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나의 길동무
최 순 태
내가 어릴 때 우리 집에서는 암소가 한 마리 있었다. 소는 집안의 일꾼이자 재산이었다. 나와 큰형님은 여름에는 꼴을 하고, 겨울에는 벼 수확 후 생긴 짚을 작두로 썰어 여물을 만들어 소에게 먹였다.
해마다 방학이 되면 나와 동네 아이들은 소를 몰고 풀이 많은 산으로 데리고 가서 싱싱한 풀을 뜯게 했다. 산에 소를 풀어놓고 나는 작은 폭포 밑에서 평소 좋아하는 가곡이나 학교에서 배운 노래를 하였다.
이때 나는 내 목소리가 대중가요 보다 성악에 맞는 소리라고 스스로 판단을 하였다. 학교 수업 중 음악시간이 즐거웠다. 선생님이 치던 오르간 연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던 기억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평소에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소심한 성격이라 남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생각을 감히 해 본적이 없었다. 가끔 부모님이나 친척 앞에서 재롱을 뜰 뿐이었다. 이러한 나의 성격은 군대생활을 거치면서 조금씩 변해갔다.
팔도의 사나이들이 한곳에 모여 살아가는 이 사회는 여러 가지 재능을 가진 친구들이 많았다. 그 중 노래에 취미를 가진 전우도 있었다. 나와 취미가 같은 사람과 어울리는 것은 당연하였다.
그들 중 서울출신인 J는 같은 소대에서 수시로 어울려 그의 기타 반주로 즐겁게 노래를 하였다. 전역을 하여 지금은 소식이 끊겨 있지만 이 세상 어느 곳에서 잘 살고 있으리라 짐작된다. 그가 불현 듯 보고 싶다.
군대생활을 마치고 대학에 복학하여 공부를 하는 중에서도 야유회나 모임에서 노래 할 일이 있으면 부르기도 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우연한 기회에 합창단에 들어갈 기회를 가졌다. 거기서 여러 사람들과 호흡을 맞춰가며 노래를 부르고, 따로 개인 지도를 받게 되었다. 지도를 받을 때 잘못하면 지적도 받고 하면서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런지 몰라도 연습의 과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도 입으로 중얼거리면서 끊임없이 반복하였고, 마음에 들 때 까지 거듭해서 숙달 시켰다.
합창단 활동 중 각종대회에 참가하였고, 정기연주회를 여러 차례 가졌다. 참가한 대회에서 수상을 한 때에는 나와 합창단 멤버들은 뿌듯한 자부심을 느꼈고 노래가 끝난 뒤의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이러한 바탕으로 내가 소속된 동문 산악회에서 청산도로 1박2일 여행을 떠난 일이 있었다. 등산이 끝난 후 밤에 숙소로 돌아와 연회를 베풀 때 여러 동문들 앞에서 서투른 노래를 부른 적이 있었다. 그 노래는 가을의 기도이다. 김현승 시인 작사인 이 노래는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로 시작된다. 낯선 한적한 섬에서 밤에 불러 운치가 있었다.
노래를 불러 여러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일은 보람이 있다. 우리 합창단에서는 시민을 위한 행사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치료중인 환자나 다문화가정 축제에 초대되어 많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행사를 가졌다.
요즈음 다른 일 때문에 잠시 합창단 활동을 하지 못하지만 평소 집에서도 발성연습을 하면서 노래에 대한 끈을 놓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유투브에 나오는 음악 동영상을 나는 즐겨 본다.
노래 부르기와 동시에 나는 지금 수필창작에 매진하고 있다. 훌륭하신 선생님들과 함께 글쓰기를 배우고 교류를 하면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취미가 앞으로 나의 길동무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나의 친구로 남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첫댓글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이 길동무가 된다면 그것이 가장 행복하고 의미있는 일일 것 같습니다. 더구나 선생님의 길동무는 선생님뿐 아니고 다른이들까지 행복하게 해 주는 일이니 무엇보다 멋진 길동무 아닐까요? 오래 오래도록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길동무일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좋은 취미들을 길동무로 삼으신 선생님이 부럽습니다. 더욱 건강하셔서 많은 성과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가끔 선생님의 가곡을 들으면 음치인 나로선 무척이나 부러움을 느꼈습니다.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며 남들의 귀까지 즐겁게하는 노래, 정말 좋은 길동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더욱이 수필 공부를 하시며 좋은 글 동무까지 두셨으니 금상첨화 입니다. 좋은 길 동무와 좋은 인연이 길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음악에 타고난 소질이 있으시나 봅니다. 정말 좋은 소질을 잘 다듬고 가꾸어 훌륭한 길동무로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그기에다 지금은 새로운 길동무 수필까지 만나셨으니 정말 행복하실것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타고 난 미성에 노력까지 더해 훌륭한 성악가가 되신 것 같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반주도 없는 데, 기꺼이 좋은 노래를 불러주셔서 고맙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음악과 글쓰기라는 좋은 길동무와 항상 동행하시기 바랍니다.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불러주신 가곡을 몇번들은 저는 참 노래를 잘 하신다고 감동을 먹었습니다. 노래라면 천리만리 달아나는 저는 모임에가서도 노래를 못하는 대신 벌금까지 낸 일도 있습니다. 노래로 인해 참 삶을 즐기시고 좋은 길동무와 함께하시는 삶 참 부럽습니다.언젠가 또 선생님 노래를 들을 날이 자주 있지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좋은 삶의 길동무를 만났습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그 재능도 가꾸어야 빛이 나고 잘 이용할 때 행복한 삶을 가꾸는 길동무가 되겠지요.
길동무와 함께 선생님의 앞날이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잘 읽었습니다.
정말 부럽습니다! 음치라 남들 앞에서 노래를 불러본 적이 별로 없거든요. 이 또한 콤플렉스라 깨려고 무던히 애를 써보기도 했습니다만 그럴수록 그쪽으로는 자꾸 멀어져 이제는 신경 안 쓰기로 했습니다. 천부적인 재질에 노력까지 보태니 어찌 빛이 나지 않겠습니까? 부러워하면서 잘 읽었습니다.
좋은 취미를 잘 가꾸시는 모습이 보기에 좋습니다. 노래 요청이 부담스러울실수도 있는데 기꺼이 불러주셔서 덕분에 귀호강할수있어서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