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단양주만 주구장창 담궈 마시다가 이번에 첨으로 이양주에 도전해보았습니다.
처음엔 백로주를 계획했습니다만 술양이 넘 많을 것 같아(매일 술만들어 고주망태가 된다는 마눌님의 제지로...ㅠㅠ) 급히 제가 작년에 생생텃밭에서 수확한 삼백초 전초와 뿌리를 끓여 <삼백초남경주>에 도전해보았습니다. 비록 과정샷을 많이 찍지 못했으나 올려봅니다.
[준비물]
--밑술
멥쌀(2012년 12월 도정/고양시 하이아미) 2kg, 탕수 2.4 ㅣ, 법제누룩 400g, 밀가루 100g,수곡할 탕수500ml, 나무주걱, 대형스텐 양푼, 분쇄기, 항아리, 고운채, 계량컵, 스텐주전자, 전자자울, 깔끔이주걱, 키친타올, 한지, 고무줄
--덧술
멥쌀(2012년 12월 도정/고양시 하이아미) 2kg, 탕수 2.4 ㅣ, 찜기, 나무주걱, 항아리, 계량컵, 스텐주전자, 전자자울, 깔끔이주걱, 키친타올, 삼베 천, 한지, 고무줄
--모든 용기(삼베,항아리,주걱 등 모두)는 끓는 물에 열탕소독을 합니다.
--일시 : 밑술 2013년 2월 2일
덧술 2013년 2월 5일
거르기 2013년 2월 19일
1. 누룩 400g(수운잡방(수雲雜方)에서는 밑술량의 10%만 사용하라 했는데 처음 담그는 거라 양을 늘림)을 곱게 갈아 2-3일간 법제합니다.
2. 멥쌀 2kg을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백세하고 하룻밤을 침지하여 약 1시간 가량 물을 빼줍니다.
3. 물이 빠진 쌀을 분쇄기로 곱게 갈아 큰 스텐 양푼에 고운체로 걸려 놓습니다.
4. 물 2.4리터를 스텐주전자로 펄펄 끓입니다.
5. 법제 누룩에 탕수 500ml를 부어 수곡을 만들어 놓습니다.
6. 끓는 물을 체로 쳐놓은 쌀가루에 물을 조금씩 부으며 나무주걱으로 멍울이 생기지 않도록 저어 줍니다.( 다음에 또 담가본 결과 끓는물에 쌀가루를 조금씩 투입하며 저어 주는것이 더 효과적이더군요) 그렇게 쌀가루로 범벅을 만듭니다.
7. 뜨거운 쌀가루 범벅을 차갑게 식힙니다. 날이 차가워서 베란다에 놔두고 1시간가량 있었더니 차가워지더군요.
8. 차가워진 쌀가루 범벅과 탕수를 부어 놓은 누룩(수곡)을 큰 스텐 양푼에 넣고 약 30분간 손으로 비벼줍니다.
9. 항아리에 입항합니다. 항아리 주둥이와 주변을 키친타올로 깨끗이 닦아줍니다.
<<여기까지가 밑술앉히는 작업>>입니다.
<<여기부터는 덧술앉히는 작업>>입니다.
10. 멥쌀 2kg을 밑술과 같이 백세하고 침지하여 체에 건져 물을 빼줍니다.(밑술작업과 동일)
11. 찜기에 물을 붓고 끓이기 시작합니다. 김이 올라오면 찜통에 삼베천을 깔고 물을 뺀 쌀을 얹고 다시 삼베천으로 덮은 후 찜기에 올려 약 40분가량 찝니다. 중간에 덜 익은지를 확인하며 물을 뿌려주기도 했습니다. 20분가량 뜸을 들입니다.
12. 물 2.4리터를 고두밥이 되는동안 다른 가스렌지에 끓입니다.
13. 고두밥을 큰 스텐 양푼에 쏟고 끓는 물을 부어 나무주걱으로 저어줍니다. 밥알이 부서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한알한알이 잘 떨어지도록 저어줍니다.
14. 잘 섞어진 고두밥을 식힙니다. 베란다에 1시간가량 식히니 물은 모두 어디가고 불어 있는 고두밥만이 덩그러니.....
15. 잘 당화된 밑술을 식힌 고두밥에 넣고(왜 식히는지는 알겠죠? 뜨거운 고두밥에 밑술을 부으면 밑술에 잘 살아난 효모들이 모두 죽게되겠죠?) 손으로 잘 비벼줍니다. 약 30분간 비볍습니다. 이것도 꽤나 힘든 작업이더군요.
16. 열탕소독한 항아리에 입항합니다.
17. 입항하고 하루째, 이틀째날에 아침 저녁으로 소독한 나무주걱으로 잘 섞어줍니다. 하루 정도 지나니 술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더군요. 자꾸 손이 갑니다. 군침도 넘어갑니다. 고로 맛을 봅니다. 양이 점점 줄어듭니다.~~ㅠㅠ
위 사진에 보글보글 기포가 생기는 것 보이시죠? 소리도 기가 막힙니다.
이제 거의 익어갑니다. 위쪽에 맑은 청주가 뜨기 시작합니다. 다음에는 투명유리병에 담가야겠습니다. 옆에서 맑은 청주가 뜨는것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
하도 중간에 많이 퍼마셔서(맛보기위해서...)거르니까 얼마 안나왔습니다. 그것도 성질이 급하여 용수를 박아 놓고도 맑은 청주를 살포시 못뜨고 그냥 마구잡이로 퍼올려 청주사냥에는 실패했습니다.
술맛은 단양주보다 훨씬 독하고 진한 맛이 납니다. 와이프는 조금 마시고 소주맛이라며 거들떠보지도 않더군요. 저야 뭐 양주나 소주나 막걸리나 남경주나 모두 같은 술이라 맛의 차이는......ㅉㅉㅉ
다음에는 좀 더 우아하게 그리고 과정샷도 찍으며 잘 빚어보아야겠습니다.
이양주인 <남경주>
여하튼 집에 술익는 냄새가 끊이질 않는 우리집이랍니다.
당연히 옆지기는 인상을 쓰지만요..ㅎㅎㅎ
남경주
[ 南京酒 ]
- 덧술에 누룩을 사용하지 않고 강력한 효모의 증식을 위해 밑술을 제조할 때 끓는 물에 쌀가루를 투입하여 범벅과 같은 형태의 죽을 쑤어 빚은 술.
덧술에 누룩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강력한 효모의 증식을 위해 밑술을 제조할 때 끓는 물에 쌀가루를 투입하여 범벅과 같은 형태의 죽을 쑤어 빚은 술이다.
남경주라는 이름은 《수운잡방(수雲雜方)》이 처음이자 유일한 기록으로 중국의 남경(南京) 지방에서 유입되어 조선시대에 한집안의 가양주로 정착된 것으로 추측된다.
남경주는 밑술과 덧술에 사용되는 쌀과 용수의 양이 같으며 밑술 양의 10%에 해당하는 누룩이 사용된다는 것이 특징으로 덧술의 쌀 양에 비해 누룩의 양은 매우 적게 사용하였다. 특히 이 때문에 덧술용 고두밥에 끓는 물을 합하고 고두밥이 물을 다 흡수하여 진밥이 되면 술을 빚었다. 이 방법은 하향주(하향주), 향온주(향온주) 등에서도 사용한 방법으로 덧술에 누룩을 사용하나 남경주는 덧술에 누룩을 사용하지 않는 점이 다르다. 따라서 밑술의 발효상태나 효모의 증식이 잘 이루어져야 덧술의 정상적인 발효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밑술을 제조할 때 끓는 물에 쌀가루를 투입하여 범벅과 같은 형태의 죽을 쑤어 사용하였다. 이렇게 하면 설익은 범벅죽은 산패와 이상발효를 일으킬 수 있으나 강력한 효모의 증식을 유도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산림경제(山林-經濟)》의 호산춘에서도 볼 수 있다.
남경주의 밑술은 먼저 멥쌀을 물에 씻어 하룻밤 불렸다 건져 고운가루로 빻은 후 가마솥에 물이 팔팔 끓으면 쌀가루를 넣고 죽을 쑤어 차게 식힌다. 쌀죽에 누룩가루와 밀가루를 넣고 고루 버무린 다음 술독에 담아 앉힌 다음 7일갈 발효시킨다. 덧술은 멥쌀을 하룻밤 불렸다 건져서 시루에 안쳐 고두밥을 짓은 후 물을 팔팔 끓이고 고두밥에 넣고 풀어서 차게 식힌다. 고두밥에 발효가 끝난 밑술을 넣고 고루 섞은 후 술독에 담아 앉히고 14일간 발효시켜 술이 익으면 용수를 박아 술을 떠낸다.
첫댓글 다음에는 삼양주에 도전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