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왕조 끝무렵에 통영으로 가던 경상 감사가 고성 들판을 지나다가 농부들이 부르는 등지 소리에 도취되어 행렬을 멈추게 하고 그 소리를 듣다가 날이 저물어 촌가에서 밤을 새웠고, 그이튿날에 상을 후하게 주고 떠났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고성 지방의 등지 소리는 예부터 유명했던 듯하다.
경상남도의 서부에 자리한 고성의 농사짓기 소리는 그 가락이 전라도의 것에 가깝지만, 전라도 민요에서 나타나는 계면조의 떠는 목, 꺾는 목, 평으로 내는 목의 특징이 극단적으로 표현되지는 않고 있어서전라도 민요와는 구별이 된다. 다시 말해서, 선율의 기본 골격은 거의 같지만, 시김새와 창법에서 경상도 토리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는 모찌기 소리, 모심기 소리, 논매기 소리, 타작 소리가 들었는데, 모찌기 소리로는 <긴 등지>와 <짧은 등지>를, 모심기 소리로는 <긴 등지>, <점심 등지>, <해거름 등지>를, 논매기 소리로는 <상사디여>, <방아타령>, <치기나칭칭>을, 타작 소리로는 노래라기보다는 일종의 외침 소리에 가까운 <도리깨 타작 소리>를 부른다.
이 고성읍에서는 1977년에 '고성 농요 전수회'가 만들어져서 고성 지방 농요의 전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1978년에는 전국 민속 예술 경연 대회에서 문공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대표적인 곡을 하나 들어볼까요?
고성의 모심기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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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디다 더디다 점심참이 늦는구나
숟가락 한 단 반(열다섯개) 세느라 더딘가
바가지를 한 죽 반 (열다섯개) 끼느라 더딘가
미나리 챗국을 맛보느라 더딘가
짚신 한 짝 미투리 한 짝 끌고오느라 더딘가
세칸집 모퉁이를 도느라고 더딘가...
일하면서 점심참을 소재로 한 노래를 만들어 부를 수 있다니...
참이 늦는 이유를 여러가지로 유추하며 노래를 이어가는 가운데
그것 자체가 힘겹고 지루한 노동을 이겨내게 하는
재미있는 이야기거리이면서, 놀이가 되기도 하는군요.
끝도 없이 이어질 것 같은 이야기...
그러노라면 어느새 점심참을 이고
멀리서부터 아낙이 나타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