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리철진 1
시나리오 장진
감독 장진
씬 1. 도입부
까만 무지에서 제작, 주연배우 등의 자막이 뜨며 북한관련 뉴스 멘트들이 아나운서들이 바뀌면서 혼란스럽게 들린다.
아나운서: 합동 참모본부는 오늘 오후 우리어선 그물에 걸려 발견된 북한의 잠수함 한 척을 저녁 일곱 시 반부터 예인하고 있다고 평소의 판문점 측은 평소의 정적을 깨고 모처럼 활기가 넘쳐있습니다. 소를 태우고 판문점 북쪽 지역까지 트럭을 몰았던 운전자들은 북한의 운전자자들은…….
아나운서: 북침 해양에서 인양한 시체는 폭약을 물고 자살한…….
아나운서: 오늘 새벽 2시 반 부산 해운대 앞바다 평화의 집에서 비확인 물체…….
아나운서: 정주영 명예 회장이…….
씬 2. 도로 - 낮
남자 간첩이 인상을 쓰며 여자 인질을 잡고 있다. 경찰, 군대들이 이를 포위하고 있으며 소리 지르고 있는 모습. 비가 내리고 있다.
한 저격수가 총을 들고 쏘려할 때 간첩은 인질에게 향했던 총을 자신의 머리에 서서히 겨눈다.
이 때 카메라는 뒤로 빠지고 멀리서 이 광경을 보여 주면서 '탕'소리가 나다.
씬 3. 기관의 복도 - 낮
긴박하게 사람들이 걸어들어 오고 있다.
부장: 몇 명 죽었어?
요원1: 관계된 건 아직 없습니다.
부장: 실탄이……. 몇 개 모자른다며?
요원1: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부장: 기자들은?
요원2: 방송 삼사 모두 나갔고……. 외신 기자들에게 까지 현장노출 됐습니다.
부장: 심심한 시대에 시청률 꽤나 나왔겠군.
씬 4. 회의실 안 - 낮
도주로가 컴퓨터 화상으로 보여진다.
요원3: 대방 터널에서 마포 대교 남단까지가 확인된 도주로이며 기타 진행방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부장: 침투목적은?
요원3: (다른 요원에게 손짓한다.) 현재 추측 가능한 목적은 스물여덟가지입니다.
(부장에게 자료를 건넨다)
(공작목적 추측도 화상이 뜬다.)
부장: 이거 시대 분위기 파악하고 뽑은 거야? 당신들은 세상 돌아가는 거 안 봐? 얘가 무슨 김신조야 문 세광이야? 대통령을 왜 죽이겠어?
요원2: 단순 침투후……. 사회동향 파악일 수도 있습니다.
부장: 도주한 한 놈은?
요원2: (마우스를 클릭한다)
부장: (화상을 보며) 저 놈인가?
요원3: 아직……. 일행인지도 확인된 게 아니라서 (도주간첩의 사진 화상이 점점 선명해진다. 사람들은 모두 이를 자세히 본다.)
씬 5. 해변 - 밤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는 부둣가에서 바다로 카메라 이동한다.
바위 밑에서 나타나는 철진은 종이를 보며 여기저기를 또한 살펴본다. 철진은 종이를 구기고 손에 여전히 들고 있는 것은 영어잡지. 표지에는 한국인인 듯 한 사람이 찍혀있고 영어로 super pig라고 써 있다. 철진은 종이를 구겨버리더니 먹어버린다.
씬 6. 카페 안 - 낮
공작원이 차에서 내려 카페로 들어간다. 카페 안에 이미 공작원들이 와 앉아있다.
공작원3: 아이구 원 놈의 겨울비가 이렇게 퍼붓는지……. 아직 연락 없습니까? (공작원1자리에 와 앉는다.) 그 자식 아직 연락없습니까? 뭔니까, 이건? (지령문을 보는 공작원1, 2, 3)
공작원3: 또야? 뭔일인데 이렇게 서둘러? (종이를 보며) 한강은 겨울이 더 운치가 있지. 얼지 않는 강…….
공작원1: 이 가을 쭉 따라 올라가면 분명 뭔가가 나올 텐데…….
공작원2: 강의 상류엔 우리가 바라는 게 다 있습니다. ……. 이젠 아예 시를 쓰는구만.
씬 7. 택시 안 - 밤
철진과 강도가 택시 안에 앉아있다. 기사는 핸드폰 통화를 하며 운전한다.
철진은 창밖을 어리바리 바라보고 있다.
강도1: 어, 나여 나……. 나, 시방 손님 모시고 가는 중인데……. 장거리여. 그 뭐냐, 서울 천호동 쪽으로 가는데……. 글쎄……. 나중에 내가 연락하지. 지금은 좀 그려이. (철진을 향해) 아, 손님. 방향 맞으면 같이 좀 태우고 가겠습니다.
강도2: (합승하며) 잠실
강도3: (합승하며) 둔촌동
강도4: (합승하며) 고덕동
철진: (뭔가를 보며) 저……. 선생께서 고덕동이고, 선생께서 둔촌동이면……. 제가 가운데 앉는 게 낳겠는데요. (자리가 바뀐 철진과 강도들)
(택시의 디지털시계가 12시로 바뀐다.)
강도2: 아저씨……. 담배 한 대 피웁시다.
강도3: 창문 쪼까 엽시다.
강도2: 말투가 정가요. 고향이 어디요.
강도3: 목포인디, 워째 엇비슷허요.
강도2: 끝수 차이는 좀 나지만 나가 순창인께 터미널쯤에서 스칠 수도 있었겠구만.
강도4: 앗따, 요것이 기분 좋은 우연일까. 잉? 나는 벌교인디…….
강도3: 하하하. 지도 펴 놓고 목표 순창 벌교 점찍어 놓고 선그어부리면 정삼각형 나와 버링께 하하. 참말로 묘한 인연이구만.
(철진은 긴장하고 있다.)
강도1: 아따, 이거 봐……. 사람이래 태우고도 차가 힘이 솔찬히 받는다 싶었더니 연유가 있었구만……. 나가 광주여, 혁명의 고장, 민주주의의 고장.
강도3: 워메, 정사각형이구만.
강도4: 이것도 호남 향우회인데, 난중에 요금 좀 빼주쇼.
강도1: 아∼ 좋을 때로 합시다.
강도2: 가운데 손님은 본향이 어디요?
철진: (눈동자를 돌리면서 놀라 긴장하며) 저야……. 광주…….
강도1: 얼시구, 반갑네. 학교는 워딜 나오셨는가?
철진: (긴장하며) 기사님은 어딜?
강도1: 뭐 학교 워디 나온 것이 뭐 그리 중요하간디요?
철진: (놀란다.)
(강도1은 브레이크를 밟는다. 급정거로 철진과 강도들은 앞으로 쏠린다.)
씬 8. 검문소 앞 - 밤
차들은 검문으로 줄 서 있다. 철진과 강도들은 긴장한다.
강도1: 하하. 니기미. 검문땜시 차가 막히는디, 돌아가는 것이 어떤가 싶은디요?
강도들: 좋지라.
철진: 감사합니다.
(바퀴가 돌아가면서 유턴하는 택시)
강도4: 어∼ 씨벌, 빨갱이 새끼들 난리친 것 땜시 저 지랄들이여, 아 간첩들 다 잡아 죽여야 되는디 나가 요즘 통 시간이 없어요.
강도들: 하하하
철진: (괴로워하며) 저기요 차 좀 세워주시겠습니까?
씬 9. 도로변 - 밤
토하는 철진의 옆모습. 이를 지켜보던 강도들.
강도4: 앗따 술 많이 드셨는갑네. 어째 등 쪼까 두드려 드려요?
(가방을 보는 강도1은 고개 짓을 다른 강도들에게 한다. 다가가는 강도2는 뒷모습으로 토하고 있는 철진에게 똥집을 하려는 듯 한 장난을 친다. 다른 강도들은 쳐다본다.
강도2: 아저씨 저 좀 보세요. 어휴 힘드네. 아저씨 저 좀 봐요. 가방 좀 잠깐 줘봐요. 가방. 에이 놀래기는……. 어유 드러워라 드러워. 안 갖는다, 안 가져. 아이고 참, 아저씨……. 퍼억(말로만) 씨벌, 그런 것 때매 놀래고 그래 사람이.
강도4: (능청스럽게) 아픈 살망한테 그래…….
강도2: (철진에게) 아저씨……. 이 씨벌놈…….
(철진을 패는 강도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 준다. 철진은 계속 맞다. 강도들은 철진을 땅바닥에 패대기친다.)
씬 10. 다리 - 밤
오선생 걸어온다. 시계를 보는 오선생, 택시에서 내리는 남자.
난간으로 남자는 다가선다. 오선생은 남자를 홀깃본다. 눈치를 보며 오선생은 남자에게 다가간다.
오선생: 한강은 겨울에 더 운치가 있지.
남자: (오선생을 본다.)
오선생: 얼지 않는 강……. 이 강을 쭉 따라 올라가면……. 분명 뭔가 나올 텐데.
남자: 강 따라 올라가면 미사리 팔당댐 나오지. 안가봤수? (절규하며) 씨부럴 다 끝났어. 이젠 다 끝났다구. (남자는 물속으로 뛰어내린다.)
오선생: (놀라며 남자가 뛰어든 장소로 와 본다. 그리곤 황급히 가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