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57. 주사위에 목숨을 걸고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정황기 부도통으로 이름은 화차화차소보(花差花 差小寶)라는 사람이오. 당신이 나를 죽이든 살리든 도박을 하려면 도박 을 합시다. 허허허, 어른이 되어 어린 사람을 못 살게 굴다니, 호걸이 아니군!" 최후의 한 마디는 실로 용서를 비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영웅의 기개가 좀 있는 것처럼 말했다. 그 젊은이는 빙그레 웃었다. "어른이 되어 어린 사람을 못 살게 구니 영웅이 아니라고? 그 한 마디 의 말은 그럴싸하군! 소사매, 그대의 나이가 그와 비슷하니 그를 상대 로 한 번 싸워 보시구려." 그 소녀는 웃었다. "좋아요." 그리고 검을 들고 나서며 웃었다. "이봐요, 화차화차소보 장군, 내가 그대의 고초를 가르침 받겠어요." 위소보를 겨누던 세장검이 옷자락을 건드리며 일제히 말했다. "이리 나와 손을 쓰시오!" 젊은이는 손을 한 번 내저었다. 그러자 한 자루 장검이 날아와 위소보 앞에 놓인 탁자 위에 꽂혔다. 위소보는 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검술을 조금도 모르니 이 소녀를 이기지 못할 게 뻔하다!) 그는 말했다. "자기보다 나이 어린 사람과 겨룬다는 것은 호걸이 할 짓이 못되요. 나 는 소녀보다 큰데 어찌 그녀를 못 살게 굴 수 있겠소?" 그 젊은이는 대뜸 그의 목덜미를 잡아 올리더니 호통을 내질렀다. "감히 검으로 겨룰 수 없다면 우리 소사매에게 큰절을 하고 용서를 비 시지." 위소보는 웃었다. "좋소. 절을 하라면 절을 하지. 남아의 무릎 아래는 황금이 있으니 매 일같이 여자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지." 그리고 그는 두 무릎을 꿇고서 소녀에게 큰절을 올렸다. 뭇 남삼인들은 모두 왁자하니 웃었다. 별안간 위소보는 몸을 한쪽으로 눕히더니 어느덧 빙글 돌아서 젊은이의 등뒤를 돌아갔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비수로 그의 등을 겨누며 웃 었다. "항복하겠소? 항복하지 못하겠소?" 이 기이한 변화는 너무도 느닷없이 일어났다. 젊은이의 무공이 고강하 다고는 하나 미처 방비할 틈도 없이 등의 요혈을 그에게 제압당하고 만 것이다. 원래 위소보는 신룡도에서 배운 6초의 국명초수를 아직도 익숙 하게 익히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희죽거리고 웃는가 하면 내 숭을 떨며 어릿광대처럼 가장하여 적이 그의 못난 꼬락서니를 보고 모 두 히히덕거리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엎드리게 되었을 때 손을 뻗쳐 비 수를 뽑아들게 되었고 별안간 비연회상이라는 일초를 써서 오히려 형세 를 역전시키고 만 것이다. 만약 그가 어른이었다면 상대방은 반드시 경 계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고 또 위소보는 이 일초를 반쯤 익혔을 뿐 완전하게 익히지 못한 상태라 비슷하면서도 실제는 완전한 초식이 되지 못해 반드시 효과를 거둘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일초를 펼 치자 매우 교묘하게 되어 제대로 완전하게 펼치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커다란 위력을 갖추게 되었다. 다시 말한다면 그 젊은이로서는 이 어릿 광대와 같은 소년이 이 같은 교묘한 초식을 펼쳐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터라 그만 그 술수에 넘어가고 만 것이다. 뭇 남삼인들은 깜짝 놀랐다. 7,8자루의 장검으로 일제히 위소보의 몸을 겨누며 크게 호통을 내질렀다. "빨리 놓아라!" 그러나 위소보의 비수는 이미 상대방 젊은이의 등을 정확히 겨누고 있 었다. 6,7자루의 검은 하나같이 위소보를 찔러 죽일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비수가 가볍게 그의 앞으로 디밀어지기만 한다면 그 젊은이 역시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을 면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검의 끝 으로 위소보의 몸과 한 자 정도 되는 곳까지는 찔렀으나 감히 더 앞으 로는 내밀지 못하고 있었다. 위소보는 웃었다. "놓으라면 놓지 뭐가 대단하오?" 그는 비수를 한 번 휙 휘둘렀다. 창창창 하는 소리가 일면서 육칠 개의 장검이 모조리 잘려나갔다. 비수의 끝은 다시 그 젊은이의 등을 겨누고 있었다. 뭇 남삼인들은 깜짝 놀라 조금씩 물러섰다. 위소보는 말했다. "은자를 내려놓으시오. 그렇다면 나는 그대들의 우두머리를 용서해 주 지." 손에 은자를 들고 있던 남삼인들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은자와 은표 를 탁자 위에 놓았다. 이때 중군장 밖에서는 백여 명이 일제히 부르짖었다. "비적들을 놓치지 마라!" "빨리 투항하라!" 원래 조금 전 혼란이 빚어지게 되었을 때 중군장 안의 두 명 군관이 도 망쳐 나가 부하들을 불러 중군장을 에워싼 것이었다. 그 도인이 호통을 내질렀다. "나이 어린 오랑캐부터 죽여 버리자!" 그리고 노름판 위에 꽂혔던 장검을 뽑아들더니 하얀 광채를 번쩍였다. 팍 하는 순간 어느덧 위소보의 가슴을 찔렀다. 그의 일검은 매우 정확 하게 계산된 것이었고 빠르기 이를데 없었다. 그는 위소보가 검에 맞았 으니 몸뚱아리가 반드시 뒤로 젖혀지며 비수는 자연히 그 젊은이의 등 에서 떨어지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히려 장검이 부러지면서 뚝 하고 두 동강이 나는 것이 아닌 가. 위소보는 부르짖었다. "아이쿠! 나를 찔러 죽이지는 못했군!" 뭇 남삼인들은 칼과 창이 그의 몸을 찌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멍 해지고 말았다. 그 도사는 그의 검끝이 부드러운 것에 부딪쳤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결코 강철로 만들어진 갑옷 위를 찌른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일시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몰랐다. 그로서는 위소보가 안에 몸을 보호하는 보의를 입고 있어 예리한 칼날로도 상처를 내기 어렵다 는 사실을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이때 중군장 안에는 이미 수백 명의 군사들이 달려들었다. 창과 커다란 칼을 들고서 사방에서 빽빽히 에워쌌다. 뭇시위들과 군관들 역시 부하 들의 손에서 무기를 받아들었다. 십여 명의 남삼인들은 제 아무리 무공 이 고강해도 겹겹이 싸인 포위망을 뚫고 달아날 수 없게 되었다. 거기 다 몇 개의 장검은 이미 부러졌고 우두머리도 제압당한 상태가 아닌가? 본래 크게 승세를 굳히고 있었으나 삽시간에 형세가 역전된 것이었다. 그 젊은이는 소리 높이 외쳤다. "모두들 상관하지 말고 스스로 뚫고 나가시오!" 뭇시위들과 군관들이 우르르 달려들었다. 그리고 7,8명이 한 사람을 에 워쌌다. 이렇게 되자 이 남삼인들은 조금이라도 움직인다면 난도질을 당하고 시체가 토막나는 화를 입을 판이었다. 부득이 무기를 버리고 묶 일 수밖에 없었다. 위소보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사람은 무공이 뛰어나다. 그리고 조정과 맞서는 것을 보면 천지회 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른다. 내 어떤 꾀를 써서 그들을 놓아보내야 지.) 그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노형, 조금 전 그녀는 본래 나를 죽일 수 있었으나 나에게 손을 쓰지 않았소. 만약 내가 지금 그대를 죽인다면 그대에게 밑천을 찾을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니 영웅호걸이라 할 수 없지 않겠소? 후레자식으로서, 이기고 나서 도망치는 꼴이 아니냔 말이외다. 이렇게 합시다. 우리 다 시 머리를 걸고 싸우도록 합시다." 이때 이미 칠팔 가지의 무기가 그 젊은이를 겨누게 되었다. 위소보는 비수를 거둬들이고는 싱글벙글 웃으며 자기 자리에 와 앉았다. 그 젊은이는 노해 부르짖었다. "그대는 나를 죽이려면 죽이시오! 나를 데리고 희롱할 생각은 그만두시 오." 위소보는 네 알의 주사위를 들며 웃었다. "내가 전주가 되겠소. 그리고 그대들의 머리통을 걸기로 하지. 한 사람 씩 나와서 던지시오. 어느 누구든 이기면 즉시 떠나는 것이오. 거기다 백 냥의 노잣돈을 붙여 드리겠소. 주사위를 던져 지는 사람이 있다면 조형이 한 자루의 장검을 쥐고 있다가 단칼에 그 사람의 목을 잘라 우 리 갈통형의 원수를 갚아 주도록 하시오." 그는 상대방 사람들의 수를 헤아렸다. 모두 19명이었다. 그는 일일이 은자를 열 아홉 무더기로 만들었는데 한 무더기의 은자마다 백 냥씩이 었다. 그 남삼인들은 관군을 죽이고 난을 일으키려 했다가 잡힌 몸이니 이제 하나같이 죽을 뿐이지 요행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소년 장군이 호걸을 자처하며 한가닥 살 길을 열어 주지 않는가? 만약 주사 위를 던져 진다면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그 도사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매우 좋소. 사내 대장부의 한마디라면......" 위소보는 그 말을 받았다. "중천금이 아니오? 이 화차화차소보는 일을 처리함에 있어 결코 남의 덕을 입지 않소. 이 분 나이 어린 누나인지 아니면 누이인지 조금 전 나를 도와 주사위에 입김을 불어넣어 나의 목을 보전하게 했으니 그대 는 도박을 할 필요가 없소. 그대의 조그만 머리는 내가 이긴 이후 그대 에게 나누어 주는 상여금으로 합시다. 그러니 먼저 이백 냥의 은자를 가지고 이 중군장에서 나가도록 하시오. 그리고 명을 내려 밖에서 지키 는 사람들로 하여금 붙잡지 않도록 하시오." 한 명의 좌령이 큰 소리로 영을 전했다. "부도통께서 명을 내리신다. 중군장에서 내보내는 사람은 모두 자기 갈 길을 가도록 내버려 두되 붙잡지 않도록 하라." 중군 밖에서 지키고 있던 군사들은 큰소리로 대답했다. 위소보는 50냥 이나 되는 원보를 그 소녀의 앞으로 밀었다. 소녀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며 고개를 흔들면서 나직이 말했다. "나는 싫어요. 우리들......우리들 동료 열아홉 사람과 생사를......같 이 하겠어요." 위소보는 말했다. "좋소. 그대는 매우 의리가 있군! 생사를 같이 하겠다면 한 사람 한 사 람 나누어 도박을 할 필요가 없소. 소저 그대가 나와 한수 놀음을 합시 다. 내가 지게 된다면 열 아홉 사람이 함께 은자를 가지고 떠나도록 하 시오. 만약 이기게 된다면 열 아홉 명의 머리통을 일제히 잘라내겠소. 이제 시원하시오?" 그 소녀는 젊은이를 바라보며 그의 지시를 기다렸다. 그 젊은이는 매우 망설이는 듯 했다 만약 열 아홉 명이 나누어 이 나이 어린 장군과 도박을 하게 된다면 반드시 이기는 사람도 있고 또 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의 말이 정말이라면 열 아홉 명 가 운데 반수는 목숨을 건질 수 있으니 이후에 다시 방법을 강구해 원수를 갚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소사매가 나서서 주사위를 던지되 이기게 된다면 모두 무사히 물러날 수 있으나 지게 된다면 전부 몰살당 할 판이니 너무나 위험한 노릇이었다. 그는 눈길을 들어 동문들을 일일 이 훑어보았다. 한 명의 남삼 대한이 큰소리로 말했다. "소사매의 말이 맞소! 우리는 생사를 같이 하기로 했소. 소사매가 주사 위를 던지는 것이 좋겠소. 그렇지 않을 때 내가 이긴다해도 나는 살 생 각이 전혀 없소." 칠팔 명이 그 소리를 따라 외쳤다. 위소보는 웃었다. "좋소, 소저가 먼저 던지시오!" 그리고 그는 주사위를 담은 접시를 그 소녀 앞으로 밀었다. 그 소녀는 그 젊은이를 바라보며 그의 눈짓에 따라 일을 처리하려고 했 다. 그 젊은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사매, 죽고 사는 것은 천명이오. 그대는 대담하게 주사위를 던지는 것이 좋겠소. 우리는 생사를 같이 하기로 하지 않았소?" 그 소녀는 손을 뻗어 주사위를 담은 접시에서 네 알의 주사위를 들어 올렸다. 기다란 속눈썹이 아래로 드리워졌다. 그런데 갑자기 고개를 쳐 들며 위소보를 한 번 쳐다보았다. 그리고 주사위를 든 손을 미미하게 떨었다. 갑자기 그녀가 손을 놓았다. 네 알의 주사위가 접시 아래로 떨 어지면서 맑은 소리를 냈다. 소녀는 눈을 감고 감히 바라보지 못했다. 그러자 귓가에 부르짖는 소리 가 들렸다. "삼! 삼! 삼! 삼점이다!" 거기다가 뭇시위들과 군관들과 군사들이 웃으며 욕하는 소리가 들려왔 다. 소녀는 주사위를 던지는 방법을 몰랐으나 적이 환호성을 치며 떠드는 것을 보고 자기가 형편없이 던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나다를까 뭇 동료들의 안색은 하나같이 창백해져 있었다. 네 알의 주사위를 던져서 가장 큰 점수는 지존이라고 했다. 그 다음이 천대, 지대, 인대, 화대, 매화, 장삼, 판등, 우두 등등으로서 이 삼점 은 열가운데 이미 아홉은 진 셈이었다. 설사 위소보가 똑같은 구점을 던진다 해도 그는 전주이니 구점으로 삼점을 먹을 수가 있었다. 그러니 까 역시 19명의 머리통을 벨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한 명의 남삼인이 갑자기 부르짖었다. "나의 머리통은 내 자신이 도박에 걸겠소! 다른 사람이 던지는 것을 계 산에 넣을 수가 없소." 그 도인은 노해 부르짖었다. "사내 대장부가 어찌 그토록 삶을 탐하며 죽음을 두려워한단 말인가? 우리 왕옥파(王屋派)의 위명을 더럽히는군!" 위소보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분들은 왕옥파의 사람이오?" 그 도인은 말했다. "어찌 되어도 죽은 사람들이니 그대에게 이야기해도 상관이 없겠지." 그 남삼의 사내는 큰소리로 말했다. "나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께서 낳으셨소. 우리 아버지 외에는 그 누구 도 나의 생사를 정할 수 없소." 그 도인은 노해 부르짖었다. "그대 소사매가 주사위를 던지기 전에는 말을 않고 있다가 그녀가 삼점 을 던진 후에야 입을 열다니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우리 왕옥파에는 그 대와 같이 못난 인물은 없네." 그 사내는 목숨이 더욱 중요하다는 듯 더욱 큰 소리로 말했다. "오부(五符)사숙, 나는 왕옥파의 문하제자가 되지 않는다해도 좋소이 다!" 다른 한 명의 사내가 냉랭히 말했다. "그대는 그저 살고 싶으니 나머지는 상관하지 않겠다. 그것이지?" 그 사람이 말했다. "저 소년장군은 우리들 개개인보고 그와 노름을 하라고 했소. 소사매가 대신 주사위를 던진 데 대해 그대들은 동조했지만 내가 언제 응낙했 소?" 그 남삼의 젊은이는 싸늘히 말했다. "좋소. 원(元)사형, 이제부터 그대는 왕옥파의 문하제자가 아니오. 그 대 스스로 그와 도박을 하시오." 원가가 말했다. "아니면 아니라구 해두시오." 위소보는 말했다. "그대의 성이 원씨요? 이름은 뭐라고 하시오?" 그 원가는 약간 주저하더니 동문이 이미 자기의 원수가 되었으니 자기 가 만약 가명을 말한다면 반드시 들통이 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입을 열 었다. "불초는 원의방(元義方)이라고 합니다." 그 젊은이는 코웃음을 쳤다. "흥, 귀하는 이름을 원방(元方)이라고 고치는 것이 더 좋을 걸세." 위소보는 말했다. "어째서 이름을 고쳐야 하오? 음, 원방, 원방이라, 의(義)자가 하나 적 어진 셈이군. 그렇다면 당신이 의리가 없음을 욕하는 말이군. 이것 보 시오. 왕옥파의 여러 친구들, 또 어느 분이 직접 나와 도박을 하겠소?" 그는 눈을 들어 뭇남삼인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한두 사람이 입술을 약간 움직였다. 마치 스스로 도박에 응하고 싶다는 표정 같았으나 잠시 망설이더니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위소보는 말했다. "매우 좋소. 왕옥파의 문하제자들은 모두 영웅호걸들로서 매우 의리가 있소. 이 원형으로 말하면 어찌 되었든 왕옥파가 아니니 그에게 의리가 있든 없든 왕옥파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오." 그 젊은이는 빙그레 웃었다. "정말 고맙소." 위소보는 말했다. "자, 오너라! 누가 술을 따라라! 나는 이곳의 열 여덟 분의 친구들과 한잔 나누겠다. 나중에 누가 이기고 지든 간에 어찌 되었든 생리사별이 아닌가. 이같이 열 여덟 분의 의리가 깊은 친구들은 사귀지 않을 수 없 구나." 수하의 군사가 열 아홉 잔의 잔에 술을 따라 위소보의 앞에 한잔 놓았 다. 18명의 남삼인들은 각기 한잔씩 들었다. 그 사람들은 앞장을 섰던 그 젊은이가 받아들자 역시 모두 다 받아들었다. 그 젊은이는 낭랑히 입을 열었다. "우리는 만주 오랑캐와 결코 친구로 사귀지 않소. 다만 그대의 위인됨 이 시원시원하고 또 우리 왕옥파를 매우 중시하니 그대와 더불어 이 한 잔의 술을 나누는 것은 상관이 없는 일이라 하겠소." 위소보는 말했다. "좋소, 건배합시다." 그는 단숨에 들이켰다. 18명의 남삼인들도 모두 술을 마신 후 다투어 술잔을 땅바닥에 던졌다. 원의방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돌리며 보지 않으려고 했다. 위소보는 호통을 내질렀다. "열 여덟 자루의 칼을 들고 내려칠 준비를 해라. 내가 이 주사위를 던 져 삼점 이상이 나올 때 이 18분 친구들의 머리통이 모두 잘려나가도록 해라." 뭇 군관들은 우렁차게 대답했다. 18명의 군관들이 칼과 검을 들고 18명 의 등 뒤로 다가섰다. 위소보는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이 주사위에다 수작을 부려서 일점이나 이점이 나오도록 하는 것 은 본래 어렵지 않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연습이 부족하여 손재간이 아무래도 시원찮을 것 같다. 조금 전 한 쌍의 천패를 던지려고 했으나 육점이 나오지 않았는가? 조금이라도 차질이 생기게 된다면 그만 이 열 여덟 사람의 목숨을 없애는 것이 될 것이다. 이 냄새나는 남자들이야 상관이 없지만 이 꽃송이 같은 소녀가 죽는다면 애석한 노릇이 아니겠 는가?) 그는 네 개의 주사위를 들었다. 그리고 손에 들고 흔들어 자기의 숨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가볍게 손가락을 굴리며 던졌다. 그 즉시 왼손으로 주사위를 던진 그릇 위를 덮었다. 그러자 주사위가 몇 번 구르는 소리 가 들렸고, 곧이어 멈췄다. 그는 자신이 없었다. 손가락을 살짝 돌려 눈을 갖다대 보았다. 그러고 보니 네 개의 주사위 가운데 두 개는 이점 이었다. 한 개는 일점이고 한 개는 오점으로서 합하게 된다면 알맞게 별십(霰十)이 됐다. 점수가 없는 점이어서 더 적을래야 적을 수 없는 점수였다. 그는 본래 자기 멋대로 작정을 하고 던졌다. 만약 손이 매끄 럽지 못해 삼점 이상이 나오게 된다면 대뜸 이점이라고 말하고 그릇을 흔들어 주사위를 헝클어 놓을 참이었다. 그러면 누구든 증인으로 나설 사람이 없으니 상대방은 크게 기뻐할 것이고 자기 편의 부하들은 기껏 애야 의심만 할 뿐 공공연히 나서서 우기지 못할 것이 아니겠는가! 그 같은 생각으로 수작을 부렸는데 성공을 하자 크게 기뻐서 욕을했다. "제기랄! 나의 이 손은 마땅히 잘라내야겠군!" 그리고 왼손으로 자기의 오른손 등을 힘주어 내려쳤다. 뭇사람들은 주사위를 보고 큰소리로 부르짖었다. "별십이다, 별십!" 그 남삼인들은 죽음에서 목숨을 건지게 되자 그만 참을 수 없어 환호성 을 내질렀다. 그 도인과 젊은이는 위소보를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만주의 오랑캐들은 신의를 따지지 않는다던데 그가 말한 것에 책임을 질지 모르겠구나.) 위소보는 노름판 위의 은자를 밀어내며 말했다. "이겼으니 은자를 가져가시오. 설마 또 도박을 하시겠소?" 그 젊은이는 말했다. "은자는 감히 가져갈 수 없소. 귀하는 한마디에 신의를 지키니 정말 영 웅이오. 훗날 다시 만나도록 합시다." 그리고 두 손을 맞잡은 후 몸을 돌려 떠나가려고 했다. 위소보는 말했 다. "이것 보시오. 이겼는데도 돈을 가져가지 않는다니, 이 화차화차소보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오?" 그 젊은이는 속으로 생각했다. (몸이 위험한 곳에 있으니 더 지체해서는 안되겠다.) "그렇다면 정말 고맙소." 열 여덟 사람은 함께 은자를 들고 몸을 돌려 중군장에서 나갔다. 위소보는 한 쌍의 눈동자를 들어 줄곧 그 소녀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 다. 그녀는 은자를 얻은 이후 참을 수 없다는 듯 위소보를 한 번 바라 보았다. 네 개의 시선이 맞부딪치게 되었다. 소녀는 얼굴을 살짝 붉히 더니 빙그레 웃으며 나직이 말했다. "정말 고마와요." 그리고 두 걸음 옮기더니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소장군, 그대의 이 네 개의 주사위를 저에게 줄 수 없겠어요?" 위소보는 웃었다. "돼오. 어째서 안되겠소? 그대는 가져가서 그대의 사형들과 노름을 하 시겠소?" 그 소녀는 미소했다. "아니에요. 저는 잘 보관을 하겠어요. 조금 전엔 정말 나의 목숨을 반 쯤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고 깜짝 놀랐어요." 위소보는 네 알의 주사위를 들어서 그녀의 손에 놓아 주었다. 그리고 그 기회를 틈타 그녀의 손목을 가볍게 살짝 꼬집어 주었다. 이 같은 득 을 볼 기회를 어찌 놓칠 수 있겠는가? 그 소녀는 다시 말했다.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재빨리 중군장에서 나갔다. 원의방은 뭇동료들이 중군장에서 나서자 뒤따라 나서려고 했다. 위소보는 말했다. "이봐. 나는 그대와 노름을 끝내지 않았어." 원의방은 대뜸 얼굴에 핏기가 싹 가시고 말았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 다. (이번일은 정말 잘못했다. 진작 그가 별십을 던지리라는 것을 알았다면 내가 왜 헛되이 소인이 되어야 하느냔 말이다.) "장군께선 주사위가 없으시오. 나는......그래서 도박을 하기 싫어하는 줄로 알았소이다!" 위소보는 말했다. "어째서 도박을 하지 않는단 말이오. 무엇이라도 가지고 도박을 할 수 가 있소. 가위 바위 보로 하는 도박도 있고 동전을 굴려 하는 도박도 있소." 그리고 그는 대뜸 한 묶음의 은표를 잡고 말했다. "그대가 짐작해 보시오. 이것은 모두 몇 냥의 은자나 되겠소?" "그것을 어떻게 짐작할 수 있겠습니까?" 위소보는 탁자를 두드리며 호통을 내질렀다. "이 도적놈! 본 장군에게 무례하다니, 끌어내어 목을 쳐라!" 뭇군관들은 일제히 대답했다. 원의방은 금방 얼굴이 흙빛이 되더니 두 무릎을 털썩 꿇고 엎드리며 말 했다. "소......소인이 감히 어찌 무례할 수 있겠습니까? 대장군......대장군 께서는 목숨을 살려 주시오." 위소보는 크게 즐거웠다. (이 녀석은 나보고 대장군이라 부르는군!) 그는 호통을 내질렀다. "내가 그대에게 물을 때 한마디 솔직이 털어놓도록 해라! 만약 조금이 라도 감추는 일이 있다면 너의 머리통을 잘라내겠다." 원의방은 연신 대답했다. "네, 네." 위소보는 사람들을 시켜 족쇠와 수갑을 채우도록 했다. 그리고 은자를 잃은 뭇군관들은 밑천을 찾아서 물러가도록 했다. 그렇게 되자 중군장 에는 장강년과 조제현 두 명의 시위와 효기영의 참령인 춘부(春富)만이 남게 되었다. 그 즉시 장강년이 심문을 하게 되었는데 원의방은 한마디 물을 때마다 한마디를 대답했고 아니나다를까 조금도 숨김이 없었다. 원래 왕옥파의 장문인은 사도백뢰(司徒伯雷)였다. 본래는 명나라의 부 장(副蔣)으로서 산해관 총병 오삼계의 부하에 예속되어 있었는데 만주 인들이 침략을 해오게 됨에 매우 용감하게 싸웠고 공도 많이 세웠다. 그 후에 이자성(李自成)이 북경을 깨뜨리고 오삼계가 청병을 이끌고 입 관하게 되자 사도백뢰는 군사를 이끌고 이자성과 용감하게 싸웠으며 적 을 물리치는데 큰 공을 세우고 북경을 탈환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는 그 당시 청병이 입성하게 되었을 때 순정황제의 원한을 갚아 준 것으로 알았었다. 그런데 청나라 군사들은 그 기회에 한나라 사람들의 강산을 차지하게 되었고 오삼계는 대 매국노가 되는 것이 아닌가? 사도백뢰는 크게 노해 즉시 벼슬을 버리고 왕옥산에 은거했다. 그는 옛날 부하들 가운데 청나라에 투항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모두 왕옥산으로 불러들였다. 사도백뢰의 무공은 본래 고강했다. 그리 하여 한가한 날을 보내며 무공을 옛 부하들에게 전수해주었다. 시일이 차츰 흐르게 되자 자연스럽게 왕옥파가 이루어졌다. 사도백뢰에 대해서 장강년도 들은 바가 있었다. 원의방은 그 앞장을 섰던 그 젊은이가 바로 사도백뢰의 아들 사도학(司 徒鶴)이라고 했으며 나머지 사람들은 동문 사형제라 했으며 또 몇 사람 의 나이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사숙으로 칭하는 사람들이라 했다. 그 소녀의 이름은 증유(曾柔)라고 했는데 그녀의 부친은 사도백뢰의 옛 부 하였다. 하지만 이미 수년 전에 세상을 떠나 임종시에 그녀로 하여금 옛 상관의 문하제자로 들어가게끔 한 것이었다. 그들은 최근에 오삼계의 아들 오응웅이 북경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사도백뢰는 그들을 보내 오응웅과 만나도록 한것이었다. 그런 데 그들은 이곳을 지나가다가 청나라 군사의 군영이 서 있는 것을 발견 했다. 사도학은 젊은이라 일을 벌이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그는 군 영 안으로 뛰어들어 염탐하게 되었는데 뭇사람들이 크게 노름판을 벌이 고 있는지라 손을 써 도박판의 돈을 약탈하려고 했던 것이다. 물론 그 목적은 돈과 재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만주 군사들의 기염을 꺾어 놓자 는 데 있었다. 위소보가 나서서 물었다. "너희들이 오삼계의 아들을 만나 보려는 것은 무엇 때문이지?" 원의방은 말했다. "사부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방법을 강구해 그를 사로잡아 왕옥산으로 데 려오라고 분부했지요. 그렇게 하면 오삼계를 위협하여 그로 하여 금......그로 하여금......" "그를 핍박하여 반란을 일으키자는 것인가?" "사부님이 말씀하신 것이며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소인은 대 청나라에 충성을 다하고 결코 반란에 가담하지 않을 것입니다. 소인은 오늘날 왕옥파의 사람들과 관계를 완전히 끊었습니다. 이것은 바로 역 모에 가담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어둠속에서 밝음을 되찾자는 것이죠!" 위소보는 한 발로 그를 걷어차며 웃으면서 욕을 했다. "빌어먹을! 그렇다면 너는 아주 대단한 충신이구나!" 원의방은 조금도 개의치 않고 그의 발길질을 고스란히 받아 들이며 말 했다. "네. 네. 모든 것이 장군 대인께서 키워 주신 덕택입니다. 소인은 이후 장군 대인의 하인이 되고 종놈이 되겠습니다. 그리하여 충성을 다해 끓 는 물속이나 타는 불속에 들어가라 해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위소보는 상대방에게 이번에 3명의 어전시위를 죽였는데 자기는 사도 학, 증유 등을 놓아주었으니 장강년과 시위들이 승복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자기가 던진 주사위의 실력이 너무 형편없었다 고 탓할 것이다. 따라서 눈앞의 이 사건은 어찌되었든 모든 사람에게 이득을 나누어 주어야만 전주가 되었던 자기 체면을 세울 수 있다고 생 각했다. 그래서 그는 잠자코 얼마동안 생각해 본 끝에 좋은 생각이 떠 올라 손을 뻗쳐 탁자를 힘주어 두드리며 호통을 내질렀다. "너 이 대담한 역적 같으니! 분명히 오삼계와 결탁하여 반란을 일으키 려 했으면서도 그의 아들을 사로잡겠다고? 너는 오삼계에게 얼마나 득 을 보았길래 그를 위해 숨기고자 하는가? 빌어먹을 자식 같으니. 게 아 무도 없느냐? 이리 와서 매우 치도록 해라!" 중군장 밖에서 7,8명의 군사가 들어와 원의방을 땅바닥에 엎어 놓았다. 그리고 곤장을 때리기 시작했다. 가죽이 터지고 살점이 튀며 피가 흘렀 다. 위소보는 말했다. "그래도 솔직히 털어놓지 못할까? 너는 오삼계의 아들을 사로 잡겠다고 하면서 어찌 우리 군영으로 들어와 어전시위를 죽였는가? 어전시위와 효기영의 군사는 황상께서 가장 가깝게 하시고 믿는 사람들이다. 너희 들이 어전시위와 효기영의 사람들에게 죄를 짓는다는 것은 바로 황상의 체면을 세워 주지 않는 것이란 말이다." 장강년과 춘부 등은 그 말을 듣자 크게 흐뭇해져 일제히 소리치며 위협 했다. 위소보는 말했다. "이 녀석은 교묘한 언변으로 거짓말을 날조해서 사람을 속이려 드는군. 이 같은 간적은 맞아야만이 비로소 진실을 토로한다오. 다시 쳐라!" 뭇군사들은 일제히 호통을 내지르며 곤장을 마구 갈겨댔다. 원의방은 큰소리로 부르짖었다. "때리지 마시오! 때리지 마시오! 소인이 실토를 하겠소." "너희들 왕옥산에 사는 사람은 모두 몇 명이나 되느냐?" "모두 4백 명은 됩니다." "가족과 함께 쳐서 말이냐?" "그러면 2천 명은 됩니다." 위소보는 탁자를 두드리며 욕을 했다. "제기랄! 어떻게 그렇게 적을 수가 있단 말이냐? 다시 쳐라!" 원의방은 부르짖었다. "그만 때리십시오! 그만 때리십시오! 약......약...... 4천......5천 명은 됩니다." 위소보는 크게 욕을 했다. "이런 18대 조상까지 떡을 칠 녀석 같으니, 왜 말하는 것이 시원하지 못하냐? 9천이면 9천이지 어째서 4천과 5천으로 나누어 말하느냐?" "네, 네, 9천 명이나 됩니다." "너희들 같은 반적이 언제 바른 대로 말한 적이 있느냐? 9천 명이라 한 다면 적으도 만 삼천은 되겠다." 그리고 쿵 하고 탁자를 내리치며 호통을 내질렀다. "왕옥산에 모여서 반란을 도모하는 사람은 도대체 몇 사람이나 되느 냐?" 원의방은 그의 말투를 듣고서 사람 수를 많이 말하면 많이 말할수록 소 장군이 기뻐한다는 것을 깨닫고 말했다. "소문에 들으니......소문에 들으니까 아마 3만명은 된다고 하더군요." 위소보는 기뻐했다. "그렇겠지. 이번에야말로 거의 비슷하구나." 그리고 고개를 돌려 참령 춘부에게 말했다. "이 천한 뼉다귀는 때리지 않으면 실토를 않을 모양이오." 춘부가 말했다. "바로 그렇습니다. 더 무섭게 매질을 해야겠습니다." 원의방은 부르짖었다. "때리지 마시오! 장군 대인께서 무엇을 묻든지 소인은 실토하리다." 그는 이미 작정을 한바 있었다. 어쨌든 간에 이 나이어린 장군의 말투 를 따라 대답을 하게 된다면 육체의 고통을 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었다. 위소보는 말했다. "너희들 3만 명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무예를 연마했다지? 조금 전 그 소녀는 15,6세의 나이에 불과한데도 무예를 연마했다. 너희들은 모두 오삼계의 옛날 부하이다. 나이 적은 사람들은 그 부하들의 자녀가 되겠 지?" "네, 네, 모두 모두......무예를 익혔습니다. 모두 오삼계의 옛날 부하 들입니다." "너희들 수령인 사도백뢰는 이전에 오삼계가 사랑하던 부하가 아니겠느 냐? 그리고 싸움도 무섭게 잘하지 않았느냐? 그는 우리 만주 사람을 모 조리 죽이겠다고 했다면서?" "그것은 그가 대역무도한 말을 한 것이죠.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그가 너희들을 북경으로 보내 오삼계의 아들과 어떻게 반란을 일으키 라고 상의했느냐? 어째서 운남으로 가서 직접 오삼계와 상의하지 않았 지?" "그건......그건......아무래도......아무래도 달리 원인이 있을 것입 니다." 실제로 그들은 오응웅을 잡아가기로 했기 때문에 위소보의 그 말에는 쉽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위소보는 노해 부르짖었다. "이런 빌어먹을 녀석 같으니, 무슨 원인이 있다는 것이냐? 사도백뢰 자 신이 이미 운남으로 달려가 오삼계와 모든 것을 의논했겠지, 그렇지 않 느냐?" "아마도......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뭐가 아마도 그렇다는 것이냐? 빌어먹을! 그러면 그렇고 아니면 아니 라고 해야지." "네...... 그렇습니다. 간...... 간 적이 있습니다." 장강년, 조제현, 그리고 춘부 세 사람은 위소보가 슬슬 달래며 반란을 꾀한 대역무도한 사람을 평서왕 오삼계에게 옮겨 가는 것을 보고 그만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속으로 걱정을 했다. 도대체 그의 의도를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위소보는 다시 물었다. "사도백뢰는 오삼계가 사랑하는 장수인데 3만이나 되는 정병을 이끌고 어째서 운남에 주둔하지 않았지? 왕옥산은 어디에 위치해 있느냐?" "하남성 제원현(濟源縣)에 있습니다." 위소보는 하남성 제원현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어 말했다. "그곳은 북경과 매우 가깝지?" "그리 멀지 않은 편이죠." 위소보는 욕을 했다. "제미랄 놈! 가까우면 매우 가깝지 뭐가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이냐?" "네, 네, 매우 가깝습니다. 매우 가깝습니다." "좋아! 그렇다면 북경과 매우 가까운 곳이로군! 너희들과 같은 반적들 은 의도가 정말 악독하구나! 경성 부근에다 일지의 정예병을 매복시켜 두다니. 오삼계가 운남에서 반기를 들게 된다면 너희들은 즉시 산속에 서 공격해 나와 곧장 북경으로 덮쳐들겠지? 그리고 우리 어전시위와 효 기영의 친병들을 하나같이 무우자르듯 죽여서 핏물로 내를 이루고 시체 로 산을 이루게 될 것이며 흙먼지가 휘날리게 되고 똥오줌을 마구 갈기 도록 만들겠지? 그렇지 않느냐?" 원의방은 큰절을 했다. "그것은 오삼계와 사도백뢰 두 간적의 대역무도한 음모이지 소인과 는......소인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위소보는 빙그레 웃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네 녀석은 정말 눈치가 빠르구나.) 그는 물었다. "너희들 왕옥파에는 오삼계 아래 군관이나 군졸이 누구 누구 있는지 모 두 실토를 해라." "사람들의 수는 대단히 많습니다." 그리고 즉시 많은 사람의 이름을 들먹였다. 그것은 결코 날조가 아니었 다. 위소보는 말했다. "매우 좋다. 너는 그 사람들의 성명을 모조리 적어 내라. 그들이 이전 에 오삼계의 밑에서 어떤 관직을 했는지 일일이 분명하게 써 넣도록 해 라." "어떤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은 소인이 자세히 모릅니다." 위소보는 되물었다. "네가 자세히 모른다고? 그러면 다시 30대의 곤장을 안기면 똑똑히 알 아내겠지?" 원의방은 재빨리 말했다. |
첫댓글 잼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