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에서는 최근 용장산성 홍보관을 건립하고, 고려 삼별초의 자주적인 대몽항쟁사를 본격 알리기 시작했다. 부서진 성곽을 다시 복원하고, 성곽 주변엔 등산로를 조성했다. 궁궐도 행궁부터 건립하고 순차적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궁터와 성곽을 역사공원으로 조성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용장산성 입구엔 ‘사적 제126호 용장산성’이라고 쓰인 커다란 안내판이 용장산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었다. 용장산성에 오는 관광객과 탐방객이 비수기엔 한 달 평균 1,000명, 성수기엔 3,000~4,000명 정도까지 된다고 했다.
궁터의 흔적을 따라 올라갔다. 궁터는 계단식으로 층층이 궁궐이 있었던 흔적을 대변하고 있었다. 궁터의 흔적은 썰렁했지만 그 역사성으로 인해 첫 발걸음부터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1964년에 ‘사적’지로 지정됐지만 방치해 두다가 2000년대 들어 본격 발굴이 이뤄졌다. 부서진 기와조각과 주춧돌 등이 곳곳에서 나왔다. 전부 12C 전후 유물로 확인됐다.
치열한 전투에 승리한 여몽연합군은 다시는 이런 항쟁이 재발되지 않도록 뿌리 뽑고, 일벌백계로 삼별초의 근거지가 된 용장산성을 아예 흔적도 없이 완전히 초토화시켰다. 수백 년간 사라졌던 그 흔적이 최근 ‘삼별초의 역사’로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
궁터 끝 지점에서 등산로가 시작됐다. 등산로 주변은 울창한 숲은 아니지만 다양한 수종을 보여줬다. 진도 군목인 후박나무가 궁터 끝 지점에서 방문객을 반갑게 맞았고, 진달래도 꽃을 활짝 피워 상쾌하게 했다. 군데군데 야생화도 군락을 이뤄 꽃을 피우고 있었다. 동백나무와 측백나무도 맵시를 뽐내는 듯했다.
특히 군화(郡花)인 동백나무는 제법 큰 군락을 보여줬다. 자연적으로 자란 동백에 매년 조금씩 식목해서 면적을 넓히고 있다고 했다. 대나무, 팽나무, 오리나무, 참나무 등도 한창 새순을 드러냈다. 아름다운 나무들이 건강한 숲을 이룬 모습이었다.
이젠 등산로 끝 지점이자, 동시에 좌우로 둘러싸인 성곽길에 도착했다. 성 위에서 용장산성 입구 격인 벽파진을 멀리서 둘러보니, 용장산성은 정말 천혜의 요새 같았다. 삼면은 성으로 둘러싸여 있고, 앞으로 트인 한 면은 동양 최대의 조류속도를 자랑하는 울돌목이었다. 이만한 요새도 없을 것 같았다. 성곽의 높이도 2m에서 최대 4m까지 된다고 했다. 성벽 밖으로는 급경사였다. 도저히 적이 침입하지 못할 것 같이 가팔랐다.
그래서 삼별초군은 방심했고, 여몽연합군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허를 찔렀다. 뿐만 아니라 여몽연합군의 많은 병력을 당해낼 수 없었다. 한마디로 중과부적이었다. 삼별초군의 비명과 아우성이 서린 듯한 그 성벽을 지금 걷고 있다. 정상까지 복원된 상태였다. 성벽 정상으로 가는 길은 조금 가 팔랐지만 억새밭이 하늘거리며 맞았다. 이 억새들은 그 때의 역사를 알고 있을까?
마침 하늘은 더없이 맑았다. 성곽 정상으로 가는 길의 억새와 맑은 하늘이 잘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그림 속에서 역사와 자연에 취해 있었다.
정상은 GPS상으로 267m를 가리켰다. 용장산성 홍보관에서 출발한 지 1시간 만에 약 1.5㎞ 거리를 지나왔다. 사방이 확 트여 북쪽으로 연육교인 진도대교와 울돌목(명량해협)이 지나는 길목에 자리 잡은 조력발전소가 저 멀리 눈에 들어왔다.
정상에서 동쪽으로 가는 성곽은 아직 복원이 안 된 상태다. 다시 갔던 길로 되돌아와 서쪽으로 복원된 성곽을 따라 걸었다. 복원된 성곽은 총 700m. 성곽 바로 옆으로 조성한 호젓한 등산로가 성곽을 따라 나란히 나 있었다. 등산로 양쪽으로는 키 큰 나무들이 가로수같이 쭉쭉 뻗어 여름에도 그늘을 만들어 줄 것 같았다.
삼별초에 대한 평가는 아직 결론나지 않은 상태다. 군사정권 시절엔 ‘삼별초의 난’으로 불리다 지금은 ‘삼별초의 항쟁’으로 조금 순화된 상태다. 무인정권의 하수인으로 복잡한 배경을 간직한 채 출발했지만 우리 민족 최초의 자주적 항거를 했다는 사실 그 자체는 평가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삼별초의 역사도 우리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반역의 역사’와 ‘자주의 역사’는 정말 종이 한 장 차이일까? 용장산성의 길, 아니 진도 삼별초의 길을 걸으며 문득 생각나는 대목이다.
information
●교통 서울 출발 기준 승용차로 서해안고속도로로 갈 경우 목포IC까지 그대로 달리면 된다. 목포IC에서 나와 영산호하구둑~영암방조제~금호방조제로 가다 진도대교를 건너 벽파진로로 가다 용장산성길로 우회전해서 가면 된다.
고속버스는 센트럴시티터미널(호남선)에서 하루 4차례 운행한다. 첫차 오전 7시35분, 막차 오후 4시35분에 있다. 요금은 우등 3만2,000원, 일반 2만1,500원. 소요시간 5시간 20분.
진도 시외버스터미털에서 용장산성 홍보관까지 가는 시외버스는 오전 7시에 첫차가 출발하며, 8시40분, 11시10분, 13시20분, 16시20분, 18시10분 하루 여섯 차례 운행한다. 홍보관에서 오전 7시30분에 첫차가 나가며, 9시10분, 14시, 16시50분, 18시40분 하루 다섯 차례 운행한다. 택시요금은 1만2,000~1만3,000원 정도 된다. 개인택시 문의 백용국씨 (011-636-8797).
●숙식 용장산성 주변에 산성 외에 아무것도 없고 숙식을 하려면 읍까지 나가야 한다. 진도읍 남동리에 있는 낙지전문점 신원지(061-544-7088 또는 011-9615-6000)에서는 깔끔한 반찬에 정갈한 남도음식을 맛볼 수 있다.
/ 여성조선 진행 백은영 취재팀장 | 취재 월간 산 취재팀 | 사진 조선일보 DB 자료협조 서울특별시 관광과(www.visitseoul.net)
첫댓글 여행정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즐거운시간 보내세요~~~
여행 정보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즐거운시간 보내세요~~~
자료 잘 보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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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선인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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