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듣는 리더와 끌려가는 리더는 다르다
좋은 리더는 사람들의 말을 많이 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히 구별해야 합니다.
많이 듣는 것과 많이 듣다가 끌려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리더가 사람들의 말을 듣는 이유는
그들의 말에 따라가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자신이 미처 보지 못한 것을 발견하고,
자신의 생각에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고,
더 나은 판단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므로 리더에게는
귀는 열어 두되 중심까지 열어놓아서는 안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리더가 어떤 일을 오랫동안 생각하고
자료를 찾아보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따져보고
나름의 소신을 가지고 하나의 의제를 준비했다면,
그 의제를 사람들의 반응이 두렵다는 이유로
공론의 장에 올려보지도 않고 접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특히
“사람들이 싫어할 것입니다.”
“다수가 반대할 것 같습니다.”
“괜히 이야기를 꺼냈다가 시끄러워질 수 있습니다.”
라는 말 뒤에 숨어 의제를 포기한다면
그것은 신중함이라기보다 나약함일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준비하지 않은 사람이
“다수가 원하지 않는다”는 말을 앞세워
준비한 사람의 의제를 공론의 장에 올라오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 역시 우리가 경계해야 할 모습입니다.
다수의 의견은 의제를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들어야 할 소중한 의견이지,
의제 자체를 꺼내지 못하게 만드는 장벽은 아닙니다.
오히려 좋은 의제라면
반대하는 사람이 있어도 공론의 장에 올려놓아야 합니다.
찬성하는 사람은 왜 찬성하는지 말하고,
반대하는 사람은 왜 반대하는지 말하고,
준비한 사람은 왜 이 의제를 가져왔는지 설명하면 됩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견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반대 의견을 들어보니 수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처음에는 소수의 생각처럼 보였던 의제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오히려 많은 사람에게 필요한 일이라는 것이 밝혀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공론이 필요한 것입니다.
공론은 리더의 생각을 관철시키기 위한 자리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다수의 생각에 리더가 무릎 꿇는 자리도 아닙니다.
서로의 생각을 꺼내놓고
근거를 대고
반박하고
다시 살펴보면서
더 나은 판단을 만들어 가는 자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에게는 두 가지 용기가 모두 필요합니다.
하나는 자신의 생각을 내놓는 용기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을 때 인정하는 용기입니다.
첫 번째 용기만 있으면 고집스러운 사람이 됩니다.
두 번째 용기만 강조하면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생각을 바꾸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좋은 리더는 그 사이에 서 있어야 합니다.
소신은 갖되 고집하지 않고,
남의 말을 듣되 끌려가지 않는 것.
이것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사람이 많은 조직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누군가 한마디 하면 다른 사람이 맞장구를 치고,
또 다른 사람이 그 말을 반복하면
어느새 그것이 모두의 생각인 것처럼 굳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목소리가 크다고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고,
사람이 많다고 반드시 옳은 것도 아닙니다.
반대로 소수라고 해서 틀린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화뇌동을 경계해야 합니다.
남이 그렇게 말하니까 나도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가?”
“근거가 무엇인가?”
“다른 가능성은 없는가?”
한 번 더 살펴보아야 합니다.
리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고 안심해서도 안 되고,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고 위축되어서도 안 됩니다.
오히려 반대가 많을수록
자신이 준비한 의제를 더 자세히 설명하고
그 의제가 가진 장점과 위험을 함께 내놓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사람들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공론의 장에 올려놓지도 않고 다수의 뜻이라고 말하는 것과,
공론의 장에 올려놓은 뒤 다수의 판단을 따르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전자는 판단할 기회를 없애는 것이고,
후자는 충분히 살펴본 뒤 내린 결정입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민주적 리더십은
무조건 많은 사람의 말을 따르는 데 있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의 말이 나올 수 있도록 문을 열고,
자신이 준비한 생각도 그 문 안으로 가져오며,
서로의 생각을 충분히 부딪치게 한 뒤
결과에 책임지는 것.
그것이 리더의 몫일 것입니다.
결국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많이 듣는 귀’ 하나만이 아닙니다.
듣는 귀와 판단하는 머리,
그리고 결정한 뒤 책임지는 용기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독선적인 리더만이 아닙니다.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자신이 준비한 의제조차 꺼내지 못하는 리더도 경계해야 합니다.
소신이 없는 리더는 갈등을 만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갈등을 피한다고 해서
공동체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불편한 의제를 꺼내야 하고,
때로는 반대에 부딪혀야 하며,
때로는 자신이 틀렸다는 것도 인정해야 합니다.
그 모든 과정을 감당하는 사람이 리더입니다.
리더는 다수의 앞에 서서 다수를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준비한 방향을 공론의 장에 내놓고
다수와 함께 검증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결정된 결과가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그 과정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소신과 독선의 차이이고,
경청과 우유부단함의 차이이며,
민주적인 리더와
다수에게 끌려가는 리더의 차이일 것입니다.
첫댓글 비대위 때 부터 같은 사람들 같은 생각으로 항상 모여 같은 방식으로 문제해결을 하려다 보니 ......매번 실패했던 같은 길로 가는 것 입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은 준비해 온 것도 아닌 데 .....매번 같은 사람들이 모여 궁리한다 해서 뽀족한 수가 나올리가 없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