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손님
진상이 스프레이 통을 들고 머리카락에 물을 뿌리기 시작한다. 나머지 다른 손으로 머리카락을 쥐어짜듯이 하면서 마구 헝클어댄다. 그러기를 10여분 수석헤어디자이너는 그럴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서있다.
네 달 전 우리 가게에 처음으로 진상이 방문을 했다. 우리 가게에서 머리를 제일 잘 만지는 수석 디자이너가 진상의 머리를 맡았다. 수석디자이너는 객관적으로 봐도 보통 실력 이상을 해내는 경력 12년의 실패율 거의 제로인 미용장 수준의 실력가이다.
진상이 네번째 방문 할때까지도 머리가 맘에 안들었는지 마무리를 다해놓은 스타일에 스프레이를 뿌리면서 무언의 항의를 했다. 처음에는 디자이너가 머리를 조아리고 다시 수정해 주겠다고 하고 비위를 맞추어도 보고 온갖애를 다 써보았지만 결국은 원장인 내가 나서서 미용요금을 깎아준 후에야 끝나곤 했다. 처음에 진상짓을 했기에 우리 가게에 다시 오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계속해서 방문하고 진상의 미용 요금은 50%할인 으로 굳어가고 있었다. 일반손님보다 10배정도의 스트래스를 준다. 수석디자이너는 네번째 방문했을 때 나에게 진상머리를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오늘 다섯 번 째 진상이 방문했다
진상이 들어오는 순간 수석디자이너는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은 얼굴이다. 오늘은 결판을 내야한다 까닥하다가는 수석디자이너가 그만둘수도 있는 상황이니깐, 드디어 오늘 진상을 탈없이 보내야한다. 행동개시다.몇 가지 룰을 잘 지켜야 한다. 첫째,말을 할때는 냉정하게 한다. 둘째,비위를 맞추지 않는다. 셋째, 미용요금을 정확히 받는다.머리 만지기를 마치고 10여분동안 물스프레이로 머리카락에 무언의 항의를 하던 진상이 오늘은 아무도 대꾸하지않는다. 다른날과 다른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진상이 나를 향해서 카운터로 다가온다. "여기 얼마예요!" "네 5만원입니다." 갑자기 진상이 화들짝 놀라며 큰소리로 대꾸한다. "뭐라고요? 머리도 상하게 해놓고 실력도 없는데, 무슨 5만원 완전 바가지 씌우는거 아니예요? 만원이면 되겠네" 하면서 카운터로 돈을 던진다. 순간 감정이 솓구친다. 남의 기술를 자기 마음대로 무시하고 돈도 자기 마음대로 던지고 이런진상은 어느가게에 가도 이런행동을 할것이다. 버릇을 고쳐야한다. 라는 정의감이 불타오른다. 나는 그 순간 돈을 던지고 나가려는 진상의 목덜미를 낚아챘다. 무서운 표정을 하고 감정을 추스리며 진상에게 말한다. "카운터에 던진 돈 곱게줍고 5만원 공손하게 주세요!" 나의 무서운 표정에 진상은 얼떨떨하며 흥분해서 악을 쓴다."사람 그렇게 안봤는데 원장 못쓰겠네~사기꾼이구만!" 다시 강한 레이저로 노려보니 살벌한 분위기를 간파했는지 스멀스멀 5만원을 억지로 던져주고 쥐가 고양이 만난것 처럼 나가려한다. 난 뒤통수에 대고 한마디 했다."다른 가게에 가서 이렇게 하지마세요. 혹시라도 오다가다 저를 만나면 모른척하세요." 강한 사람이란 모든 것을 대수럽지 않게 넘겨버리고 수용하는 사람이 아니다. 한 번 두 번은 이해하고 용서하지만, 상대가 경우 없는 행위를 게속 반복할 때 따끔한 경종도 필요하다 . 인도의 성자 간디의 좌우명이다. '내 삶이 곧 내 메시지다.(My life is my message)' 그렇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우리의 격이 된다. 즉,나의 말과 행동이 '나'라는 사람을 세상에 내 보이는 것이다. 언제나 겸손하여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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