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지금 행복하니?-
안녕 친구야? 나는 지수라고 해. 만나서 반가워! 오늘은, 내가 읽은 <우아한 거짓말>이라는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 어느 정도 줄거리를 알려주자면;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인물인 천지는 흥미롭게도 이야기가 시작하자마자 자살을 해.(이걸 흥미롭다고 해도 되는 걸까..) 그리고 천지의 언니인 만지는 천지의 자살의 진실된 이유를 찾으려 노력해.
천지의 자살동기는 학교폭력이었는데, 정작 가해자인 화연이는 그냥 친구없는 천지가 불쌍해 놀아줬다고 생각을 해. 괴롭혔다 할 지라도 그 정도는 그냥 장난이었다고 생각해버리지. 그 후에도 정말 많은 이야기가 있어. 다 요약하기엔 너무 길테니 결말만 말하자면; 만지는 화연이가 죄책감에 천지를 따라가지 않게 지켜주겠다는 현명한 결정을 내리고 이야기가 끝이나.
이 이야기를 읽고 너에게 가장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어. 너는 지금 행복하니? 나 자신에게 이 질문을 한다면, 나는 슬프게도 별로 행복한 것 같지 않아. 나 정도면 평범하고 좋은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것 같은데, 내가 인간이라 그런지 끊임없이 불만을 생각해내. 그리고 환경과 상관없이 요즘은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실망하고 자책하는 것 같아. 뭔가.. 아무것도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런 무기력의 늪에 빠져버리니까, 사람을 그렇게 좋아하던 내가 친구랑 어울리고 싶지도 않게 되었고 재미있던 공부도 하기가 싫어지네..(원래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지만)
그치만 속마음을 누군가에게 잘 털어놓지 못하는 난, 그냥 괜찮은 척을 했어. 그런데 유튜브에서 본 슬픈 명언 중 이런게 있더라고;
핸드폰 화면을 밝게 해 두면 배터리가 빨리 닳잖아.
그러니까 밝은 척 그만해.
이 글을 보고 난, 남에게 내 이야기를 털어 놓을 줄 알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실천하려고 했어. 근데 누구한테 말 해야할 지 아직 잘 모르겠어.
천지도 지속되는 은따로 이런 무기력한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반복되는 조롱과 자신에 대한 거짓 소문으로 많이 힘들었을거야. 그런데 안타깝게도 천지는 내가 읽은 ‘휴대폰 밝은 화면 배터리’ 명언을 읽지 못했나봐. 도서관에서 우울증에 대한 책을 잔뜩 빌려서 거기에 나와 있는 증상들의 반대로 행동하려고 노력했데. 그러니 엄마나 언니한테는 자신의 아픔을 털어놓을 수 없었을거고, 그 누구한테도 말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거야. 근데 처음부터 그렇게 꽁꽁 숨겨둔 건 아니었어. 천지가 초반에는 자꾸 자기만 술래를 시키는 화연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할 지 엄마와 언니에게 물었어. 그런데 들려온 대답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성의가 없었지. 그래서 그 후로는 학교 친구들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고 해.
그런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느껴지는 행동들과 친구들의 은따는 어린 천지를 힘들게 만들기에 충분했어. 그게 쌓이고 쌓여서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이지.
우리가 오늘 나눈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세 가지야.
첫번째로, 힘든것 숨기지 말 것. 난 부모님에게도 뭔가를 잘 털어 놓지 못해. 내 주변엔 이런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줄 친한 친구도 없고, 그렇다고 마이웨이 오빠나 약간 다른 세계에 사는 것 같은 4차원 순수한 초딩동생에게 이걸 털어놓을 수는 없잖아.. 그럴 때 마다 난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그치만 이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 동생에게라도 좋은 언니가 되려고 노력하는 중이야. 잠깐 이야기가 길을 벗어났네? 그래서 내 고민을 들어줄 사람은 부모님 밖에 없는 것 같아서, 좀 더 진지한(?) 사이가 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 너도 너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 한 명을 찾아봐!
두번째로, 남의 이야기에 경청하자는 거야. 천지가 화연이에 대해 가족에게 상담을 신청했을 때, 그 때 둘 중 한 명이라도 성의 있게 대답해 줬더라면 천지가 그렇게 까지 마음의 문을 닫지는 않았을 거야. 그렇다면 그렇게 스스로 목숨을 끊지는 않았을지도 모르지.
마지막은, 괴롭힘과 장난의 기준은 ‘둘 중 하나라도 불쾌하지 않았느냐’ 라는 것을 잊지 말자는 거야. 화연에게는 장난이었지만, 천지에게는 이 세상과 작별하고 싶어지는 심각한 일이었어. 우리는 장난의 선을 지키며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
내가 오늘 할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너한테 '난 감정 표현을 잘 하지 못한다'고 라도 말하니까 속이 시원해진 느낌이야. 정말 가끔인게 큰 문제이지만 글쓰기가 때론 스트레스를 주는게 아니라 덜어주기도 하네! 오늘 얻은 교훈들 잘 새기고 천지나 화연이 같은 일은 절대 벌어지지 못하도록 필사적으로 노력하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