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16세, PBA 최연소 프로 당구선수인 김영원의 프로당구 시즌 개막전 목표는 소박했다. 소박이라는 표현보다 겸손이라는 표현이 더 맞겠다.
프로당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2024-25시즌 PBA-LPBA 투어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영원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번 개막전 목표는 128강 통과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PBA 3부와 2부 투어에서 활동할 당시에도 와일드카드로 1부 투어 출전한 경험이 있는 김영원은 두 번째 출전한 1부 투어 128강에서 조재호(NH농협카드)에게 세트스코어 2-2로 대항하며 승부치기까지 몰아붙인 장본인이다.
특히 지난 시즌 휴온스 챔피언십에서는 128강에서 에디 레펀스(SK렌터카)를 꺾은 후 32강까지 올라 가능성을 보였다.
자력으로 1부 투어 승격을 이룬 김영원은 시즌 개막전이자 자신의 정식 프로당구 데뷔 무대에서 결승까지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다.
김영원은 비록 강동궁과의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2-4로 패했으나 데뷔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영원은 결승전 경기가 끝나자 감정에 북받친 듯 얼굴을 두 손에 묻고 오열했다.
김영원은 경기 후 눈물을 흘린 이유를 묻자 "6세트에서 강동궁 선수가 2점 남았을 때 갑자기 내가 지금까지 노력해 왔던 것들이 떠오르면서 갑자기 감정이 벅차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매일 아침 8시부터 캄캄한 당구장에서 연습 테이블 한 대만 불을 켜 놓고 나 혼자 외로운 훈련을 해왔다. 그런 외로운 훈련 과정들이 갑자기 생각났다"며 "져서 억울해서 운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영원은 결승전 경기를 치른 소감에 대해서는 "일단 너무 좋다. 나에게 정말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결승전에서의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니까"라고 전했다.
128강을 목표로 했으나 결승까지 진출한 김영원은 "점점 올라갈수록 '내가 지금 여기까지 올라왔다고?' 현실감이 없고, 의아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사실 이제 진짜 맞나 싶어서 잠도 잘 안 왔다"며 웃음 지었다.
이어 "결승전을 앞두고 아빠가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 해도 잘한 거다, 주눅 든 모습만 보여주지 말라"고 하셨는데, 아직 경험 부족인 것 같다. 1부 결승전 경험이 없다 보니 결승전에서 멘탈이 많이 흔들렸다"고 밝혔다.
김영원은 "오늘의 패배가 기억에 계속 남을 것 같다. 사실 강동궁 선수와 결승에서 만나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다비드 마르티네스가 결승에 왔다면, 더 편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영원은 "원래 내 장점이 기본 공을 실수 없이 치는 스타일인데, 약간 까다로운 공을 받으면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이제는 까다로운 공에서도 득점률을 높이는 훈련을 해야 할 것 같다"며, "한 번 경험 해봤으니 다음에는 우승을 목표로 1부 투어 도전을 이어가겠다"라고 계속되는 도전을 기약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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