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를 통해 본 혈의 중 사상 8

[笑弗]

   『장자』에서는 “허리가 굽고 등이 불쑥 튀어나오고 오장은 위로 올라가고 턱이 배꼽에 가려지고 어깨는 정수리보다 높으며 목덜미가 하늘을 가리켰는데 이것은 음양의 기에 부조화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여 ‘천지‧음양의 기를 조화시켜야 비로소 뭇 생명을 기를 수 있다’ 하였다. 천기, 지기 또한 음양의 기이고 六氣**는 陰･陽･風･雨･晦･明의 기이다. 음양의 기 또는 육기가 고르지 못하면 만물에서 사계절의 변화까지 모두 문란해진다. 음양이 조화하고 어울리며 육기가 순조로워야만 비로소 계절이 제대로 변하고 만물이 제대로 자란다. 만물과 사람의 생장‧변화는 음양 두 기의 변화로부터 지배받지 않음이 없다.

   “천지의 기에 조화보다 큰 것은 없다. 조화라는 것은 음양이 조화를 이룬 것이다. ‧‧‧ 음양이 서로 접촉하여야 이에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조화는 하늘과 땅의 음양 기의 작용에 내재 된 가장 큰 경향이다. 그것은 결코 정지하여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며, 음양 두 기가 조화하여 중화를 이루어 양기 혹은 음기의 한쪽이 지나치게 침체한다든가 偏盛되는 현상이 없음을 의미한다. “음양이 조화를 이루면 만물이 생긴다.”****

   “대저 形이란 것은 생명이 깃드는 집이다. ‘기’라는 것은 생명에 충만한 것이다. 神이라는 것은 생명을 제어하는 것이다. 한 번 위치를 잃어버리면 세 가지는 손상된다.” *****형체는 생명이 의존하는 육체이며 기는 생명을 구성하는 물질이며 정신은 생명의 운동을 조절하는 기제이다. 形‧氣‧神이 균형‧조화를 이뤄야 생명은 정상적으로 존재하고 발전할 수 있다.

   “천지가 화합하고 음양이 만물을 키우는 것은 모두 인간의 기운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위와 아래가 서로 멀리하면 기는 위로 증발하고, 임금과 신하가 화합하지 않으면 오곡이 익지 않는다.” ******인간의 기는 천지[時空]의 기, 음양의 기와 마찬가지로 조화가 필요하며 이렇게 해야만 사회가 안정되고 평화로울 수 있다. 만일 음양이 어그러지고 천지 不和면 인간의 기도 거스르게 되고 어지러워져 군신･상하 관계는 心德이 떠나고 농사가 되지 않아 백성은 불안하게 된다.

   “그러므로 성인은 하늘의 기운을 품고 하늘의 마음을 안고 가운데를 잡고 조화를 머금으면 묘당에서 내려가지 않아도 천하에 그 덕이 펼쳐져 풍속은 바뀌게 된다.” *******음양 두 기가 화합하여 운동하는 법칙에 근거하여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바로 ‘가운데를 잡고[執中] 조화를 머금는 것[含和]’으로써 백성을 조화시키고 사회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우러러서는 하늘에서 象을 취하고 굽어서는 땅에서 法度를 취하였다. 가운데에서는 인간에게서 법을 취하였다. 이에 明堂의 조정을 세우고 명당의 명령을 행함으로써 음양의 기를 조화시켰고 사계절의 절기를 조화시켰으며 질병의 재앙을 물리쳤다.”******** 기는 천지인[三才]과 사회를 하나의 전체[全一]로 연결하는 물질재료로 보았다.*********

   인체 속 오장의 생리 활동 역시 서로 기르거나 억제하여 상호관계를 갖는 유기적 총체를 이루어야 생명의 정상적인 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인체 속 오행의 기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 생명 역시 정상적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신체는 건강한 상태를 나타내게 된다. 반대로 오행의 기가 지나쳐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각종 질병과 변화를 초래하므로 반드시 대상에 알맞게 침을 놓거나 약을 써서 그것을 조절하고 치료하여 평형을 이루게 해야 한다.**********

*『莊子』, 「大宗師」 “曲僂發背 上有五管 頤隱於齊 肩高於頂 句贅指天 陰陽之氣 有沴”.

**『左傳』 「昭公 元年」 “六氣曰 陰陽風雨晦明也”.

*** 『淮南子』, 「氾論訓」 “天地之氣 莫大於和 和者 陰陽調‧‧‧‧‧‧陰陽相接 乃能成和”.

****『淮南子』, 「泰族訓」 “陰陽和則 萬物生矣”.

*****『淮南子』, 「原道訓」 “夫形者 生之舍也 氣者 生之充也 神者 生之制也 一失位 則三者傷矣”.

******『淮南子』, 「本經訓」 “天地之合和 陰陽之陶化萬物 皆承人氣者也 是故上下離心 氣乃上蒸 君臣不和 五穀不爲”.

*******『淮南子』, 「泰族訓」 “故聖人懷天氣 抱天心 執中含和 不下廟堂而衍四海 變易習俗”.

********『淮南子』, 「泰族訓」 “仰取象於天 俯取度於地 中取法於人 乃立明堂之朝 行明堂之令 以調陰陽之氣 以和四時之節 以辟疾病之災”.

*********張立文 주편/ 김교빈 외 옮김, 『기의 철학』, 예문서원, 1992, 133쪽.

**********張立文 주편/ 김교빈 외 옮김, 『기의 철학』, 예문서원, 1992, 111-1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