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산 세심마을
세심대
회재 이언적 선생이 생전에 학문을 깊이 연구하며 유유자적하던 경주 옥산리 세심마을은 농촌진흥청이 지정한 전통테마마을이다. 세심마을은 자옥산과 도덕산, 무학산, 화개산 등의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쳐진 심산유곡이다. 옥산서원과 독락당을 비롯한 정혜사지 13층석탑, 옥산서원 하마비 등의 문화유적이 곳곳에 널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옥산 세심마을은 활쏘기와 칼국수 만들기, 전통예절체험, 제기차기, 떡매치기, 두부 만들기 등의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체험은 전국에서 학생은 물론 기업인들까지 단체로 몰려들어 북적거린다. 한꺼번에 100여 명씩 단체로 몰릴 때는 체험학습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동분서주하며 진땀을 흘리곤 한다.
특히 자옥산과 도덕산에서 흘러내리는 마르지 않는 맑은 물줄기가 청석바위와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하는 계곡을 지나 보물과 국보 등의 문화유적을 둘러보는 역사문화탐방코스는 전국에서도 으뜸이다.
전통문화의 향기를 맡으며 체험마을을 둘러보는 둘레길도 저절로 힐링이 되는 편안한 마을이지만 자옥산으로 올라 도덕산과 무학산, 화개산을 돌아오는 등산길은 7~8시간이 소요되는 인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코스이기도 하다.
계정 가는 길
◆옥산 세심마을
경주시 안강읍 옥산 1리부터 3리까지 이어지는 자연부락은 옥산마을과 세심마을로 나누어진다. 옥산과 세심마을이 모두 전통체험마을로 등록된 조선시대의 묵은 향기가 짙은 전통마을이어서 늘 방문객들로 북적거린다. 포항에서 안강읍을 지나 영천으로 이어지는 28번 국도에서 옥산서원 방향으로 3㎞ 지점까지 계곡을 따라 마을이 쭉 이어져 있다. 옥산서원이 위치한 옥산 1리와 옥산 2리 일대가 세심마을로 불리는 역사문화체험마을이다.
세심마을은 신라시대부터 옥천으로 불려오다 여강 이씨 회재 이언적 선생이 거주하면서 옥산으로 개명해 오늘까지 이어진다. 1532년 이언적 선생이 고향마을에 옥산정사 독락당을 지은데 이어 계정을 지으면서 계정마을, 계정동으로도 불렸다. 지금 행정구역상으로 옥산 1리다.
옥산리는 주변 경관이 뛰어나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과 바위에 이언적이 사산오대(四山五臺)라는 이름을 붙였다. 마을 동쪽의 화개산, 서쪽 자옥산, 남쪽 무학산, 북쪽 도덕산이 사산으로 마을을 에워싸고 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옥계천 주변의 경관이 수려한 세심대, 관어대, 탁영대, 징심대, 영귀대가 오대로 불리는 바위가 풍경의 주인공이 된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흘러 형산강에 이르는 작은 개울은 옥계천 또는 자계천으로 불린다.
계정
세심마을은 옥산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이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맑은 심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뜻의 세심대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세심대는 독락당에서 옥산서원으로 이어지는 길을 횡단하면서 흐르는 자계천 가운데 넓게 자리 잡고 있는 바위에 퇴계 이황의 솜씨로 세심대(洗心臺)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세심마을은 4계절이 뚜렷하다. 봄이 오면 진달래, 개나리, 자목련이며 생강꽃이 피어나면서 마을을 에워싼 산에서 뻐꾸기 소리가 밤낮으로 울려 퍼진다. 여름에는 마을 가운데 길게 이어진 들판에 벼와 함께 온 산이 푸르게 변한다. 자계천은 깊어져 물소리를 키우고 쉬리, 가재와 같은 맑은 물에 서식하는 고기들이 느릿느릿 헤엄친다. 자계천을 따라 형성된 마을 숲은 바위 위에 그늘을 만들어 피서객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하게 진을 친다. 아무래도 세심마을의 풍경은 가을이 최고다. 느티나무와 은행나무 등의 활엽수들이 천연색 단풍으로 물들어 한 번 구경한 방문객들은 지인들을 데리고 다시 방문하게 한다. 겨울의 세심마을은 여느 마을풍경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러나 계곡을 따라 하얗게 얼음이 얼면 여름과 가을에는 숲이 우거지고 물이 깊어 어려웠던 계곡탐방이 가능하다. 주변 역사문화유적과 함께 바위와 얼음계곡이 빚어내는 자계천 계곡탐방은 색다른 정취를 선물한다.
사계절 아름다운 역사문화체험테마가 있는 세심마을은 힐링의 으뜸으로 손꼽힌다. 특히 여름철과 가을 단풍철에는 피서객과 등산객, 체험마을 탐방객들로 마을안길까지 차량행렬이 이어진다.
◆한복입기, 활쏘기 체험
세심마을은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이름이 전국에 알려져 있다. 유치원생, 초중고교 학생들과 기업체 등의 일반인들도 단체로 체험하려는 발길이 줄을 잇는다.
지난 5월17일에는 농협과 네트워크로 연결된 여행객 90여명이 떡매치기, 활쏘기, 문화탐방 등의 내용으로 세심마을에서 체험행사에 참여했다. 또 10일에는 오전에는 경주 나산초등학생 90여명, 오후에는 코레일에서 40여명이 다양한 체험행사를 즐겼다. 손수건 풀잎염색체험, 떡매치기, 옥산서원 등의 역사문화탐방행사와 체험은 힐링코스가 되었다.
다문화가정의 가족들은 한복입기와 전통차문화, 예절 등에 대한 체험행사를 하고 싶어 많이 찾아온다. 활쏘기는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체험프로그램이다.
이언적 선생이 기거하던 독락정과 계정, 후학들이 공부하고 향사를 올리던 옥산서원에서 마음의 때를 씻어내며 농촌체험을 하는 휴양마을 세심마을. 홈페이지와 전화 054-762-6148로 문의하면 상세하게 안내받을 수 있다.
세심마을에서의 농촌체험은 계절별로 바뀐다. 감자 캐기, 부추 수확하고 전 부쳐 먹기, 고구마 캐기 등은 수확시기에 맞아야 가능하다. 피자와 쿠키 만들기는 청소년들이 좋아한다. 칼국수 만들기, 두부 만들기, 백등 만들기와 탑돌이, 제기 만들어 차기, 활쏘기, 손수건 풀잎 염색하기는 사계절 가능하다. 또 나만의 도자기 만들기 체험과 된장, 간장 만들기에 이어 만들어진 된장을 구매하는 것도 재미다.
식사는 주문해서 먹을 수 있다. 대부분 하루 체험으로 진행되지만 1박2일 코스의 체험이 알차다. 한복 입고 예절 배우기와 과거보기 체험도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손꼽힌다. 문과는 옥산서원 등의 주어진 시제를 통해 글짓기로 과거를 체험한다. 무과는 활쏘기와 고리던지기, 제기차기로 성적을 매긴다.
◆공감카페와 곤드레밥
세심마을로 들어서는 진입로는 편도 1차선 도로가 남북으로 길게 이어져 있다. 도로 양쪽으로 가로수가 줄을 서 있고, 모내기 준비로 물을 가득 담은 논바닥에 벌써부터 개구리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왼편에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고, 운동기구와 산책로가 조성돼 여름철이면 마을사람은 물론 피서객들로 북적거린다.
마을이 역사문화탐방객들과 특히 여름철 피서객들로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카페와 식당들도 저마다 이색적인 맛을 자랑하며 들어서고 있다. 마을입구에는 구판장 같은 옛날 건물에 ‘커피’ 간판을 내걸고 영업을 한다.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커피 메뉴를 창문에 새겨둔 것이 컬쳐처럼 보이지만 상큼한 반란 같다. 커피 향기 가득한 아메리카노, 까페라떼를 주문하는 손님들이 줄을 선다. 공방을 겸한 카페, 파전과 동동주를 판매하는 오래된 가게들도 다닥다닥 붙어 손님들을 유혹한다.
옥산서원과 독락당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는 오래된 나무들이 줄지어 그늘을 만들며 역사문화탐방고장의 전속 인테리어 같은 느낌을 준다. 왼쪽으로 작은 개울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면 근사한 2층 건물이 시선을 붙잡는다. 1층이 시원한 통유리로 지어진 건물에 도시에서 살다온 사람처럼 말쑥하게 차려입은 부부가 말린 꽃 등으로 인테리어를 하고 정갈한 커피와 꽃차, 한방차 등의 다양한 메뉴를 주문대로 척척 내어온다. 바로 옆에는 메뉴가 다양한 한정식 풍의 식당이 자리하고 있어 배고픈 탐방객들의 식욕을 달래준다.
논두렁길 같은 농촌풍경이 이여진다. 좁은 길을 따라 산속으로 들어가다 보면 장미와 계절별 꽃들로 장식하고 있는 별장 같은 주택들이 눈을 호강하게 한다. 이어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 ‘농촌체험 세심마을’이라는 간판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토산정’이라는 한방오리, 곤드레밥을 잘하는 식당과 ‘COFFEE cafe 공감'이라는 간판을 문화재처럼 내건 마당 넓은 2층 집이 나온다. 1층에서 배를 채우고는 2층 전망 좋은 곳에 의자를 당겨 삼삼오오 수다삼매경에 빠지거나 세심마을의 전경에 넋을 놓는다.
독락당 쪽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다 보면 ‘청정’이라는 간판이 논둑길 건너 한옥에 걸려 있다. 정통 한식요리를 맛깔나게 차려내는데 청정에서는 모두 예약을 해야 맛을 볼 수 있다. ‘소담’, ‘옛고을’ 등의 식당은 손칼국수, 새싹비빔밥, 묵, 추어탕, 해물파전, 코다리찜 등의 다양한 메뉴와 대추차, 생강차, 녹차, 발효차, 보이차, 메밀차 등의 차류도 손님의 취향에 맞춰 내놓는다.
세심마을은 산 속에 묻힌 산촌이지만 빈손으로 들어와도 배고파 구경못하는 일은 없다. 전통한정식에서부터 현대식 퓨전음식까지 구색을 맞추고 있어 맛난 음식에 누구나 편안하게 힐링할 수 있는 오래된 현대식 마을이다.
◆역사문화 탐방로
정혜사지 13층석탑
하마비
경주는 신라 천년의 향기가 곳곳에 묻어나는 도시다. 그러나 세심마을에는 조선시대 이후의 문화유적이 대부분이다. 정혜사지 13층석탑은 국보 40호로 세심마을 위쪽에 위치해 있어 역사문화탐방의 꼭짓점이 된다. 그 위에는 장산서원, 다시 세심마을로 내려오면서 보물로 지정된 옥산정사로도 불리는 독락당. 세심마을 이복희 사무장은 독락당 툇마루에 앉아 자계천을 바라보는 체험은 반드시 해보라고 권한다. 독락당 동쪽 벽의 문을 열어 제치면 자계천과 경계를 긋고 있는 돌담에 보기 드물게 창틀을 만들어 둔 것을 보게 된다. 돌담의 창틀로 자계천과 어우러진 풍경을 자연 그대로 한 폭의 산수화로 감상하게 한다. 특이하고 지혜로운 건축공법으로 최근에 알려지고 있다. 개울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글을 읽고 쓰며 마음을 씻어 내렸으리라.
마을길을 총총 걷는 길도 심심치 않다. 벽마다 그려진 그림들은 조선시대 마을의 전경을 담고 있어 발걸음마다 즐거움이 솟게 한다.
개울물소리를 들으면서 옥산서원으로 건너는 외나무다리에서 보는 세심대, 하얗게 떨어지는 폭포수, 청석으로 둘러싸인 깊은 물이 소용돌이치며 흐르는 자연은 마음을 시원하게 헹구어 주는 것 같다. 논두렁길 끝에 박혀 우뚝 선 ‘하마비’는 또 다른 감회에 젖어들게 한다.
떡매치기와 칼국수 만들기 체험으로 허기를 달래가며 즐기는 세심마을의 체험은 역사 속으로 들어가 미래를 배우게 하는 힐링코스로 인기가 높다.
첫댓글 선비들이 마루에 앉아 들창을 통해 바라보던 자연 풍경.......
빗소리, 개울물소리, 바람소리 여과없이 벗하며 스스로 한폭의 풍경화가 되었던 선비.........
옥산서원, 독락당, 계정에서 체험해보는 것도 좋을 법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