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상자도 안보고 살다보니, 대구비행장 이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는지도 몰랐다. 동촌 일대 대구 시민들의 소원이 가시적으로 드러났으니, 그 얼마나 기쁘랴! 최소한의 국민의 혈세를 들여, 가장 적합한 장소로 이전되기를 빌고 또 빈다.
대구 시민들은 가까운 영천 대창지역으로 이전되기를 바랄 것이고, 다른 지역들은 서로 유치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사스가 경북 성주로 간다니, 성주 시민들의 맘이야 어쪄랴! (다시 이전되어 김천시민들에게 피해가 간다네요) 그분들에게 왠지 죄스런 마음이다. 공공기관이나 시설이 자리를 잡을 때마다 끊이지 않는 찬반은 당사자 개인의 사유재산 침해, 결국 일부 국민의 행복과 연관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대구비행장이 경북 의성으로 오기를 바란다. 내가 이곳에 터전을 잡기 시작해서가 아니라, 의성은 천년전 조문국 시대에도 수만~수십만이 살았고, 1960년대 20만명이던 군민수가 점차 줄어 5만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의성 어디를 가더라도 전국 노령인구 1위를 실감할 것이다. 한술 더 떠서 얼마나 답답하면, 노인 실버타운을 군 차원에서 건설했으랴. 의성은 더 이상 바라볼 것이 없는 황량한 시골이다. 전국 통폐합 대상 1순위 군 단위다. 내가 이곳으로 끌린 가장 큰 이유가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조문국의 영화를 다시 부흥하고픈 작은 희망.
실제로 비행장 예정지로 거론되는 안계/소보지역은 대구, 구미, 김천, 안동 등에서 30분 거리에 있고, 영천-의성간 국도가 완공되면 영천에서도 30분거리로, 경북의 내륙 한가운데 위치한 곳이다. 땅값도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싸다. 결국 대구비행장을 팔아 국민 세금을 들지 않고 옮길 수 있는 유일한 곳인지도 모른다. 영천지역에 비하면 몇배 쌀 것이고, 타 지역도 비교가 안될 것이다.
불행한 것은 가능성이 많다보니, 인근 군위지역에서 반대시위가 시작되고, 떳다방이 벌써 들어선다는 소문이다. 부디 어디로 옮기더라도, 국민 세금은 그만 낭비했으면 좋겠다. 이참에 돈안들고, 경북 내륙을 발전시킬 기회가 되었으면 더더욱 좋겠다. 기차를 이용하여 대구에서 안동으로 가려면, 영천을 경유하던가, 김천을 경유해야하는데, 대구에서 군위/의성 직선으로 전철이라도 생긴다면 비행장 예상지까지 15분 미만일 것이다. 서울 인천보다 훨 가까운 거리다.
군위 소보면민들이 반대 시위를 한다니 웃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내일 김해공항을 가보면 좋겠다. 허허벌판이던 김해공항 10~30키로 이내의 반경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아야할 것이다. 비행기 소음피해도 무시할 수 없지만, 대구/김해공항 근처 반경의 발전은, 비행장이 주는 장기적인 혜택일 것이다. 누군들 정든 고향을 떠나고 싶겠나? 그게 어디를 가든 수십년, 자손대대 뼈를 깎은 곳과 이별해야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가령 소보/안계로 이전된다 하더라도, 의성 시내까지 연결되는 전철 유치에 관민이 합심해서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 비행장만 유치되고 산업연계 구축망이 의성을 비켜간다면 이 또한 더 서글픈 결과가 될 것이다. 비행장 유치가 혈세를 최소화하고, 최고령 군 의성이, 조문국의 영화를 조금이라도 회복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마 역사적으로 의성의 흥망을 결정하는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그게 경북도민, 더불어 온국민에게도 조금은 혜택이 오는 선택일 것이다.
==글을 쓰고 두어달 지난 지금, 유치를 반대하는 분들에게는 희소식이 들린다. 비행장 후보지로 <영천>과 <성주 동곡>이 유력 물망지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첫댓글 수고 하셨습니다.
저도 동감입니다.
의성의 운명이 달린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죠.
대구 시민들도 바보가아닐진데 오죽하면 비행장을 옮겨달라고 야단을칠까요ㆍ조용하고 아늑한곳이 비행기의 괭음속에서 살아간다고 생각하면 끔찍해요
비행장 주위의 소음은 분명히 심하지요. 어디를 옮기든 국민 누군가가 감수해야할 일이기도하고요. 동촌 주민들도 수십년을 그리 지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