頂上회담보다 더한 취재경쟁. 김정일이 KAL기 폭파와 일본인 납치자 사건을 자인하게 만든 것은 김현희씨가 지켜낸 진실의 힘.
趙甲濟
일본 기자들이 역사적 만남이라고 말하는 '金賢姬-다구치 야에코(리은혜) 아들'의 면담이 11일 부산에서 이뤄지게 되었다. 일본에선 납북된 다구치씨의 아들과 오빠가 오는데, 약200명의 기자들이 같이 따라 올 것이라고 한다. 신변안전 때문에 풀 기자制로 취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韓日 정부 사이에 면담이 합의된 것은 무엇보다도 金賢姬씨가 조갑제닷컴에 게재된 편지를 통하여 다구치 야에코씨의 아들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권 때 다구치 야예코씨의 가족이 金씨를 만나고싶다는 편지를 보냈으나 金씨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 북한정권이 군사적 도발을 선언한 가운데서도 이런 만남이 이뤄지게 된 데는 이명박 대통령의 김현희씨에 대한 호의가 작용하였을 것이다. 李明博씨가 현대건설 회장일 때 일어난 이 사건으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것이 바그다드에서 귀국하던 현대건설 노동자들이었다.
이번 만남에서 다구치 야에코씨의 가족은 먼저 金씨에게 '진실된 증언'으로 일본의 납치자 문제를 제기하여 준 데 대하여 감사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한다. 특히 金씨가 좌파정권下의 의혹제기에도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증언을 번복하지 않았고, 김정일도 고이즈미 수상에게 다구치 야에코의 납치를 인정함으로써 북한정권은 김현희씨의 진실에 굴복하여 KAL기 폭파와 일본인 납치를 다 自認한 것으로 되었다.
金씨는 김정일의 만행을 폭로한 데 이어 요사이는 좌파정권의 후원하에서 터무니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자신을 가짜로 몰려고 하였던 MBC 등 선동방송과 從北세력의 비행을 폭로하고 있다. 특히 이런 기획에 舊국정원이 가담하였다고 확신하고 책임자 처벌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김현희씨는 남북한 거짓말쟁이들에겐 영원한 골칫거리이다. 이런 김현희씨를 사형에 처하지 않고 사면하여 살려 준 것은 현명한 결단이었다. 그를 처형하였더라면 일본인 납치자 문제는 묻혔을 것이고, KAL기 폭파사건도 안기부가 저지른 것으로 굳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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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씨가 이동복 전 의원에게 보낸 편지 중 일부(2008년 10월 하순)
북한당국은 일본어선생 이은혜가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다고 하지만, 그녀가 초대소 창문 밖을 내다보며 어린 두 자식이 보고 싶어 울면서 끌려온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던 모습이 떠오르곤 합니다.
몇 해 전 일본 TV방송에서 방영된, 이미 청년이 된 이은혜의 아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의 큰 눈매가 어머니의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저를 만나 자신의 어머니 얘기를 듣고 싶다고 했지만, 그렇게 해줄 수 없는 저의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생사를 모르는 북녘의 가족들과 생이별 하고, 이 곳에서 추방생활을 하고 있지만 저의 두 자식을 가까이서 보며 지낼 수 있다는 것에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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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씨가 산케이신문 서울특파원 구로다 기자에서 쓴 편지
저는 지난 노무현 정부에 의해 오랜 피난 생활을 하는 가운데, 한일 양국정부의 주선으로 저와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 가족의 상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이 만남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이루어지는 만남을 생각하니 저의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저와 다구치 씨 가족의 만남이 개인 간의 기쁨으로 끝나지 않고 韓日(한일) 양국이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공간으로 확대되리라 믿습니다. 또한 그 만남이 북한에 의해 헤어진 양국 이산가족들에게 가족이란 국가만큼 소중하고, 귀중한 것임을 일깨워주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어느 하늘 아래에서 고생하고 있을 다구치 야에코는 꿈에 그리던 그녀의 자식을 제가 그녀를 대신해서 만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한 살 때의 아들을 두고 북한에 납치되어 온 그녀는, 이제 30세를 훌쩍 넘어 성인이 된 아들, 이즈카의 늠름한 모습을 여태껏 상상 속에서 그려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녀가 30년 동안 자식과 헤어져 살면서 보고 싶어 흘린 눈물이 얼마나 되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래전부터 그녀의 오빠 이즈카 시게오(飯塚繁雄)와 아들 이즈카 고이치로(飯塚耕一郞)가 납북자들의 송환을 위한 구출 운동을 전개해오고 있습니다. 이제 그 아들이 성장하여 어머니의 구출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가 안다면, 그리고 그가 어머니의 얘기를 듣고자 저를 한국에서 만난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녀는 기쁜 나머지 그녀의 큰 눈망울에서 눈물을 또 흘릴 것입니다. 그리고나서 그녀는 새 희망을 갖고 자식을 만날 날을 학수고대하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저 또한 북한에 그리운 부모님과 동생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저의 가족의 생사를 알 수가 없습니다. 제가 가족과의 생이별을 운명이라고 스스로 받아들이기에는 세상이 원망스럽고, 가혹하기까지 합니다. 다구치의 아들이 그러하듯이 제가 어머니를 보고 싶은 심정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현재 한국과 일본에는 북한에 의한 수많은 납치피해자 가족들이 있습니다. 특히 일본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2년 9월 이후 피랍자 송환의 성사는 저조한 실정입니다. 정말 어떻게 하면 북한당국의 체면을 살려주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일까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다구치 씨 가족과의 상봉을 앞두고 있는 것처럼, 일본 정부가 북한당국의 빗장친 마음의 문을 열어 ‘마침내 다구치 야에코가 그의 가족을 상봉하게 되었다’는 1면 기사가 언론에 보도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