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원래 우리는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아는 민족이었습니다만
언제부터인가 세계에서 가장 서두르는 특성을 지닌 것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십여년 전 이탈리아 폼페이유적지에 들렀을 때
그곳 사람들이 손짓하며 우리더러 "빨리빨리"라며 웃더라구요. 조금 부끄러웠지요.^*^
어제 여당에서 당대표 경선룰을 당원 100%로 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이제까지 당원 70%, 일반국민 여론 30%였던 룰인데 갑자기 바꾼답니다.
당원 사이에도 찬반이 엇갈리고 여론도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습니다.
많은 분이 조바심을 내고 있습니다.(‘많은 분들이’라고 하지 마세요.)
사실 조바심 갖고 덤벼봐야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지만,
어차피 총선에서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테니 진득하게 기다리면 알 수 있겠지요.
오늘은 조바심을 버리시라고 조바심 어원을 좀 말씀드릴게요.
‘조바심’에서 ‘조’는 오곡의 한 가지인 곡식으로,
밥을 짓기도 하고 떡, 과자, 엿, 술 따위를 만드는 원료입니다.
볏과의 한해살이 식물로 9월에 줄기 끝에 이삭이 나와 원통 모양의 가는 꽃이 피고
열매는 노란색의 작은 구형입니다.
‘조바심’에서 ‘바심’은
“곡식의 이삭을 떨어서 낟알을 거두는 일”인 타작(打作)에 맞대는 순 우리말입니다.
따라서 ‘조바심’은 “조를 타작하는 일”이 되겠죠.
이 조는 잎이 어긋나 좁고 길게 생겼고, 귀가 질겨 떨어내기가 어렵습니다.
타작하기가 어려운 거죠.
그래서 조를 떨 때는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며 여기저기에 비비고 두드리고 문지르며 쳐댑니다.
게다가 낱알이 작고 가벼워서 한 곳에 모으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조를 타작하는 일은, 타작 과정이 조심스럽고, 마음먹은 대로 쉽게 떨어지지도 않으니,
조급해지고 초조해지기 일쑤인 거죠.
바로 이런 어원을 가지고 태어난 ‘조바심’이
지금은,
“조마조마하여 마음을 졸임. 또는 그렇게 졸이는 마음”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무척 초조하고 불안해하는 마음을 가리킵니다.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는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사과와 기념관설치를 주장하고
전장연에서는 이동권보장을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조바심이 지나쳐서 다른 국민의 삶을 보살피지 못합니다.
'역지사지'라는 말은 그냥 해보는 소리라는 것을 누가 일깨워줄런지...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
첫댓글 "‘조바심’에서 ‘바심’은
“곡식의 이삭을 떨어서 낟알을 거두는 일”인 타작(打作)에 맞대는 순 우리말입니다."
들여다 보면 그냥 생겨난 말은 없다는 걸 배웁니다.