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14일 이대부고 동문 태백산 산행 !
토요일 아침 7시 동이 틀 무렵, 모두 모이니 22명...
대형버스에 넉넉히 자리잡고 태백으로 떠난다.
10시 30분쯤에 태백산 유일사입구에 도착하여 단체사진찍고 산행을 시작한다.
눈꽃축제가 끝난 후 눈이 쌓인 태백산을 기대하는 산행인파가 줄줄이 끊이질 않는다.
따뜻한 이상기후로 빠르게 녹고 있는 겨울산의 모습은 우리들의 발자취를 엉망으로 만들어
내심 기대감에 설레이던 마음을 저버리고 태백산행의 인기까지 시들게한다.
저멀리 내려다 보이는 산자락들이 허스름이 사방으로 늘어져있고
세월의 무심함에 꺽이고 꺽인 주목들이 보호막에 갇힌채 사진배경이 되고있다.
산업발달로 생활의 편리함에 노예가 되어버린 인간들의 이기심과 무심함이 낳게한
이변기후가 태백에서 보여지는 겨울산의 아름다움까지 녹여버리고 있다.
2월은 태백산맥에서는 한겨울이었는데 아쉽게도 그 정기는 전설로 남게한다.
정상 천제단까지의 4Km거리를 정체현상으로 쉬엄쉬엄 오르니 낮 1시가 넘어서야 모두가 모인다.
점심식사를 위한 우리들의 자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여러 산행팀의 시산제에서는 떡돌리기가 시작된다.
한국인 인심의 전통은 아직도 건제하다. 따끈한 떡한덩리에 허기진 배가 웃는다.
곧이어 이대부고인들의 배낭이 열리고 밥상이 차려진다.
17기 선배님이 조반으로 김밥 30개를 준비해 오셨다.
밤잠을 생략한 채 손수 아들과 같이 만들었다는 '김명희김밥'에 고마움을 안고 각자의 배낭에 담겨 점심을 대신한다.
보기에도 참 예쁜데 맛도 참 좋다.
통김치한포기가 모든이들의 입맛을 당긴다.
11기 권상순선배님의 손길로 먹기좋게 나눠진 김치가닥이 나무젓가락사이로 바삐 움직인다.
11기 신효철선배님의 도시락과 짭잘한 김이 금새 날라다니고 또 다른 김밥,과일과 영양떡들의 행렬도 분주하다.
발렌타인날로 디져트 조가비쵸코렡상자가 한바퀴돈다 .10기 노기용선배님의 센스! 커피와의 그맛은 달콤 그 자체!
19기 '박민정유기농샌드위치'참치로 만들었다. 네모진 한입조각으로 덩달아 돌아다닌다.
배를 불리지 않고 가볍게 점심을 마친 후
뻥뚤린 사방에서 들려주는 바람소리가 날듯 말듯 하였으나
옆집에서 풍겨오는 국민양식 라면의 향기가 먼저 스쳐간다.
사람이 많아도 상관없다. 사진기앞에선 서로서로 붙어서기 바쁘다.
함께한다는 기쁨이 연신히 함박 웃음을 짓게한다.
태백산 정상에서 산만큼이나 사람구경도 실컷하고
조심히 당골을 향한다.
절을 거치자 내림길이 비탈지고 질퍽하여 않미끄러지기의 질주가 시작된다.
꽁꽁 얼었던 계곡이 연록한 빛을 한컷 물고 있는데
물이 새는 틈이 커가면서 봄을 알리는 소리도 높아진다.
모두가 저마다의 발맞춤에 맞쳐 무사히 하산을 마치고 5시쯤 차에 올라 귀가길에 오른다.
이어서 11기총무오두환선배님의 주문으로 막 만들어진 해물전과 순대와 주류가
24기 손준호후배님,22기 노정환후배님과 신인성선배님의 따님의 손길로 재빨리 분배되어
지친 신체를 달래주고 선,후배간의 협력으로 이루어진 안전,즐건산행 후의 편안한 휴식을 취한다.
계절중 2월은 모든 자연이 완전히 벗은 모습을 하고있다.
산에 오르면 줄기만이 삐죽이 뻗고 있는 나무들과
굴러가는 대로 흩어져있는 돌들만이 어김없이 찾아오는 산객들을 반긴다.
아기자기한 꽃봉우리를 거닐며 피어나는 화려한 꽃밭의 봄,
힘차게 흐르는 계곡과 온통 푸르름을 입고 시원함을 만들어주는 그늘 위에 이글거리는 태양의 여름,
호화롭게 찬란한 창공아래 알록달록한 단풍의 멋스러운 가을,
그리고 눈부시게 하얀 눈으로 모든 것을 덮어주는 환상적인 겨울의 모습들을 다 던져버리고
나체 그대로의 산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산에는 나무마다 버들강아지들이 움틀거리며 새세상을 준비하고
땅속에서 보이지않는 은근한 저력을 굳건히 만들고 있다.
보라빛,회색,밤색들이 어울러 따뜻한 온기를 풍기며 우리들에게 희망과 꿈을 품게한다.
원기를 심어주는 자연의 힘은 어느 계절보다도 강하다.
그러므로 2월의 산행이란
멋없는 자연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허탈감보다는
더 분명하게 삶의 이치를 깨달게 해주는 값진 명상의 여정이 되어준다.
산의 벌거벗은 모습과 별도로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전통적인 옷차림이란 모자와 장갑을 걸치고 지팡이나 가방을 겸비한 모습이라한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간편한 차림이 현대인의 세련됨으로 되어가는 현 시대에
등산이 안전보호을 위해서 전통적인 옷차림을 되찾게한다.
모자, 장갑, 배낭, 지팡이,또한 핸폰까지 겸비한 복장으로 갖춰진다.
게다가 누구나 건강한 모습의 젊은 멋쟁이로 변신시켜준다.
9기 (대장안형근),10기 (김효준,노기용,장호성)
11기 (총무오두환,손향락,신화영,엄인호,신효철,권상순,부회장신인성- 아리따운 딸),
17기 (김명희),19기 (총무최향심,김선순,국신호,박민정)
20기 (임종심),21기 (김영미), 22기 (노정환), 24기 (손준호,박경순)
이상 어제모인 60세에서 45세의 선후배들 모습에서
가정과 사회신분을 막론하고 비록 입학제도가 달랐어도
이대부고동문산행모임에서 만큼은 같은 운동장,책상에서 지내온
선생님도 제자도 교복도 없는 고교생으로 되돌아옴이 느껴진다.
선배님,얘,야,후배님으로 불려서 예,응,예,응으로 끝나는 호칭관계로
동시대에 살고있는,
환경과 인성이 달라도 이대부고의 개성에 젖어있는 영원한 이팔청춘의 동문들이다.
아침에 있었던 각자의 소개에 이어
저녁나절엔 대장 9기 안형근선배님의 동문산행역사가 소개되고
동기들의 커플쌍의 사연에 대한 10기 장호성선배님의 고백에 이어
10기 김효준선배님의 이대부고학교역사에 얽힌 내막과 번창을 위한 활동사항이 낱낱이 밝혀진다.
입담실력보다는 인간의 순수함이 물씬 풍겨지는 감동어린 자백들이 뭉쿨한 웃음을 폭발시킨다.
선,후배간의 대화를 한참 즐기다 보니 어둑어둑 하루가 저물어간다.
자주 태백산행을 즐기신다는 10기김효준선배님의 계획된 저녁초대가 유명한 태백한우메뉴였는데
주말의 도로혼잡상황과 귀경시간절약을 위해 이천휴게소에서 사골국과 우동으로 저녁식사가 이루어진다 .
동문산행을 위해 이른아침에 배웅을 나오신 9기 이동선선배님의 식사기부금의 10만원,
장호성선배님의 열렬한 권유로 음주가무동행이 이루어진
개인기 만점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모두가 즐거웠던 김효준선배님의 뒤풀이초대가 사랑받는 후배들임을 확인시켜주면서
산행으로 돈독해진 선후배사이의 이대부고인 우정이 더해진다.
너무 즐거워서 아주 피곤해도 마음에 곱게 간직하고 싶은 좋은 산행날이 되었다.
2007년 7월에 9기,10기,11기가 모여 시작된 이대부고 동문산행은
현재 24기까지 모여졌고 매월 둘째주 토요일에 행해지며
선,후배가 같이하여 즐거운,우정과 건강을 도모하는 월 1회 산행이다.
어제 태백산행을 위하여 대장안형근선배님을 비롯하여 많이 애써주신 선후배님들께 감사드리며
내일을 위한 꿈을 꾸며 3월산행을 기다려본다.
19기 박 민정이 쓴글입니다.....

첫댓글 시계도 놀랐다고 메일이 왔습니다. 민정이로 인해 시계나라에 비상이 걸렸다고요.
거참, (이를 어째~) 뭔 말인고? 두뇌회전 정지! 그래서 '크릭'
어여쁜 민정후배, 글도 너무 잘썼네요. 선후배간의 우정을 두둑하게 맺어주는 동문 산행이 계속되어짐은 물론이고 더 많은 동문들이 참여하여 학교의 명예와 자랑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위에 서계신 분은 산에 자주 다니는 모양 이더라구요!그는 '오리누이'가 회춘하는데 일조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누이, 촞짜 때 이산 저산 데리고 다니며 기초체력 다지는데 보탬이 되었지 싶네요. 그래서 그런지 누이가 (요즘) 당췌 집에 붙어있질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