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 7일(토) 오후
밍군에는 밍군 종을 비롯한 십여 개의 파고다들이 있다. 밍군 파고다를 본 이후에는 다른 곳에 가고 싶지가 않다. 그냥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세오녀와 찬이는 식당에 들어가 점심을 먹게 하였다.

신쀼메 파고다에서 이라와디 강 쪽으로 좁은 길을 따라 가면 콩, 땅콩, 옥수수, 파 등을 키우는 경작지가 나온다.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아이들이 손을 내밀며 돈을 달라고 따라 다닌다. 불쌍하기도 하지만 냉정하게 손을 뿌리친다. 강변을 따라 조금 내려가니 양로원(Home for aged)이 보여서 안으로 들어갔다.

밍군 불교 요양원 이곳 저곳을 구경하는데, 붉은 론지에 하얀 나이팅게일 모자를 쓴 간호사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자기 사무실도 구경시켜주고 무척 활달하게 이것 저것 설명을 한다.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아주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해준다. 티 없는 모습에 나이팅게일이 저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곳곳에 독지가들의 기부로 지은 건물이 보인다.

노인들을 위해 돈이나 각종 물품(옷, 음식, 약품, 물, 전력)을 기증 받는 사무실도 있다. 노인들이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나오면서 기부함에 1,000 짯을 넣고 나왔다. 수많은 사원에 시주하는 것보다는 이런 시설에 보태는 것이 더 나을 듯 했다. 나중에 론리 플래닛을 보니 이 양로원의 수간호사인 Than Than Sue는 영어에 능하여 밍군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즐겨 나누어주고, 방이 있으면 묵고 갈 수도 있다고 되어 있다. 만들레이로 돌아가는 배가 오후 한 시에 있기에 여유를 가지지 못하고 금방 스쳐온 게 못내 아쉽다. 나에게 무척 밝은 웃음으로 뭔가 더 얘기를 하고 싶어 했던 간호사의 이름조차 물어보지 못하였다. 그녀가 Than Than Sue 아닐까? 론리 플래닛 미얀마 편을 싸게 구하려고 기회 있을 때마다 찾았지만, 결국 마지막 날 태국 카오산에서 구입하여 실제로 미얀마에서는 전혀 도움을 받지 못했다. <Hello 동남아시아 10개국>의 미얀마 정보량은 실제로 부족하여 새로운 미얀마 가이드북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세오녀와 찬이는 점심을 먹고 있는 Saytanamon 식당을 찾아갔다. 음식 맛이 없다고 남긴 음식을 내가 해치우다.

물소 두 마리가 끄는 우차(500 짯)에 세오녀와 찬이는 부두로 먼저 보내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이곳 저곳 구경하러 다닌다. 산악자전거를 타고 하이킹 하기에 참 좋은 곳이다. 가끔 미얀마에서 서양 남녀들이 그룹으로 MTB를 타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나에게 일본말로 인사하고 물건을 사라고 한다. 열심히 일본말 대신에 한국말을 가르쳐 준다.

이곳에는 화랑(갤러리)가 무척 많다. 물론 대부분 복제품들을 팔고 있지만, 어떤 곳은 나름대로 예술성을 지닌 작가의 작업실을 겸한 화랑도 볼 수 있다. 외국인 선착장 남쪽으로 한참을 내려가다가 배 시간에 쫓겨 되돌아왔다. 밍군도 편안하게 며칠을 보낼만한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전거를 타고 다닐 경우 간혹 비포장 모래 길로 들어갈 때는 조심해야 한다. 자전거가 미끄러지고 무척 힘이 들어 끌고 가야 할지도 모른다.
♣ 이 여행기는 2005년 12월 30일부터 2006년 1월 16일까지 17박 18일 동안 아내 세오녀, 아들 찬이와 함께 가족여행 기록입니다.
♣ 환율 1$=1,019.56 원(2005년 12월 30일),1$=1,110(2006년 1월 6일, 만들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