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로 태어나서... "남자는 평생 세번만 울어야 한다.", " 남자가 부엌 들어가면 XX 떨어진다.". 등등.....
40대 중반의 남자라면 살면서 한번쯤은 들었을법한 이야기들 입니다.
언제부터인가 TV를 틀면 남자들이 요리를 왜 이렇게 잘 하는지요?
더 웃긴건... 그걸 보는 제 모습에서 거부감은 커녕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거죠...
화장품 광고에 꼭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남자들이 화장품을 찍어 바르면서 "흡수가 잘 되니.. 어쩌니...." 하고 있습니다.
이건 아직 적응 안되구요.
그렇다고 제가 마쵸 기질을 가지고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 이런 스타일은 아닙니다.
가끔 설겆이도 해주고, 요리도 곧잘 합니다.
지금 40대 중반의 나이가 참으로 어중간한 나이 같습니다.
아직도 남자는 바깥일을 하고 여자는 살림... 이런 친구들도 있고,
맞벌이 하면서 같이 벌고, 같이 가사 노동해주고.. 이런 친구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두쪽이 나도... 변하지 않는 로망이 있으니...
그건 바로
시계, 자동차, 오디오 입니다. (저만 그럴수도 있습니다. ㅋㅋㅋㅋ)
시계......
처음 초등학교대 찼던 케릭터 전자 시계...
이게 완전 대박이였죠.
정확히 위 시계는 아니였는데... 한번 누르면 날짜가 나오고... 또 한번 누르면 리셋이 불가능한 초가 나옵니다.
버튼은 얼마나 강하던지... 몇번 누르면 어린 손가락이 "푸욱~~~" 하고 들어가기 일수였습니다.
시간이라도 한번 맞추려면 집에서 이쑤시게나 바늘로 꾹 눌러야 시그널들이 깜빡이며
조정이 가능했습니다.
최강의 기능은....
스탑워치 기능... 1/100초를 체크하는 기능이 아닌 단순하게 초만 체크 가능한 기능...
하지만 단순한 초 버튼으로 뛰게 만든 아이들..... 셀수도 없습니다. ㅋㅋㅋㅋ
"57... 58..... 59...... 땅~~" 하면 애들 다 뛰었습니다.
지금이야 만원 정도면 1/000초까지 기록할수 있는 스탑워치 많았지만 그때는... 이거 하나면
소위 친구들 사이에서 먹어줬습니다. ^^
특히 시계에 그려진 캐릭터는 여성용과 남성용을 바로 구분짓게 해줬구요..
(자랑은 아닙니다만... 사립초등학교를 다녔던지라) 반에서 어떤 케릭터에 어떤 시계를 착용하느냐가
집에서 관리좀 받는 아이의 상징이였죠.. ㅋㅋㅋㅋㅋ
그러던 어느날...
집에서 관리좀 받는다고 하는 녀석에 팔에 떡 하니 올려져 있는 시계가 있었는데...
시계가 좀 복잡하더라구요.. 숫자도 있고.. 옆에 연산기호도 있었습니다.
초딩이였던 저희가 보기에는 다소 난해한.. 그런 시계였습니다.
이름도 생소한
CASIO 계산기 시계... (까시오? 뭘 까라는겨?)
더욱이 환상적인건 스톱워치 기능이 있다는거...
1/100초까지 잴수 있었던 저 시계는 하루아침에 저희반을 비롯하여 같은 학년 아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었고
당시 국내에서는 구할수 없었던 제품인지라 (친구 아버지가 일본을 가셨다가 사오신겁니다. 그때는 외국 여행이 쉽지 않았던
시기라.... 비행기 한번 타는게 큰 자랑거리였던 시기였습니다) 친구들은 침만 질질 흘리고 있었죠..
심지어 1교시씩 시계를 돌려가며 차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수업시간에 그 친구에게
"오늘 무슨 요일이냐? 몇시냐?" 등등... 필요 없는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와... 이거 있으면 수학 시험 100점 이겠는데... "
하지만 단점은... 버튼 누를때 마다 "삑삑~~~ " 소리가 나서 시험때는 활용을 못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는 있습니다. ㅋ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거치며 나온 시계가 기능성 시계들이였습니다.
단순한 시간과 요일을 벗어나 스톱워치는 기본이며 태양열로 충전이 가능한 시계들이 나왔습니다.
아직도 초딩때 추억을 잊지 못해 계산기 전자 시계를 차는 친구들이 몇몇 있기는 했습니다만...
초딩의 비릿함을 스스로 떨치기 위해 바늘 시계를 차는 친구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대세는 전자 시계였죠...
오전에는 해가 뜨고 오후 6시가 되면 달로 바뀌는 시계부터
요일이 화면에 나타나기도 하고 버튼을 누르면 Back Light 기능으로 어두운 곳에서도 시간을
확인할수 있었습니다.
이래저래 중학교 시절이 지나...
고등학교 시절.....
질풍 노도의 중학교 시절을 보내고 눈에 들어온 시계는 한독시계, Kappa 를 벗어나
외국 시계에 눈이 갑니다.
제가 살던 지역이 용산이라 이태원이 무척 가까웠던 영향도 있었겠지요.
그때 제가 찼던 시계는
SEIKO 다이버 시계 ..
그때 당시 15만원 정도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쌀 한가마가 6~7만원 정도 했던 시절이니 쌀 2가마를 손목에 차고 다녔던거죠..
이태원에서 시계방을 하던 친구가 구해줬기 때문에 실제로 정가를 줬다면 더 비싸게 줬을겁니다.
이전 시계처럼 체육하고 수돗가에서 시계에 물 들어갈까봐 풀어놓고 세수하다가 시계 잃어버릴
걱정 않해도 되고... 수영장에서도 목욕탕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제 팔목위에 "떡~~~~" 하니 자리를 잡은
SEIKO 시계................
특히 손으로 돌리면 "따라락~~~ " 하고 돌아가는 베젤은 밥을 먹다가도 한번 돌리고...
화장실에 쪼그려 앉아서도 돌리고... 습관이 되어버린 베젤 돌리기는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ㅋㅋㅋ
아직도 시계라는 로망의 한켠을 저 SEIKO 다이버 시계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고등 졸업하고 대학교때... 결혼하기 전까지 저 시계를 찼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시계를 골라야 합니다.
"무슨 시계를 고를까?" 고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처갓집에서 사주신는 예물 개념이라 욕심 부리지 않았습니다.
대략 000원 선에서 고르자... 그나마 고르게 된 시계가
TagHeuer (테그호이어) 였습니다.
SEIKO 다이버 시계를 차면서 항상 꿈꿨던 시계였던 테그호이어를 선택했습니다.
당시 시계줄이 참 독특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와이프는 당시 까르띠에를 샀던걸로 기억하구요...
로렉스도 구입 목록에 오르기는 했지만... 아저씨들이 차는 시계로 인식이 되어 있던 터라...
시간이 지나 30대가 되고... 40대가 되면서 시계에 대한 욕망은 멈추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아이들 셋 키우면서 경제적인 여건이나 이것저것 신경쓸것들 때문에 약간 시든 감은 있었지만
좋은 시계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은 글을 쓰는 이 순간도 계속 뱃속에서 꿈틀 꿈틀 거리고 있습니다.
커피숍에서 잡지를 봐도 시계 잡지만 봅니다.
"어떤 시계가 나왔을까?"
백화점을 가도 시계샵을 들어가봅니다.
뭐~~~~~ 사는거 아닌데 상관 없잖아요.. 구경만 한다는데... ㅋㅋㅋㅋㅋ
콘스탄틴... 피아제.... IWC 등등...
잡지책을 보면서 시계에 대해 새로운 눈을 떴습니다.
예전에는 로렉스가 최고 좋은 시계로 알았는데... 차로 따지면 BM 5 Serise 정도...
위에는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등... 좋은 시계들이 정말 많이 있었습니다.
그나마 요즘은 핸드폰 시계에 밀려 손목시계는 잘 착용하지 않지만... 그래도 가끔 착용하는 시계는
SUNTO 밀리터리 X10 이라는 시계 입니다.
시계를 좋아하고 무브먼트의 중요성 및 시계 장인정신을 논하지만....
막상 편하게 착용하는 시계는 전자시계 ?????
이건 흡사 커피 바리스타가 믹스커피를 좋아하는 경우????
GPS 내장으로 자전거 탈때 거리 및 속도 확인 되고 기압계가 있어 날씨 않좋아질때
미리 경고도 해주고...온도, 방위 등등....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합니다.
특히 맘에 드는게 Back Light가 붉은 계열 색상이라... BMW 계기판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시계를 차고 다니는 필요성(?)이 많이 없어졌죠.
저도 급할때는 손목 올려 시계 보는것 보다 핸드폰 시계를 더 먼저 찾습니다. ㅋㅋ
시계에서 맥박을 체크해주고, 전화를 받으며, 문자를 보내는 기능들이 새롭게 등장을 합니다.
하지만 오늘따라 고등학교때 착용했던 아나로그 방식의 바늘 시계가 급 그리워지고 땡기네요.
왜죠? ㅋㅋㅋㅋ
첫댓글 저도 고등때부터차던 오메가를 결혼하면서업글하였는데 저 둘 사이에지나간 녀석들이 수없이많아도 추억과 함께한 이 두넘들은 너무소중하네요 잠시나마 님덕분에 눈내리는 고등시절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메가...... 좋은 시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