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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글도 써놓고 보니 참으로 길고 길군요.
왜 이렇게 늘 길어질까요?
이것도 병인듯.....
원래 부엌 정리하는거 세 개 쓰려고 했는데
그냥 두 개로 붙여서 끝내는거라고 생각해주시길^^
제가 꽂히면 거미줄처럼 줄줄 나오지만...
그게 오래 못간다는^^;;
제가 바이오리듬이 좀 짧습니다.
갑자기 꽂혀서 몰두하고 몰입하는 그 강도만큼, 식을 때도 피시식 허망하게^^;;
그래서 제 별명이 양은남비입니다.
허허...
누리끼리한 미쉐린에 양은남비라...
이건 완전 품위는 포기한.....
그리고..
글 좋다고 마구 칭찬해주시지만....
아무리 좋은 사이도 너무 오래 보면 질리고 급기야는 싸움납니다.^^;;
아마 이글 쓰는게 길어야 두달이 한계가 아닐까합니다....
그 동안 할말 다 하고 끝내려면...
글 하나 하나가 엄청나게 길어질듯 하네요..
할말 못하고 죽은 귀신은 황천길도 편치 않다하니
잘한다고 자리 깔아주신 김에 최대한 할말을 빨리 다할 생각입니다.
제 글을 읽고 부엌 가전제품이나 밀폐용기 한 개라도 덜 사는 분이 있다면...
제 팽귄 앞발톱 페디큐어에 도움이 될듯^^
제 펭귄이 요즘 사춘기인지 멋을 좀 내셔서 제가 좀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근데 글이 너무 길어서 이거 다 읽고 나면 지쳐서
한숨 주무셔야할거 같네요^^
이 글은 제 부엌 살림이 늘어났다가 정리되었던 과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
이거 진짜 매장입니다.
물리적 매장^^;;
가족들 삽들고 옵니다....
부엌 살림들....
원래 있던거나 그게 늘어난 과정은 생략하고....^^
그걸 다 쓰면...
저도 사회적 체면이라는 것이 있는데^^;;
애매모호한 지점부터 시작하기로 하지요...^^
한동안 살림에 불붙어서 냉장고, 씽크대를 정리하는 블로그들, 잡지들을 찾아보면서...
내 살림과 이 잡지 살림의 차이는 수납용기의 차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김태희와 나를 비교해보니
키도 대충 비슷해보이고 눈만 놓고 비교해보면 그렇게 큰 차이도 안나고
코만 놓고 비교해봐도 그렇게 큰 차이도 안나고...
뭐 이런 식의^^;;
그래서 김태희와 나의 차이가 머리스타일이라는 결론을 낸것과 같은 뭐 이상한 결론이 도출되는 것이지요. ㅠㅠ;;
참으로 이상한 곳에서 이상한 답을 맘대로 만들어내는데 뭐 있습니다.
저 살림들은 진열하자고 만들어놓은 것이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결혼사진과 같은 순간의 사진 한컷이고 ...
그것도 수십장 찍어서 제일 잘 잘 나온걸로 뽀샵질까지 한건데....
내 살림은 날마다 써야하고 늘어진 일상이라는 그런 근본적인 차이 따위...
그런 사소한(?) 차이 따위 꺼져버려!!!!!!
그리고 두주먹 불끈 쥐고 벌떡 일어납니다.
맞아...
아무리 깨끗이 닦고 넣어놔도 각종 비닐 너덜거려서는 폼이 안나는거야.
보기 좋아야 살림할 맛도 나고...
부엌이 아름답고 쾌적해야 부엌에 자주 들어가고 싶고
오래 머무르고 싶고 요리도 하고 싶어질게 분명해.
그 부엌이 그 주부의 살림솜씨를 보여주는거잖아.
블로그를 보니 콩이나 팥도 동그란 원통형 유리 밀폐용기에 넣으면 아주 보기가 좋은겁니다.
게다가 한참 장아찌며 피클이며 과일로 만든 잼이며 차 종류에 꽂히고 있을 때였습니다.
제가 사실 그동안 잘 숨겨오고 아직도 치료하지 못한 오래된 지병이 있는데.....
쿨럭...
꽂히면 어떤 고난과 역경도 이겨내버리고 태산도 옮겨버리는 병입니다.ㅠㅠ;;.
근데 그게....
옮기면 안되는 태산을 옮기는 경우가 많고
옮기는게 아무 의미없는 태산이 대부분이라는 슬픈....
그런 짓 오래 해놓고 보니
그 태산을 옮기는 기준이,
그것이 얼마나 필요한 일인가가 아니라
나를 얼마나 인상깊게 자극시켰느냐로 움직였다는 결론이 나더군요.
모든 물건을 살 때도 그 모양이었으니....
쿨럭...
암튼 그날도 다른 것에 꽂혔을 때처럼...
그 주에 해야할 모든 일을 다 제끼고
청소나 설거지같은 사소한 일따위 팽개치고 벌떡 일어나
각종 잡곡을 보관하기 위한 밀폐용기와
파스타를 담기 위한 키큰 밀폐용기와
온갖 장아찌 종류를 담을 유리 밀폐용기와
과일 쨈, 수제과일차를 보관하기 위한 용기들,
냉장고를 정리하기 위해 투명한 플라스틱 통과
냉동실을 정리하기 위한 수납용기들을 사러 나섰습니다.
백화점에 도착해서 뿌듯하게 돌아보고나니...
아..
뭐 이렇게 비쌉니까?
백화점이 달리 백화점이 아닙니다.
눈물 쏙빠지게 비싸니까 백화점인거지요....
당시에는 전제제품을 제외한 물건은 인터넷 쇼핑을 하지 않을 때였습니다.
동네 수입상가들을 돌아다니다가 남대문으로 갑니다.
그 유리 밀폐용기들이 싼건 한 개에 만원 정도하는데
뭔 메이커라는데 유리로 되고 원목 뚜껑이 달려서 보기에 좋고 큰 밀폐용기는 5만원도 하더군요.
어머나 세상에...
뭐여...
이러면 안되는데...
이거 아닌데.
이게 이렇게 비싸면 이야기 진도가 안나가는데...
여기서 돌아설 수는 없으니 타협을 하기로 합니다.
마음에 좀 안들지만 적당한 가격으로 쌈지막하게 셋트로 샀습니다.
양념통도 여러 개를 유리병으로 사고...
반찬그릇도 셋트로 사고..
거기에 적당하게 담아놓을 곡식들과 온갖 허브도 다 사고...
각종 식재료들을 다 샀습니다.
도저히 들고올 수가 없어서 퀵으로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도착한 짐들을 풀어서 다 셋팅해서 씽크대 안에 멋지게 수납하고
냉장고도 정리했습니다.
냉장고를 열심히 청소하고...
아...
지친다...
이놈의 냉장고..
구석구석 뭐 이렇게 닦아야할 곳이 많습니까?
그래도 나는야 프로가 되려는 주부.....
이 정도의 시련은 참아야해....
난 울지않아.
그렇게 장하게 냉장고 청소를 끝내고....
아..
힘들다....
사온 케이스에 맞게 호박도 당근도 잘라서 넣고...
파도 다 씻어서 절반으로 잘라서 케이스에 맞췄습니다.
된장, 고추장이며 양념류도 정리하고
마른멸치, 고춧가루, 온갖 건어물이며 다 담아서 냉동실에 멋지게 셋팅하고
반찬그릇도 깔별루다가 다 맞췄습니다.
가장 손이 가기 쉬운 곳에 쟁반을 넣고 그 쟁반에 자주 먹는 반찬을 보기좋게 정리하고...
여러개 손 갈거 없이 그 쟁반만 꺼내면 상이 차려진다는^^;;
아주 냉장고가 선전 나가도 되게 생겼습니다.
뿌듯해서 몇 번을 열어보고 비뚤어진거 각 맞추고...
2주일도 안돼서....
이게 뭐 담을려고 샀던거지?
파를 담았었나?
야채인가?
뭐지?
다 섞인데다가 더 중요한 것은
설거지...
어무이....
그 용기들 다 씻어줘야합니다.
비닐봉지에 담아서 쓰다가 버리면 될것을
뭐 났다고 쓸데없이 설거지를 늘리고......
아....
눈물난다....
지금은 냉장고 자체가 없습니다.
그놈의 냉장고 치워버리니 어찌나 편한지..
제 뇌 속을 그리면 ‘냉장고 청소’가 늘 한짐으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놈의 냉장고 청소...
그게 그렇게도 하기 싫어서...
냉장고 열 때마다 한숨이 나오고.....
냉장고 속에서 감자는 싹이나고 잎이 나고...
진짜...
냉장고 청소하기 무서워서,
일없어서 안오시겠다는 도우미 아주머니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고....^^;;
김치 냉장고는 통을 들어내서 한번 닦아주면 되고...
넣어놓는 것 자체가 별로 없으니 청소가 발생을 안합니다.
지금은 집 앞 마트가 우리집 냉장고려니 하고
필요하면 나가서 사옵니다.
다행히 살고 있는 아파트 입구가 재래시장이고 마트 큰게 둘이 서로 싸우고 있다는^^;;
앞으로 냉장고를 사게 된다면 가정용 가장 작은 사이즈로 살겁니다.
아니. 냉장고 살날이 안오기만을 빕니다.
김치냉장고는 통을 들어내서 그 통을 정리하고 씻으면 되는데
냉장고는 부속도 많고 선반이며...
아이고.....
암튼..
저 김치냉장고 고장나면....
그냥 냉장고 없이 버텨볼까 생각중인데....
김장김치만 어떻게 해결되면 가능할거 같기도 하고....
냉장고 청소,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설거지후 거름망 닦는거...
이게 제 인생의 영원한 숙제였는데
한가지는 그걸 없애는 버리는걸로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씽크대 위에도 한 살림을 차렸지요.
알라딘이 허리춤에 차고 다니게 생긴 긴 주둥이가 달린 멋진 양철로 만들어진 날씬한 용기에 식용류랑 액체로 된 양념을 담고......
멋진 파스타 용기와 허브 양념들을 줄줄이 늘어놓으니...
우리 부엌이 달라졌어요^^
완전 뽀대납니다.
아주 흐뭇합니다.
우리집도 이제 잡지에 나온 집처럼 되었습니다.
밀폐용기가 좀 비싸서 싼걸로 산게 좀 걸리지만...
그래서 완벽한 수준은 아니지만
뭐 잡지 나갈 것도 아니고....
이정도면 아주 훌륭합니다.
그리고 잼도 만들고 피클도 만들고 장아찌도 만들고 모과차에 생강차도 만들고...
부엌은 장하게 어질러지고
그거 하느라 한 3일은 식사준비를 못해서
만두며 빵이며 치킨이며 시켜먹고....
지쳐서 쓰러져서 한 3일은 자리 보존하고..
자리보존하면서 밥할 수 없으니 다시 피자며 짜장면이며 시켜먹고...
제가 그 물건들을 장하게 부엌에 벌려놓은 뒤
며칠 후 일하러 오신 도우미 아주머니의 그 표정...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그 복잡미묘한 표정.. ㅠㅠ;;.
아주머니는 그때 알고 계셨던거지요.
저것이 얼마나 먼지가 꼬이는데 이거이 뭐여...
그때는 해독하지 못했던 그 표정이
바로 그 표정이셨던거지요.
저희 아주머니가 별로 투덜거리거나 표현이 없으셔서 잘 몰랐습니다.
지금이라도 늦게나마....
아주머니 죄송해요.. ㅠㅠ;;
그 양념통들을 쓰면서 보니
우리집에서 쓰는 양념은 고춧가루하고 설탕하고 소금하고 깨하고.....
그리고 장류 몇개하고 식용유하고 참기름....
가끔 특별 요리하면 물엿이나 식초, 미림, 굴소스 써주고...
다른 것들은 한달에 한번도 쓰질 않게 되더군요.
참기름 들기름 병은 얼마 쓰지도 않았는데 기름에 쩔고.....ㅠㅠ;;
허브 종류는 바질 조금 쓰고 한 번도 안쓴 채로 1년이 넘게 그 자리에 있고...
닭요리를 하거나 고기요리를 할때 타임이며 로즈마리며 넣어줘야하는데...
잊어버리고...
잊어버려도 요리에 아무 지장이 없고... ㅜㅜ;;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집 인간들이 차를 안마셔요.
건강에 좋은 차를 그렇게 만들어놨건만...
타다가 코 앞에 대령해도 시큰둥..
쨈은 쨈대로 하염없이 세월을 죽이고 있고....
그 쨈이라는게...
참 줄어들지 않는 음식이라는걸 그때 알았습니다.
장아찌며 피클은...
만들면서 간 맞는지 보고 숙성되었는지 꺼낼때 한번 먹어보고...
그리고 상위에 올려진 대로 며칠을 한점이나 두점 손대고....
그냥 다 버렸습니다. ㅠㅠ;
도대체 이 집구석은 뭘 먹고 사는 사람들인건지...
알고보니 이집에서 같은 성을 쓰는 저 세사람은 새콤한걸 안좋아하더군요.
사실 저도 새콤한거 안좋아합니다.
저와 성이 다른, 나머지 세명이 혹시나 좋아할까 싶어서.... ㅠㅠ;;
아...
그런데 요즘도 가끔 보면 양파나 각종 피클 만드는거 보고 있으면 끌린다는...
이거 병입니까?
조상중에 누가 피클이나 마늘 장아찌, 간장게장 만드는 무수리가 있었나봅니다.
피가 땅기는걸까요?
그놈의 곡식 담아놓은 용기는 크기도 애매해서 왜 비닐포장으로 사온 것을 담고 나면 그게 조금씩 남는건지.....
비닐에 남은 것은 또 남은 것대로 바깥 씽크대 상자에 수납을 해야하고.
이거이 뭐여....
차라리 처음부터 그냥 비닐 통째로 바깥에 수납하면 되는데....
같은 것을 두 군데로 나눠서 수납할 물건 숫자만 늘리고...
그런데 우리 가족은 잡곡밥을 싫어한다는... ㅠㅠ;;
그 곡식은 온갖 벌레가 생겨서.....
무서워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아주머니한테 잔소리들을거 같아서...
아주머니 오시기 전에 그거 버리면서 눈물 쏙 뺐습니다.
근데 그렇게 벌레가 생긴걸 보고 나니
아무리 넣어놔도 벌레가 안생기는 밀가루며 튀김가루며 부침가루며 찹쌀가루는 뭥미?
이건 벌레가 생겨도 문제 안생겨도 문제.....
그리고 스파게티 담는 통은....
이게 참 멋스럽고 인테리어적으루다가 괜찮은디...
우리집은 파스타를 안좋아하고.....
파스타는 쌀국수 면으로 해먹었는데....
그걸 뭐하러 샀는지,...
이거 파스타를 약간 부족한듯 담아서 서로 휘어지게 빙 둘러서 담아야 멋진데...
두봉지 있던거 다 담으니까 꽉 찬것도 아닌 것이 어정쩡하게 멋도 없고....
암튼 그것도 오래오래 있었고..
뭐 결국...
다 먼지가 꼬여서....
몇 개월 지나니까 뚜껑 위에 앉은 먼지가 그냥 닦는걸로 해결이 안된다는걸 알았습니다.
부엌의 기름공기와 먼지가 맞물려서 묘한 묵은 때를 만들더군요.
제가 그때 알았습니다.
부엌에는 기름기 낀 먼지와 기름기를 머금은 공기가 돌아다닌다는 것을...
부엌 살림은 그 기름기 머금은 먼지가 끼여서 깨끗하게 간수하기가 참 힘들더군요...
게다가 요리하면서 양념 묻은 손으로 한번 만져주시면....
그리고 아주머니는 아주 주워온 자식 쳐다보듯이 그것들은 신청도 안하시고... ㅠㅠ;;
그거 다 치우고 지금은 슈퍼에서 사온 원래 용기 그대로,
제일 작은 용량을 사서 옹기종기 서로 키도 다 맞는 것들로
종이상자에 담아서 가스렌지 아래 놓고 씁니다.
딱 다 쓸 때쯤이면 버리고 싶게 용기도 더러워져있습니다.
가루 양념은 플라스틱 양념통 4개짜리에 담아서 쓰고..
그 양념통 묵은 때 끼면 3년이나 4년에 한번씩 버리고 새로 삽니다.
아주 신간 편하고 좋습니다.
무슨 양념통을 이고 지고 살 일 있습니까?
네...
제가 그러고 살았습니다.
그놈의 수납용기들이 그렇게나 많고 먼지 꼬이기 시작하니까
설거지를 다 하고 나도 개운하지가 않은겁니다.
저걸 한번 대대적으로다가 닦아줘야하는데...
한달에 한번은 닦아야하지 않나?
한달은 금방 가더군요.
그래.
계절별로 한번은 닦아야하는데...
계절도 어찌나 순식간에 가던지....
그럼...
일년에 한번은 닦아야하는데...
그렇게 늘 마음에 묵직한 짐으로..... ㅜㅜ;;
그날 먹은 설거지도 미루고 미루는 주제에 무슨 일 났다고
그렇게 바리바리 사들여서.....
마음에 짐만 가득가득 늘렸는지....
제가 그렇게 4-5년마다 한번씩 살림병이 도지면 그런 짓을 했었습니다.
진짜...
물건은 집에 들이면 그날로 관리모드 들어가는겁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관리를 해줘야합니다.
‘모든 소유는 번뇌의 근원이다’
네.
네..
맞습니다.
내가 상전이 되어보겠다고 물건을 들이면
그 물건들이 다 나를 무수리로 만들어버리는데....
아주 질려버렸습니다.
진짜 물건이라면 이제 지긋지긋합니다.
아무리 미모로 나를 꼬셔도 이젠 끄떡도 안합니다.
특히 부엌살림....
으....
그거 다 기증하려니까...
닦고 씻느라 죽는줄 알았습니다.
사느라 돈들어
사려고 돌아다니느라 시간 버리고 힘써
사서 쟁여놓고 설거지해야한다고 날마다 나를 괴롭혀
남 주려니 씻고 닦고 시간써 힘써 물까지 쓰고....
암튼...
진짜....
아호...
진짜 타임머신 개발해야합니다.
돌아가서 한 대 때려줘야합니다.
왜 샀는지 물어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건 맞아야합니다.
미쳤어요...
정말... ㅠㅠ
저런건 정말 정말 부지런하게 꼭 필요한 거 하나씩 구비해서
아끼고 소중하게 잘 쓰는 분이 해야하는 일입니다.
감기 걸렸을 때 생강차가 즉방이어서 해마다 햇생강이 나오면 가득가득 사다가 생강차를 만드는,
제 친구 언니같은 사람이 사야 되는 재료와 용기들을 제가 사들였으니....
가족들이 장아찌며 피클이며 잘 먹는 사람들이 있고
온갖 차며 과실주며, 늘 소비하는 사람이 있는
그런 집에서 만들고 써야하는 용기들이었던거지요.
만들어 놓고 그것이 있다는 것 자체를 잊어버리는 저같은 사람이 아니라요...
저거 깔끔하게 관리하는 것 자체가 일이에요.
꼭 필요하면 천지에 널려있는 플라스틱 통, 유리병, 종이상자로 충분합니다.
쓰다가 더러워지면 버리는게 장땡입니다.
그래도 오래오래 쓰면 그때 사면 됩니다.
해마다 유자차를 잘 만들어서 3년이 넘게 잘 먹는다...
그러면 제대로 된 용기를 사야합니다.
사실 그럴 일은 별로 없겠지만.....^^;;
저는 어찌나 기호가 자주 바뀌어 주시던지...
저럴 일은 절대로 없으니 이제 저런 용기같은건 절대로 안삽니다.
스파게티 소스 병도 아주 최고급으로 만들여져 나오더군요.
필요하면 그런거 잘 씻어서 쓰다가...
먼지끼면 닦아보든지 버리든지 할겁니다.
남비며 후라이팬, 온갖 반찬통...
온갖 예쁜 쟁반과 도마도 변천사 쓰게 생겼고...
잘 해먹지도 않는 양식기 셋트는 도대체 뭐며...
그릇도 한참 일식에 꽂혀서 일본 식기들 좌라락,
무슨 도자기로 만든 그릇들도 한참...
터미널 지하상가 오고가다가 발견한 귀여운 고양이 그릇들 사들이고...
오지도 않는 손님 올까봐 준비해놨던 그릇셋트들...
그것도 계절별로... ㅠㅠ;;
여름에 손님 오면 셋트로 내놔야할 거 같아서 마련해놓은 냉커피잔 셋트에 화채그릇셋트에..
티스푼, 포크 셋트로 구비해놓고
손님 대접 잘못해서 참수당한 귀신이 씌었는지 어쨌는지...
그나마 장하게 그릇장 여러개 들이고 그거 늘어놓지 않고 끝나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몇 번이나 그릇장을 살까 하다가...
집이 너무 좁아서(?)....
넓은 집으로 이사가면 그릇장부터 사야지 했었습니다.
제 친구는 그릇 사놓고 들여다보는거 좋아합니다.
그 친구는 다른데 돈 안쓰고 그릇사는 데서 희열을 느끼는데
그 친구는 그게 취미이고 본인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니
그렇게 하는게 맞고 저도 가끔 같이 들여다보면서 그릇 하나하나의 오묘한 아름다움에 감탄해줍니다.
그 친구도 한 10년 그렇게 들여다보더니 지금은 그릇에 시들해진거 같더군요.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그릇들을 가끔 가질거냐고 물어보는^^;;
아...
아주머니
됐습니다.
저는 제 그릇으로도 충분합니다.
저는 그때도 아니었고 그전에도 아니었고 지금도 아닙니다.
저는 원래 부엌살림에도 관심없고 그릇에도 관심없고...
그냥 살림하는 주부라면 저런걸 다 사야하는줄 알았던거지요.
블로그들 보면 온갖 그릇을 다들 깔별로 갖추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주변에서 제가 밖으로 도느라 그릇도 없나보다 생각할까봐
살림도 안하나보다 오해(?)할까봐
자격지심에 구색맞춰 놨던 것도 있고...
그런거 사다놓으면 요리도 더 하고 싶어질까봐....
암튼...
그렇습니다. ㅠㅠ;;
그리고...
식탁위에 놓고 쓰는 계절별 개인매트와 셋트로 맞춘 숟가락 받침대..
이따위걸 뭐하러.... ㅠㅠ
아조 그놈의 영화가 문제여...
저놈의 개인매트는 저것 자체가 일입니다.
그냥 식탁위에서 먹고 행주로 한번 쓱 닦으면 될 일을
개인매트 깔고 먹고 나서 그 위만 닦기는 어쩐지 찝찝하니까 그걸 통째로 들어내서 닦으려니...
이건 설거지 늘지, 그릇 말리는 곳에 어정쩡하게 들어가지도 않지..
저거 말리려고 예쁜 빨래 집게를 사서 S자 고리 사서 달고....
헐.....
암튼 뭐가 집에 들어오면 그건 일이 되는겁니다.
아...
부엌살림 이야기 다 하자고 생각하면 3박4일 날밤새야하고....
다른건 이야기 안해도 다 아실걸로 믿고^^
지금은 대접시 4개에 오목한 반찬그릇겸 접시 4개, 사각접시 중소 1개씩, 작은 접시 1개, 밥그릇4개, 국그릇4개, 반찬담는 그릇 2개, 라면기 2개, 타원형으로 생긴 접시2개,
글라스락에서 나온 강화유리 머그컵 4개 이렇게 있습니다.
아...
머그컵....
이놈의 머그컵 진짜 짜증납니다.
온 가족이 물한번 먹고 내다버린 머그컵으로 식기 세척기 가득 채워서 돌릴 지경이었습니다.
한동안 머그컵 홀릭이어서 사들이고
왜 그렇게 다들 머그컵 선물을 많이들 하는지.
이거 씻어서 말려진 깨끗한 컵 있으면 그거 쓰게됩니다.
되는대로 집어다가 물한번 마시고도 씽크대 개수대로 넣어버리는데....
이건 다른 설거지 기름기에 오염돼서...
맘 먹은날 비싸고 좋은 머그컵은 주변에 선물하고
진짜 다 버렸습니다.
이 투명한 글라스락 머그컵 짱입니다.
이거 평생 쓸거 같습니다.
각자 하나씩 갖고 하루종일 안씻고 자기걸로 물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고 쥬스도 마십니다.
본인이 씻고 싶으면 씻으시고 말고 싶으면 말고....
선물코너나 소품가게 들어가서 머그컵 앞에서 서성거리지 않아서 좋고
내 인생에서 머그컵 폴더는 딜리트 되어서 너무 좋습니다.
어디서든 늘 하나씩 사들고 오던거였거든요.....
이것도 진짜 이쁜거는 5만원도 하고 10만원도 합니다.
제기럴.....
제가 지금 부엌에 가지고 있는 물건들은
뭐가 있는지 하나하나 제가 다 알고 있고
반짝반짝 설거지해서 그릇 엎는 곳에 다 들어갈 만큼의 분량입니다.
씻을 그릇과 관리할 부엌용품이 없으니
설거지하면서 가스렌지도 닦고 개수대도 닦고 양념통 있는데도 한번 더 닦게 되더군요.
그래서 부엌이 반질반질^^;;
무심히 행주까지 삶는다는...
저거 10분도 안돼서 다 끝납니다.
그놈의 행주 삶는거 날마다 마음의 짐이었는데....
어느날 삘 받는 날은 후드까지 분해해서 청소해주시는....
그래도 시간이 별로 안걸립니다.
제 노동량과 제 능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물건은 저만큼인거지요
제가 가진 모든 물건을 다 알고 있다는 것, 이것 참 신기한 경험입니다.
밥그릇 하나마다 이름을 붙여놓고 부르는 정도의...
아...
뭔가 광년이스러운 분위기가 나네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어린왕자와 여우가 나누었던 그 대화의 묘미가 느껴지는 일입니다.
그 아저씨 진짜 천재에요.
그런 걸 어떻게 깨달았을까요?
물건을 정리하는 총체적인 이야기를 할 때 다시 하겠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반려 동물 사이만이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물건과 나와의 사이에도 그런게 있더군요
부엌 가전제품 정리한 것은 다음 글에....
식재료 사 쟁였던거......
이건 글 두 개는 써야합니다.
아.. 부엌만 아직도 세 개나 남았군요^^
그리고...
커밍아웃을 하고 나니...
좀 쑥스럽군요.
저번글 댓글에도 썼지만
제가 예전에 쓴 글과 책은 이미 6년이 지난 글입니다.
묵을대로 묵었다는 얘기지요.
케케묵고 고리타분한 옛날 이야기입니다.^^;;
제가 낸 책도 출판한지가 작년 6월로 5년이 되었더군요...
책을 계약할 때 5년단위로 재계약을 하게 되어있길래 절판하자고 했습니다.
담당자분은 살짝 반항을 해주셨지만...
연말에 전화했을 때 남아있는 마지막 재고가 200권 정도라고 그것만 팔고 절판하기로 했습니다.
무슨 대 문호 작품도 아니고 철학책도 아니고 교재도 아닌 책을 6년이나 발행하고 있다는 것은 좀^^;;
새로운 사람이 새로운 견해를 가지고 책을 쓰는게 낫다라는 생각으로 절판하려고 하니...
모르고 계셨던 분들이 사려는 생각은 하지않으심이 좋을듯합니다.^^;;
갑자기 잘팔리면 영문을 모르는 출판사 흥분합니다. ㅠㅠ;;
우리 서로 모르는 익명 사이트에서 익명으로 쏘쿨하게 수다를 떨기로 하지요^^
그리고 제가 개명을 했으니..
옛날 삼순이 이름은 부르지 말아주삼^^;
새술은 새부대에^^
같은 주제도 아닌게 줄레줄레 늘어져있으면 잡상인 분위기가 난다는^^
그리고...
어허...
거기...
옛날 동네에 같이 살았다고...
아는 사이라고 그냥 가시면...
아는 사이에도 계산은 하셔야죠.
공과 사는 분명히 합시다.
댓글주삼^^;;
아무리 삘받아서 글을 써도 추임새가 있어야 흥이 난다는^^
저번글 댓글에 삘받아서 나갔다 와서 댓글 보고 이 긴 글을 순식간에 써버리는 괴력이....
아무래도 저번 댓글에 글쓰신 분 말대로 꽂히면 신기가 발동하는듯합니다.^^
일단 일뜽!!!!찍어놓고 선리플 후감상 하렵니다~^^
새똥님의 글읽고 팬되버린 아줌마예요.^^
모든 소유는 번뇌의 근원이다....올 한해 화두로 삼으렵니다.
님 너무 뵙고싶어요:)
^-^
잘 읽었어요~
쑥 빠져들었다 제 부엌 정리하러 갑니다.
구정 전이라 힘 안쓰려고 했는데 ㅎㅎ
저도 선리플 후감상입니다요^^
수고많으시네요. 컴퓨터 끌려는 찰나에 글이 보이네요
애들 재우고 들어와 정독하겠습니다~~
잘 읽고 늘 감탄헀어요.
친정엄마랑 살아서 짐을 이고지고 사는 아줌마거든요. 버릴수가 없어요. 재활용 모아둔것까지 다시 점검하는 엄마거든요. 당신 자신이 버려지는거 같다나???
그래도 가까운 아름다운 가게에 수시로 살림이며 옷이며 갖다 주는 재미로 살아요.
글이 너무 재미있고 내용도 좋구....
감탄감탄해요.
팬이 되었어요.
어제는 우연히 예전에 유부남 사귀지 말라고 쓰신 글 읽고 감동했어요.
제가 아가씨적에 이글을 읽엇다면 주변에 그런 아가씨들에게 다 얘기해주고 바른길로 이끌어주었을텐데....
항상 좋은글 감사드려요.
님의 책도 보았고 첫글을 읽는순간 님인걸알았어요^^
하지만 티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몇편지나니 님을 알아보는 분들이 나오더군요
제친구는 놀라더군요 익명사이트의 글들을 다 알아본다구요
네 ...제가 활자홀릭이거든요
덕분에 문장을 보면 대충 작가이름이 나와요
님의 책 덕분에 많은 걸 알았고 주변에 많이 권했어요
꼭 그 주제가 아니어도 인생의 진리가 담겨있는 유쾌한 수다!
저희 동네 도서관에 신간 신청해서 비치해둔 것도 저랍니다
저도 10년 전에 책내고 절판시킨 적 있거든요
그 맘 잘알아요
지나고 나니 내용없어 보이는 허접한 마음...
하지만 새똥님의 책은 허접하지 않아요
절판시키지 말아주시길...^^
정리 글읽으며 점점 놀라고 있습니다
옷도 가전제품도 모두 저의 일상이었거든요
마치저의 생활을 낱낱이 보고서 쓰시는 것 같아서 뜨금...ㅎㅎ
계속 재미있는글 부탁드려요
잘읽었습니다,
마지막 식재료 쟁이는것
제 냉장실은 별거 없는데..
냉동실이 참......
냉동실 얘기... 쓰실때... 저에게... 텔레파시 쏴주세요...
젤 처음 읽어보고 싶네요,,,ㅎㅎ
ㅋㅋㅋ
원고료 드리고 갑니다~
책은 작가의 손을 떠나면 독자의 것 아닙니까?
절판은 독자에게 맡겨 주시지요. 안 그래도 알라딘가서 검색했는데 뜨끔 ^^:
정말 말솜씨가 좋으시다고 해야 하나 글솜씨가 좋으시다고 해야하나 애매합니다.
좋은 글 쭈~~~욱 계속 쓰셔야 합니다.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부엌.
오늘도 녹화해논 황제펭귄 남극의 눈물 봤어요.
그 귀여운 새끼 펭귄 한마리가 제거예요.
원고료 올립니다~
ps.....전에 살았던 동네에서 님글읽고 제가 남편에게 얼마나 지식이
많은지 통찰력이 있는지 자랑했던 기억이 나네요.
부엌 정리한다고 죄 꺼내놓았다가 갖가지 물건들이 자기가 얼마나 소중한 추억을 담고있는지 속닥거리는 통에 늘어놓고 하루가 지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건 뭐...그냥 자리만 바꾸어 정리하는 거잖아..하며 맥빠진 사이에 들어왔더니 ㅋㅋ
새똥님께서 저에게 힘을 주시내요.
가야할 길, 살려야 할 펭귄은 잊은 것을!,,
다시 심기일전합니다.
그렇잖아도 저 이 년된 포도쨈을 어쩌나...하고 있는데(냉장고 구석의 곰팡이 핀 생강차도...)
여러모로 신기가 있으신 모양입니다.
꺄오~ 수시로 들락거리며 새똥님 글을 검색했는데 드디어 올라왔네요~
닥치고 원고료 ㅋㅋ 읽고 나서 또 감상평 올리겠습니다!
원고료 대박! 드리고싶습니다.(맘만 그래요 ^^)
아~~ 넘넘 재미있어요.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고있어요.
정말 어디선가 많이 읽던 그 글느낌. 이 감칠맛나는 글의 주인 이셨군요.
먹고남은 유리커피병이나 파스타병에 소금담고 설탕담고 살다가 얼마전에야
소금 솔솔 뿌려주는 병 하나 샀는데 음식 만들때마다 즐겁네요. 각종 양념병들
돈주고 사봤자 원래 양념병만 못해요. 그냥 작은 용량 사서 쓰고
재활용할건 하고 버릴건 버리면 됩니다. 용기 닦고 관리하고 이런거 없어요.
쌀통, 국수통 이런거 인테리어 때문에 사는건가요?
어쨌든 가끔 너희집엔 왜 이런저런 가전이 없어? 너희집엔 왜 요런저런 그릇이 없어?
라는 질문을 받을때마다 없는게 뭐가 잘못된건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혼란스러웠는데
캡사..아니 새똥님 글 읽으니 제가 지나온 시간이 헛된것 같지 않아서 마음이 놓이네요.
다음 글도 얼른 신기 꽂혀서 발동 걸리시라고 원고료 투척하고 갑니다.
화이팅이에요^^
읽고 읽고 또 읽어 그나마 조절하면서 살아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팬미팅 한번 하시죠? ^____^
어제에 이어 감사인사드리려 로그인 하네요.
울동네 도서관도 제가 새똥님 책 신청해서 비치해뒀었어요.
요즘 머그컵 이뻐서 모으고 있었는데....이 글 읽고 그만 모으려구요.
베리 감사요^^
어머 언니~~~~~~~~~~~~~~~~~~~~~~~~~~ (정신줄 놓고 마구 친한척)
저 옛날에 새똥님(다시 제정신) 글 읽고 스크랩하고 난리도 아니었던 묵은 팬이예요.
여기서 이렇게 만나다니 정말 반갑네요(혼자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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