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온달 <6편 제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 인형극장>

[김원식입니다]

 글 쓰면서 공부가 더 되는 것 같군요! 많은 조언이 들어와서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올리겠습니다. 지금 한 16편쯤 요해공방전에 마무리 쓰고 있는데 역시 전쟁신이라 쓰는 속도가 장난 아니었습니다. (하루에 6페이지정도?) 미리 말하자면 10편부터 16편은 이계찰대 초반전쟁부분입니다. 그런데 언제나 다시 읽으면 [과연 이런 전투가 가능할까?] 생각하고 다 지우고 처음 다시 시작합니다. 일단 빨리 2부 전란편을 다 쓰고 정리해야겠습니다. (지금은 1부 여명편입니다. 그리고 저번 정모에 전쟁부분뿐만이 아니라 소설전반에 조언해주신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다음 편은 태왕 양성(평원태왕)의 태자시절이 나옵니다. 혼란기에 고통 받는 양원태왕과 좀 젊었을 때 고흘 장군의 팔팔하던 시절이 나옵니다. 왜 태왕 양성이 그런 극단적인 길을 가야 했는지가 나옵니다. 기대해주십시오! 

 그럼 달리겠습니다.

 지난 줄거리

 신미년 나제연합군의 침공으로 고향 동예를 떠나 평양에 정착한 전쟁난민출신 온달은 양원태왕기 대혼란 속에 슬픈 어린 시절은 보낸다. 그는 16살 어린 나이에 군대에서 돌궐과의 치열한 전쟁에서 공을 세우고 고구려 최고의 명장 고흘의 눈에 들고 태학에 입학한다. 그러나 그는 낙제를 면치 못해 학업 때문에 홀로 남게 된다.

 한편 태왕 양성은 왕실을 짓밟고 백성들을 수탈하던 외척 주씨가문을 멸족시키고 태자와 명화공주의 울부짖음에도 자신의 부인인 주씨왕후를 자결로 몰아버린다. 명화공주는 울면서 어머니를 죽인 아버지와 끊임없이 충돌한다.

 결국 태자는 여동생인 명화공주의 안위를 걱정하여 태학으로 보내면서 온달과 명화공주는 태학에 첫 만남을 한다. 

 명화공주는 태학에 온 뒤에 하루종일 울지만 하고 소녀의 울음소리에 어린시절을 생각하며 가슴이 아프던 온달은 울음을 멈추게 할 인형극을 준비하는 데 ............ 

 “박사님 시작했어요! 읽으세요!”

 온달은 이문진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제야 박사는 말을 시작하는 데 이상하게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이 이야.....기의 시작으느......”

 ‘아이고 이문진 박사님이 긴장하는 걸까.’

 온달은 박사님이 어느 정도는 하실 것 같아 일을 맡겼는데 관객인 아가씨 한명에 이렇게 긴장하시다니 의외였다.

 아가씨는 갑작스러운 인형극에 놀랐지만 일단 울음을 그치고 보기 시작하였다. 궁궐에서 어머니랑 같이 본적은 있었지만 그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정말 엉망진창이었다.

 인형극계에 첫발을 들어둔 이문진은 완전히 긴장하였다. 시간이 갈수록 그의 목소리는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박사님 여자 목소리로 제대로 내세요.”

 아이 키만한 나무상자 아래서 인형을 손으로 조종하던 온달은 박사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반 듯시.... 기다리겠....사옵....니다.”

 이문진은 한씨미녀가 떠나는 태자에게 말을 건네는 대목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이런 말을 들은 안장태왕님께서 다리러 오시겠습니까?”

 온달은 너무 긴장한 박사님의 어설픈 여자 목소리에 도저히 못 넘어가겠는지 한번 쏘아주었다. 그 말을 들은 시녀들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킬킬 웃기 시작했다.

 “아! 정말. 재대로 한번 해보세요.”

 아예 온달은 한씨미녀인형의 손을 움직이면서 이문진을 보고 말을 했지만 박사의 자신감은 이곳에 없었다.

 “다시! 다시 시작해.”

 일단 끊고서는 이문진은 처음부터 다시 하겠다고 말하셨다. 이문진은 아까 전 대본에 역사적인 근거까지 고민하시던 학자의 모습에서 서투른 이야기꾼이 변해있었다.

 ‘어 이거 의외에 모습인데.’

 온달은 속으로 킥킥 거렸다. 같은 기숙사를 쓰는 설연이나 마위가 이런 좋은 구경을 못하다니 아쉬웠다.

 “아 저기 그것이 이... 야기는 .......” 

 이문진은 아무리 보아도 할 수가 없을 것으로 보였다. 식은땀을 흐르면서 말을 하시는데 이제는 인형의 움직임과 하나도 맞지 않았다.

 결국 보다 못한 아가씨를 모시던 예쁜 시녀가 자기가 대신 읽겠다고 앞으로 나섰다.

 시녀에게 대본을 넘긴 이문진 박사는 한쪽구석으로 가서 머리를 긁적이셨다. 고작 4명뿐이었지만 박사에게는 완전한 망신이었다. 이문진을 아는 시녀들은 정말 책만 읽고 살았구나 생각하였다.

 온달과 시녀가 다시 호흡을 맞추려고 말을 오가는 중에.

 “어머.....니 흐흑.”

 잠시 극이 멈추니 다시 슬픔이 몰려와 아가씨가 울기 시작하였다.

 시녀의 얼굴은 안쓰럽게 변하면서 아가씨를 달래주었다. 하지만 아가씨는 그동안 안 운 것을 메우려는지 펑펑 울기 시작하였다.

 “어머님.....어어닌.....흐으흑,”

 실패했다고 생각한 이문진은 온달에게 다가서 인형극을 그만하지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은 온달은 뭉툭하다는 느낌이 나는 그의 눈에 힘을 주면서.

 “오늘 이 고생을 했는데 포기 할 수는 없습니다. 마지막 승부를 하겠습니다.”

 “승부?”

 박사는 온달이 양손에 인형을 끼고 아가씨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온달은 우는 아가씨 앞에서 앉아서 비단으로 만든 인형을 얼굴 양 쪽에 놓고 우스꽝스런 표정을 지고는.

 “까르르 까꿍.”

 “푸훕.”

 이문진와 시녀는 큰 덩치와 안 맞게 온달의 기이한 행동에 웃어버렸다. 

 순간 바보된 것 같은 아가씨는 울다 말고 온달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일단 자신에게 관심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한 온달은 아가씨에게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아가씨 우리 내일 밖에 나가서 저잣거리에서 인형극 보러가요.”

 순간 이문진은 당황해서 온달을 말리려고 하였지만 그가 계속 이야기하는 바람에 끊을 수가 없었다.

 “거기에는 많은 또래 아이들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어요! 아이들과 함께 놀고 싶지요.”

 이문진은 아니 11살이면 준성인으로 애도 아닌데 명화공주님이 저런 말로 넘어 갈까라고 생각했지만 공주는 온달의 말을 듣고 가만히 있다가 아무 생각 없이 끄떡끄떡했다.

 공주님은 모시고 태학에 왔던 무예고수인 그 시종은 태평한 온달의 얼굴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당신 정말 이러기요.”

 이문진은 명화공주님이 저잣거리에 인형극장을 가기를 원하자 즉시 궁으로 연락을 하였다. 태자는 당황했지만 공주의 마음을 생각해서 즉시 수레와 보호할 수 있는 사람 몇 명을 파견하였다. 주위에 시종들은 명화공주님이 나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반대했는데 그 사람이 공주를 태학으로 모시고 가서 온달에게 주의를 준 시종이었다. 그에게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온달은 절풍의 깃털을 만지작거리며 능청스럽게 하늘을 보면서 말을 했다.

 “당신 존함을 알았으면 좋겠는데?”

 “사호라 하오.”

 “사호님 아가씨께서 무슨 일을 겪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에 고통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 가족과 떨어져 아는 사람들 없는 태학에 가두어놓는 것이 옳은 일입니까?”

 사호는 아무 말을 하지 못했다. 그 대신.

 “당신은 왜 남의 일에 이렇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오.”

 그에 온달이 바로 대답했다.

 “저의 나쁜 성격이 남의 일이라고 그냥 쳐다보는 일을 못하는 것입니다.”

 온달은 어른들이 아닌 아이들이 많이 찾는 인형극장으로 아가씨를 모시고 갔다. 아가씨 즉 명화공주는 자신과 비슷한 나이 또래가 이렇게 많은 곳은 처음 왔다. 인형극을 보여주는 강당에는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공주가 자리 잡자 아이들이 몰려와서 ‘너는 누구냐’ 라면서 물어보기 시작하였다.

 사실 공주의 기품이 있는 행동과 입고 있는 고급스러운 옷은 주의 아이들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은 공주님이 입고 있는 옷을 만지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니 공주는 너무 당황하였다. 강당에 뒤에 있던 사호는 아이들을 떠놓으려고 앞으로 가려하자 온달이 막아섰다.

 “애들이 아가씨께 해를 가하겠습니까? 일단 가만히 계시지요.”

 사호는 저런 미천한 아이들이 공주님의 몸을 만지는 것을 막고 싶었지만 사정모른 온달은  그를 말린 것이다. 마음을 진정한 공주는 아무 말을 못했지만 아이들과 어울리려고 애를 썼다. 그리고 인형극이 시작되자 공주와 아이들은 조용해 그것을 지켜보았다.

 “소신이 한씨미녀를 구하러 가겠사옵니다.”

 “오 그런가. 을밀장군”

 역시 전문가들이 하는 인형극이 수준이 달랐다. 인형의 움직임도 매끄러웠고 악사들의 음악과 이야기꾼의 목소리도 매우 훌륭하였다.

 그런데 온달은 인형극을 지켜보다가 갑자기 가슴 아픈 어린 시절이 머리를 스쳤다.

인형극대본을 훔치다가 들켜서 사람들에게 얻어맞고 어머니가 계신 움집으로 걸어가던 일이 생각난 것이다. 거기 있는 사람들에게 정말 하루 종일 맞았는데 그것이 차라리 나았다. 고구려의 법이 굉장히 엄했기 때문에 관아로 가게 된다면 정말 큰일 났을 것이다. 움집으로 걸어오면서 매 맞은 데가 너무 아파서 죽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집에 도착했을 때 그는 눈이 안 보이는 어머니에게 차마 아프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어머니가 아신다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그런 생각이 나니 없었던 일처럼 어머니에게 다녀왔다고 말을 하였는데 그 말을 할 때는 매 맞은 데보다 가슴이 너무 아팠다.  

 옛날 생각에 마음 아픈 온달은 고개를 숙이고 발로 바닥을 조용히 탁탁 두 번 쳤다.

 인형극의 장사를 위해서는 마지막 끝날 때 절정에서 이야기를 끝내 결말을 안 보여주는 것이 좋은 법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래야 또 오니까]

 이야기의 정점에서 극은 끝나고 아이들은 아쉬움에 말이 여기저기 뛰어나왔다. 

 이야기꾼은 아이들의 반발을 구수한 입담으로 내일 또 오면 이야기의 끝을 알 수다면서 돌려버렸다. 인형극이 끝나자 아이들은 서로 흩어졌고 아가씨의 옆에 있던 아이들은 아가씨에게 내일 또 보자고 하면서 손을 흔들었다. 아가씨도 손을 흔들며 몇 마디는 말하는 것 같았다. 온달과 사호는 홀로 남은 아가씨를 데리러 갔다.

 의자에 앉아 있는 아가씨는 서있는 온달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그의 앞에서 처음 말을 했다.

 “내일 또 오고 싶다.”

 ‘말은 할 줄 아는 군’

 온달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말을 했다.

 “제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온달이 매일 아가씨를 인형극장으로 모시고 있을 무렵 아가씨 즉 명화공주의 아버지인 태왕은 궁궐에 거릴 면서 낙엽을 처다 보고 있었다. 이 무렵 그의 마음속은 알 수 없는 분노가 가득했다. 주씨가문을 멸족시킬 때 당시는 자신은 왕실을 능멸한 외척을 짓밟아다는 승리의 쾌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때 이후에는 좀처럼 찜찜한 마음이 들더니 그 기분은 분노로 바뀌었다.

 그래서 기분을 풀기 위해서 그는 궁에 밖에 나가 자신에게 열광하는 백성들을 만났다. 그들은 태왕을 고구려의 제 3의 창업자로 칭송하고 자신의 어수(御手 왕의 손)를 잡기 위해서 구름같이 사람들이 몰려들어 반각 만에 5만명이 운집하였다. 백성들은 정말 태왕을 열광했다. 주씨가문의 허수아비였던 아버지 양원태왕께서 돌아가시고 6년 전에 즉위하기 전에 고구려는 총체적인 위기였다.

 즉위한 태왕 양성은 6년 동안 수많은 반대에도 개혁을 거침없이 추진하여서 백성들에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구세력들은 외척 주씨를 중심으로 뭉쳐서 개혁을 막으려고 하자 그는 친위반정(反正)을 일으켜서 단호히 제거 해버렸다.

 백성들을 위해서

그런데 자신을 본 것만으로도 기뻐하는 백성들을 보고도 풀리지 않는 이런 분노는 무엇일까?

마음속의 분노를 계속 누르려하니 갑자기 죽은 왕후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녀를 닮은 .....

 “지금 당장 고필장군을 들라하라.”

 태왕은 이 나라 정보를 관장하는 중리부 총책이자 왕실의 원로이며 고승장군의 아버지인 고필을 불러 들였다.

 62세에 고필장군은 중리위두대형(中裏位頭大兄)으로 태왕의 경호는 물론 국내외 정보를 수집하여 태왕에게 보고하는 중책을 맞은 자였다. 그의 관등은 13관등중 5관등인 위두대형(位頭大兄)으로 장군급은 최하위 관등이었지만 실질적인 위치는 군통수권을 맞고 있는 막리지에 견줄만한 고위직책이었다. 고필장군은 키는 작았지만 수염이 없이 말끔한 얼굴에 또렷한 눈을 가진 인물이었다.

 태왕은 중궁에서 고필장군이 들어오자 일단 내년으로 예상되는 돌궐과의 전쟁에 대한 정보와 주씨가문의 숙청에 대한 국내정세등을 논했다. 돌궐은 고구려 강경파 이계찰대가 정국을 장악했지만 온건파들의 반발로 정국불안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움직일 수는 없다는 것이 중리부의 결론이었다. 사실 중리부는 돌궐내 온건파들에게 막대한 철과 소금을 공급해서 돌궐을 분열시키는 공작을 진행 중이었다. 그 것이 성공적으로 진행이 되어서 돌궐은 고구려 정벌을 두고 두 쪽으로 완전히 분열되었다. 이에 기뻐한 태왕은 중리부 책임자인 고필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내정세는 주씨가문 숙청에 대해 백성들은 태왕을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있었고 국내성같은 지방세력들도 강력한 왕권에 절대 복종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만 동부대인 발안이 북부대인 구성과 손을 잡고 주씨가문 숙청이후 세력을 넓히고 있다는 보고에 태왕의 눈을 찡그렸다.

 동부대인 발안은 이번 주씨가문 숙청때 태왕을 지원했지만 목적인 태왕과 달랐다. 태왕은 외척숙청으로 국가의 기강을 잡고 왕권을 강화하는 데 있지만 동부대인 발안은 제2의 주씨가문을 꿈꾸기 위해서 일뿐이었다. 물론 주씨가문보다는 동부대인 발안이 다루기는 쉽겠지만 동부지역의 귀족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니 잠재적인 왕실위협세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25살에 패기만만한 발안은 주위에서 소인배라 불리고 있었지만 뛰어난 전투력과 책략을 가진 자로 이번 주씨가문 숙청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해낸 자이니 태왕도 방심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중리부내에 귀족들이 심어놓은 간자들이 많이 있어서 정보기관인 중리부 장악이 어렵다는 고필에 솔직한 고백도 있었다.

 그런데 태왕은 대뜸 

 “그 울보는 어디 있는가?”

 “...... 지금 태학에 있는 사옵니다.”

 고필은 울보가 누구인가 생각하다가 명화공주라는 생각을 하고 그대로 대답하였다.

 “지금도 울고 있는가.”

 “아니옵니다. 요즘은 시장근처에서 인형극을 매일 보고 있사옵니다.”

 태왕은 알 수 없는 분노가 갑자기 누그러졌다.

 ‘역시 그녀 때문이었나.’

 이제야 분노의 근원이 무엇인지 그는 알게 되었다.

 “그런데 공주 주위에 사람들을 조사 중에 이상한 점이 있사옵니다.”

 고필은 또렷한 눈으로 갑작스러운 말을 했다.

 “그 것이 무엇인가?”

 “혹시 고흘장군이 태학으로 보냈던 온달이라는 자를 아시옵니까?”

 “짐도 알고는 있다.”

 고흘장군이 키워주고 있는 평민출신인 온달에 이름정도는 태왕도 알고 있었다. 사실 눈앞에 있는 고필장군의 장성한 맏아들인 고승이 위험에 처할 때 양떼로 구했다는 이야기는 왕실에서도 유명한 이야기였다. 

 “명화공주를 수행해주는 자가 태학에 다니는 학생인 온달이라 합니다.”

 “아니 지금 태학내에 학생들은 모두 마다산(백두산)으로 떠나지 않았느냐?”

 태왕은 의야 해하면서 반문하였다.

 “무슨 이유는 모르겠지만 온달이라는 자는 남았다고 합니다. 혹시 태자와 이문진박사 말고 고흘 장군도 이번 명화공주 태학출궁에 간여한 것이 아니겠습니다.”

 태왕은 갑자기 태자와 고흘 그리고 이문진을 세 사람이 협력관계를 구축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였다. 고흘장군은 군부에 정신적인 지주였고 이문진박사는 고구려 문인중에 손을 꼽히는 사람이다. 문무의 핵심인물인 이들이 태자를 지원한다. 그 둘을 연결하는 끈이 양몰이꾼 온달이고.

  ‘참 태자는 복도 많군.’

 물론 이 둘이 태자를 추대해서 주씨가문의 재흥을 노린다고 생각은 안 되었다. 고흘장군은 솔직히 주씨가문에 정적이었고 이문진 박사는 솔직히 주씨가문에서 집요하게 접근해서 어쩔 수 없이 그들 곁에 있었던 사람이다. 하지만 태자의 주위에 사람이 몰려드는 것은 차단할 필요는 있다. 태왕은 지금 태자가 운신의 폭을 넓어주어 봤자 자신의 통치권만 약화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고흘장군은 전선으로 추방했으니까 상관없지만 이문진에게는 따로 경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고필 장군 그러면 이렇게 하면 어떨까?”

 아가씨는 보름동안 정말 인형극만 보았다. 서서히 주의에 사람들에게 말도 하기 시작했다. 인형극이 끝난 후 같은 또래에 소녀와 같이 이야기도 하고 머리도 서로 따주는 등 예전에 적극적인 성격으로 돌아갔다. 점점 기억 속에 어머니라는 공간이 줄어들기 시작하였던 것이었다.

 새로 사귄 친구들이 따준 댕기머리를 하고 인형극을 보고 돌아온 아가씨는 넓은 태학 대로를 걸었고 조용히 그녀를 수행하던 온달은 그 뒤를 따라갔다. 온달은 점점 날씨가 추어졌고 구름도 많이 끼었기 때문에 빨리 모시고 들어가고 싶었지만 아가씨는 길을 계속 걷기를 원했다.

 무엇을 정리하려고 하는 것처럼.

 고급스러운 검은 담비가죽으로 만든 따뜻한 털옷을 입고 털모자까지 썼지만 장갑을 끼지 안하서 손이 너무 시리운지 아가씨는 입김을 자주 손에 불었다. 그러다 아가씨는 갑자기 뒤를 돌아 뒤따라온 그냥 산짐승옷으로 만든 털옷을 입은 온달을 쳐다보았다. 

 “손!”

 “예?”

 온달은 이상한 말에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답답한 아가씨는 양손으로 온달의 큰 오른손을 넙적 잡아버렸다. 깜짝 놀란 온달은 갑작스러운 아가씨의 행동에 당황했다.

 아가씨는 손이 차가워지자 팔찌를 받았을 때 온달의 손이 갑자기 생각나서 그 따뜻함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잡은 것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가 너무 당황하니 그 모습을 본 어린 아가씨는 붉은 입술로 재미있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탄탄한 얼굴의 겉모습답지 않게 온달은 그 미소에 고개를 떨어뜨렸다.

 ‘어거 11살 아이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다니.’

 아가씨는 왼손으로 머리 긁적이는 온달을 계속 웃으며 올려 보았다. 갑자기 아가씨인 명화공주는 마음속으로 아저씨에게 자신의 정체를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그에 비밀스러운 여신으로 남고 싶었다.

 둘은 서로 손을 잡고 길을 걷고 있었다.

 인형극의 내용으로 온달이 주로 이야기를 했는데 점점 아가씨도 말이 많아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도리도리 끄떡끄떡 밖에 안하더니 서서히 입을 열기 시작했더니 오늘은 질문까지 하였다.

 “인형극할 때 왜 고개를 숙이느냐?”

 아가씨의 질문에 온달은 얼마간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인형극을 볼 때마다 가슴 아픈 어린 시절이 생각났기 때문에 매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런데 아가씨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었고 말하기도 싫었다. 그냥 말을 내놓는 다는 것이.

 “어머니생각 때문에 ...아!”

 온달은 말을 해놓고 실수했다는 것을 느꼈다. 아가씨는 여기 오기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것으로 짐작했는데 괜히 그녀의 마음을 건들인 것이 아닌지 당황했다. 

 하지만 아가씨는 앞을 보면서 별일 아닌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괜찮다. 이젠...........”

 그녀는 온달의 어머니를 꼬치꼬치 묻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온달은 정말 간단히 자신을 키우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셨다는 선에서 말을 하였다.

 “훌륭하신 분이구나.”

 온달은 어머니를 칭찬하는 그녀를 옆으로 내려 보았다. 키는 좀 크지만 11살에 어린나이에도 아가씨의 행동에는 기품과 절도가 느껴졌다. 그녀를 매일 수행한 그는 인형극을 보면서 같은 또래들과 그녀를 비교했는데 기품과 행동에서 수준이 틀렸다. 아가씨는 성인인 15살 수준으로 생각을 하는 것으로 온달은 보였다.

 ‘우는 것을 멈추게 하길 잘 했다. 그런데 울지 않는다고 해서 이렇게 사람이 달라지다니.’

 온달은 그녀가 과연 누구인지가 다시 궁금해졌다.

 “아가씨.”

 “왜 그러느냐?”

 아가씨는 온달의 눈을 쳐다보았다.

 온달은 머릿속의 생각이 입으로 전달이 안 되었다. 갑자기 왜 아가씨에 대해 질문을 하려는지 자기 자신도 이해가 잘 안됐다. 

 그냥 아가씨에게는 알 수 없이 빨아들이는 힘 같은 것이 느껴졌다.

 ‘내가 왜 이러지 고작 11살 애한데!’

 그런 생각하며 멈추어서 온달도 아가씨의 눈을 쳐다보았다.

 서로가 서로의 눈 속에 자신을 보았다.

  그런데

 온달의 눈과 아가씨의 눈 사이에 하안 조각이 하늘에서 떨어졌다.

 “어 눈이다.”

 온달이 그냥 읊조렸다.

 그러자 온달과 아가씨는 하늘을 처다 보았다. 정말 펑펑 올해 첫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이 많이 오자 아가씨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 채우면서 온달을 두고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걸었다. 온달은 양손을 모아 눈을 잡으려고 하는 아가씨의 뒷모습을 보았다. 그는 이렇게 그녀가 웃는 것은 처음 보았다. 그 모습은 기품 없는 그녀의 같은 또래들과 같은 천진난만한 모습이었다.

  ‘이제는 울지 않겠지.’

 온달은 그녀를 보면서 마음이 놓였다.

 온달은 다음날 황당했다. 아가씨가 아침에 갑자기 사라진 것이었다. 이문진 박사님은 오늘은 일이 있어서 가셨다고 했는데 그는 거짓말이라는 느낌이 바로 들었다. 그런데 이문진의 입에 나온 말은 더 황당했다.

 “오늘 오후에 태왕폐하께서 이곳 태학에 친림하신다.”

 그 말에 온달은 오전에 내내 병사들과 함께 태학을 열심히 청소하였다. 정오에 태학에 중리부 군사들을 배치 되하기 시작하였고 온달 자신은 출신을 조사받았다. 중리부는 정보수집뿐만이 아니라 태왕의 신변을 보하는 경호임무 또한 있었다. 

 태학 내에 박사중 유일하게 남아있던 이문진은 박사로 임명되기 위해서 무예와 학업을 쌓던 예비 박사들과 함께 태왕의 시험을 준비했다. 주위에서는 태왕께서는 예비박사들을 무예와 학업을 직접 평가하시고 저녁에는 그들을 위로하는 주연을 열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온달은 평소와 달리 하루아침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아무리보아도 이상하다 생각했다.

 ‘보통은 한 달 전 정도에 안학궁에서 몰래 사람이 나와서 박사님들에게 찔러주고 가는 것이 관행인데............’

 사실 온달은 태왕를 처음 뵙는 것은 아니었다. 처음 본 것은 4년 전인 15살 출정 전에 때 고구려에 대가뭄이 들 때였다. 가뭄에 참극을 듣자마자 태왕께서는 출궁하셔 왕실의 재산으로 구휼미를 구해서 백성들의 손을 직접 잡아주시면서 나누어주셨다. 정말 구름 같이 백성들이 모여들었고 그중에 어린 온달이 있었다. 당시는 백성들이 쇠약해진 왕실에 대한 신망이 땅에 떨어졌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직접 일어서서 보름간에 백성들에게 구율을 진두지휘하는 25살에 청년태왕의 모습을 보고 백성들의 왕실에 대한 악감정은 완전히 사라졌고 온달 역시 그때 정말 큰 감동을 하였다.

 그동안 온달이 보아온 지배층은 정말 구역질나는 놈들이었지만 태왕께서만 진심으로 백성들을 생각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 후로도 태왕를 몇 번 뵈었는데 모두 태학에 행사가 있을 때 친림하셨을 때였다. 그렇지만 태왕께서 자신을 알리는 없었다고 온달은 생각했다. 그가 태왕를 먼발치에서만 보았기 때문이었다. 만약 온달은 태왕를 직접 뵙게 된다면 옥음을 한번이라도 듣는다면 정말 감동의 눈물이 쏟아질 것이다.

 그는 고구려를 다시 부흥시킨 개혁군주이신 태왕를 진심으로 존경했다. 그렇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온달은 그 분의 도착소식을 들었다.

 안학궁 동궁에서는 남매가 마주앉아 같이 마다산에서 깨온 인삼으로 만든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래 태학에서는 무엇을 하였느냐?”

 풍채가 좋은 어린 태자는 온달이 매일 아가씨라고 부르는 명화공주에게 물어보았다.

 하지만 상복으로 갈아입은 명화공주는 오라버니의 말에 시무룩하게 아무 말이 없었다. 명화공주는 그 사이에 궁밖에 자유로운 공간이 그리웠던 것이었다. 게다가 궁에 오면 어머니생각이 너무 나서 다시 울 것 같았다. 태자도 태학에서 자신의 동생인 명화공주가 크게 안정되었다는 말에 궁으로 불러들이기는 싫었지만 아버지인 태왕와 오늘 마주치지 않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갑자기 불러들였다.

  ‘그 사람은 지금 무엇을 할까?’

 공주는 오라버니인 태자의 말에는 무반응이면서 그때 인형 들고 있던 자를 생각했다. 

 태학에는 예비박사들의 시험이 거의 완료되었는데 이문진의 얼굴은 흙빛이었다. 사실 돌궐과의 전쟁 때문에 갑작스럽게 박사들을 뽑다보니 능력이 미달되는 예비박사들이 여럿이었고 그들이 태왕앞에서 모두 실수를 범한 것이다. 태왕는 정말 불쾌한 표정을 보이며 미숙한 예비박사들을 물렸다.

 ‘이런 자들이 밑에서 고구려의 훌륭한 짐의 일꾼들이 나오겠는가?’

 사실 태왕은 어떤 식으로도 꼬투리를 잡아서 이문진을 혼내주면서 태자와의 연결을 차단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너무 많아서 오히려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는 활터에서 박사들이 쏜 과녁을 보자 불연 듯 그 자가 생각이 났다. 

 “여기에 학생하나가 있다고 들었는데.”

 능청스럽게 태왕은 말을 했다. 이문진은 순간 태왕께서 어떻게 알았을 까라는 생각을 하였다.

 “짐이 학생도 한 번 살피고 싶었는데 아무도 없다기에 아쉬웠는데 잘 되었다. 그 자를 불러들여라. 아! 고과(考課 성적)기록한 것도 들고 오고.”

 박사는 얼굴이 이젠 사색이 되었다. 온달은 그렇다 처도 그의 고과는 말 그대로 개판이었기 때문이었다.

 태왕은 온달의 고과를 보고 기가 막혔다. 온달이라는 이 자가 태학을 다니고 싶은 마음이 있는 지가 궁금할 정도였다. 그는 역사와 병서 빼고는 학문에 관한 공부에 손도 안 된 것이다. 시 한수 쓸 줄도 몰랐다.

 “너의 학문실력은 정말 감탄스럽구나!”

 태왕은 키는 크고 체격은 탄탄하지만 머리는 멍청하다고 생각되는 온달을 보며 말하였다.

 온달은 존경하는 태왕폐하와의 첫 만남이 이렇게 될 주는 상상도 못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떻게든 하는 것인데’

 고개를 푹 숙인 온달은 정말 쥐구멍이라고 있으면 숨고 싶었다.

 태왕은 바보같은 온달이라는 놈이 고흘에게 잘 보여서 태학에 들어온 것으로만 보였다. 그런데 온달이 활을 잘 쏜다는 고과에 그는 호기심이 들었다.

 “활 한번 쏘아보라.”

 태왕은 온달에게 활을 쏘라는 명령을 내렸다. 마상궁술인 마사희가 아닌 서서 과녁을 맞히는 형식으로.

 “명중이요”

 온달의 쏜 10발의 화살은 완벽히 표적에 명중하였고 모든 화살이 아이 주먹하나 정도 안에 고르게 잘 모여 있었다. 이문진은 온달의 화살 솜씨에 더욱 불안해졌다. 예비박사들보다 더 잘 쏘았기 때문이다. 하여간 이문진은 오늘 뜨거운 온돌에 맨 엉덩이로 앉은 날이었다. 하지만 여기저기 온달의 활솜씨에 수행한 장군들과 장교들은 웅성웅성하였다.

 “주몽이구만”

 같이 온 중리부 총책임인 고필의 입에서도 고구려에서 명사수라 칭하는 주몽이라는 말이 튀어 나올 정도로 훌륭한 솜씨였다. 온달은 태학 3천명이 넘는 전학생중 말을 타건 그냥 쏘던 한번도 2위권 밖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옛날 고흘장군 밑에서 나쁜 버릇없이 탄탄한 기본기를 배웠기 때문에 온달의 무예실력은 태학 내에서 정평이 나있었다.

 ‘살았다.’

 온달은 주의에 감탄하는 소리와 태왕의 얼굴도 약간 동요하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좀 안심이 되었다.

 “허허 참으로 잘 쏘는 군요! 저 학생을 이문진 박사 왜 3월 3일에 있는 낙랑언덕에 내보내지 않은 것이요.”

 기라성한 장군들의 질문에 이문진은 낙랑언덕에 내보냈었다고 대답하였다.

 고구려에서는 매년 3월 3일에 낙랑 언덕에 모여서 왕실과 5부가 주관이 되어서 고구려에 활 잘 쏘는 자들 500명 정도가 사냥하여 산짐승을 잡아서 천하의 최고사제인 태왕께서 직접 하늘과 산천의 신령에게 제사 드리는 제천행사가 있었다. 올해 태학에서 대표로 온달을 사냥대회에 내보냈었다.

 그때 온달은 잡은 사냥물의 종류, 숫자와 무계를 집계해서 19등을 했었는데 태왕과 5부 대표귀족은 15등 이상만 만났기 때문에 모를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근래 50년간 어린 태학학생이 20위권 내로 들어간 것은 온달이 처음이었다. 여기서 19등이면 고구려에서 활 잘 쏘는 명궁들 사이에서는 1000명 내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었다. 그 때 자신감을 얻은 온달은 이문진에게 다음에 꼭 다시 나가고 싶다고 말을 했었다.

 ‘기본은 됐군!’

 태왕은 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내 활을 가져오라.”

 그 말을 들은 온달은 안심하던 마음이 다시 헝클어졌다.

 ‘이게 어떻게 되는 것인가? 미천한 내가 태왕폐하와 활시합을 하는 것인가?’

 가느다란 눈을 찌푸리며 태왕은 직접 손가락에 금으로 된 깍지를 끼우고 활을 잡고 화살을 계속 쏘았다.

[픽]

과녁에 정중앙에 화살이 꽂혔다. 그런데 두 번째 화살이 날아가서 과녁에 박히자 온달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였다. 두 번째 화살이 첫 번째 화살에 정확히 맞여서 첫 번째 화살을 두 쪽을 낸 것이다. 정작 쏜 태왕은 무반응으로 계속 10발을 활을 다 쏘았다. 그가 쏜 표적에는 온달보다 더욱 조밀하게 한손가락 안에 모여서 모든 화살이 꽂혀있었다.

 그 모습을 본 온달은 어안이 벙벙하였다. 태왕께서 명궁이라는 소문은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사실 온달은 북방에 2년 동안 전쟁을 치루면서 고구려군의 많은 명궁들을 보았지만 태왕에 필적하는 자는 한 명도 없었다.

 태왕은 뒤돌아 큰 키로 온달을 내려 보자 그는 서슴없이 태왕을 칭송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태왕은 활을 시종들에게 건네면서 온달의 말을 막았다.

 “짐은 너를 깨우쳐주기 위해서 활을 쏘았지! 낯간지러운 말을 들으려고 쏜 것이 아니다.”

 “태왕폐하.”

 “너보다 뛰어난 자는 얼마든지 많이 있다.”

 사실 태왕의 말은 맞았다. 천등에서 백등오르는 것보다 십등에서 일등하는 것이 어려운 법이다. 태왕은 활잘 쏘는 자는 마음에 들어 해서 잘 쏘는 편인 온달에게 두어 마디는 말을 하였다. 하지만 좋은 소리는 아니었다.

 “혹시 자네는 학문에 힘쓰지 않는 것은 전장에서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온달은 허를 질린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태왕은 전장에서 성공만을 위해 필수과목인 무예나 역사, 전사만 공부하는 것이냐고 온달을 추궁하였다.

 물론 온달은 그런 마음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태왕의 볼 수 없는 온달의 더 깊숙한 내면에서는 시나 글을 쓰는 것은 귀족들의 사치라고 생각했다. 그는 쓰라린 어린 시절을 보낸 뒤에 얼굴 뒤 마음 깊숙한 곳에 귀족들을 경멸하고 있었다.

 백성들을 슬퍼해도 굶어도 눈도 깜짝 안 하던 귀족들.

 그들에 환멸을 느낀 온달은 오직 문에서는 전쟁에 도움이 되는 역사학이나 병서에 치중하고 무의 달련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귀족들이 긴 옷을 펄럭이며 시나 읽고 정치를 논하는 그들의 모습을 흉내 내기는 싫었다.

 “한 낫 무부가 되고 싶다면 그런 생각을 해도 상관은 없었지만 그렇다면 여기 있을 필요도 없는 것 아닌가?”

  태왕은 온달을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이 말을 남기고 연회고 모고 다 취소하고 바로 태학을 떠났다.

 “고흘 장군이 데리고 왔다더니 수재인줄 알았는데 실망이 크군.” 

 그 말을 들은 온달은 겉모습은 아무런 동요가 없었지만 엄청난 충격에 그날 저녁부터 다음날까지 내리 세끼를 굵었다.

글쓴이, 저작권자 김원식

이 소설에서 시나리오 각색, 도용, 표절을 절대 금합니다.

[★明治好太王★]

오타 발견했습니다.^^(대리고→데리고, 도래→또래) 올리는 날짜 정말 칼 같이 지키셨네요. 내심 더 빨리 올라오는 것을 기대했었는데...ㅋㅋ무튼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김원식입니다]

어 이런 오타가 나왔군요 수정했습니다. 하여간 감사합니다. 꾸벅!!

[셀리온]

다음편 기대줄깨요!!!!!

[김원식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 열심히 올리겠습니다. 꾸벅!!!

[강감찬]

『..“주몽이구만” 같이 온 중리부 총책임인 고필의 입에서도..』 명궁을 상징하는 단어의 바른 표기가 "주몽"이 맞나요? "추모"라고 표기해야 맞지 않나요? 근데 소설이 좀 짧아진것같아요.. 재미있어서 그런가?

[김원식입니다]

저도 여기 부분은 정리를 못한 상황입니다.(고구려 시조의 존함,별칭에 대한 추모? 주몽? 추모성왕?, 동명성왕?) 올릴때까지 고민했는데 사실 ..... 음음음....하여간 아직 고민loading입니다. 소설이 이번 페이지는 10페이지 더군요 그전은 거의 13페이지 였습니다. 다음은 14년전에 신미년 전쟁(나제 연합군 대공세-고구려 한수상실, 돌궐군 신성침공- 고흘출격 편)으로 거의 16페이지입니다. 그 다음 편은 거의 10페이지더군요. 일주일에 13페이지를 올린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거든요...헉헉. 하여간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감사드립니다. 꾸벅!!!!

[김원식입니다]

아 그리고 다음 편 올리는 날과 시간은 금요일 아침 10시입니다.

[강감찬]

아.. 다음편은 보기 힘들겠네요 ㅡㅡ,, 시험치는날이라 ㅋㅋ

[김원식입니다]

하하 끝내고 읽으십시오! 시험 잘보기길 기원하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