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것에 대하여 반드시 그렇다는 것을 확증하려고 할 때 맹세합니다. 그런데 맹세할 때는 맹세의 대상이 중요합니다. 맹세의 대상이 맹세의 확실성을 보장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신10:20에서는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여 그를 섬기며 그에게 친근히 하고 그 이름으로 맹세하라.”고 말씀하심으로써 맹세의 대상은 오직 하나님만이 될 수 있음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이 세상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주관하실 수 있으시고,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의 주인이시며 심판자이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한다는 것은 참으로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해 놓고 맹세를 어긴다면 하나님께 심판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맹세할 때에는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해야 하며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레19:12에서는 “너희는 내 이름으로 거짓 맹세함으로 네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말라. 나는 여호와니라.”라고 경고하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스라엘 사람들은 여러 가지 상황에서 맹세는 필요한데 하나님의 이름으로 했다가 잘못되면 큰 일이 날 위험성이 있으니까 여러 가지 편법과 이상한 규정들을 만들어냈습니다. 마23:16-22에서 예수님께서 지적하신 문제가 바로 그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으로 맹세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성전, 성전의 금, 제단, 제단의 예물, 하늘 등으로 맹세했고, 습관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더 큰 성전이나 제단으로 한 맹세는 안 지켜도 벌을 받지 않지만, 그보다 작은 성전의 금이나 제단의 예물로 한 맹세는 안 지키면 벌을 받게 된다는 식의 모순도 생겨났고, 제단은 물론 그 제단이 있는 성전이 하나님의 전이며, 하늘이 하나님의 보좌가 있는 곳임을 모르는 무지의 소치가 드러났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하나님이 아닌 다른 피조물을 하나님처럼 더 숭배하는 죄까지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마5:34-35에서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도무지 맹세하지 말지니, 하늘로도 말라, 이는 하나님의 보좌임이요. 땅으로도 말라, 이는 하나님의 발등상임이요. 예루살렘으로도 말라, 이는 큰 임금의 성임이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와 함께 예수님께서는 마5:36에서 “네 머리로도 말라, 이는 네가 한 터럭도 희고 검게 할 수 없음이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통해 지적하시는 것은 함부로 하는 맹세에 담겨진 우리의 교만함입니다. 우리는 사실상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는데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처럼 자신하며 맹세하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그리고 마5:37에서 예수님께서는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 좇아 나느니라.”라고 결론을 내려주셨습니다. 사실 맹세는 확증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맹세하는 내용 그대로라면 굳이 맹세까지 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단순히 그러면 그런 것이고 아니면 아닌 것입니다. 어찌 보면 실제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맹세대로 꼭 하겠다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맹세로 포장하는 죄를 짓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것도 함부로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또 아무 것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으면서도 마치 모든 것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양 교만하게 행동하면서 말입니다.그래서 약5:12에서 “내 형제들아 무엇보다도 맹세하지 말지니, 하늘로나 땅으로나 아무 다른 것으로도 맹세하지 말고, 오직 너희의 그렇다 하는 것은 그렇다 하고 아니라 하는 것은 아니라 하여 죄 정함을 면하라.”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우리는 맹세를 우리의 거짓됨을 가리는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거짓으로 하는 맹세는 사람을 속이는 것일 뿐만 아니라 무엇으로 맹세한다 해도 결국은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나님으로 맹세하는 것이 되기에 하나님을 모독하는 심각한 죄가 됩니다.
또한 우리는 우리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교만에 빠지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죄악 된 본성을 지닌 자들이며, 이 세상에는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따라서 지나친 자신감을 가지고 함부로 맹세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모든 것을 정직하게 말하면 충분한 것입니다. 하나님께 인정해야 할 죄는 인정하고 회개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불필요한 경우에도 과장하여 맹세하는 습관적인 죄를 분명히 버려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땅히 하나님께 맹세하고 지켜야 할 경우에도 맹세하지 말라 하셨다는 말씀을 핑계로 맹세하지 않고 그러니 꼭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넘어가려고 하는 것도 잘못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필요한 맹세라면 마땅히 맹세하되 단, 반드시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두렵고 떨림으로 진정으로 맹세할 것이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최선을 다하여 지켜 나가기를 힘써야 할 것입니다.
맹세하고 지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함부로 맹세해 놓고 지키지 않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맹세의 말씀으로 우리에게 약속해 주시고 신실하게 그 약속의 말씀대로 이루어주십니다. 사14:24에서도 “만군의 여호와께서 맹세하여 가라사대 나의 생각한 것이 반드시 되며 나의 경영한 것이 반드시 이루리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하나님께서는 신27:12-26대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모든 백성들이 그리심산과 에발산에 서서 하나님의 율법을 듣고 아멘하여 하나님의 율법대로 순종하여 행하기를 맹세하는 의식을 행하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나님께 순종할 것을 맹세하고 그대로 지켜 행하기를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 맹세를 지켜 행하기 어렵다는 것을 다 아십니다.
그러기에 대속의 은혜를 베푸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대로 지켜 행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아시면서도 하나님께 순종할 것을 맹세하게 하신 것은 우리가 비록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 하더라도 맹세를 존중하고 기억하여 최선을 다하여 맹세대로 지켜 행하기를 힘쓸 것을 요구하신 것이며, 또한 맹세대로 지켜 행하지 못하였을 때 그것이 얼마나 죄가 되는지를 진정으로 깨닫고 회개하기를 원하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서울대흥교회 담임목사 조남호(010-6310-8728 wpig63@hanmail.net)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출처 및 필자 삭제시 복제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