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언뜻 보기에 이 책은
말하려는 것이 그리 선명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났을 때에도 그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읽고 정리하는 동안 이 책의 가치가 조금씩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지금’과 ‘시간’이
처음 읽을 때는 ‘말하겠다’는 그 말이 단지 허풍으로 보였는데
그동안 다른 데서 듣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는 것이
정리를 하는 동안 드러났고
그것을 확인하는 동안 ‘훌륭하다’는 말이 절로 밀려올라와
그렇게 중얼거리기를 여러 번 거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서 에딩턴이 말한 ‘시간의 화살’이라는 것을 반박하기 위해
상세하게 ‘에트로피’를 설명한 이야기를 듣는 동안
그동안 막연하게만 알고, 그에 대한 지식이 부적해서 늘 아쉬웠는데
이번 정리를 통해 훨씬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 다른 곳에서 이 말을 들을 때도
훨씬 더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는 되었으니
그 또한 아주 소중한 소득이었습니다.
이 책을 쓴 Richard Muller는 물리주의에 대한 경계심이
약간은 지나치지 않은가 싶을 정도로
과학의 겸손을 위해서도 많은 말을 하고 있는데
그 또한 정직한 자기고백으로 보여서 보기 좋았고
앞으로 살면서 이 정도에는 미치지 못할지 모르지만
아무튼 정직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습니다.
역시 힘은 정직함에서 나오고,
힘뿐 아니라 용기 또한 정직함에서 나온다는 것이 틀림없는 일이라고
이전에 알고 있었던 것들을 구체적인 자기고백을 통해 확인하는 것은
오랜 벗을 만나 마음 통하는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 같은
또 다른 행복이기도 했습니다.
맨 뒤에 부록으로 실린 「창조」라는 시는
『미래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과 공학』에서 인용했다고 하는데
그가 쓴 것처럼 보이지만
이 책에서는 그 글을 쓴 사람은 드러나지 않는데
두고두고 되새김질할 만한 썩 좋은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읽는 동안 잘 몰랐지만
읽고 나서 정리하면서 비로소 많은 것들을 얻었고
책의 가치도 발견하게 된
또 다른 독특한 경험을 한 책이었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