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대해서는 늘 한발 물러서서 생각하자고 했는데
지난 일요일 밤 꿈은 황당하면서도 사납고 거칠었다.
느닷없이 세상이 뒤집혀 공산주의자들이 지배한다고 했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별것도 아닌 일로 죽음을 당해야 했다.
마침내 내 차례가 되었고
도무지 빠져나갈 길이 없는 절망적 상황,
도망치려고 하다가 붙들린 순간에 잠에서 깨었는데
한숨 내쉬며 되짚어보는 꿈은
너무도 생생했다.
아침에 아내에게 꿈이야기를 했더니
워낙 혼란스러운 데다가
거듭해서 북조선과 적대적 상황을 만들어가고
거기다가 러시아에 대해서도 호전적 발언을 하고 있으니
그런 꿈을 꿀만도 하다고 해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이는 것으로 정리,
낮에 또 한 번의 끔찍한 사고가 터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리튬 전지 회사에 불이 났고
스물 몇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그중 대부분이 이주노동자들이라는 것,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우울하게 어제를 보낸 오늘,
5시 20분에 일어나 ‘인문학당’ 자료 준비 마무리하고
아침나절 운영위원 민서현 씨로부터 전화,
아무래도 화성에서 터진 참사에서 사망한 우리나라 노동자 중 한 사람이
지인의 남편인 것 같고,
여러 모로 어수선하니 오늘 저녁 명상은 쉬어야겠다는 말,
아침나절은 내일 쓸 ‘동경대전 공부’ 자료 준비 일부 하다가
읽은 책 『이야기 세계사 1』 정리도 조금 하고,
오후엔 예정에 있던 일이 사라져 밖에 나가 시간을 쓰기로 했는데
마침 오랜만에 아우 김기 목사로부터 전화,
그를 만나 함께 어울리다가
늦은 시간 반주 곁들여 저녁 먹으며 남은 이야기 더 나누다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마감한,
어수선하고 아픈 하루.
날마다 좋은 날!!!
-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