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높이 1,915.4m, 동서길이 50㎞, 남북길이 32㎞, 둘레 약 320㎞. 방장산(方丈山)·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하며, 지리산(智異山)이라고도 한다. 남한에서 2번째로 높은 산이다.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구례군, 전라북도 남원군, 경상남도 산청군·함양군·하동군 등 3개도 5개군에 걸쳐 있다. 1967년 12월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되었으며, 공원 총면적은 440.485㎢로 설악산국립공원의 1.2배, 한라산국립공원의 3배, 속리산국립공원의 1.5배, 가야산국립공원의 7.5배로 규모가 가장 크다. 방장산은 봉래산(蓬萊山:금강산)·영주산(瀛洲山:한라산)과 함께 신선들이 내려와 놀았다는 전설이 있어 이들 3산을 삼신산(三神山)·삼선산(三仙山)이라고도 한다. 여기에 묘향산을 더하여 4대신산, 다시 구월산을 더하면 5대신산 또는 5악이라 하여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지리산은 또한 정감록 신앙에 연유된 십승지(十勝地)의 하나로, 대한제국 말기에는 농민운동에 실패한 동학교도들이 피난하여 살았으며, 이들 일부가 신흥종교를 개창하여 오늘날 각종 민족종교의 집산지를 이루고 있다. 특히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의 도인촌은 갱정유도(更正儒道)의 신자들로 구성되어 지금도 댕기머리와 상투에 바지 저고리를 입으며, 전통문화관습을 유지하고 있다. 1948년에는 여순반란사건으로 패주한 좌익세력의 일부가 이곳에 들어왔으며, 1950년 6·25전쟁 때는 북한군의 패잔병 일부가 노고단과 반야봉 일대를 거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최고봉인 천왕봉(天王峰:1,915m)을 주봉으로 반야봉(盤若峰:1,732m)·노고단(老姑壇:1,507m)이 대표적인 3대고봉이다. 주능선은 동쪽에서부터 서쪽으로 하봉(下峰:1,781m)·중봉(中峰:1,875m)·제석봉(1,806m)·촛대봉(1,704m)·칠선봉(七仙峰:1,576m)·형제봉(兄弟峰:1,433m)·명선봉(明善峰:1,586m)·토끼봉 (1,534m) 등이 있고, 주능선과 거의 수직을 이루면서 남북방향으로 가지능선인 종석대(鐘石臺:1,356m)·고리봉(1,248m)·만복대(萬福臺:1,433m) 등이 연봉을 이루고 있다. 1,500m 이상의 큰 봉우리가 10여 개, 1,000m가 넘는 봉우리가 20여 개, 그밖에 85개 정도의 대·소봉이 있는 한국 최대의 산악군이다. 또한 천왕봉과 덕평봉(德坪峰: 1,522m) 사이에는 10여 대의 헬리콥터가 앉을 수 있는 넓은 세석평전(細石平田)이 있으며, 고산준봉이 많아 계곡 또한 20여 개나 된다. 그 가운데에서 피아골·뱀사골·칠선계곡·한신계곡 등이 지리산의 4대계곡이다. 피아골은 활엽수의 원시림이 광활하게 덮여 있으며, 칠선계곡은 험악하기로 유명하다. 그밖에 청학동과 불일폭포로 유명한 화개골짜기, 맑은 물과 작설차로 알려진 천은사골짜기 등이 있다. 기반암은 대부분 고생대의 화강편마암·화강암 등으로 이루어진 편마암복합체로 여러 종류의 변성암으로 구성되었다. 그 연대는 대체로 7~12억 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동 부근의 고령토 광상은 대부분 이런 편마암 중에 다량 함유된 장석(長石)이 풍화작용을 받아 생긴 것이다. 또한 오랜 세월 풍화와 침식작용으로 깊은 협곡과 둥근 산정을 이루며, 여러 차례의 융기로 고위·중위·저위 등의 3단계 평탄면이 나타난다. 평탄면은 높이 1,000~1,100m에서는 산간분지와 더불어 나타나고, 600m 높이에서는 각 사면을 따라 분포하며, 200m 정도에서는 선상지와 복합된 형태로 나타난다. 낙동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으로 동쪽과 북쪽 사면에서는 덕천강·주천·남천 등이 발원하여 낙동강 상류로 흘러들며, 서쪽과 남쪽 사면에서는 화개천·서시천 등이 발원하여 섬진강으로 흘러든다. 기후는 해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산세가 높아 대륙성 기후가 나타난다. 연평균기온은 12~14℃ 내외이며, 한여름인 7월 중순에는 산록지방이 약 36~37℃ 내외인 반면, 산정은 19~20℃ 내외로 기온차가 고도에 따라 15~20℃ 정도 나타난다. 산지 곳곳에 산곡풍 등 국지풍이 탁월하다. 특히 산의 남동쪽은 저기압의 통과가 빈번하여 여름철 고온다습한 바람이 남동사면에 부딪칠 때 비가 많이 내리는 지형성 강우지역이다. 겨울에는 산지의 북서쪽에 한랭건조한 북서계절풍이 불어 기온이 더욱 낮아지는 반면, 남동쪽은 산지에 의해 계절풍이 막히고 남해를 흐르는 동한난류의 영향을 받아 겨울에도 비교적 온난하다. 연평균강수량은 1,200~1,600㎜이며, 6~8월에 강수의 50~60%가 집중적으로 내린다. 겨울에는 강설량이 많다. 지형이 복잡하고 구름과 안개가 많아 일조시간이 짧다. 첫서리는 보통 10월 하순경에 내리는데, 높이 600~700m에서는 10월 1일경에 내려 평지보다 13일 정도 빠르고, 1,500m의 높이에서는 6월초까지도 얼음을 볼 수 있다.삼림은 온대남부형에 속하나 고산지대에는 한대식물이, 산록지대에는 온대식물이 무성하다. 지리산은 불교문화의 요람지로서 곳곳에 국보급·보물급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다.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계곡 입구에 있는 화엄사는 544년(신라 진흥왕 5) 연기(緣起)에 의해 창건되었으며, 임진왜란 때 왜병에 의해 불탄 것을 인조 때 벽암(碧巖)이 재건한 것이다. 입구에는 수령 300년, 밑둘레 5m가 넘는 화엄사의 올벚나무(천연기념물 제38호)가 있고, 경내에는 화엄사각황전(華嚴寺覺皇殿:국보 제67호)을 비롯해 화엄사각황전앞석등(국보 제12호)·화엄사4사자3층석탑(華嚴寺四獅子三層石塔:국보 제35호)·화엄사동5층석탑(보물 제132호)·화엄사서5층석탑(보물 제133호)·화엄사대웅전(보물 제299호) 등이 있다. 구례군 토지면 내동리 피아골 입구에 있는 연곡사는 화엄사와 같은 해에 연기에 의해 창건되었으며,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중건했으나, 6·25전쟁 때 완전히 소실되었고 현재는 일부만 중건되어 남아 있다. 경내에는 고려 초기의 석조예술을 대표하는 연곡사동부도(국보 제53호)·연곡사북부도(국보 제54호)·연곡사서부도(보물 제154호)·연곡사현각선사탑비(보물 제152호)·연곡사3층석탑(보물 제151호) 등이 있다. 또한 구례군 광의면 방광리에 있는 천은사(泉隱寺)는 828년(신라 흥덕왕 3) 덕운(德雲)이 창건했고, 경내에 극락보전(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50호)·나옹화상원불(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9호) 등이 있다.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의 쌍계사(雙磎寺)는 723년(신라 성덕왕 22) 진감국사 삼법이 창건했고, 경내에 최치원의 친필 비문으로 된 쌍계사진감선사대공탑비(雙磎寺眞鑑禪師大空塔碑:국보 제47호)와 쌍계사부도(雙磎寺浮屠:보물 제380호)·쌍계사대웅전(雙磎寺大雄殿:보물 제500호) 등이 있다. 그밖에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의 실상사(實相寺)를 비롯해 영원사·벽송사 등 사찰과 유물·유적이 많다. 계곡마다 많은 폭포와 소(沼)·담(潭)들이 산재해 있고, 기암괴석 사이를 흘러내리는 계곡의 경관들은 지리10경(智異十景)을 이룬다.지리10경은 노고단의 구름바다, 피아골 단풍, 반야봉의 해지는 경관, 세석 철쭉, 불일폭포, 벽소령의 밝은 달, 연하봉 선경(仙景), 천왕봉 일출, 섬진강 청류(淸流), 칠선계곡이다. 제1경인 노고단은 구례 화엄사에서 올라가며, 10㎞의 산길은 중간 정도에서 가파르기 시작하여 정상부에서는 경사가 60~70°나 산저에는 광활한 초원대지가 펼쳐져 있고, 여기에 흐르는 물은 몹시 차가워 입 안에 넣으면 얼음을 먹는 듯하다. 특히 구름과 안개가 파도처럼 밀려올 때 발 아래 펼쳐진 대지는 산허리를 휘감은 구름바다로 변하여 산 정상부에 서 있는 이로 하여금 구름 위의 하늘에 올라와 있는 환상에 빠져들게 한다. 제2경인 피아골은 구례군 토지면 내동리에 있는 골짜기로, 밭을 일구어 농산물로 피를 많이 가꾸었다는 '피밭골'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으며 직전계곡(稷田溪谷)이라고도 부른다.활엽수의 원시림이 울창하며, 특히 가을단풍이 유명하고 식물이 능선별로 구분되어 분포한다. 산홍(山紅)·수홍(水紅)·인홍(人紅), 즉 산·물·사람 모두가 빨갛다는 삼홍소(三紅沼)가 있으며, 홍류동(紅流洞) 3홍의 명소이다. 제3경인 반야봉은 노고단에서 능선을 따라 전진하다가 임걸령을 지나 우뚝 솟아 있다. 사방이 온통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산식물이 많다. 여름날 저녁 이곳에서 서쪽 하늘을 바라보면 해가 지는 장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제4경은 세석평전의 철쭉꽃이다.산청군 시천면에 속하는 이 고원 들판은 자갈이 많다 하여 세석이라 부르며, 둘레가 12㎞나 된다. 들판 아래쪽은 원시림이 울창하고, 고산초원지대에는 5월초와 6월말에 걸쳐 키가 약 2m 되는 들철쭉이 분홍과 빨강으로 무리지어 들판을 가득 메운다. 제5경인 불일폭포는 쌍계사에서 산길을 약 4㎞ 올라간 곳에 있으며, 폭포 밑에는 넓은 자갈밭이 있다. 제6경인 벽소령은 반야봉에서 천왕봉으로 가는 도중 토끼봉과 삼각고지·형제봉을 지나 약 6㎞를 내려가야 한다.>예로부터 지리산 남쪽의 하동군 화개면과 북쪽의 함양군 마천면을 연결하는 고개였다. 심산유곡의 고사목과 밀림이 우거진 곳에서 허공 중에 걸린 달이 장관이며, 높은 능선에 샘이 있어 야영하기 좋은 곳이다. 제7경은 연하봉의 고사목, 즉 말라죽은 나무의 숲이다. 세석평전에서 촛대봉을 거쳐 6㎞쯤 오르면 연하봉에 닿는다. 이 봉우리 일대는 원시림지대로 제멋대로 자란 나무들이 넓은 들판을 이루고 있다. 위로는 곳곳에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클대로 큰 나무들이 나이가 다해 죽어 넘어져 있거나 서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태고를 느끼게 한다. 아래로는 수백 년을 지나도 푸르름을 간직하는 원시림이 수해(樹海)를 이루고 있다. 제8경은 천왕봉에서 보는 해돋이로, 끝없는 구름 위로 치솟아오르는 일출이 장관이다. 이곳 사람들은 3대를 두고 공덕을 쌓아야만 구름 위의 일출을 볼 수 있다며 극찬한다. 제9경인 섬진강의 맑은 물은 강가의 희고 고운 모래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키는데, 이곳의 은어는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제10경은 천왕봉에서부터 북쪽의 함양군 쪽으로 16㎞쯤 뻗어내린 옛날 일곱 선녀가 놀았다는 칠선계곡이다. 이 골짜기에는 삼층폭포·대륙폭포·칠선폭포·용소폭포 등 작은 폭포가 줄지어 있고, 선녀탕·옥녀탕·비선담 등의 못이 여름에도 차고 맑은 물을 가득 담고 있다. 그밖에도 쌍계사 입구의 벚꽃 터널과 남원 쪽의 뱀사골 단풍이 유명하다. 등산 코스로는 화엄사-노고단-임걸령-반야봉-뱀사골산장-연하천-벽소령-덕평봉-세석평전-장터목-천왕봉-법계사-중산리에 이르는 총 67㎞의 종주 코스가 있으며, 백무동-칠선계곡-하동바위-장터목-천왕봉에 이르는 5시간 코스, 신흥-대성동-세석평전-천왕봉에 이르는 1일 코스, 중산리-법계사-천왕봉에 이르는 4시간 30분의 단기 코스가 있다. 또한 매년 민속축제로 곡우절을 전후하여 열리는 지리산약수제와 지리산철쭉제가 널리 알려져 있다. 주위에는 관광 호텔을 비롯한 숙박시설과 야영장이 마련되어 있으며, 위락·편의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