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꿈 이야기 하나
얼마 전에 교회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권사님이 건축헌금을 하셨는데, 늘 하시는 정도가 아니라 좀 많이 하셨습니다. 그래서 무슨 사연이 있나 궁금했는데 꿈에 목사님이 나타나셔서 헌금하라고 했다는 겁니다. 뭣이라고요? 나는 그런 적이 없는디? 전후 사정을 알고 보니 이런 재미난(?) 일이 있었습니다. 올해 초에 그 권사님이 꿈을 꿨다고 합니다. 꿈에 목사님이 나타났는데 제가 아니라, 제가 우리 교회 부임하기 직전의 목사님이 나타나신 겁니다. 그러더니 그 권사님에게 헌금 좀 하시라고 하셨다는 겁니다. 권사님은 꿈에서 깨어나서, 아마 심상치 않게 생각되셨는지 그날부터 일 년 동안 조금씩 돈을 모아서 마침내 이번에 건축헌금으로 드리신 겁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아니 우리 권사님 꿈에 왜 이전 목사님이 나타나나, 약간의 질투심(?)이 들었지만 더 생각해보니 참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권사님 꿈에 나타나서 헌금하라고 했다면 사실 좀 민망했을 겁니다. 목사님이 얼마나 헌금에 매여 살면 그랬을까, 하고요. 그런데 전임 목사님께서 내 대신(?) 헌금하라고 했다니,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늘 생각하지만, 역시 하나님은 이 목사를 너무너무 사랑하십니다. 이렇게 또 나를 배려해주시나!
또 하나 감사한 건 그 권사님이 그 꿈에서 받은 목사님의 당부를 그대로 순종했다는 겁니다. 그냥 꿈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권사님은 그날부터 예정에 없던 헌금을 일년 동안 조금씩 모으신 겁니다. 저는 오병이어의 기적이 생각났습니다. 물고기 두 마리와 떡 다섯 덩이로 남자만 오천 명이 먹고도 열두 광주리가 남았던 그 기적의 오병이어 말입니다. 그 기적도 한 소년이 오롯이 드린 작은 도시락이 기적의 씨앗이 됐지요. 꿈 속에서 받은 말씀에 순종해서 드린 그 헌금이 기적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마치 하나님께서 미리 알려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우리 교회당이 꿈에서 시작된 걸 아실 겁니다. 개꿈 말고는 무슨 특별한 꿈을 거의 꾸지 않는 제가, 우리 교회당으로 쓰는 이 집을 살 때는 꿈을 꿨거든요. 이 집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며 결정해야 할 날 밤에, 선명하게도 이 집을 꿈에서 본 겁니다. 그리고 복덕방에 갔더니 이 집 가격이 내려갔고요. 하나님의 뜻이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샀고, 그래서 이 교회당에는 우리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이 있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꿈밭이라고요. 꿈이든지 생시든지, 변함없이 나를 사랑하시고 우리 교회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나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언젠가 우리 모든 교우들이 우리 교회를 통해 드러내실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을 서로 확인하고 감사하고 너무 좋아 마치 꿈꾸듯이 붕붕 춤을 출 날이 올 거라고요. 마치 크리스마스처럼요!☺
(2024년 12월 1일 주일 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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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호와께서 시온의 포로를 돌려 보내실 때에 우리는 꿈꾸는 것 같았도다
2 그 때에 우리 입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우리 혀에는 찬양이 찼었도다 그 때에 뭇 나라 가운데에서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큰 일을 행하셨다 하였도다
3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큰 일을 행하셨으니 우리는 기쁘도다
4 여호와여 우리의 포로를 남방 시내들 같이 돌려 보내소서
5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6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시편 12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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