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용역/230502/박찬석
적도기니는 스페인 식민지였다. 서아프리카 적도기니 만에 있다. 1968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했다. 초대 대통령은 마시아스 옹구메(Macias Nguema)이다. 독재자였다. 군참모 총장이던 오비앙이 1979년 6월에 쿠데타를 하고, 정권을 잡았다. 같은 해 9월에 전 대통령, 마시아스 옹구메를 처형했다. 마시아스 옹구메는 오비앙의 삼촌이다. 2023년 현재 적도기니 대통령은 오비앙이다. 살아있는 통치자 중 가장 오래` 집권하고 있는 국가 원수이다. 44년째이다. 아들이 부 대통령이고 후계자이다.
적도기니는 작고 가난한 나라이다. 열대지방에서 재배하는 커피, 코코아, 바나나와 열대 목재를 수출하고 사는 나라였다. 독립 당시 GDP의 75%가 코코아 수출이었다. 1960년대 세계 빈곤국가 서열은 한국과 비슷했다. 면적 2만8천㎢, 인구 170만 명이다. 1996년 해안에서 석유가 나왔다. 대박이 터졌다. 2021년 현재 1일 13만2천bbl를 생산 했다. 100만명 당 석유생산 순위는 1위 쿠웨이트 54.1만bbl, 카타르 46.5만, UAE 33.3만, 노르웨이 32.4만, 사우디 26.5만, 가이아나 22.8만, 오만 21.4만, 리비아 18.1만, 바레인 11.6만, 캐나다 11.4만. 이라크 9.9만, 카자흐스탄 9.1만, 다음이 적도기니 8.8만 bbl, 세계 12번째 석유 부자 나라이다.
독재를 한다고 해서 모두 국민을 못살게 하는 건 아니다. 오만, 바레인, UAE, 쿠웨이트 왕들도 독재자들이다. 오비앙과는 다르다. 담수화 프로젝트, 항만과 도로, 원자로를 건설 하여 국민 소득과 생활의 질을 높였다. 적도기니는 한때 아프리카 제 3위의 산유국이었다. 2005년 1인당 소득이 5만 불이 넘은 적도 있다. 세계에서 룩셈부르크 다음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였다. 현재 1인당 ppp소득은 18,127불이다. 아프리카 국가로서는 대단히 높다. 소득 통계 평균의 함정이다. Gini 계수(불평등 지수)가 65.0, 세계에서 가장 나쁜 나라이다. 국민 70%가 하루에 1$로 살아가고 있다. 2019년 HDI 지수는 189개국 중 145위이다. 원인은 독재로 인한 고질적인 부패(endemic corruption)이다. 르몽드 지는 ”독재정권은 대물림하고 있고, 석유 대금은 대통령 가족들이 다 가져간다.(“Equatorial Guinea, one dictatorship to the next“, Le Monde diplomatique, Nov. 2021). 국가 원수로는 오비앙은 세계에서 최고 부자이다. 개인 재산이 960억불이다.
오비앙은 세계 유수 은행에 예금시켜놓고 44개의 계좌를 직접 관리 한다. 오비앙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박정희라고 했다. 1960년대 최빈국 서열에 같이 있다가 한국은 선진국 대열에 들어갔다. 오비앙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했다. 2010년에 방한하여 현대건설 김중겸 회장을 적도 기니로 초청했다. 2015년 방한 때 쌍룡건설 김석준 회장을 만났다. 아프리카 국가들 중에 박정희 쿠데타와 산업화를 벤치마킹하려는 정치 지도자들이 있다. 산업화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아프리카에서 석유가 산출되면 반드시 유럽 국가들이 끼어든다. 석유대금 운용만으로도 잘 살 수 있는 나라이다. 독재정권은 국가재산을 사유화 했다. 적도기니 해안에 제주도만 한 섬, 비오코(Bioko)가 있다. 수도 마라보(Marbo, 16만명)가 비오코 섬에 있다. 악명 높은 정치범 수용소 블랙비치 감옥(Black Beach Prison)도 여기에 있다. 2004년 쿠데타 실패이후 정적들 체포하고, 고문하고 처형하는 곳이다. 외신들은 독재자 오비앙과 그 가족을 제거하면 적도기니는 해방을 맞는다고 보도한다.
2004년 3월 7일 짐바브웨 경찰은 남아공으로 날아온, 항공기를 하라레 공항에서 차압했다. 64명 완전 무장 한 군인들이었다. 적도기니 대통령 오비앙을 제거하기 위한 쿠데타 군이었다. 기관총 20자루, AK-47자동 소총 61정, 수류탄 150개, 10개 로켓포로 무장했다. 행동대장은 토아(Toit) 장군이다. 적도기니 대통령 궁으로 들어가 오비앙을 제거하고, 야당 대표 스베로 모토(Severo Moto)를 옹립 할 계획이었다. 새 정권으로부터 석유 이권을 얻어내는 조건이다. 비밀이 누설되었다. 시몬 만(Simon Man)과 토아 장군을 체포 했다. 뒷돈을 댄 자는 아프리카에서 어머니 이름을 팔아 무기장사를 하여 큰돈을 번 마크 대처이다. 그는 영국 수상 대처의 아들이다. 마크는 남아공에서 체포 되었다. 양형거래(plea bargain)를 하여 벌금을 물고 풀려났다. 지금 새 부인을 얻어 지브롤터에서 잘 살고 있다. 독재자도 나쁘지만, 쿠데타를 용역 받은 영국 무기 상인도 도덕적이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