슴이 훈훈해지고 삶의 의미를 넉넉하게 느끼며 살아가는 행복한 사람일 것이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진정한 의미의 동행자가 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고 이미 축복을 한 몸에 받은 사람일 것이다
오래도록 함께하는 반려자와 늘 동행하는 것만으로 우리는 행복이란 단어를 떠올린다. 반려자는 아내나 남편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이 들어가며 무슨 일을 하던 동행할 수 있는 남편이나 아내나 친구, 자녀가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 성공한 사람이다
며칠 전 전철을 탔다 경로 우대석에 빈자리가 있기에 아픈 다리도 쉴 겸 주저앉았다, 한데 바로 그때 곁에 있던 생면부지의 할머니가 별안간 말을 걸어온다, 잠시 그 질문이 나를 향한 것인지? 둘러보는 사이 건너편 자리의 할아버지가 자연스럽게 그 질문에 답을 하신다, 잠시 어리둥절해서 분위기 파악을 하는 사이 그분들은 서로가 오늘 처음 보는 이들이고 그냥 혼잣말처럼 허공에 질문한 것을 건너편 할아버지가 답을 한 것이다
전철이 몇 정거장을 달리는 사이 생전 처음 보는 두 분 사이에는 별안간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 사회, 자식, 일상, 등등 주변에 있는 다른 노인들도 다들 귀를 기울이는 분위기, 사실 노인들이 서로 대화할 때는 자신의 귀가 어두워 생각보다 크게 말씀들을 하신다,
그러니 자연 주변 사람들이 모두 알아들을 수밖에 없다, 이것도 공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짧은 시간 전철에서 할 이야기치고는 인생살이 주변 이야기들이 한동안 오갔고 두 분의 아주 진지하게 말하고 듣기를 반복하신다, 여러 정류장을 지나친 뒤 한 분이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먼저 내리신단다, 두 분 사이 잠깐이지만 아쉬움이 느껴지고 이내 경로석은 침묵에 빠진다, 잠시지만 그렇게 열심히 이야기하시던 할아버지는 조금은 허탈한 미소를 남기시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시는데 그때 내가 느낀 것은 진한 외로움이었다.
아마도 두 분은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이야기할 상대가 없어 혼잣말을 시작한 것이 곁에 있던 처음 보는 할아버지와 함께 대화가 이어졌고, 오랜만에 자신이 생각하던 일상과 가슴속에 있던 이야기들을 말로 토해내게 된 것이겠지만, 잠시지만 두 분 사이 꽤 열심히 세상살이에 대해 이야기하신 것치고는 심도 있는 내용들 공감 가는 이야기도 많았다.
다만 누군가와 이렇게 함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 멀리 갈 것도 없이 내 주변에 어떤 이유로든 동행할 수 있는 반려자를 잃은 지인들이나 친구도 이제 제법 된다, 언젠가 혼자 사는 선배가 전화로 나에게 한 이야기 중에 놀라운 이야기는 하루 종일 말 한마디를 안 하고 지내다가 내가 전화한 오후 6시에 처음 말을 한다는 소릴 듣고 충격을 받은 적도 있다, 사실 일반 노인들에게 스마트폰은 그냥 전화기일 뿐 젊은이들처럼 일상에 꼭 필요한 도구가 아니란 걸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를 것이다.
전화기로 당하는 금융 사기 보이스피싱의 대부분의 피해자가 노인들이란 걸 생각하면 바로 그런 약점을 이용한 수법들이 많다, 소외와 외로움 속에 있던 노인들에게 자식이나 친구가 위험에 빠져있다는 소식은 이것저것 생각할 것도 없이 그들의 계략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곁에 누군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도 있다면 다행이지만 주변에 나 홀로 있다는 것은 약점이 된다
일상에도 어딘가? 누군가? 함께 할 수 있다는 동행이 필요한 것이다, 사이가 나쁜 친구던, 미운 친척이던, 함께 이야기하고 상대할 수 있는 이가 있다면 생면부지 전철 속에서 아무에게나 던지는 일상 이야기는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굳이 대화하지 않아도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
때론 나랑 같은 길을 걷는 이가 생각할수록 얄밉지만 그런 동행이 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일상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 걸 어쩌란 말이냐?
동행이 꼭 내 마음속에 있는 나를 잘 이해하는 사람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실상은 평생의 반려자도 때론 귀찮은 존재가 되기도 하고 잔소리꾼으로 내 생활을 망치기도 하는 것이다, 하물며 지인이나 선. 후배 친구라면 얼마나 많은 결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가 먹는 음식의 기본적인 맛의 종류도 단맛, 신맛, 짠맛, 쓴맛이 있듯이 세상살이 사는 맛도 늘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을 찾을 수는 없는 법,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도 함께 할 수 있는 동행이 있다면 행복이고 그것은 좋은 때도 싫을 때도 있는 법이니, 함께 같이 바라보고 갈 수 있는 동행만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여행을 해도 나 홀로 여행과 동행이 있는 여행은 편리함과 불편함을 함께 가지고 있는듯하다. 얼망의 경우는 불편해도 꼭 동행이 있는 여행을 선호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더욱~
누군가? 어딘가로 가려 할 때 동행할 수 있는 아내나 남편이나 친구가 있다면 행복한 사람, 동행이 있다면 적어도 허공에 있는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최근 친구 중에 몸보다도 마음의 병이든 이들을 많이 본다. 안타까웁지만 친구로서 어찌해볼 수 없는 마음의 병은 누구도 도와줄 수가 없다는 것이 더 문제다. 얼마전에 자주 동행하던 벗이 세상을 떴다. 그 허전함이 참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친근한 동행이 떠난 그자리는 오래도록 세상무엇으로도 채워지지않는 그리움이 그 존재감이 얼마나 소중했다는걸 느끼게 해준다. 한창때는 아침 일출이고 노년을 저녁노을이라 한다.
하지만 그 둘을 분간하기는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