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국어에서는 어두에 두 개의 자음이 나타는 것이 있었다. 이는 현대국어에는 없는 음운현상이다.
(1). ‘ㅂ’계 : [意], [米], [種], -[浮, 開], -[用]
‘[米]’의 경우 현대국어에서의 ‘조+쌀’이 ‘좁쌀’로, ‘해+쌀’이 ‘햅쌀’로, ‘벼+씨’가 ‘볍씨’로 나타나는
것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됨과 동시에 당시에 ‘ㅂ’이 실제로 음가를 가지고 있었다는
추정의 증거이기도 하다. ‘[浮, 開]’의 경우는 현대국어에서 ‘부릅뜨-’ 등으로 나타나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2). ‘ㅄ’계 : [蜜], [時], [貴], 르[刺]
‘ㅄ’계의 ‘[時]’는 현대국어의 ‘하루 세 끼’ 할 때의 ‘끼’인데 ‘끼니’로 나타나며, 전라도 방언으로는
‘끄니’라고도 하는데 원형에 더 가깝게 보인다. ‘[時]’의 경우는 물론 시간을 나타내는 ‘때’이며,
‘입때’, ‘접때’처럼 ‘ㅂ’의 음가 흔적이 남아 있다.
중세국어에서 음절 끝에서 발음되는 자음은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등 8자음으로 국한되었다.
현대국어에서는 ‘ㅅ’이 ‘ㄷ’으로 중화(中和)되어 ‘ㄱ, ㄴ, ㄷ, ㄹ, ㅁ, ㅂ, ㅇ’ 등의 7종성으로 국한
되는데, 중세국어에서 ‘ㅅ’과 ‘ㄷ’의 혼용이 없이 이 두 소리가 음절말에서 다르게 발음되었음을
의미한다. 예를들면 ‘갇(갓)’과 ‘갓(아내)’, ‘(형)’과 ‘(가장)’에서의 음절말 ‘ㄷ’과 ‘ㅅ’의 음가가 발음상
으로 달랐다는 것이며, 이러한 변환은 한자를 발음하기 위한 일종의 방식으로 보인다.
(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