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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143/ Cats
[원종원>의 <올 댓 뮤지컬>에서 옮김]
Cats (1981)
매혹적인 젤리클 고양이들의 영원한 향연
초연: 1981년 5월 11일 런던 뉴런던 극장
원작: T. S. Eliot
기획: Cameron Mackintosh
연출: Trevor Nunn
작곡: Andrew Lloyd Webber
안무: Gillian Lynn
무대: John Napier
수상: 1982년 로렌스 올리비에상 2개 부문 수상(최우수 뮤지컬, 뮤지컬 부문 공로 상)|1983년 토니상 10개 부문 11개 상 후보에 올라 7개 상 수상(여우조연,
원작, 의상 디자이너, 연출, 조명 디자이너, 작곡, 최우수뮤지컬)
대표곡: 'Memory'
'Rum Tum Tugger'
'The Ad-Dressing Cats' (고양이에게 인사하기)
‘Macavity, the Mystery Cat' (맥캐버티, 미스터리한 고양이)
‘Skimbleshanks, the Railway Cat' (스킴블생크스, 기차간 고양이)
‘Mr. Mistoffelees'
작품이 관객을 찾아가는 시대
아무리 영국 사람이라도 런던에 살지 않는다면 뮤지컬은 남의 집 잔치 정도로 여겨지곤 한다. 영국의 지방을 여행하다 현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나라 뮤지컬 마니아만큼이나 필자의 직업을 동경하는 사람을 만날 때도 많다. 대규모 극장가라는 것이 대도시에 어느 정도 이상 관객이나 관광객이 확보될 때라야 가능한 것이고, 그렇기에 런던에 살지 않는 영국의 지방 사람들이 유명 뮤지컬을 구경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영국에서 투어 공연이 큰 각광을 받는 것도 바로 이런 배경애서 출발한다. 일전에 만난 카메론 매킨토시 사社의 수석 프로듀서 매튜 달코는 “현대 뮤지컬 산업은 과거 런던이나 뉴욕 같은 대도시 중심의 시장 말고도 제작자가 직접 무대를 들고 관객을 찾아 전국으로 돌아다니는 투어 공연의 병행으로 다양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년 전 빅탑 시어터라는 천막극장 형태로 지방 공연이 인기를 모은 적이 있는 우리의 상황도 따지고 보면 크게 다를 바 없다. 바야흐로 ‘명품’ 뮤지컬들이 관객을 찾아가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근래 들어 우리 뮤지컬 시장에 세계적 명성의 많은 공연들이 들어오는 것도 한국 뮤지컬 산업의 급속한 성장에 바탕을 두고 있긴 하지만 아시아 시장을 적극 개척하려는 세계적 문화자본들의 움직임에 편승한 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 세계화의 흐름은 무대 위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는 모양이다.
고요한 밤, 고양이등의 축제가 시작된다
막이 오르면 그곳은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는 어느 공터. 1년에 한 번씩 젤리클 고양이들은 여기에 모여 축제를 벌인다. 그들은 이곳에서 천상의 세계로 가 새 생명을 얻게 될 단 한 마리의 고양이를 선발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 과연 올해는 어떤 고양이가 선택받을 것인가?
마지막 간택을 위해 선지자 도양이 듀터로노미가 무대에 도착하면 고양이들이 각자의 삶을 이야기한다. 말 많은 이웃집 아줌마 같은 점박이 고양이 제니 애니 도츠, 청개구리 성격에 매력 만점인 럼 텀 터거, 극장에 사는 늙은 배우 거스, 좀도둑 몽고제리와 럼플티저, 철도역에 사는 기차 역무원 스킴블생크스, 뚱보 부자 버스토퍼 존스 등 다양한 고양이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언제나 무리에서 떨어져 사는 음흉한 범죄자 고양이 맥캐버티도 있다. 그는 삽시간에 무대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사라지면서 선지자 고양이를 납치하는 범행을 저질러 일대 혼란을 일으킨다.
우여곡절 끝에 마법사 고양이 미스토펠리스의 도움으로 듀터로노미를 되찾은 젤리클 고양이들은 다시 천상의 세계로 갈 고양이를 뽑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마침내 이제는 나무 늙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그리자벨라가 새 삶을 살 주인공이 된다. 진정한 행복의 의미와 추억에 대한 그녀의 노래〈메모리 Memory〉가 다른 고양이들에게 행복의 참 의미를 일깨워주었기 때문이다. 그리자벨라를 태운 폐타이어가 마술처럼 하늘로 떠올라 천상의 세계로 향하면 무대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뮤지컬 ≪캐츠≫가 처음 막을 올린 곳은 런던 웨스트엔드의 뉴런던 극장이다. 1981년 5월 11일 초연된 이래 2002년 6월 마지막 공연이 있기까지 장장 21년의 세월 동안 쉬지 않고 공연을 계속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무대에 오른 뮤지컬이 되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8950회의 공연 동안 약 800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한 것으로, 웨스트엔드에서의 입장권 수입만도 1억 3600만 파운드(약 2700억 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매출을 기록했다. (최장기 공연 기록은 2006년 말이면 ≪캐츠≫에서 ≪레 미제라블≫로 대체될 예정이다. ‘빅 4’라 불리던 흥행 대작들의 신기록들은 아직도 작성중이다.)
브로드웨이에서도 대단했다. 맨해튼의 극장구역 Theater District에서 약간 북쪽에 위치한 윈터 가든 극장에서는 영국 초연 이듬해인 1982년 8월 7일에 공연을 시작, 2000년 9월 10일 까지 18년 동안 쉬지 않고 막을 올려 그때까지 브로드웨이 뮤지컬 역사상 가장 긴 공연 기록을 세웠다(간혹 ≪판타스틱스 Fantastics≫가 가장 오래 무대에 오른 브로드웨이 공연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소극장에서 공연된 ≪판타스틱스≫는 일반적으로 1000석 안팎의 대형극장을 대상으로 하는 브로드웨이의 작품으로는 구분하지 않아 ≪캐츠≫와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다). ≪캐츠≫의 브로드웨이 최장기 흥행 기록은 2006년 초 로이드 웨버의 또 다른 히트작인 ≪오페라의 유령≫에 바톤을 건넸지만* 1980년대 영국 뮤지컬의 세계적 흥행을 상징하는 일대 사건이었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지금까지 ≪캐츠≫는 26개국 300여 개의 도시에서 60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매료시켰고, 입장권 수입이 총 25억 달러(약 3조 2000만원)에 달해 ≪오페라의 유령≫에 이은 두 번째 ‘대박’ 뮤지컬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 2006년 초, 브로드웨이 최장기 뮤지컬이 바뀌던 날, ≪오페라의 유령≫의 첫 무대는 지휘봉을 들고 무대에 나타난 고양이 한 마리가 음악감독에게 이를 건네주는 것으로 시작됐다. 같은 작곡가, 같은 프로듀서의 무대였기에 가능했던 재미난 광경이었다.
스타 제작자들이 총출동하다
≪캐츠≫는 영국의 ‘국보급’ 스타군단이 제작자로 참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먼저 영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음악가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을 맡았고, 기획자 역시 ‘영국 뮤지컬께의 마이더스’라 불리는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이다. 두 사람은 영국의 유력지 중 하나인『선데이 타임스』가 매년 조사하는 영국 100대 갑부 안에 드는, 이른바 ‘문화 권력자’들이다. 세계 뮤지컬계에 미치는 영향과 이로 인한 영국의 국익 증대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영국 왕실은 그들에게 귀족 작위를 하사했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그들의 이름 앞에 ‘Lord' 혹은 ’Sir'라는 존칭을 쓴다.
연출을 맡은 트레버 넌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1968년 28살의 나이로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 예술감독에 올라 ‘천재 연출가’라 불렸던 인물이며, ‘뮤지컬의 귀재’라는 별명을 얻었을 만큼 감각이 뛰어나다. ≪캐츠≫말고도 ≪레 미제라블≫ ≪스타라이트 익스프레스≫ ≪선셋 대로≫ ≪체스 Chess≫등을 연출해 스타 연출가의 반열에 올랐다.
최근에는 ≪오클라호마! Oklahoma!≫ ≪마이 페어 레이디≫ ≪애니씽 고즈 Anything Goes≫ 등 복고 열풍을 일으켰던 일련의 리바이벌 뮤지컬을 제작해 주목받았다.
의상과 무대디자인을 맡은 존 네피어도 뮤지컬계에서는 전설적 인물이다. ≪캐츠≫ ≪레 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스타라이트 익스프레스≫ ≪선셋 대로≫ 등을 만든 무대디자이너이기 때문이다. 남들은 평생 한 번 받기도 어렵다는 토니상을 자그마치 다섯 차례나 수상했다. 안무를 맡은 질리안 린은 50편이 넘는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 작품에 참여했으며, 특히 ≪캐츠≫ 등을 통해 전통무용과 재즈댄스를 혼합한 그녀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선보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대표작으로는 ≪캐츠≫ 외에도 ≪카바레 Cabaret≫ ≪마이 페어 레이디≫ ≪오페라의 유령≫ 등이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캐츠≫의 가장 큰 매력은 원작인 T. S. 엘리엇의 연작 시집『고양이에 대한 주머니쥐의 지침서 Old Possum's Book of Practical Cats』에서 비롯한다(이 제목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가장 유력한 해석으로는 서양에서 주머니쥐는 지혜로움의 상징이라는 것 그리고 친구들 사이에서 엘리엇의 별명이 주머니쥐를 뜻하는 possum이었던 것에서 기인했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다). 1888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난 엘리엇이 영국에 정착한 것은 1915년부터였고, 1927년에 완전한 시민권을 얻어 영국인이 됐다. 이후 1965년 런던에서 명을 달리하기까지 그는 수많은 작품과 저서를 발표했으며,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고양이에 대한 주머니쥐의 지침서』는 1939년 10월에 처음 발간된 이래 영국에서는 지금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시집으로 널리 인기를 얻고 있다.
재미있는 여담도 있다. 특히 대표곡으로 손꼽히는 <메모리>의 탄생 배경이 흥미롭다. 처음 의도와는 달리, 로이드 웨버는 제작 초기 작품 전체를 관통할 뚜렷한 주제가 없어 고민했다. 그러던 중 1980년 여름, 그는 시드몬튼 페스티벌 Sydmonton Festival에서 ≪캐츠≫의 초기 선율들을 선보였다. 이 때 엘리엇의 부인인 발레리 엘리엇이 남편의 생전 비공개 새 몇 편을 로이드 웨버에게 전달했다. 이 중에「그리자벨라, 화려했던 고양이 Grizabella, the Glamour Cat」가 있었다. 그것을 본 순간 로이드 유ㅞ버는 번뜩이는 섬광이 스치는 듯했다. 훗날 <메모리>의 선율을 처음 들은 트레버 넌은 주변 사람들에게 그 시간을 기록해두라고 말하며, “얼마 안 되는 뮤지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극천했다는 후문도 있다.
트레버 넌의 예견처럼 <메모리>는 그야말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오리지널 캐스트였던 일레인 페이지 Elaine Page의 음성이 담긴 음반의 인기도 빼놓을 수 없지만, 지금까지 150여 명에 이르는 가수들이 이 노래를 불렀다. 이들 중에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Barbra Streisand 같은 유명 여가수뿐만 아니라 40년 경력의 브로드웨이 명배우인 조니 마티스 Johnny Mathis나 80년대 발라드 가수로 이름을 날리던 배리 매닐로 Barry Manilow도 있다. 1999년 유럽에서는 나탈리 그랜트 Nathalie Grant라는 여가수가 클럽풍 댄스뮤직으로 편곡해 유럽 차트를 석권하는 이색 기록을 날리기도 했다.
언제든 초대받고픈 고양이 향연
≪캐츠≫의 등장인물은 사람이 아닌 고양이들이다. 인산세상처럼 이러저러한 개인사를 갖고 있는 고양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환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한 마리 고양이를 찾는다는 줄거리는 ‘고양이는 목숨이 아홉 개가 있어 여덟 번 죽어도 다시 살아난다’는 서양의 전설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영화 ≪배트맨≫이나 ≪캣 우먼≫에 등장하는 ‘캣 걸’이 여러 번 죽었다 되살아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여기에 정말 고양이 몸짓으로 재즈댄스에서 탭댄스, 발레, 현대무용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춤의 세계를 능수능란한 안무와 음악에 맛깔스럽게 버무려놓은 것이 대중적인 인기의 비결이다.
≪캐츠≫는 광적인 팬이 많은 뮤지컬로도 유명하다. 일부 ≪캐츠≫ 마니아들은 고양이마다 다양한 뒷이야기를 덧붙인다든지 작품에는 나오지 않는 이야기 배경을 인터넷 등에 설명해놓기를 즐기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범죄자 고양이인 맥캐버티가 나타날 때마다 큰 소리로 “맥캐버티가 왔다!”라고 비명을 지르는 것은 드미터라는 여자 고양이인데, 작품에는 따로 설명이 나오지 않지만 어릴 적 맥캐버티에게 괴롭힘을 자주 당해 그의 등장을 가장 민감하게 느낀다는 그럴싸한 해설을 붙인 것 등을 볼 수 있다.
명작이라 불리는 만큼 극의 줄거리 외에도 다양하고 치밀한 디테일의 완성도가 높아 사람들의 상상을 자극하는 것도 이 작품만의 특징 중 하나다. 아무튼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다시 초대받고 싶은 고양이들의 멋진 향연이다.
Act I
01. Opening Credits/ Overture (3:17)
02. Prologue: Jellicle Songs for Jellicle Cats (6:41)
03. The Naming of Cats (5:41)
04. The Old Gumbie Cat (4:08)
05. The Rum Tum Tugger (4:13)
06. Grizabella, The Glamour Cat (3:32)
07. Bustopher Jones: The Cat about Town (4:41)
08. Mungojerrie and Rumpleteazer (3:23)
09. Old Deuteronomy (3:50)
10. The Awefull Battle of the Pekes and Pollicles (5:43)
11. The Jellicle Ball (13:40)
12. Memory (5:45)
Act II
13. The Moments of Happiness (4:39)
14. Gus: The Theatre Cat (7:03)
15. Skimbleshanks: The Railway Cat (4:54)
16. Macavity: The Mystery Cat (6:04)
17. Mr. Mistoffelees (9:47)
18. Memory (6:10)
19. The Journey to the Heaviside Layer (3:21)
20. The Ad-dressing of Cats (4:41)
21. Closing Credits (4:06) [1:55:31]
Elaine Paige: Grizabella the Glamour Cat / John Mills: Gus the Theatre Cat
Ken Page: Old Deuteronomy / Rosemarie Ford: Bombalurina
Michael Gruber: Munkustrap / John Partridge: Rum Tum Tugger
Aeva May: Demeter / Geoffrey Garratt: Skimbleshanks the Railway Cat
James Barron: Bustopher Jones / Jo Gibb: Rumpleteazer
Drew Varley: Mungojerrie / Susie McKenna: Jennyanydots the Gumbie Cat
Jacob Brent: Mr. Mistoffelees / Susan Jane Tanner: Jellylorum
Phyllida Crowley Smith: Victoria / Bryn Walters: Plato/Macavity the Mystery Cat
Veerle Casteleyn: Jemima / Tommi Sliiden: Coricopat
Kaye Brown: Tantomile / Karl Morgan: Pouncival
Leah Sue Morland: Electra / Jo Bingham: Etcetera
Fergus Logan: Tumblebrutus / Tony Timberlake: Asparag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