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 요
최근 문명의 발달과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고혈압의 발생율은 증가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고혈압 유병율은 성인에서 15-20%로 추정되나 고혈압을 경시하거나 무시하고 제대로 치료도 하지 않아서 뇌출혈, 심부전증, 협심증, 심근 경색증과 같은 합병증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 정 의
인체의 각 부분에 혈액을 보내기 위해서는 심장이 일정한 압력으로 수축하고 확장해야 한다. 심장이 혈액을 내보내기 위하여 수축할 때의 압력을 수축기 혈압, 심장이 피를 받아들이기 위해 확장할 때의 압력을 이완기 혈압 또는 확장기혈압이라 한다.
■ 고혈압 진단
1) 혈압의 측정
혈압은 수시로 변동하므로 고혈압으로 진단하려면 최소 2번 이상 혈압을 측정해야 한다.
혈압 측정 30분 전에는 흡연이나 커피는 금해야 하고 최소 5분 동안은 안정을 취해야 하며 혈압을 잴 때는 말을 하면 안된다. 환자는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아 소매를 걷고 팔을 심장 높이에 두고 혈압을 측정한다. 혈압 측정은 수은 혈압계가 가장 정확하며 최근에는 잘 교정된 아네로이드나 전자 혈압계도 사용할 수 있다.
2) 고혈압의 진단기준
18세 이상의 성인에서는 수축기 혈압이 140mmHg,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면 1단계 고혈압이라 하고 수축기 160mmHg, 확장기 100mmHg 이상이면 2단계 고혈압이라 한다. 3단계 고혈압은 가장 심한 고혈압으로 수축기 180mmHg, 확장기 110mmHg 이상을 말한다.
적정 혈압은 120/80mmHg 이하이다. 혈압 측정 외에도 심장, 신장, 뇌, 눈의 손상 정도를 판단하고, 고지혈증, 흡연, 당뇨, 비만증 등 위험 인자의 유무를 검사한다.
뇨검사, 혈액 검사, 혈액 화학 및 혈청 지질 검사, 흉부 X선, 심전도와 눈 검사를 하고 이차성 고혈압의 진단을 위해서는 정밀 검사를 해야 한다.
■ 고혈압 원인
고혈압은 아직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서 본태성 고혈압이라고 하고 90% 이상은 여기에 속한다.
드물게 신장이나 호르몬 이상으로 혈압이 상승하는 경우를 이차성 고혈압이라 하며 원인 질환을 찾아 치료하면 고혈압이 해결된다. 고혈압은 유전적 소인이 있어서 부모가 모두 고혈압이면 자녀는 90%가 고혈압이고, 부모 중 한쪽이 고혈압이면 자녀는 40-50%가 고혈압이 된다.
소금 섭취량이 많은 사람과 비만한 사람에게서는 고혈압이 쉽게 발생하고 흡연과 과음도 혈압을 상승시킨다. 고혈압은 특히 남자가 많고 여자도 폐경기가 지나면 증가한다.
그 밖에 스트레스, 계절적 요인 등도 혈압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
■ 증상과 합병증
본태성 고혈압은 합병증이 없는 한 증상이 거의 없어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른다. 반면에 이차성 고혈압은 원인 질환 때문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두통, 현기증, 코피 등이 고혈압의 증상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그리 흔한 증상은 아니다.
고혈압 환자의 두통은 대부분 고혈압과 무관한 긴장성 두통인데 만약 고혈압 때문에 두통이 발생했다면 매우 혈압이 높은 소위 악성 고혈압일 경우가 많다. 두통은 아침에 심하고 뒷목 부위에 오며 혈압이 내려가면 두통도 호전된다.
현기증은 고혈압 환자가 약을 먹다가 혈압이 너무 떨어져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코피는 고혈압 때문이라기 보다는 혈압이 높아 빨리 멈추지 않는 경향이 있을 뿐이다. 고혈압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으로 뇌출혈을 들 수 있는데 고혈압으로 뇌동맥이 파열되어 뇌조직의 손상을 일으키는 병이다. 뇌출혈이 발생하면 갑자기 한쪽 팔다리가 마비되고 감각 이상이 오거나 말을 못하게 되며 심한 두통 및 구토와 함께 의식을 잃고 쓰러지며 수일 내에 호흡 마비로 사망하기도 한다.
고혈압은 심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고혈압이 오래되면 심장은 마치 육체미 운동하는 사람의 근육처럼 두꺼워지고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여 호흡이 곤란해 지는데 때론 밤에 숨이 차 눕지 못하고 앉아 있기도 한다. 고혈압 환자에게는 심근이 두꺼워 산소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협심증이 더 쉽게 그리고 더 심하게 나타난다.
고혈압이 오래되면 신장 기능이 떨어져 빈혈이 오거나 얼굴과 사지가 붓는다. 또 고혈압 환자는 눈의 망막이 분리되고 안구의 혈관이 터져 시력을 잃기도 한다.
■ 고혈압 치료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오래 방치하면 동맥 경화가 빨리 진행되며 혈관 협착이나 파열 등의 합병증도 조기에 발생한다. 그래서 모든 본태성 고혈압은 가급적 빨리 치료함으로써 합병증으로 인한 막대한 고통을 줄이고 수명도 연장시켜야 한다.
고혈압의 치료는 크게 비약물 요법과 약물요법으로 구분하며 비약물 치료는 약물 요법과 병행하여 평생 계속해야 한다. 비약물 요법을 생활 요법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에는 체중 조절, 염분 섭취 제한, 운동, 음주 제한, 금연, 스트레스의 완화, 콜레스테롤의 조절 등이 있다.
생활 요법으로 혈압 조절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는 약물로 혈압을 낮추어야 한다. 고혈압 치료 약제로는 이뇨제, 교감신경 억제제, 칼슘길항제, 혈관 확장제 및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등 여러가지가 있으나 각각 환자의 상태에 따라 처방이 다르므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해야 하고 약국에서 함부로 사먹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다.
고혈압은 정상 혈압(140/90mmHg) 이하까지 내려야 하며 먹고 있는 약 이름과 용량, 그리고 부작용을 의사에게 물어 알고 있어야 한다. 오랫동안 정상 혈압이 유지되는 환자는 약의 양을 차차 줄여서 의사의 판단에 따라 약을 중지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에서 혈압이 다시 올라가 약을 다시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