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이교도의 품 (1-3)
1) 씨바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bhagava)께서 사왓티의 제따와나에 있는 아나타삔디까 승원에 계셨다. 그 때 하늘아들 씨바가 깊은 밤중에 아름다운 빛으로 제따와나를 두루 밝히며 세존(bhagava)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왔다. 가까이 다가와서 세존(bhagava)께 예배를 올리고 한쪽으로 물러섰다. 한쪽으로 물러서서 하늘아들 씨바는 세존(bhagava)의 앞에서 이와 같은 시를 읊었다.
[씨바]
"참된 사람과 함께 같이 지내며 참된 사람과 함께 사귀어라.
참 사람의 참다운 가르침을 알면 보다 착해지고 악함이 없어지네.
참 사람과 함께 지내며 참 사람과 함께 사귀어라.
참 사람의 참다운 가르침을 알면 남에게 얻을 수 없는 지혜를 얻네.
참 사람과 함께 같이 지내며 참 사람과 함께 사귀어라.
참 사람의 참다운 가르침을 알면 슬픔 가운데 슬퍼하지 않네.
참 사람과 함께 같이 지내며 참 사람과 함께 사귀어라.
참 사람의 참다운 가르침을 알면 친지들 가운데 빛나네.
참 사람과 함께 같이 지내며 참 사람과 함께 사귀어라.
참 사람의 참다운 가르침을 알면 존재들은 행복한 곳으로 가네.
참 사람과 함께 같이 지내며 참 사람과 함께 사귀어라.
참 사람의 참다운 가르침을 알면 존재들은 불멸의 행복 속에 산다네."
그때 세존(bhagava)께서 하늘아들 씨바에게 시로써 대답하셨다.
[세존(bhagava)]
"참 사람과 함께 같이 지내며 참 사람과 함께 사귀어라.
참 사람의 참다운 가르침을 알면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네."
註.
- 씨바: siva. 힌두교의 시바(쉬바) 신을 말한다. 고행의 신으로 요가사문(samaṇa)의 제왕.
인도의 다양한 다신적 판테온 가운데에서도 시바신의 위치는 전인도적으로 숭배되는
확고한 주신적 위치이다. 일반적으로 우주창조는 브라흐만이, 그 유지는 비슈누신,
파괴는 시바신이 담당한다. 절대자의 한없는 기능의 다른 국면을 대표하는 것이다.
2) 케마
하늘아들 케마가 한쪽으로 물러서서 세존(bhagava)의 앞에서 이와 같은 시를 읊었다.
[케마]
"어리석어 지혜가 없는 사람은 자신을 적으로 만들어 함께 지내며
쓰디쓴 열매를 가져오는 사악한 행위를 지어가네.
지은 행위가 착하지 않으면 지은 뒤에 후회(꾸꿋짜, kukucca) 스러워
슬픈 얼굴로 울면서 그 열매를 거두어들인다네.
지은 행위가 착하면 지은 뒤 후회(꾸꿋짜, kukucca) 스럽지 않고
기쁜 마음(citta)으로 즐거워하면서 그 열매를 거두어들인다네."
[세존(bhagava)]
"슬기롭고 지혜로운 이는 자신에게 유익한 것을 알아서
어리석은 마부를 본받지 않고 처음부터 실천하고 정진해야 하리.
참으로 어리석은 마부가 평탄한 큰길을 벗어나
평탄하지 않은 길을 가다가 차축(車軸)을 망가뜨려 걱정하네.
어리석은 이는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가르침 아닌 것을 따르니
죽음의 문턱에 떨어지네. 차축을 망가뜨려 걱정하듯이."
3) 쎄린
하늘아들 쎄린이 한쪽으로 물러서서 세존(bhagava)께 시로 말했다.
[쎄린]
"모든 천인과 사람들이 먹을 것을 즐기지만
먹을 것을 즐기지 않는 야차는 참으로 누구입니까?"
[세존(bhagava)]
"믿음(삿다, saddhā)과 즐거운 마음(citta)으로 음식을 베푸는 사람은
이 세상과 저 세상에서 먹을 것이 따르네.
인색(맛차리야, macchariya) 함을 반드시 이겨서 마음(citta)의 티끌을 극복하고 보시하세.
이러한 공덕은 저 세상에서 존재들에게 의지처가 되네."
[쎄린]
"세존(bhagava)이시여, 놀라운 일입니다. 세존(bhagava)이시여, 예전에 없었던 일입니다. 세존(bhagava)께서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믿음(삿다, saddhā)과 즐거운 마음(citta)으로 음식을 베푸는 사람은
이 세상과 저 세상에서 먹을 것이 따르네.
인색(맛차리야, macchariya) 함을 반드시 이겨서 마음(citta)의 티끌을 극복하고 보시하세.
이러한 공덕은 저 세상에서 존재들에게 의지처가 되네.
세존(bhagava)이시여, 옛날에 저는 베푸는 사람, 베푸는 주인, 베푸는 것을 예찬하는 사람인 쎄린이란 이름의 왕이었습니다. 세존(bhagava)이시여, 저는 네 문에서 사문(samaṇa)와 바라문(brāhmaṇa), 불쌍한 사람, 여행자, 갈 곳이 없는 사람, 거렁뱅이들에게 보시를 하였습니다.
그때 세존(bhagava)이시여, 궁녀들이 제게 다가와서 이와 같이 말했습니다. '폐하의 보시는 행해졌으나 우리의 보시는 행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폐하의 덕으로 보시를 하여서 공덕을 쌓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존(bhagava)이시여, 저는 그것에 대해 이와 같이 생각했습니다. '나는 베푸는 사람, 베푸는 주인, 베푸는 것을 예찬하는 사람이다. 보시를 하겠다고 하는 사람에 대해서 무엇이라고 한단 말인가?'
그래서 세존(bhagava)이시여, 저는 궁녀들에게 궁전의 네 문 가운데 첫째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거기서 궁녀들의 보시가 이루어졌으며 나의 보시는 되돌아왔습니다.
그때 세존(bhagava)이시여, 권세 있는 귀족들이 저에게 다가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 폐하의 보시도 행해지고 궁녀들의 보시도 행해졌으나 우리의 보시는 행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폐하의 덕으로 보시하는 공덕을 쌓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존(bhagava)이시여, 저는 그것에 대해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나는 베푸는 사람, 베푸는 주인, 베푸는 것을 예찬하는 사람이다. 보시를 하겠다고 하는 사람에 대해서 무엇이라고 한단 말인가?'
그래서 세존(bhagava)이시여, 저는 궁전의 네 문 가운데 둘째 문을 권세 있는 귀족들에게 열어 주었습니다. 거기서 귀족들의 보시가 이루어졌으며 나의 보시는 되돌아왔습니다.
그때 세존(bhagava)이시여, 군인들이 제게로 다가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폐하의 보시도 행해지고 궁녀들의 보시도 행해지고 신하인 귀족들의 보시도 행해졌으나 우리의 보시는 행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폐하의 덕으로 보시하는 공덕을 쌓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존(bhagava)이시여, 저는 그것에 대해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나는 베푸는 사람, 베푸는 주인, 베푸는 것을 예찬하는 사람이다. 보시를 하겠다고 하는 사람에 대하여 무엇이라고 한단 말인가?'
그래서 세존(bhagava)이시여, 저는 궁전의 네 문 가운데 셋째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거기서 군인들의 보시가 이루어졌으며 나의 보시는 되돌아왔습니다.
그때 세존(bhagava)이시여, 바라문 장자들이 저에게 다가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폐하의 보시도 행해지고 궁녀들의 보시도 행해지고 군인들의 보시도 행해졌습니다만 우리의 보시는 행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폐하의 덕으로 보시하는 공덕을 쌓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존(bhagava)이시여, 저는 그것에 대해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나는 베푸는 사람, 베푸는 주인, 베푸는 것을 예찬하는 사람이다. 보시를 하겠다고 하는 사람에 대하여 무엇이라고 한단 말인가?'
그래서 세존(bhagava)이시여, 저는 궁전의 네 문 가운데 네 번째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거기서 바라문 장자들의 보시가 이루어졌으며 나의 보시는 되돌아왔습니다.
그때 백성들이 저에게 다가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폐하는 어떠한 보시도 행하지 않았습니다.'
이 말을 듣고 세존(bhagava)이시여, 저는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확실히 성 밖의 모든 지역에서 거두어들이는 세금 가운데 반을 궁정에서, 반을 그곳의 사문(samaṇa)와 바라문(brāhmaṇa), 불쌍한 사람, 여행자, 집 없는 사람, 거렁뱅이들에게 베풀겠네.'
그리하여 참으로 저는 이와 같이 오랫동안 공덕을 기울이고 이와 같이 오랫동안 착한 일에 열중하였으나 그 끝을 볼 수 없었습니다. 공덕이 이렇게 크고 공덕의 열매가 이렇게 커서 천상에 이렇게 오래 살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끝을 볼 수 없었습니다.
세존(bhagava)이시여, 놀라운 일입니다. 세존(bhagava)이시여, 예전에 없었던 일입니다. 세존(bhagava)께서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믿음(삿다, saddhā)과 즐거운 마음(citta)으로 음식을 베푸는 사람은
이 세상과 저 세상에서 먹을 것이 따르네.
인색(맛차리야, macchariya) 함을 반드시 이겨서 마음(citta)의 티끌을 극복하고 보시하세.
이러한 공덕은 저 세상에서 존재들에게 의지처가 되네."
註.
- 쎄린: 붓다고사에 의하면, 쎄린은 신다바왕족과 쏘디까왕국의 지배자로, 상업과 재판
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장자(長者)였다. 이 재산을 4대문에 자비원을 설립해서
관리들이 가난한 사람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도록 했다.
- 베푸는 주인: 붓다고사에 따르면 자신이 즐기는 것보다 가치없는 것을 베푸는 사람은
베푸는 노예이고, 자기 스스로 누리고 있는 것과 동등한 가치를 베푸는 사람은 베푸
는 주인이다.
첫댓글 자신이 즐기는 것보다 가치없는 것을 베푸는 사람은
베푸는 노예이고,
자기 스스로 누리고 있는 것과 동등한 가치를 베푸는 사람은 베푸는 주인이다.
중요한 말씀 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