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 기운이 시작되는 동지가 어느새 열흘하고도 삼일이 지났다.
‘동지冬至 지나고 열흘이면 팔순노인이 지팡이 들고 마실 나간다.’는
말이 옛부터 전해져 오고 있다.
그런데 전라도에는 폭설이 내렸고 눈 구경 힘든 부산에도 눈이 내렸단다.
눈 내린 풍경을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소설 ‘설국’의 이 문장이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코로나로 인한 이 어둠의 세상도 부디 '하얘'지고 환해지길...
소백산 아랫동네는 눈은 내리지 않았고 어제에 이어 오늘도 맹추위 속이다
그래서 그런지 한해가 가는 마지막 날이라는 것이 추위로 인해 무덤덤하다.
봄도 코로나가 무서워 내년에 오지 않으면 어쩌나? 라는 생각마저 든다.
신축년 해가 뜨는 내일이 와도 여전히 바이러스와 함께 맞이해야 하는 현실이다.
설렘, 희망 같은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건, 암담한 경제와 더불어 역병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올해의 연하장에는 운수대통이니 만사형통이라든가 복 많이 받으시라는 문구를
넣는 것이 왠지 어색할 것 같다.
臨事而懼임사이구~ 어려운 시기에 신중한 마음으로 지혜를 모아야 할 텐데 정국마져 갈등의
연속이니 지켜보는 국민들은 마음 둘 곳이 없고 정부에도 믿음이 안간다.
이런 처지에 그 누구도 나 자신을 위한 방탄조끼역할을 해주진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각자가 투사의 마음 각오를 해야 할 것만 같다.
에언이 빗나가길 바라지만 만약에~ 명나라 개국공신이면서 지략가, 예언가, 학자로 알려진
류백온의 비기에 쓰여 진 대로라면~~~~
역병으로 인해 21세기 초기에 지구별 인구의 삼분의 1일 죽을 수도 있단다.
그러니 상상치 못하는 환란이 닥칠 수도 있기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서 기쁨은 나누고
웬만한 것은 참고 견뎌낸다는 신념과 각오로 살아가야겠다.
신축년 새해에는 눈 덮힌 겨울 들판처럼 평화로운 모습으로 우리 모두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많은 배려와 봉사를 하면서 석전경우石田耕牛의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바이러스도 물러가 주지 않을까?
환란과 추위 속에서도 하늘빛이 저리 푸른 건 결코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코로나의 두려움 속에서도 가슴을 활짝 펴고 저 높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용기를
잃지 않길 소망한다.
2020년 12월 31일의 마지막 해가 떠올랐지만 ‘내일은 또다시 내일의 태양이’골고루 비출
것이라는걸 …….
날마다 영주문협 카페에 불 밝혀 주시는 어안 선생님!
그리고 지부장님! 국장님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들!
우애든동 새해에도 강건하시길 합장드립니다.
첫댓글 臨事而懼구 살다보면 하늘도 감동하시겠지요. 서령님 필력 따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