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준비를 하며 이제 겨울이 되었구나를 느낄 때쯤 정기산행 공지가 올라왔다.
[용화산]
암벽등반을 하기 전에는 들어보지도 못했고, 암벽등반을 하면서 간간히 들어본 산이었다.
이렇게 말로만 듣던 곳을 처음으로 가본다고하니 학창시절에 가던 수학여행이 생각났다.
부족한 자연암벽 경험으로인해 어느 산을 가도 첫번째의 설렘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초심자의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18일(토) 오후 4시 야영지인 큰고개 주차장으로 가는 동안 벌써 가슴이 요동쳤다.
처음으로 겨울에 밖에서 텐트치고 잔다고 생각해보니 나는 두가지 감정을 한 번에 느낄 수 있었다.
추운 날 동료와 고생하며 끈끈해진 전우애를 통해 성장해가는 기쁨을, 또 하나는 내가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내복, 경량패딩, 롱패딩, 기모바지, 수많은 핫팩 등등 몸이 낑겨 불편함을 느낄지라도 추위를 이겨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야영지에 도착하고 하나 둘 모여 우리들의 아지트를 구축해 나갔다.
아무도 없는 전세캠핑은 역시나 짜릿했다.
열심히 움직인 후 허기져 허겁지겁 저녁 준비를 했다.
추위에 벌벌 떨뻔한 우리를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모닥불 옆자리를 지켜주신 현범 선배님, 승훈 선배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한다.
밥을 다 먹어 갈 때쯤 군고구마를 준비했다.
나는 알지 못했다. 군고구마가 최고의 안주라는 것을.
달달하고 따뜻한 군고구마와 씁쓸한 소주는 최고의 궁합이었다.
술잔에 재미있는 게임을 곁들여 우리는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이 오고 우리는 약속한 8시 느즈막하게 일어나 아침 준비를 했다.
바람 불고, 추운 날씨에 등반하고픈 마음이 꺾여가고 있었지만 쫑바위를 이대로 마무리 할 수 없어 우리는 용화산으로 향했다.
짧은 어프로치였지만, 무수한 낙엽으로 덮인 길로 인해 미끄러지고 휘청거리길 반복했다.
드디어 도착한 [장수바위]
우리의 쫑바위를 멋지게 해내보라는 하늘의 뜻인가 바위 앞에 도착하니 바람도 안불고 날도 따뜻했다.
감사한 마음으로 슬랩 바위를 올려다 보았다.
이게 무슨 일인가. 잡고갈 홀드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사람은 원래 다리를 펴고 서 있지만 바위에 메달려서 다리를 펴고 서 있기란 쉽지 않았다.
슬랩b와 곰길 1피치씩 했다. 5.9라는 난도가 이리도 어려울 줄은..
몸풀기를 끝내고 우리는 새남바위로 갔다.
우리의 올해 마지막 멀티피치는 새남A!!
현범 선배님의 선등으로 우리는 등반해 나가고 있었다.
문제의 2피치에 도착하고 나는 멘붕에 빠졌다.
너무 어려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더 열심히해야 할 이유가 생겨 나는 운동 할 열정을 얻었다.
무사히 등반을 끝내고 다친 인원 없이 우리는 따뜻한 전골을 먹으며 쫑바위의 막을 내렸다.
다음은 빙벽으로,,,
(정기등반 산행후기 게시판을 이용할 수 없어서 자유산행 후기로 올립니다!!..)
첫댓글 영호의 소중하고 싱싱한 추억의 산행기
이렿게 글로 나누는 것은 멋진 일이지~
어쩌면 올해 마지막 등반이었는데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네,
얼마 남지 않은 23년 뜻 깊게 마무리 했음 좋겠고,
용화산 함께 하신 모든 분들 수고 했습니다~~
오 반가운 정기산행 후기 잘 봤다. 날씨가 생각보다 춥지 않아서 다행이었지. 23년 쫑바위를 같이해서 즐거웠다. ㅎㅎ
오 영호의 맛깔나는 후기 잘 봤어. 항상 산에 대한 열정이 크고 대단하다고 생각해
함께 해서 넘 즐거운 정산이었고 앞으로도 좋은 추억 많이 만듭시다.. 후기도 잘 쓰네..ㅎㅎ
오잉...
아니 자연암 등반 초보자라는 사람이 요렇게 등반 후기를 맛깔나게 잘 쓰다니
야영 내내 또 쫑바위 하는 내내 행복한 시간이었으리라 생각되어집니다
선배님 말씀대로 싱싱한? 추억의 산행기 잘 봤습니다
앞으로의 활동 기대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