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명사(이름씨)에 접미사 '-하다'를 붙이면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움직씨)가 된다.
그러나 모든 명사에 '-하다'를 붙여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낱말 속에 동작의 의미가 없다면 '-하다'를 붙여 동사로 쓰지 못한다.
동작의 의미를 갖지 않은 명사에 '-하다'를 붙인다고 해서 동작의 의미가 생겨 날 리는 없기 때문이다.
예컨데 동작의 의미를 갖지 않은 '자유', '자료', '증거' 등에 접미사 '-하다'를 붙여 '자유하다', '자료하다', '증거하다' 등으로 쓸 수 없는 이치다.
'토론', '회담', '감안', 고려', '공부', '연구', 기초(起草)등은 낱말 속에 동작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만, '기초(基礎)', '바탕', '기반', '숙제' 등의 말에는 동작의 의미가 없다.
따라서 '기초(基礎)', '바탕', '기반' ,'숙제' 등에 '-하다'를 붙여, '기초(基礎)하다', '바탕하다', '기반하다', '숙제하다'로 쓰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데 언론 매체나 일반인들도 '기초(基礎)하다', '바탕하다', '기반하다', '숙제하다' 등과 같이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창의·혁신에 기반한 창조경제를 강조했다." <한겨레 2014.1.25치 2쪽>
여기서 '기반'은 '기초(基礎)가 될 만한 지반', '기본이 되는 자리'란 뜻이다. 동작의 의미는 전혀 없다.
'바탕'도 '타고난 성질이나 체질'을 뜻하여, 마찬가지로 동작의 의미가 전혀 없다.
'숙제'도 '미리 내 주어 풀도록 한 문제'란 뜻으로, 역시 동작의 의미는 없다.
그러나 '토론'은 '어떤 논제에 대하여 여러 사람이 의견을 말하고 의론함'을 뜻하여 말뜻에 동작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회담', '감안', '고려', '기초(起草)' 등에도 마찬가지로 말뜻에 동작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하다'를 붙여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로 만들 수 있는 명사는 말뜻에 동작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명사에 '-하다'를 붙여 동사로 쓸 수는 없다.
그러면 위 신문기사는 어떻게 고쳐야 할까?
"…창의·혁신에 기반을 둔 창조경제를 강조했다." 또는
"…창의·혁신을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를 강조했다."와 같이 쓰면 된다.
마찬가지로 '기초(基礎)하다'나 '바탕하다'와 같이 쓰는 것도 잘못된 것이므로, '~에 기초를 두다', '~에 바탕을 두다'라고 쓰거나
'~을 기초로 하다', '~을 바탕으로 하다'와 같이 바꿔 써야 한다.
또 '숙제하다'가 아니라 '숙제(를) 하다'로 써야 옳다. 여기서의 '하다'는 '커피 한 잔 하다'에서의 '하다'처럼 다른 동사 대신 쓰는 용법이다(예; '축구 하다', '술래 하다' 등).
[관련 글] http://cafe.daum.net/banjinsi/gPKa/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