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청주 중학교 선생님들 10명이 방문하기로 예약이 되어 있었는데요. 낮에 일찌감치 오기로 하셨던 미얀마 손님들이 늦게 나타나시면서 우연한 듯, 하늘의 뜻인 듯, 기쁜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디라스님은 한국에서 작은도서관 활동을 하시다 미얀마에서 출가를 하셨는데요, 그곳에서도 책과 문화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도서관을 열고 그림책 읽어주는 활동을 하셨지요.
한국에 오실 때마다 책방에 들러 도서관에 놓을 책들을 후원자들 도움으로 열심히 구입해가셨고, 이런저런 기증도 많아져서 이제 그곳 도서관엔 제법 책이 모아졌다고 합니다.

벌써 미얀마에서 활동하신지 십 년 세월이 흘러...스님은 제자도 길러냈습니다.
한국 이름 "김수진"(수행과 진리 라는 한자어를 쓰는)이라고 스님이 이름도 지어주신 이 분은 미얀마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한국의 그림책, 문화, 음식 등을 좋아해서 스님의 후계자가 되었고 스님이 만든 <이야기숲> 어린이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십 년 동안 한국어를 공부했기에 우리말을 능숙하게 잘하네요.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도서관의 문을 열고, 도서관 운영비 마련을 위해 이곳에서 커피와 라면, 떡볶이, 김밥 같은 한국 음식도 직접 만들어 판매한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미얀마 어린이병원을 찾아 어린 환자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자원봉사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스토리텔링 교육도 받아서 국제 스토리텔러로 일을 하기도 하고요.

청주에서 책방 견학을 오셨던 선생님들께 이분들을 소개해드렸고 스님과, 이 열정적인 미얀마 청년의 이야기에 감동한 선생님들. 즉석에서 도서관 후원회원이 되어 계좌로 후원금을 보내드리기도 하셨어요.
참 기쁘네요.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인연은 어떻게 이어질지 알 수 없는 것이란 생각도 들고요.
우연한 만남이었지만 선생님들께 좋은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해요.

엄마를 따라 온 요 꼬마녀석 ! 2층 그림책방에 가더니 너무 좋아하다가 집에 가자고 하니 그만 울어버리네요.
집에 안가겠다며...ㅎㅎ...다음에 아빠랑 가족 나들이 다시 오자고 간신히 달래서 공룡 그림책 하나 사들고 갔습니다.

매일매일 이야기가 넘치는 시골 작은 책방.
노란 불빛 아래 따뜻한 만남들이 쌓여 갑니다.

손님들을 모두 배웅하고 이제 우리 냥이들과 책방지기의 고요한 저녁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