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풀대는 마지막 잎새
壁 40기 최진태
파르르 떨리는 악몽을 칠하는 까만 아침의 허수아비,
하루 종일 분홍빛 악취를 맡으며 이데아를 꿈꾸네.
문명의 만행 이후 더렵혀진 해수욕장을 바라보듯
유리파편에 찔린 채 피를 흘리는 어느 붉은 드라마를 바라보네.
선택받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인 유령 신랑의 차가운 손가락으로
고요히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가 처량하기만 하구려.
무슨 낭만으로 한 줌의 꽃가루를 이렇게 흘려버리는가.
사랑받지 못하고 웃음을 잃은 흑백의 역사로 남아야 하는 건가.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찰나의 순간에
유일하게 나풀대는 것은 그 잎새, 마지막 잎새…….
인생의 비애 속에 묶여있는 앙상한 허수아비의 품에 안긴,
따뜻하고도 순수한 초록색의 청춘을 맞이한 것이구나.
어느 가을의 순백한 선물,
지쳐가는 흑백의 시간 속에서 살아난 작은 생명,
얼룩진 낭만의 소년에게 다가가 건내는 그 위로의 손길이란
더렵혀진 모래사장 속에서 다시 피어나는 예쁜 사랑인 것이구나.
붉 은드 라 마 의화 려 한보 름 달
壁 4 0 기최 진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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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광야
壁 40기 최진태
재미있는 자서전을 쓸 수 있을 정도의 인생을 살라는 말이
그렇게 쉬운 거 같지는 않구나.
한 스푼의 설탕의 미묘한 따가움까지 느끼며 살기에는
하늘이 그렇게 잘 베풀어 주지는 않는 거 같네.
돛단배 순탄히 움직이며 한 스푼의 여유를 느끼기에는
시간이 그렇게 오래 남지 않았구나.
사나운 괴물들이 헤엄치는 이곳은 검정색 골목,
개나리꽃 하나 만져보지 못한 채 단풍잎이 떨어지는 여기에서
돛단배에 앉아 잠자코 겨울을 맞이하기에는
순백한 연꽃의 맑은 꽃봉오리 다칠까 두렵구나.
까맣게 얼굴을 가린 하늘의 창문을 활짝 열기에는
콩나무가 그렇게 높지 않구나,
동료가 없는 축구 경기의 공격심리가 솟아올라
연꽃을 품은 백조의 급소를 찌르는 이곳은 범죄의 장,
문명의 차가운 벽을 마주한 채 커다란 공을 맞은 청춘이여,
미안하오, 연못을 품은 자서전을 써주지 못해서 미안하오.
한 스푼의 연못조차 품지 못한 채 돛단배를 어둠으로 내몰아야 하는 나는,
산기슭 속의 죽은 영혼이고, 서리의 차가운 손가락을 잡은 외톨이라네.
애처로이 옛 것의 낭만을 느낄 시간조차 없이 후반전을 뛰는 인생의 비극,
거룩한 손길을 내밀 줄 모르는 그 정성에 바오밥 할아버지는 또 울고 싶어라.
눈의 포근함을 느껴보지 못한 채 열대야의 심해 속에서 방황하는
망가진 돛단배가 최후에 자리하게 된 그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네.
우산으로 덮어쓴 하늘의 메마른 감정을 그대로 닮아가는 아스팔트의 표정,
그도 역시 죽은 영혼인거로구나.
거룩하게 뻗어있는 저 곳만이 태양 아래에서 유토피아가 되어가네.
저 광야, 저 광야, 저기 저 광야……….
축구의 군중심리를 저 끝에 빼놓고 한 스푼의 수프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따뜻한 봉황의 눈과 마주하며 바오밥나무 위에서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때로는 메주의 향기를 타고 먼 옛날 공룡의 그림자를 따라갈 수도 있는,
저 광야는 나에게 새로운 선물을 줄 수 있으려나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