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1fm에서 이 두 연주가 bbc레전드 시리즈라 해서 소개됬었습니다
우리 운영자님께서도 한줄메모장을 통해서 예고해 드렸었구요....
그 날이 벌써 며칠전이지만 제가 굳이 이 연주를 리뷰를 통해서 상기시키는 이유는 아무래도 제가 인상 깊게 두 연주를 들었고(쓸까 말까 하다가 결국엔..ㅎㅎ) 이 연주가 그리 흔한 연주가 아니라서(국내에서 구할 순 있지만 - .-;;)못 들으신 분들을 위해서(다시 듣기 하면 되지만-.-;;) 이렇게 몇자 적게 되었습니다(요세 우리 카페가 좀 한적한거 같기도 해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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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교향곡2번<부활>-레오폴드스토코프스키/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1963년
Rae Woodland(Soprano) BBC Chorus
Janet Baker(Contralto) BBC Choral Society
Goldsmith's Choral Union
Harrow Choral Society
맹렬히 타오르는 공격적이고 저속한 부활
스토코프스키의 말러교향곡2번이라하면 이 63년도의 연주 말고도 74년도 연주도 있습니다
재수 좋게 74년도 연주를 들어본 적이 있는데 이 두 연주, 그러니까 63년도 연주와 74년도 연주 모두 어느정도 만족할 만한 상당 수준의 연주입니다. 일단 두 연주의 공통점이라 하면 스토코프스키 특유의 오르간적 울림?이 곡 전체를 감싼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그 오르간적 울림은 74년도 연주가 더 심하지만 오히려 더 약하게 들리는 오르간적 울림이 더 긍정적이더군요... 적어도 말러에 있어서는..ㅎㅎ
이 스토코프스키의 63년도 부활은 한마디로 맹렬히 타오르는 공격적이고 저속한 부활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1악장만 들어도 확연히 느낄 수 있는데...아쉽게도 음질이 상당히 안 좋습니다(63년도라 보니;;)
참고로 언급하는 건데 저번에 <내가 사랑하는 교향곡>에서 언급한 적 있는 저의 누나가(부활 1악장 도사ㅎㅎ) 이 스토코프스키의 1악장에 이런 말을 하더군요..분명 느린데 연주 시간은 21분 밖에 되지 않는다고 참 의아하다고....ㅋㅋ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음질만 안 좋을 뿐 아니라 기침소리 등의 잡음이 시종일관 들려오고 심지어 굉장히 귀에 거슬리기도 합니다 이것은 1악장에서 너무 심하게 드러나 상당히 들으면서 애먹었습니다
연주는 현을 굉장히 짙게 잡는 연주(오르간적 음향의 근본 원인!-왠지 모르게 바로크적임)로 금관이나 타악의 울림도 꽤나 성공적이지만 또 하나 아쉽게도 클라이막스에서의 톡톡 튀는게 거의 안들리더군요ㅜㅜ
2악장에서의 유려한 흐름은 평범하지만 강렬한 클라이막스에서는 저의 정신을 휘어잡기에 충분했습니다.
3악장 역시 전체적으로 무난하고 4악장에서 스토코프스키는 드디어 막강한 무기를 꺼내듭니다.
바로 세기의 콘트랄토 자넷 베이커 !!
여러가지 열악한 환경 이었지만 베이커의 음색은 태초의 빛의 정취를 무리없이 흡입할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최종악장에 이르면 스토코프스키는 자신의 모든 열정과 힘을 쏟아 붓습니다. 좀 성급하게 나아가지만 그로 인해 긴장감이 쉽게 쌓여 가고 호흡은 가빠집니다..그리고 행진부에서 그는 모든 저속함을 맘껏 발산하면 밀어붙입니다
이미 눈에 물기는 흐르고 부활의 위대함에 경도되어 감정은 덧없이 뜨거워질 때... 피날레....저를 사의 세계로 까지 몰고 갑니다 단연코 스토코프스키의 연주도 그 부활의 감동을 실추시키지 않을 정도의 빼어남을 들려줍니다
연주시간 약 78분.....이 스토코프스키의 부활이 자못 충격적인 부활이란 소문을 들어서 한때 지를려고 까지 생각한 적 있는데 다행히도? 저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하는 나름 충격적인 부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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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교향곡6번<비극적>-야사호렌슈타인/본머스심포니오케스트라/1969년
그가 약 2개월만 더 살았다면..어쩜 우린 최고의 비극적을 들었을지도 모른다...
호렌슈타인의 말러..........
호렌슈타인의 말러라 하면 분명 정평이 난 훌륭한 연주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그를 초기의 말러리안으로서 그 가치를 상당히 높게 치고 있습니다. 특히 3번과 8번은 가장 열정적인 최고의 연주로 호렌슈타인의 역작이라 할 수 있겠고 1번이나 7번 9번도 상당한 연주들이라 합니다(아직 안 들어봐서ㅠㅠ)
그럼 여기 언급되는 이 6번은 어떠한가...일단 호렌슈타인의 말러6번이라 하면 이 69년 연주보다도 스톡홀름필과 한 연주가 먼저 기억되기 쉽습니다....최악 ! 의 6번으로서....
진행자 정준호씨의 말에 따르면 호렌슈타인은 말러6번을 66년 스톡홀름필과의 연주 이래 동년 빈심포니와의 연주, 68년 핀란드방송교향악단과의 연주, 그리고 69년 본머스심포니와의 연주를 했다고 합니다(그렇지만 음반으론 아마 첫 연주와 본머스와의 연주만이 남아 있는 걸로..;;) 게다가 73년 6월달에 런던심포니(다른데도 아닌 런던 심포니 ! )와의 연주가 잡혀 있었지만 정말 아쉽게도 그는 동년 4월달에 하늘나라로 올라가 버리고 맙니다..2개월만 그에게 더 주어졌더라면.............
최악의 6번으로 꼽히는 66년도 연주 덕분에? 이 69년 연주는 많은 이들의 외면을 받아 왔을 것입니다
허나 라디오를 통해서 듣게 된 이 6번은 보통이 아닌 그 이상의 6번이었습니다
상당히 느리게 진행되는 첫머리의 주제..처음 딱 들어설 땐 그저 그렇지만 진행되어 갈 수록 어..어..어..하게 만듭니다
1악장 템포는 전체적으로 느리게 설정 해놓고 나아가는데 낭만성이 풍부하며 음향적으로 아주 강한 쪽에 속했습니다 본머스심포니라 그런지 부분부분 이완되는 부분도 있지만 충분히 긴장감을 잃지 않고 하나하나를 지속시키는 맛이 아주 맘에 드는 1악장이었습니다. 그리고 평화로운 카우벨이 울리는 대목이 꽤나 짧게 들렸는데 이 부분에서 질질 빼지 않음으로서 긴장감을 더 손쉽게 지속시킨 것 같습니다
2악장은 예전 연주라 그런지 스케르초입니다..이 2악장..아주 스케일을 크게 잡고 루바토를 풍부히 사용하며 강하게 나아가는데...이 연주에서 가장 맘에 들었고 제가 여태껏 들어본 6번의 스케르초 가운데 어쩌면 가장 저에게 커다란 흡족감을 안겨 준 연주였습니다
3악장 안단테에서 호렌슈타인은 찐한 감정의 정취를 물씬 풍깁니다. 흐름은 부드러우면서 스케일을 크게 잡는.. 마음에 깊은 감응을 안겨다주는 빼어난 안단테였습니다
드디어 종악장으로 들어갑니다. 아 역시 오케스트라 기량의 부족함은 어찌 할 수 없는 것인가요? 본머스심포니의 기량의 처짐이 확연히 느껴집니다 앞의 세 악장은 호렌슈타인의 위대한 열정에 녹아 들어가 무아지경으로 6번을 만들어 냈지만 그 어렵다는 4악장은 아무리 호렌슈타인의 열정이 강해도...본머스의 단원들에겐 좀 무리였나 봅니다....................
호렌슈타인은 탄력을 받아 이 대단한 피날레를 천천히 하나 하나 굴곡을 크게 잡고 풀어갑니다 오케스트라의 기량의 처짐은 너무나 아쉽지만 그래도 호렌슈타인과 본머스심포니는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씁니다...그 결과로 아쉽긴 하지만 나름대로 처절한 피날레를 만들어냅니다....아 해머 이야기가 빠졌는데 사실 가장 아쉬운 부분이 이 해머를 중심으로 한 부분입니다. 누나가 전화로 그건 해머가 아니였어 ! 라 하더군요ㅠㅠ 제가 느끼기엔 해머의 타격도 아쉬었지만 그 해머를 중심으로 하는 그 광포한 대목들이 너무 아쉬었습니다ㅠㅠ
연주시간 약 85분. 4악장에서의 오케스트라의 기량이 아쉽긴 했지만 호렌슈타인의 빼어난 해석과 기량의 처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감동을 안겨다 준걸 생각해봤을 때 4악장에서의 본머스의 한계를 호렌슈타인은 자신의 말러에 대한 집념으로 이겨내버립니다.. 그리고 여기에서도 그가 3번에서 보여줬던 강력한 응집력이 형성되면서(물론 3번 연주를 더 나중에 했지만;;) 막강한 힘을 보여줍니다
만약 호렌슈타인에게 2개월이란 시간이 더 주어져서 그와 런던심포니의 6번이 성사됬다면 어땟을까요?
글쎄요....?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만약 최소한 이 연주에서 있었던 열정에 그 짱짱한 런던심포니의 기량과 특유의 사운드가 만난다면 어쩜, 어쩜...우린 최고의 6번을 들었을지도 모릅니다...생각해도 생각해도 너무나 아쉬워 디지겠습니다
(런던심포니의 말러 6번이 게르기예프 밖에 없지 않나 여겨지네요-그러니까 더더욱 아쉽죠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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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코프스키의 부활과 호렌슈타인의 비극적...
이 연주를 접하지 못했었던 저에겐 크나 큰 행운이었습니다
이 두 연주를 듣고 난 후에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부활과 비극적, 말러의 교향곡 가운데 가장 중독성이 짙은 이 두개의 산물..
과연 몇번이 나에게 있어 더 좋지.........? ㅋㅋ
뭐 정확한 건 둘 다 최고라는 거지만 말이에요ㅎㅎ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남매가 이렇게 같은 음악을 사랑하신다니... 저로선 정말이지 무한히 부러울 따름입니다.
잘 읽으셨다니 다행이네요..저번에 들었던 거 생각해서 쓰느라고 사실 짜집기를 많이했죠^^;;
저는 스토코프스키 2번은 다 들었고, 호렌슈타인은 듣다가 "이게 뭐여?"를 반복하다가 중단했습니다. 의외로 좋은연주였나봅니다. 중간에 그만둔게 좀 후회되는군요. 그나저나 "저속한"이란 표현, 심히 공감되는 어휘의 선택이십니다!! ㅎㅎ / 저기... 리써렉션님의 누님께 우리 카페 좀 가입하시라고....... 전해주시렵니까? 무지 재밌으신 분 같은데... 누님께서 리뷰 하나 떡~하니 써놓으시면 인기폭발일거 같다는...^^;; ㅎㅎㅎ
누님께서 쓰시면 진짜 촌철살인의 인기폭발인 리뷰가 하나 나올것 같습니다. ㅎㅎㅎ
글쎄요? 누나는 전에도 언급했지만 말러리안이냐? 아니냐?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ㅎㅎ 솔직히 누나가 말러리뷰를 한다는 건 아직은 무리입니다......브루크너라면 모를까...브루크너를 가장 좋아하거든요...그리고 이 카페에 가입 한다해도 자주 들어오지 않을것입니다...어쨋든 누나는 아주 천천히 말러를 들어오고 있습니다 말러가 대단하다는 건 아는데 듣기 참 힘들다는게 누나의 입장이죠..적어도 아직까지는....
스토코프스키의 2번 보다 호렌슈타인의 6번이 더 맘에 들었다는...ㅎㅎ 지금 한참 누나를 말러리안으로 만들기 위해 열중하고 있습니다ㅎㅎ 누나가 말러를 본격적으로 듣게 되면 그때 우리 카페 소개시키려구요^^
제가 보유하고 있는 런던심포니의 말러 6번은 마리스 얀손스(LSO Live)음반이 있습니다. / 참고로, 9월중에 마데르나의 말러 9번(BBC레전드)도 방송될 모양이더군요.
얀손스/런던심포니의 6번도 있었군요..저는 콘서트헤보우와의 6번을 들어보았는데 충분히 호감갈 만한 연주였습니다. 런던심포니의 연주는 또 어떨지 궁금하네요ㅎㅎ
그거 평이 무척 안 좋습니다... 전 4악장만큼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것마저도 별로라고 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도리안, 현준애비님 말씀대로 얀손스/LSO는 굳이 구입을 고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콘서트헤보우가 어떨지 궁금하군요.
콘서트헤보우 연주는 뭐 특별히 감정을 쥐어짜는 연주는 아닙니다...유려한 선율미나 헤보우 특유의 생생한 음색을 잘 살린 별로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6번입니다 특별한 명연이라고 까지는 할 수 없겠지만 얀손스의 말러에 대한 자신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ㅎㅎ 근데 런던심포니와의 연주가 4악장이 정말 대단하다면 그래도 관심가는데요ㅎㅎ
아, 그 대단하다는 것이... 말하자면 밸런스나 악센트, 리듬, 다이내믹 같은 것들이거든요. 감정적으로는 거의 아무것도 남겨주지 않는 연주라서 그런 걸 싫어하는 분들은... 사실 말러 6번에서, 그것도 4악장에서 그런 요소에 신경을 쓰는 분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신경을 쓰실 분들도 몇 분 알기는 합니다만 ㅋㅋㅋ) 그래서 평이 안 좋다는 겁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2악장(안단테)은 그런대로 무난한 정도이고 1, 3악장은 상당히 안 좋습니다... 가격 대비 효용이라는 면에서는 추천드릴 수 없겠지요. 하지만 4악장이 땡기신다면... 저로선 말릴 생각 없습니다(가라얀 미안... ㅋㅋㅋ)
히햐~~가라얀이라. 가라+카라얀=가라얀? 요거이 우리 카라얀님의 진면목인가요? 뭔가 깊은 뜻이 있는 호칭인듯.....ㅎㅎㅎ
감정적으로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4악장이라.......이거 희색이 만연해지는데요ㅎㅎ
가라얀은... 전혀 깊은 뜻이 없습니다. 단지 카라얀이고 싶지 않아서(?) 카페 회원님들께 그렇게 불러달라고 했을 뿐이죠. ㅎㅎㅎ
스토코프스키는 말러를 어떻게 연주했을가 하는 기대감으로 부활을 들었었습니다만 좀 실망을 했었는데 리써렉션님 글을 읽어보니 다시 한번 들어봐야겠네요. 얀손스와 런던 심포니는 그냥 평범합니다. 좀 느슨하다고 할까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스토코프스키의 저속한 부활에 공감하기가 힘들 수도 있습니다..저도 고개를 몇번 갸우뚱 했으니까요ㅎㅎ
호렌슈타인은 2, 5번만 녹음을 남겼다면 어쨌든 교향곡 전집을 완성할 수 있었을 텐데 정말 아쉽습니다. 19세기 출생의 지휘자로서는 유일한 전집이 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하..그렇죠..너무 아쉽습니다..하지만 호렌슈타인보다 더 아쉬운 19세기 출생의 지휘자가 있으니 바로 존바르비롤리입니다..그는 8번 빼고는 다 있으니까요..ㅎㅎ 어쨋든 호렌슈타인도 넘 넘 아쉽습니다ㅜㅜ
8번은 연주, 녹음이 실현되기가 어려운 곡이라서 저는 호렌슈타인이 더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거든요.
nullte님 말처럼 8번은 워낙 어려운 곡이라 많은 대가들도 왠만해선 엄두도 못내는데 호렌슈타인은 당당히 8번을 남기지 않았습니까?..그런 점에서 왜 호렌슈타인이 2번과 5번을 남기지 않았는가는 의문입니다(맘에 안 들었나;;)
아니, 그렇다기보다는 말러에 냉담했던 시대적 분위기 탓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하긴, 도리안님 말씀처럼 시대적 분위기가 자못 크겠죠..솔직히 말러를 하기가 보통입니까..(그것도 그 예전에..) 어쨋든 호렌슈타인께서 2번과 5번을 남기지는 않으셨지만 나머지 연주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들은 행운을 잡은겁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