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새 끝날 걸로 생각하였으나 4년을 끌면서 약 17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의 이 전쟁을 세계대전 또는 1차대전이라 부른다
1차대전은 끔찍한 참호전과 함께 기관총 독가스 전차 잠수함 전투기 등 현대식 대량살상무기가 등장한 최초의 전쟁이다 군인만 약 970만명이 숨졌고 민간인 사망자는 660만명에 달했던 걸로 추정된다
프랑스와 영국의 경우 21년 후 다시 벌어진 2차대전의 사망자보다 2배나 더 많았을 정도로 인명의 소모가 심한 전쟁이었다
붉은 양귀비꽃은 1차대전 희생자를 추모하는 상징물이다
양귀비꽃은 1차 대전 중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프랑스 북부와 벨기에 남부 지역 들판에 흔하게 피어 있던 꽃이었다. 전투에서 전우를 잃은 군인들은 들판의 붉은 양귀비꽃을 꺾어 시신 위에 놓으며 넋을 기렸다고 한다.
양귀비꽃은 캐나다군 소속 참전 군의관 존 맥크래가 1915년 5월에 쓴 시 '플랑드르 들판에서(In Flanders Fields)'로 인해 공식적인 1차 대전 상징물로 자리 잡았다.
이 시는 맥크래가 전장에서 절친한 친구를 잃고 쓴 것으로, 1915년 말 영국 잡지 '펀치'에 실리며 널리 알려졌다. 플랑드르 들판은 벨기에 남부와 프랑스 북부 사이에 있다. 이 시는 '우리는 영영 잠들지 못하리/비록 플랑드르 들판에 양귀비꽃 자란다 하여도'라는 구절로 끝난다.
1918년 종전 후 '플랑드르 들판에서'는 영미권에서 대대적으로 진행된 참전 군인·유가족 자선 모금 캠페인의 상징물이 됐고, 시의 영향으로 1921년 무렵부터 영국 등에서 양귀비꽃이 1차대전 상징이 됐다.
현재 많은 유럽국가에서는 1차대전 뿐만 아니라 모든 참전용사와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할 때도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