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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菜根譚
둘째 달: 어두운 곳에서 죄짓지 말라
31. 부귀한 집안
너그럽고 후해야 한다.
시기하고 각박하면
부귀 가운데 행실이 빈천한 것
그 부귀 제대로 누릴 수나 있으랴.
총명한 사람
재주를 깊이 감춰야 한다.
드러내고 자랑하면
총명 가운데 병들어 어리석은 것
실패하지 않을 도리 어디 있으랴.
富貴家宜寬厚而反忌刻, 부귀가의관후이반기각,
是富貴而貧賤其行矣. 如何能享! 시부귀이빈천기행의. 여하능향!
聰明人宜斂藏而反炫耀, 총명인의렴장이반현요,
是聰明而愚懵而病矣. 如何不敗! 시총명이우몽이병의. 여하불패!
宜(마땅할 의), 寬(너그러울 관), 刻(새길, 몰인정할, 심할 각), 聰(귀 밝을, 총명할 총),
愚(어리석을, 낮출 우), 懵(어두울 몽)
32. 낮은 데 살아봐야 알게 된다
높이 올라감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어두운 데 있어봐야 알게 된다
밝게 드러남이 얼마나 눈 아픈가를.
고요함을 지켜봐야 알게 된다
즐겨 분주함이 덧없이 수고로운 것임을.
침묵을 지켜봐야 알게 된다
함부로 떠드는 게 덧없이 시끄러운 것임을.
居卑而後知登高之爲危, 거비이후지등고지위위,
處晦而後知向明之太露, 처회이후지향명지태로,
守靜而後知好動之過勞, 수정이후지호동지과로,
養默而後知多言之爲躁. 양묵이후지다언지위조.
卑(낮을 비), 登(오를 등), 晦(그믐, 어두울 회), 靜(고요할 정), 躁(조급할, 성급할 조)
33. 부귀와 공명에 얽매인 마음
그걸 죄다 털어버려야
자잘한 세상살이 헤어날 길 있고,
도덕과 인의에 얽매인 마음
그걸 죄다 벗어 던져야
거룩한 성인의 경지 밟아볼 길 있으리라.
放得功名富貴之心下 便可脫凡, 방득공명부귀지심하 변가탈범,
放得道德仁義之心下 纔可入聖. 방득도덕인의지심하 재가입성
脫(벗을, 빠뜨릴 탈), 纔(겨우, 비로서 재)
34. 마음을 해치는 건 욕심이 아니다
독단적인 생각
그게 마음을 해치는 좀벌레란다.
도를 가로막는 건 음탕함이 아니다
총명함
그게 도를 가로막는 울타리란다.
利俗未盡害心, 意見乃害心之蟊賊. 이속미진해심, 의견내해심지모적.
聲色未必障道, 聰明乃障道之藩屛. 성색미필장도, 총명내장도지번병.
蟊(좀벌레 모), 賊(도둑, 해칠 적), 障(막힐, 거리낄 장), 藩(울타리, 제후 나라 번),
屛(병풍, 숨죽일, 물리칠 병)
35. 사람의 마음 변하기 쉽고
인생의 행로 험난키만 하다.
가기 어려운 곳에서는
한 걸음 물러설 줄 알아야 하고
가기 쉬운 곳에서는
약간의 공로 양보할 줄 알아야 한다.
人情反復 世路崎嶇, 인정반복 세로기구,
行不去處須知退一步之法, 행불거처수지퇴일보지법,
行得去處務加讓三分之功. 행득거처무가양삼분지공.
崎(산길 험할 기), 嶇(산 험할 구)
36. 소인을 대하는 일
엄격하긴 어렵지 않다
어려운 건 미워하지 않은 것.
된사람 대하는 일
공손하긴 어렵지 않다
어려운 건 결례하지 않는 것.
待小人不難於嚴 而難於不惡, 대소인불난어엄 이난어불오,
待君子不難於恭 而難於有禮. 대군자불난어공 이난어유례.
37. 소박함을 지키고
총명함을 물리쳐라
사뭇 바른 기운 머물러 누리를 감쌀지니.
화려함을 거절하고
담백함을 달게 알라
사뭇 깨끗한 이름 남아 세상에 떨칠지니.
寧守渾噩而黜聰明 留些正氣還天地. 영수혼악이출총명 유사정기환천지.
寧謝紛華而甘澹泊 遺個淸名在乾坤. 영사분화이감담박 유개청명재건곤.
渾(흐릴, 모두, 크고 힘셀 혼), 噩(놀랄, 엄숙한 모양 악), 黜(내칠, 물리칠 출)
38. 악마를 무릎 꿇리려면
제 마음부터 무릎 꿇려라.
마음이 굴복하면
악마구니야 저절로 물러나리.
횡포를 누르려면
자신의 객기부터 눌러라.
객기가 가라앉으면
외부의 횡포야 침입조차 못하리.
降魔者先降自心, 心伏則群魔退聽. 항마자선항자심, 심항즉군마퇴청.
馭橫者先馭此氣, 氣平則外橫不侵. 어횡자선어차기, 기평즉외횡불침.
降(내릴 강, 항복할 항), 魔(마귀, 마술 마), 伏(엎드릴, 감출, 굴복할, 절후 복),
聽(들을, 받아들일, 판결할 청), 馭(말 부릴, 다스릴 어), 橫(가로, 사나울 횡), 侵(침노할 침)
39. 자녀를 가르치는 것
규중 처녀를 기르는 일인 양
출입부터 엄히 하고
벗 사귐도 조심토록 하라.
나쁜 이랑 단 한 번만 사귀어도
깨끗한 논밭에 잡초씨를 뿌린 듯
좋은 곡식 심기란 평생토록 어려울 테니.
敎弟子如養閨女, 最要嚴出入謹交遊. 교제자여양규녀, 최요엄출입근교유.
若一接近匪人 是淸淨田中下一不淨種子, 약일접근비인 시청정전중하일불정종자,
便終身難植嘉禾矣. 변종신난식가화의.
閨(안방 규), 遊(놀, 즐길, 여행할, 떠돌 유), 匪(도둑, 악한 비, 나눌 분),
終(마칠, 죽을, 끝, 마침내 종), 嘉(아름다울, 즐길 가), 禾(벼, 곡물 화),
矣(어조사, 단정, 한정, 의문, 반어, 영탄 의)
40. 욕정에 관한 일
즐기기야 쉽겠지만
손끝엘랑 아예 물들이지 말라.
한번 물들면
만길 낭떠러지로 곧장 떨어지리니.
도리에 관한 일
지키기야 어렵겠지만
뒷걸음질일랑 생각조차 하지 말라.
한 걸음 물러서면
숱한 산과 들이 곧장 가로막으리니.
欲路上事 毋樂其便而姑爲染指, 욕로상사 무락기편이고위염지,
一染指便深入萬仞. 일염지변심입만인.
理路上事 毋憚其難而梢爲退步, 이로상사 무탄기난이초위퇴보,
一退步便遠隔千山. 일퇴보변원격천산.
姑(시어미, 고모, 잠시 고), 染(물들
염), 指(손가락, 가리킬
지), 深(깊을, 깊이
심),
仞(길, 칠 척 또는 팔 척 인)
41. 마음씀이 두터운 사람
자신에게도 후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후하여
이르는 곳마다 모두 두텁다.
마음씀이 말쑥한 사람
자신에게도 박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박하여
하는 일마다 모두 말쑥하다.
된사람의 일상 풍취
너무 두터움도 없으며
지나치게 말쑥함도 없으리.
念頭濃者 自待厚 待人亦厚 處處皆濃. 염두농자 자대후 대인역후 처처개농.
念頭淡者 自待薄 待人亦薄 事事皆淡. 염두담자 자대박 대인역박 사사개담.
故君子 居常嗜好 不可太濃艶, 고군자 거상기호 불가태농염,
亦不宜太枯寂. 역불의태고적.
亦(또, 또한 역), 厚(두터울, 짙을 후), 薄(엷을, 야박할, 메마를 박), 嗜(즐길, 좋아할 기),
艶(고울, 예쁠 염)
42. 그대 재물을 자랑하는가
나에게는 어짊이 있다.
그대 지위를 내세우는가
나에게는 정의가 있다.
참으로 된사람
어느 누가 그 사람 농락할 수 있으랴.
사람이 사람다우면
하늘을 이기고
뜻이 하나로 모이면
기질도 바뀐다.
그렇듯 된사람이라면
조물주인들 그 사람 묶어 맬 수 있으랴.
彼富我仁彼爵我義, 君子固不爲君相所牢籠. 피부아인피작아의, 군자고불위군상소뢰롱.
人定勝天志一動氣, 君子亦不受造物之陶鑄. 인정승천지일동기, 군자역불수조물지도주.
彼(저, 그편 피), 爵(벼슬, 술잔 작), 牢(우리, 감옥, 굳을 뢰), 籠(대그릇, 새장, 포괄할 롱),
陶(질그릇, 즐길, 가르칠 도), 鑄(부어 만들 주)
43. 처신을 세우되
한 걸음 높이 세우지 않는다면
먼지 속에서 옷을 터는 양
흙탕물 속에서 발을 씻는 양
어찌 달관할 수 있으랴.
세상을 살아가되
한 걸음 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촛불 향해 날아드는 불나방처럼
울타리를 들이받는 양떼들처럼
어찌 편안할 수 있으랴.
立身不高一步位 如塵裡振衣 입립신불고일보위 여진리진의
泥中濯足, 如何超達! 이중탁족, 여하초달!
處世不退一步處 如飛蛾投燭 처세불퇴일보처 여비아투촉
羝羊觸藩, 如何安樂! 저양촉번, 여하안락!
塵(티끌, 속세 진), 裡(속 리, 裏와 동일), 振(떨칠, 떨, 건질 진), 濯(씻을 탁), 蛾(누에 나방 아), 燭(촛불, 밝을 촉),
羝(숫양 저), 觸(닿을 촉), 藩(울타리, 제후 나라 번).
44. 학문하는 사람
정신을 가다듬어
한 길에 집중하라.
덕을 닦으면서도
공적과 명예에 마음 둔다면
깊은 경지에야 어찌 이르랴.
글을 읽으면서도
읊조리는 것에 재미를 붙이면
깊은 마음에야 어찌 이르랴.
學者要收拾精神 倂歸一路, 학자요수습정신 병귀일로,
如修德而留意於事功名譽 必無實詣. 여수덕이유의어사공명예 필무실예.
讀書而寄興於吟咏風雅 定不深心. 독서이기흥어음영풍아 정불심심.
拾(주을 습, 열 십), 倂(아우를, 나란할 병), 譽(기릴, 칭찬할, 명예 예), 詣(나아갈, 이를 예),
寄(부칠, 맡길, 의지할 기), 吟(읊을, 끙끙 앓을 음), 咏(읊을, 노래할, 시가 영 詠과 같은 글자),
雅(아담할, 바를 아).
45. 사람마다 큰 자비심 있으니
유마거사와 백정의 마음
어찌 다른 것이랴.
곳곳마다 참 즐거움 있으니
고대광실과 초가집
어찌 다른 곳이랴.
욕심과 정에 가려
저지른 한 번의 실수
그게 지척을 천리 만드는 까닭이리니.
人人有個大慈悲, 維摩屠劊無二心也. 인인유개대자비, 유마도회무이심야.
處處有種眞趣味, 金屋茅簷非兩地也. 처처유종진취미, 금옥모첨비양지야.
只是欲蔽情封當面錯過, 使咫尺天里矣. 지시욕폐정봉당면착과, 사지척천리의.
維(맬, 묶을, 지탱할, 벼리, 어조사 유), 摩(문지를, 닿을, 어루만질
마), 屠(죽일, 백장
도),
劊(? 회), 茅(띠 모), 簷(처마, 차양 첨), 蔽(가릴, 덮을 폐), 封(봉할, 흙 쌓아 올릴, 봉작할 봉),
錯(섞일, 어긋날 착, 둘 조), 咫(짧을 지)
46. 덕을 기르고 도를 닦으려면
목석같이 굳은 마음 지녀야 한다.
조금이라도 부러워하는 마음 있으면
문득 욕망의 세계로 내닫게 되리니.
세상을 구제하고 나라를 다스리려면
구름같이 초연한 자세 갖춰야 한다.
조금이라도 탐내는 마음 있으면
문득 위험한 지경으로 떨어지게 되리니.
進德修道要個木石的念頭, 진덕수도요개목석적염두,
若一有欣羨 便趨欲境. 약일유흔선 변초욕경.
濟世經邦要段雲水的趣味, 제세경방요단운수적취미,
若一有貪著 便墮危機. 약일유탐저 변타위기.
欣(기뻐할, 기쁨 흔), 羨(부러워할, 나머지 선, 묘도
연), 趨(달릴, 쫓을
추, 재촉할 촉),
貪(탐낼, 욕심낼 탐), 著(나타날, 뚜렷할, 지을 저, 붙을 착), 墮(떨어질, 떨어뜨릴 타).
47. 착한 사람
어찌 그 행실만 안락하고 상서로우랴
잠잘 때의 정신마저
온화한 기운으로 충만하리라.
악한 사람
어찌 그 행실만 거칠고 사나우랴
웃음 띤 말마저도
살벌한 기운으로 가득하리라.
吉人無論作用安詳, 則夢寐神魂無非和氣. 길인무론작용안상, 칙몽매신혼무비화기.
凶人無論行事狼戾, 則聲音咲語渾是殺氣. 흉인무론행사낭려, 칙성음소어혼시살기.
詳(자세할, 상세할 상), 寐(잠잘 매), 狼(각시, 아가씨, 어머니 낭), 戾(어그러질, 돌려줄 려),
咲(?웃음 띨 소), 渾(흐릴, 모두 혼)
48. 간에 병이 들면
눈이 보지 못하고
콩팥에 병이 들면
귀가 듣지 못한다.
병이야 남 몰래 들지라도
남이 어찌 알지 못하랴.
사람들아
밝은 곳에서 죄받지 않으려면
어두운 곳에서 죄짓지 말라.
肝受病則目不能視, 腎受病則耳不能聽.
간수병칙목불능시, 신수병칙이불능청.
病受於人所不見, 必發於人所共見. 병수어인소불견, 필발어인소공견.
故君子欲無得罪於昭昭, 先無得罪於冥冥. 고군자욕무득필어소소, 선무득죄어명명.
罪(허물, 벌줄 죄), 昭(밝을, 밝힐 소), 冥(어두울, 깊술할, 저승 명).
49. 복이라면 일 적은 게 큰 복이고
재앙이라면 마음 복잡한 게 큰 재앙이다.
일에 시달려본 사람이라면
일 적은 게 복임을 알고
마음 평온한 사람이라면
마음 복잡한 게 재앙임을 알리라.
福莫福於少事, 禍莫禍於多心. 복막복어소사, 화막화어다심.
唯苦事者方知少事之爲福, 유고사자방지소사지위복,
唯平心者始知多心之爲禍. 유평심자시지다심지위화.
禍(재앙 화), 唯(오직, 대답할 유).
50. 살아가는 세상 태평하다면
그 행실 반듯해야 하고
살아가는 세상 어지럽다면
그 행실 원만해야 하며
살아가는 세상 그렇고 그렇다면
반듯함과 원만함 아울러야 하리라.
착한 사람 대할 때는
너그러움이 제격이고
악한 사람 대할 때는
엄격함이 제격이며
보통 사람 대할 때는
너그러움과 엄격함을 아울러야 제격이다.
處治世宜方,
處亂世宜圓, 처치세의방, 처난세의원,
處叔季之世當方圓幷用. 처숙계지세당방원병용.
待善人宜寬, 待惡人宜嚴, 대선인의관, 대악인의엄,
待庸衆之人當寬嚴互存. 대용중지인당관엄호존.
治(다스릴, 병 고칠 치), 亂(어지러울 란, 난리 란), 圓(둥글, 원, 원만할 원), 叔(아재비 숙),
季(계절, 끝, 막내 계), 庸(떳떳할, 쓸, 어리석을, 범상할 용), 互(서로, 함께 호).
51. 남에게 베푼 공로
마음에 두지 말고
남에게 저지른 허물
마음에 새겨두라.
나에게 베푼 은혜
잊지를 말고
나에게 하는 원망
잊도록 하라.
我有功於人不可念, 而過則不可不念.
아유공어인불가념, 이과칙줄가불념.
人有恩於我不可忘. 而怨則不可不忘. 인유은어아불가망. 이원칙불가불망.
念(생각, 읊을 념), 忘(잊을 망), 怨(원망할, 원수 원)
52. 은혜를 베푸는 사람
안으로 나를 자비롭다 생각 않고
밖으로 남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한 말의 곡식도
만 섬짜리 은혜가 될 것이다.
이익을 주는 사람
제가 베푼 것을 손꼽아보고
갚을 것을 따져 요구한다면
천 냥의 큰 돈이
한 푼어치 공로도 아니 될 것이다.
施恩者內不見己外不見人, 시은자내불견기외불견인,
則斗粟可當萬鍾之惠. 칙두속가당만종지혜.
利物者計己之施責人之報, 이물자계기지시책인지보,
雖百鎰難成一文之功. 수백일난성일문지공.
施(베풀,행할 시), 粟(조, 벼, 오곡 속), 責(꾸짖을, 책임 책, 빚 채), 雖(비록 수),
鎰(일, 이십 냥 일)
53. 사람들을 보라.
가진 이도 있고
못 가진 이도 있다.
어찌 나 혼자만 다 가지려 하는가.
내 마음을 보라.
도리에 맞는 것도 있고
맞지 않는 것도 있다.
어찌 남들 모두 도리에 맞기를 바라는가.
남과 나를 비교해서 다스리는 일
이 또한 세상 사는 방법 하나 아닐까.
人之際遇有齊有不齊 而能使己獨齊乎! 인지제우유제유부제 이능사기독제호!
己之情理有順有不順, 而能使人皆順乎! 기지정리유순유불순, 이능사인개순호!
以此相觀對治 亦是一方便法門. 이차상관대치 역시일방편법문.
際(사이, 때, 변두리, 사귈 제), 遇(만날, 대접할 우), 齊(가지런할, 똑같이 제, 상복, 재계할
재).
54. 마음이 깨끗지 않은데
책을 읽고 옛 것을 배워 무엇에 쓰랴.
깨끗지 않은 마음이라면
모아둔 착한 행실
그걸 훔쳐 제 욕심 채우고
들어둔 좋은 말
그걸 빌어 제 허물 덮을 테니
이건 바로
강도에게 무기를 꾸어주고
도둑에게 양식을 대어주는 짓.
心地乾淨 方可讀書學古. 심지건정 방가독서학고.
不然 見一善行竊以濟私, 불연 견일선행절이제사,
聞一善言假以覆短. 문일선언가이복단.
是, 又藉寇兵而齎盜糧. 시, 우자구병이재도양.
竊(도둑, 훔칠, 몰래 절), 覆(엎을, 뒤집을, 되풀이할 복, 덮을 부), 藉(빙자할, 핑계할, 위로할
자, 어지러울, 깔개 자,
밟을 적), 寇(도둑, 외적, 약탈할, 침범할
구), 齎(가져올 재, 휴대품
자)
55. 사치하는 사람들
아무리 많아도 모자라다 하는 법.
그가 어찌 따를까
가난한 가운데 여유롭고 검소한 사람을.
능란한 사람들
애써 일하고서도 원망을 듣는 법.
그가 어찌 따를까
느긋한 가운데 참모습 보이는 서툰 사람을.
奢者富而不足, 何如儉者貧而有餘. 사자부이부족, 하여검자빈이유여.
能者勞而府怨, 何如拙者逸而全眞. 능자노이부원, 하여졸자면이전진.
奢(사치, 사치할 사), 儉(검소할, 흉년 검), 拙(졸할, 서투를 졸), 逸(달아날, 잃을, 숨을, 뛰어날, 편안할, 허물
일).
56. 글을 읽어도 성현 보지 못하는 이
그는 글씨 베끼는 필기사.
관직에 있어도 백성 사랑 않는 이
그는 관복 입은 도둑놈.
학문은 가르쳐도 실행하지 않는 이
그는 떠버리 수도자.
일은 벌려도 덕을 심지 않는 이
그는 환상 가진 나그네.
讀書不見聖賢爲鉛槧傭, 독서불견성현위연참용,
官居不愛子民爲衣冠盜, 관거불애자민위의관도,
講學不尙躬行爲口頭禪, 강학불상궁행위구두선,
立業不思種德爲眼前花. 입업불사종덕위안전화.
鉛(납, 분 연), 槧(? 참), 傭(허수아비
용), 躬(몸, 몸소
궁).
57. 사람의 마음
거기에는 한 권의 참된 문장 있으나
부질없는 옛 글이 그걸 굳게 가두었다.
거기에는 한 가락 참된 음악 있으나
괴상한 노래와 요염한 춤이 안개 속에 묻어버렸다.
배우는 사람아
외부의 것일랑 싹 쓸어버리고
곧장 본래의 마음을 찾아라.
그래야 참된 쓰임새를 보게 되리니.
人心有一部眞文章 都被殘編斷簡封錮了, 인심유일부진문장 도피잔편단간봉고료,
有一部眞鼓吹 都被妖歌艶舞湮沒了, 유일부진고취 도피요가염무인몰료,
學者須掃除外物 直覓本來纔有個眞受用. 학자수소제외물 직멱본래재유개진수용.
簡(편지, 대쪽, 책, 단출할, 가릴 간), 錮(땜질할, 가둘 고), 鼓(북, 두드릴 고), 吹(불, 부추길 취),
湮(묻힐, 없어질, 잠길, 빠질 인), 覓(찾을, 구할 멱), 纔(겨우, 비로소 재).
58. 기꺼운 마음의 재미는 늘
괴로운 가운데서 생겨나고
실의에 빠지는 슬픔은 늘
뜻대로 되는 가운데서 생겨난다.
苦心中常得悅心之趣, 고심중상득열심지취,
得意時便生失意之悲. 득의시변생실의지비.
常(항상, 늘, 법도, 보통 상), 悅(기쁠, 기뻐할 열), 悲(슬플, 슬퍼할 비).
59. 도덕을 지켜 생긴 부귀와 명예
산속에 피어난 꽃과 같이
스스로 무럭무럭 잘도 자란다.
공로를 세워 얻은 부귀와 명예
화분에 심어진 꽃과 같이
이리저리 옮겨져 피고 진다.
권력에 기대어 얻은 부귀와 명예
꽃병에 담긴 꽃과 같이
뿌리내리는 일 없어
잠시 서서 기다리면 시들고 만다.
富貴名譽自道德來者 부귀명예자도덕래자
如山林中花自是舒徐繁衍, 여산림중화자시서서번연,
自功業來者 如盆檻中花便有遷徙廢興. 자공업래자 여분함중화변유천사폐흥.
若以權力得者 如甁鉢中花 其根不植 약이권력득자 여병발중화 기근불식
其萎可立而待矣. 기위가립이대의.
舒(펼, 느긋할 서), 繁(번성할, 많을, 자주, 번잡할 번), 衍(퍼질, 넓힐, 남을 연), 盆(동이 분),
檻(함거, 우리, 감옥, 덫, 난간 함), 遷(옮길, 바꿀 천), 徙(옮길, 귀양 보낼 사), 甁(병, 단지, 항아리 병), 鉢(바리때 발), 萎(시들, 마를, 병들 위).
60. 봄이 와 날씨가 따스하면
꽃조차 아름다운 빛깔을 내고
새는 함께 고운 노래 부른다.
글을 배운 된사람
어쩌다 이름 드날려
좋은 옷에 좋은 음식 즐길 테지만
좋은 말 좋은 행실 생각지 않는다면
백 년을 산들
하루살이보다 나을 것이 무어랴.
春至時和 花尙鋪一段好色 춘지시화 화상포일단호색
鳥且囀幾句好音, 조차전기구호음,
士君子幸列頭角 復遇溫飽 사군자행렬두각 부우온포
不思立好言行好事, 불사입호언행호사,
雖是在世百年恰似未産一日. 수시재세백년흡사미산일일.
鋪(펼, 깔, 가게 포), 且(또, 또한, 우선, 장차, 구차할
차), 囀(지저귈, 가락, 음조 전), 飽(배부를, 물릴, 가득할 포), 雖(비록 수), 恰(흡사할, 비슷할 흡). 似(같을, 닮을, 비슷할 사).
다음 달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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