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달러의 재산을 뒤로하고 아들은 불교 승려가 되었다
1972년, 말레이시아의 다문화 도시인 쿠알라룸푸르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아난드 크리슈난 라자 고팔(Anand Krishnan Raja Gopal)이었다.
그의 아버지 바바 아난다 크리슈난 타트파라난담(Baba Ananda Krishnan Tatparanandam)—비즈니스 세계에서는 AK 또는 TA로 알려진 인물—은 약 50억 달러에 이르는 재산을 지닌 거대한 사업가였다. 그는 Harvard University에서 MBA를, University of Melbourne에서 이학 학위를 받았으며, 통신·위성·미디어·석유·가스 산업에 걸친 거대한 기업 제국을 구축했다.
어머니 마 라차 웡 스윈다 지란(Ma Racha Wong Swinda Jiran)은 태국 왕실의 후손이었고, 왕족의 전통이 그의 혈관 속에 흐르고 있었다.
막대한 부와 전통, 그리고 영향력 속에서 아난드 크리슈난 라자 고팔은 성장했다. 그는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의 대부분을 영국에서 보냈으며, 영어·태국어·말레이어·프랑스어·힌디어 등 여덟 개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그런데 18세가 되던 해, 그는 모두를 놀라게 하는 결정을 내렸다. 고팔은 태국으로 가서 승려의 삶을 택했다. 처음에는 아마도 잠시 머무를 생각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부름은 깊은 것이었다. 그것은 영적 진리를 찾으려는 탐구였고, 자신의 뿌리와 다시 연결되려는 열망이었다.
태국에서 그는 숲 수행 전통의 유명한 스승인 아잔 차 Ajahn Chah 밑에서 수행하며 출가하였다. 이후 그는 아잔 시리파뇨(Ajahn Siripanyo)라는 법명을 받았다. 지금 그는 태국-미얀마 국경 근처에 있는 타아 둠 사원의 영적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아잔 시리파뇨는 단지 숲 속에서 수행하는 승려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환경 보호와 기후 변화 대응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의 삶은 하나의 다채로운 직물과도 같다. 막대한 부 속에서 태어났지만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한쪽에는 넘치는 부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엄격한 금욕이 있다. 한쪽에는 호화로운 전용기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맨발로 숲을 걷는 삶이 있다.
그는 우리에게 이렇게 보여준다.
행복은 언제나 풍요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평화 속에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