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좋은 것을 좋다고,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분명하게 이야기하니까요. 나는 커피업계 종사자는 아니지만
우리 커피 선생님이 하신 말씀을 가슴 속에 새기고 있습니다.
그것을 제 삶에 적용시키려고 애를 쓰는 편이죠.
그 분은 커피점을 하려는 이들에게 이렇게 충고합니다.
"볶으려 하지 말고 다른 것부터 열심히 해라.
다른 사람이 볶은 콩을 쓰라. 볶는 것은 늦게 해도 늦지 않다."
볶는 일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도 되고, 커피점을 경영하면서
신경 써야 할 일이 그만큼 많다는 말도 되겠지요.
이 말에, 반응하는 두 가지 경우를 보았습니다.
하나. 1년 넘게 혼자서 무지하게 열심히 볶기만 했습니다.
자기가 볶은 커피를 손님한테 절대로 내지 않았습니다.
낮에는 볶는 일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밤이나 새벽에 혼자 볶으며 공부하고, 연구했습니다.
2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뒤
그는 선생한테 콩을 내밀었습니다. 선생은 이제 그것을 손님들한테
내도 되겠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비록 돈을 많이
벌지 못하지만, 자기 일에 대해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계속 책을 읽고, 다른 데 돌아다니며
커피 맛을 보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커피교실을 열어서 좋은 커피란 이런 것이다 하고 전파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저는 틈만 나면 그곳에 가고 싶습니다.
사람한테서 향이 나기 때문이지요.
둘. 그 말을 들은 이 사람은 "흥, 뭐, 볶는 게 별거라고.
자꾸 자꾸 볶아야 느는 것 아니겠어? 그리고 볶아야 돈도 벌잖아" 하고 몇번 연습만 해본 뒤 바로 볶아서 팔았습니다.
그 사람은 선생더러 "아니, 자기가 언제부터
선생이라고, 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볶으라 말라 하는 거야.
자기도 잘 모르면서 정말 웃기고 있네"라고 말했습니다.
그 사람은, 그 선생뿐만 아니라 자기를 가르친 모든 이들을
그런 식으로 하나씩 배척했습니다. 그는 세상에 불만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그는 입으로는 자기 자랑을 많이 하지만
자기 일을 그다지 자랑스러워 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나한테 친절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나는 그곳에 가기가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내가 보기에, 커피 볶기든 무엇이든
태도의 문제, 인간 됨됨이의 문제인 듯 싶습니다.
진지하게 열심히 하는 이들이라면 무엇을 하든
제대로 하려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이라면
무엇이라도 그 반대로 할 것입니다. 그들은
눈앞에 있는 돈밖에 모릅니다. .
우리나라에서 어떤 문화가 더 힘이 센지
잘 아실 겁니다. 커피는 더 하다고 봅니다.
지금은 앞에서 언급한 두번째 사람 부류조차도
많아 보이지도 않습니다.
다름아닌 에스프레소 광풍 때문에 말입니다.
커피는 참 어려워 보입니다. 그런데 어렵게 가려는
이들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어렵게 가지 않는 이들이
대세와 주류입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그 주류가 진짜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 주류들은 제대로 하려는 이들의 기를 자꾸자꾸
꺾습니다. "저, 쪼다들!" 하면서 말입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커피업계에도 돈만 많으면 '장땡'입니다.
커피 맛이야 어떻든 분위기를 근사하게 꾸며
젊은 친구들 주머니만 틀면 된다고
여기는 것이 눈에 확연하게 보입니다.
제가 보기에, 로스터리 샵까지 문제 삼을 계제도
아닐 듯 싶습니다. 말씀하셨듯이, 에스프레소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에스프레소 바를 표방하는
저 많은 빠들, 저것이 새롭게 주류로 떠오르니,
커피를 또 한참 왜곡시키려하니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저들은 장사가 안되면 커피업계를 바로 뜹니다.
저들이 그냥 물러가면, 커피는 어떻게 될까요?
재즈 거품을 늘 이야기했습니다.
재즈 빠도 무지하게 많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재즈계가 어떻게 되었게요?
이정식 외에는 재즈로 밥먹고 사는 사람 별로 없습니다.
재즈 문화와 관련해 아무 것도 남은 것은 없습니다.
커피뿐 아니라 우리나라 문화 전반에 왜 괄목할 만한
발전이 없는가. 왜 되지도 않는 이가 스타 대접을 받는
사기가 횡행하는가. 왜 신문에 광고만 그럴싸하게
때리면 책이 잘 팔리는가.
그것은 건전한 비평, 비평가가 그만큼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비평은 대안없이 무작정 비난하거나 욕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정말 사심없이, 분명한 대안과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비평입니다.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서듯, 비평이 바로 서야
문화가 살아납니다.
이런 말을 이제는 그만 하려 했는데, 공감하는 좋은 글을 만나고 보니
그만... 혹시 불편하신 분들은 짧게 저주하고 깊이 용서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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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터(가정용,상업용등등)를 널리 보급시켜 신선한 커피를 마실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일은 분명 바람직하고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부정적인 측면도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요?
과연 로스터를 구입하시는 분이 로스팅의 메카니즘을 얼마나 아는지?
아니면 로스팅을 하는 곳에서 얼마나 공부를 했는지가 의문입니다.
일반 기계처럼 설명서나,메뉴얼 한권 읽고서 작동만 하는 로스팅이 과연 의미 있을까요?
제가 이글을 쓰는 동기는 몇가지 일들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모 커피 전문점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신 손님 하는 말 "이 커피는 에스프레소가 아니야"라고 하길래 호기심에 물어 봤더니 전에 그사람이 마셨던 곳은 일반 브랜드를 아주 진하게 해서 가득 내놓는 그런 커피였던 것이고,또 하나는 S, R, E,D등등의 커피전문점 에스프레소는 쓴 커피인데 쓰지 않으면 에스프레소가 잘못 된 것이다.라고 해서 저도 직접 가보았습니다.
D점은 크레마는 전혀 없고, S점은 너무 써서 한모금 마시다 뱉어 냈음.특히 크레마는 있는둥 마는둥 해서 자칭 바리스타라는 친구에게 여쭤 봤더니,"에스프레소의 크레마는 10초가 지나면 없어진다."라고 얘기합니다.이것이 한국의 커피 현실이 아닐까요?
우리의 대다수 소비자가 잘못된 커피를 진짜 커피인양 알고 있는데,여기에 덩달아 로스터까지 확산 된다면 과연 우리의 커피 문화는어떻게 될까요. 로스팅의 메카니즘은 전혀 모르고 그냥 콩만 볶아서 신선한 커피라고 판매했을 경우 그커피를 접하고 그것이 신선한 커피의 대명사인양 오인한 사람이 커피집 커피를 대했을 경우 무어라고 얘기할까요? 그건 불을 보듯 뻔한일입니다. 로스터 판매나 보급은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요.
사상누각이라는 말처럼 기초없이 양산된 커피 오래가지 못합니다. 몇 년전 우리나라에서 경험했던 셀프커피전문점,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하루아침에 문닺았던 현실 우리는 보았습니다. 일반 커피숍에서 두서너달 아르바이트 했다하면 전부 나' 바리스타'야 하고 떳떳이 말합니다.길거리 테익아웃점에서 패킹도 제대로 하지않고 템퍼로 한번 꾹 누른다음 내놓는 에스프레소(체인점도 마찬가지), 일반인은 그게 맛있는 커피인양 오인하고 있습니다.이런 현실 고쳐 보고자 노력하시는 세분의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외형적인 확산보다 좀더 세부적인 면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되어집니다.일례로 무조건 커피 볶는집이 다 좋다보다는 옥석을 가려서 홍보 해야하지 않을까요. 진정한 로스타는 누구인가를 전문가 분들이 표본을 만들고 그것을 교본으로 삼는 전문가의 제 살 깍는 자정 노력이 필요할 때 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무작정 로스터기 구입해서 콩볶아 파는 그런 분에게는 로스터 구입도 자제 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일반인에게도 콩볶아서 드세요 보다는 로스팅을 배운후 콩을 볶도록 권유해야 하지않을까요?
가정용은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상업을 목적으로 구입하는 분은 로스터 구입에 신중을 기하도록 세분이 관심을 기울려 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커피를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몇자 두서없이 썼습니다 커피집의 무궁한 발전과 세분의 노고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