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이상규 "녹취록, 국민에게 충격적이었을 것"
"내 옆에 사람들이 정말 군사적 혁명을 꿈꿨던 건가"
2013-09-01 07:51:10
통합진보당 이상규(48·서울 관악을) 의원은 이석기 의원의 5·12 회합 녹취록에 대해 “당혹스러웠다. 내용이 너무 납득이 안 가고,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이 정말 군사적 혁명을 꿈꿨던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1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상규 의원은 <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국정원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었더라도 (이번 사태는) 진보당이 잘못한 것 아닌가, 녹취록을 접해 보니 어마어마하고 충격적이라는 게 국민들의 일반적인 시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녹취록에 나오는 얘기들만 놓고 보면 놀랄 만한 대목들이 있다. (내가) 학생운동 하던 때는 이보다 더한 얘기를 하는 시절이었지만 과연 지금 군사적 혁명, 이런 게 가능한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녹취록이 나온 뒤 진보당이 말을 바꾼 경위에 대해선 “아침에 언론에 녹취록이 보도된 뒤 김홍열 위원장과 당사자들이 당 지도부를 찾아와 ‘(5·12 회합 때) 모인 건 맞다’고 밝혔다. 나를 포함해 당 지도부가 ‘있는 그대로 얘기해야 한다. 한번 짜맞추기 시작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 들통 난다. 그 과정에서 잘못한 게 있다면 사법적 처벌이든 정치·도덕적 지탄이든 감내해야 한다’고 그들을 설득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석기 의원의 강연 내용에 대해선 “믿을 만한 당원들이 왔다고 하니까 과했던 부분이 있지 않았나 싶다. ‘전쟁을 맞받아치자’는 말이나 미국에 대한 표현이 거칠었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총기 준비를 지시한 건 없는데 부풀려진 부분도 있다. 그런 옥석은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의원 등이 북한과 접촉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허무맹랑한 얘기다. 6·15와 10·4 남북공동선언 뒤엔 대규모로 떳떳하게 남과 북의 창구를 넓혀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인공위성이 잠자는 사람 코털까지 확인하는 시대에 밀입북이나 비밀접촉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이 개혁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고도의 정치적 의도를 갖고 발표 시기와 내용을 절묘하게 선정했다”고 국정원을 비판하며 “국정원과 통진당 둘 중 하나는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석기 체포동의안 국회 통과 여부에 대해선 “우리야 당연히 부결됐으면 좋겠지만 여당 의원만도 과반수가 넘으니 (동의안이) 통과되면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동부연합 계열로 분류됐으나 지난해 “북한의 3대 세습은 국민이 동의하기 어렵다. (진보 진영이) 평화적인 핵도 반대하는데, 북핵도 반대해야 한다”고 밝혀 당권파와 다른 입장을 드러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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