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갛게 노랗게 살금살금 단풍드는 나무들을 보며 잘 살아온 인생 같다는 생각을 하며 깊어가는 가을날에 문안드립니다.
마당 끝에 있는 샛노란 은행나무의 자태에 식구들의 환호성이 끊이질 않습니다.
어쩜 이리 고운지... 어느 누가 흉내라도 낼 수 있을까요...
시도 때도 없이 반복해서 질러대는 오버쟁이 정숙씨의 감탄사에 공감합니다.
떨어진 낙엽도 쓸기 아까운 멋스런 가을입니다...
나이가 고만고만한 사총사가 모이니 하루가 길고 깁니다.
봄이의 유별난 행동에 놀라서 쩔쩔매는 민지, 어진, 하은이는 나름 잘 크고 있네요.
반면교사가 되어주는 봄이로 인해 행동은 안하고 말로는 모범생인 민지의 태도가 조금씩 조금씩 변화되고 있습니다.
울고 보는 하은이는 우는 행동이 거의 없어지고 있지요.
자기만 아는 어진이도 나눌 줄 아는 태도를 자주 보입니다.
별 일도 아닌 것에 화가 나면 부수고 던지고 드러눕고 소리 지르는 봄이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놀라운 인간사인가 봅니다.
봄이 또한 동생들이 보고 있으니 주춤하기도 하고, 함께 놀고 싶어 합니다.
이 세상에 필요 없는 사람은 한 명도 없네요.
조현병과 지적장애가 있는 윤희씨는 그냥 솟는 질투심에 자주 우는 울보였지요.
30년째 함께 살며 고비고비 우여곡절을 넘기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성경을 8번째 쓰고 있으며, 장애인복지관의 도움으로 하루 3시간씩 카페동산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있습니다.
자존감이 높아지니 우는 일도 없어지고 친절한 윤희씨가 되었습니다.
보기에도 참 좋습니다.
카페동산 소식입니다.
3학년 학생들이 취업으로 실습으로 많이 나갔습니다.
갈고 닦은 실력으로 제빵소, 정비소, 레고랜드 등등 여러 곳으로 갔습니다.
찾아와서 하는 말은 모두 똑같이 생각보다 힘들다는 거지요.
카페에서 배고픔을 달래고 장학금을 받던 아이들은 더 느끼나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거저 같지만 그 의미는 크고도 놀라운 역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부모의 사랑과 관심 없이 자란 아이들, 가난이 뭔지 아는 아이들의 마음속에 거저주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게 하는 것이 카페동산의 사명인가 봅니다.
아이들과의 만남은 결코 우연이 아닌 하나님의 계획안에서의 만남이지요.
나눔의동산과 카페동산을 도와주시는 사랑과 정성에 많은 사람들이 살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2024년 10월 26일 나눔의 동산에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