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굿따라 니까야 (대림스님 옮김), 제1권 셋의 모음, 첫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제4장 저승사자 품(A3:31~40) - 저승사자 경(A3:35)』
3. "비구들이여, 염라대왕은 두 번째 저승사자와 관련하여 그에게 질문을 던지고 집요하게 이유를 묻고 반복해서 질문한 뒤 세 번째 저승사자와 관련하여 질문을 던지고 집요하게 이유를 묻고 반복해서 질문한다. '여보시오, 사람들 가운데서 세 번째 저승사자가 나타난 것을 보지 못했소?"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염라대왕이시여, 보지 못했습니다.'
비구들이여, 염라대왕은 그에게 이와 같이 말한다. '여보시오, 사람들 중에서 죽은 지 하루나 이틀 또는 사흘이 지나 부풀고 검푸르게 되고 문드러진 남자나 여자를 본 적이 없소?'
그는 이렇게 말한다. '염라대왕이시여, 보았습니다.'
비구들이여, 염라대왕은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보시오, 지혜로운 어른으로서 이런 생각은 들지 않았소? 나도 죽기 마련인 법이다. 죽음을 극복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몸과 말과 마음으로] 선행을 쌓으리라.'라고
그는 이렇게 말한다. '염라대왕이시여, 그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저는 게을렀습니다.'
비구들이여, 염라대왕은 그에게 이와 같이 말한다. '여보시오, 그대는 나태함 때문에 몸과 말과 마음으로 선행을 쌓지 않았소. 그대의 나태함에 상응하는 벌을 받을 것이오. 이 악업은 그대의 어머니가 지은 것도 아니고, 아버지 , 형제, 자매, 친구, 친척, 신, 사문 바라문이 지은 것도 아니오. 오직 그대가 이 악업을 지었소. 그대가 이 과보를 받을 것이오.'
비구들이여, 염라대왕은 세 번째 저승사자와 관련하여 그에게 자세히 질문하고 반대심문하고 반복해서 질문한 뒤 침묵했다."
4. "비구들이여, 그러자 지옥지기들은 그에게 다섯 가지 형태의 붙들어 매는 벌을 준다. 지옥지기들은 뜨거운 쇠말뚝을 손에 갖다대고 뜨거운 쇠말뚝을 다른 한 손에도 갖다 대며 뜨거운 쇠말뚝을 발에도 갖다 대고 뜨거운 쇠말뚝을 다른 한 발에도 갖다 대며 뜨거운 쇠말뚝을 가슴 가운데도 갖다 댄다. 그는 그때 고통스럽고 격심하고 쓰라리고 신랄한 느낌을 느낀다. 그러나 그 악업이 다하기 전에는 그에게 죽음은 없다.
비구들이여, 지옥지기들은 그를 눕히고 도끼로 자른다. 그는 그때 고통스럽고 격심하고 쓰라리고 신랄한 느낌을 느낀다. 그러나 그 악업이 다하기 전에는 그에게 죽음은 없다.
비구들이여, 지옥지기들은 그를 발을 위로 머리를 아래로 잡고 큰 칼로 자른다. 그는 그때 고통스럽고 격심하고 쓰라리고 신랄한 느낌을 느낀다. 그러나 그 악업이 다하기 전에는 그에게 죽음은 없다.
비구들이여, 지옥지기들은 그를 마차에 묶어 불꽃이 이글거리면서 시뻘겋게 불타는 땅위를 달려가고 되돌아오게 한다. 그는 그때 고통스럽고 격심하고 쓰라리고 신랄한 느낌을 느낀다. 그러나 그 악업이 다하기 전에는 그에게 죽음은 없다.
비구들이여, 지옥지기들은 그를 불꽃이 이글거리면서 시뻘겋게 불타는 숯 산에 올려놓았다 내려놓았다 한다. 그는 그때 고통스럽고 격심하고 쓰라리고 신랄한 느낌을 느낀다. 그러나 그 악업이 다하기 전에는 그에게 죽음은 없다.
비구들이여, 지옥지기들은 그를 발을 위로 머리를 아래로 잡고 불꽃이 이글거리면서 시뻘겋게 불타는 뜨거운 무쇠 솥에다 빠뜨린다. 거품이 표면 위로 떠오르면서 그는 그 속에서 익는다. 거품이 표면 위로 떠오르면서 그가 그 속에서 익을 때 한 번은 위로 오르고 한 번은 아래로 내려가고 한 번은 가로지른다. 그는 그때 고통스럽고 격심하고 쓰라리고 신랄한 느낌을 느낀다. 그러나 그 악업이 다하기 전에는 그에게 죽음은 없다.
비구들이여, 지옥지기들은 그를 큰 지옥에 던져버린다. 비구들이여, 그 큰 지옥은,
네 개의 모서리와 네 개의 문이 있고 분할되어 있으며
철로 된 담장이 쳐져 있고 철판으로 덮여있고
철로 된 바닥에는 불길이 타오른다.
지옥의 불길은 사방 백 유순을 태우고 항상 지속되리."
5. "비구들이여, 옛적에 염라대왕에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보게들, 세상에서 나쁜 행위를 저지른 자는 이와 같은 여러 가지 고문을 받는구다. 아, 참으로 내가 인간 세상에 태어나고, 여래ㆍ아라한ㆍ정등각께서 세상에 태어나시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내가 세존을 섬기고 세존께서 나에게 법을 설해주시고 내가 세존의 법을 이해한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비구들이여, 나는 다른 사문이나 혹은 바라문에게 들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비구들이여, 나는 내 스스로 이 문제를 알고 내 스스로 보고 내 스스로 이해한 뒤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6. "저승사자에게 경고를 받은 게으른 사람들은
오랜 기간 고통 받는 낮은 존재의 무리에 태어나네.
저승사자에게 경고를 받은 훌륭하고 참된 사람들은
단 한 순간도 성스러운 교법에 게으르지 않고
생사에 원인인 취착에 두려움을 보며
취착하지 않고 생사가 멸절한 열반을 얻고 해탈하리.
안전함을 얻은 그들은 행복하고
지금여기에서 [모든 오염원을] 놓아버려 평화로우며394)
모든 원한과 두려움을 건넜고
[윤회의] 모든 고통을 초월했네."
394) "'지금여기에서 [모든 오염원을] 놓아버려 평화로우며'로 옮긴 원어는 diṭṭhadhamma-abhinibbutā (지금여기에서 완전히 평화롭게 됨)인데 주석서에서 "지금여기에서 즉 자신의 몸(atta-bhāva)에서 모든 오염원의 적멸(kilesa-nibbāna)을 통해서 완전히 평화롭게 되었다."(AA.ii.232)로 설명하고 있다.
아비담마에서는 ① 탐욕 ② 성냄 ③ 어리석음 ④자만 ⑤ 사견(邪見) ⑥ 의심 ⑦ 해태 ⑧ 들뜸 ⑨ 양심 없음 ⑩ 수치심 없음의 열 가지 오염원을 들고 있다.( 『아비담마 길라잡이』 7장 §12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