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광명시 철산동에서 친구의 생일파티가 있었습니다.
파티라고 하니 거창하게 들리겠으나 그냥 집에 모여
촛불 끄고 케잌 자르고, 먹고 마시고 깔깔 대고....
그 친구의 처가 통기타를 무척 잘 칩니다.
동네 주민센터에서 아줌마들 상대로 노래교실을 하고 있습니다.
악보와 가사가 프린팅 된 노트를 각자 들고
기타 반주에 맞추어 노랠 부르고 놀았습니다.
노래방에서는 잘 되든데
생 음악에 영 거시기 합니다.
집이 이층 이었던 걸로 생각되는데 소음 수준의 악다구니가 된 것 같아
주민에게 미안 스럽습니다.
‘아이엠이가 쏘리 입니다. 넙~죽“
초대한 친구와 걷는 밤 벚꽃 길
달 빛에 환하게 빛나는 커다란 부케 같은 고운 모습
간간이 흩 뿌려진 꽃 잎 들,
코 끝에 향기가 묻어나는 듯 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시간들로 만
남은 내 인생이 채워 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손에 들고 있는 커피 잔에서 그날의 향기가 나는 듯 합니다.
7호선 대림역에서 또 일행과 분리 됩니다.
약수는 곧장 1시간 30분 가고,
난 2호선으로 바꾸어 타야 합니다.
경로석 옆 기둥을 붙들고 서 있습니다.
3인분의 경로석에 어떤이가 술에 취하여 혼자 떠듭니다.
야!야! 하며 훈계조의 말을 앞에 서 있는 사람에게 하는 걸로 보아
일행인 듯한 30대 남성이 지인이나 자식인 듯 합니다.
앞에 서있는
그 사람이 나를 보더니 말을 합니다.
“어르신 이리 앉으시지요”
띠~옹~
분명 나보고 하는 말이 틀림 없습니다.
온몸의 털이 곤두 섭니다.
괜 찮다고 하고 서있는데 얼굴이 화끈 화끈
머릿속에 은단 가루를 뿌려 놓은 것 같습니다.
어르신이라니,
기껏 젊어 보일려고 머리도 어제 잘랐는데 것도 짧게.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도데체 나에게 무슨일이 생긴 것 입니까?
그 무언가가 순식간에 내게 일어 난 것이 틀림 없습니다.
가부기 배우가 아닌걸로 보아 얼굴에 떡칠 하였을리 없고
가면 무도회를 다녀 오는 길이 아닌 이상 탈바가지를 쓴 것도 아니니깐
내 얼굴이나 모습에서 분명 읽었을터.....
아니 그렇다면 내가 몇 시간 사이에 폭삭하였다는 말 입니까?
맥주 한잔, 소주 몇잔에 갑짜기 어르신이 되어버린 겁니까?
그 들 일행이 두 정거장가다 내렸고.
난 물끄러미 경로석을 바라 봅니다.
아까 술 취한 그 사람은 내 또래 정도였던 걸로 기억되고.....
둘러본 전철 안은 나보다 더 나이 먹어뵈는 사람이 없어 보입니다.
비틀비틀 그리고 털석
나 경로석에 앉았습니다.
씨볼 마음이 무너져 주저 앉는 느낌 입니다.
쳇,핏,흥
이제 경로석에 앉아도 시비가 되지 않은 나이가 된 모양입니다.
씨볼, 흥
나,
나도 다 된거야? 그런거야?
정말 기분 엿 같습니다.
씨볼 웃옷 때문에 그럴꺼야.
하늘색 윈드 스토퍼를 벗어서 창밖으로 버려 버리고 싶습니다.
몇 년전 28만원이나 주고 산 프로스펙스 윈드 스토퍼
그걸 처음 입고 간 서해 겨울바다 연포 해수욕장
첫날 부터 별로 맘에 들지 않더니......
이젠 정말 버리 렵니다.
합정에서 5호선으로 바꾸어 타러 내립니다.
사람들 꽁무니를 쫒아 갑니다.
씨볼 벌써 늙어 버렸나 봐.
머리도 맨날 짧게 깍고,
슬픈 일은 피해 다니고,
항상 웃고, 그리고 명랑하게
늙지 않을려고 살아 왔건만......
이제는 웃기는 글을 그만 써야 되겠습니다.
나이에 어울리는 일이 아니깐요.
얼마나 한심한 짓꺼리 입니까.
조금 있으면 오월의 신부 같은
정말 소담 스러운 꽃
부케 같은 철쭉이 피어 날 텐데.
또 다시 환승차 내렸습니다.
찬바람 부는 수색 미디어시티 역에서 문산행 기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탄현에서 버스를 타면 끝입니다.
그러면 뭐 합니까?
난 오늘 경로석에 앉았습니다.
이젠 거기가 제 자리 인 모양 입니다.
난 이제 주눅이 들어 버렸습니다.
지금 늦은 점심을 해결 하였습니다.
혼자서도 잘 하고 있습니다.
아무거나 입에 넘기면 됩니다.
저승 보담 이승이 낫다니까 일단 살고 봅니다.
주엽에 있는 탐라랜드 사우나에 가려고 합니다.
탐나 보이는 허벅지나 구경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중년인 나에겐 중년 아줌마들의 살갗이 보약 됩니다.
개눈엔 역시 똥이 약입니다.
팔자주름
거울을 보며 겨냥 합니다.
“필러” 몇방이면 될까
한방에 이십만원 잡고 견적을 내 봅니다.
아냐
구렛나루 있는데를 찟어서 위로 확 당겨 꿰매면 얼마 나올까..
눈꼬리 주름도 없에야 되겠습니다.
오킴스 성형외과에 가서 견적을 한번 내어 보아야 겠습니다.
안경
백마역 안과병원에 가서 라섹 되는가,라식인가, 렌즈 삽입 되는가
뭐든 되는데로 하겠다고 견적을 내어 보아야 겠습니다.
춤
전철안에서 줏은 “댄스 4주완성”에 전화를 때려봐야 하겠습니다.
갑자기 바빠집니다.
아~하
이래서 백수 과로사 하는 가 봅니다.
첫댓글 ㅎㅎㅎㅎ 백수 과로사? 이봐요~! 난 어르신이란 단어 벌써 부터 들엇으..왜??? 흰모리 하고 다니니...근데 첨엔 어~??? 이러다가 ..그려 ...나헌테 함부로 하지 않고 공손하게 대하니 지하철이나 승강기에서 언성 높이며 싸움하는 꼴불견은 안당할터이니 오히려 좋쿠먼...요케 ..생각하고 이젠 경로석 빈자리 텁썩 앉습니다. 그러다 나보다 더 쭈굴텅이가 앞에 서면 얼릉 일어나 멋쟁이 처럼 합니다. 그러다 옆자리 나면 앉고...이젠 자유롭습니다. ㅋㅋㅋㅋ 난 좋아유..먼데 갔다올때도 다리 안아프로 허리 안아프니...요정도에서 계속 머물러주기를 바라며 증말 이승이 낫다고 하니 살고 있지유~동감~!!
ㅎㅎㅎ 그렇군요. 머무르고 싶으시다고요? 갑짜기 옛날 꽂혔던 책 제목이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 들" 생각 납니다.
전 글제목 보구선 영화 '나인 하프 위크'만큼 엄청 야한 내용인줄 알았어요. 에혀~ 뭐 눈엔 뭐 밖에 안 보인다꼬~ㅋㅋ
킴 베싱어의 입 안에 들어가는 븕은색 체리, 그리고 피부를 줄줄 타고 흘러 내리는 과일즙.
가구매장 침대에서 종업원의 시선을 의식하며 행해지는 성행위 등등 지금도 생생하네요.
삼천포로 빠진 것 같네여~^^
그치만 영화제목에서 말하는 것 처럼 아무리 격렬한 사랑도 석달정도 지나면 사그라들기 마련인가 봅니다.
영원한 것 없다는 뜻이기도 할까요? 젊음도 마찬가지.
적당히 배도 나오고 보기좋은 주름골이 패인 그런 중년 남자 멋잇어요!
젊어보여서 뭐하게요? 젊고 탱탱한 아그들 꼬시려고? ㅋㅋ
푸 헐헐헐(샤넬 버젼), 지랄같은 사랑도 석달열흘이면 끝이 난다는걸 누구한테 배웠을꼬....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것을 우찌 터득 했을꼬...담 경기 선발투수 예고 하듯이 담 글제를 예고 합니다. [뼈와 살이 타는 밤]
ㅎㅎㅎㅎㅎㅎㅎㅎㅎ아직도 기억하시는걸 보니 뭐 여전 하시군요 뭘~
남자의 적당한 주름이 멋지다는걸 어린 애들은 몰라요~필러??보톡스??다 부질 없어요~
흰머리카락 있으면 어때요? 주름 있으면 어때요?열심히 살아 왔다는 증거잖아요~
전 매일 매일 어르신들과 살다보니 그런 주름과 흰머리칼에 무감각해졌나봐요~
저요~ 머리칼 송송 빠지고 귀밑머리 하애졌지만 씩씩하게 살아간답니다~
마음은 안적도 십팔세여라~
백수 과로사 한다는말 공감 갑니다.
푸 홧홧홧~ 백수 죽으면 화장비 50%로 하여 주었으면 좋겠어요.
아직 까지는 그래도 중년으로만 봐주는것도 감사할 따름인데
어느날 갑자기 그런소릴 들으면 충격으로 다가올거라고 공감해 봅니다
하지만 체념 하거나 인정 하는건 아니시겠지요
젊은이가 잘못 봤을수도 있으니 너무 낙담 마십시요..ㅎㅎ
아닙니다. 갸가 잘 본게 틀림 없을 겁니다.우덜 끼리는 눈이 침침한 관계로 절 젊게 보는게 맞고요.투고요.쓰리곱니다.
제목 매력있습니다~
뵌적은 없지만 제목만큼이나 매력있는 북도님일듯..
어울리지 않을지라도 쓰시던 글은 go go go~~~
깔깔깔 까르륵, 오늘 칭찬에 힘입어 막골리 한병 이따가 까겠습니다. 고고? 베이비 고고고~~
유칵년 사반... 할배요! 안카고 아저씨!카민서 불러주이 까네 듣기 억수로 조턴데여~~%% ^^ 푸헤헤헤~~~~~~~~~
은지. 전 옵빠 소리가 젤 좋습니다.
북도여행님 힘내세요~ 북도여행님 글들은 젊음이 넘쳐나요,,
겉모습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생각 생각 생각 생각.. 생각이 젊으시잖아요,, 전 북도여행님 조은뎅..~~^^
까르르르~ 나도 무지개님 무쟈게 좋아질려고 하는 중.
우리 황토방에 젊은 오빠님들 화이팅...주름이 있으면 어때 흰머리칼 있으면 어때요라 했나흰 머리칼이 염색약 사라고 했나 홧팅
어렵고 힘든 시기에 나라의 경제 발전에 얼마나 큰 공헌을 하셨습니까
지금부터는 누리면서 존경 받고 사시옵서서
용기 내시고 아자아자
주름이 밥
뭐든 그 나이에(연세에) 맞는 멋이란게 있습니다.뭘 그런거에 상처 받습니까
인생은 60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